서율이 갑자기 말했다. “결혼식 안 할까.” 최태혁의 손이 멈췄다. “뭐?” “그냥.” 서류만. 가족 식사. 그리고 끝. 태혁은 생각보다 오래 대답하지 않았다. 서율이 물었다. “싫어?” “아니요.” “근데.” “생각 중.” “뭘.” “당신 드레스.” 서율이 굳었다. “뭐?” “보고 싶었습니다.” 너무 솔직했다. 서율이 웃었다. “그게 이유야?” “큰 이유.” “다른 건.” “없습니다.” “하객도.” “상관없고.” “사진도.” “둘만 있으면.” “꽃도.” “당신이 원하면.” 서율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그럼.” “네.” “식은 하되.” “응.” “진짜 작게.” “좋습니다.” 둘이 직접 조건을 적었다. 하객 30명 이하. 언론 없음. 생중계 없음. 기업 행사 금지. 축의금 없음. 협찬 없음. HALO MEDIA는 당연히 난리가 났다. 다음 날 기사. [세기의 커플, 결혼식 비공개 추진.] [팬들의 알 권리 논란.] 서율이 제목을 읽고 웃었다. “알 권리?” 최태혁도 어이없었다. “우리 결혼식을 왜.” “그러게.” 하지만 댓글 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이 원하면 조용히 하게 두면 안 되나요.] 서율은 화면을 잠깐 바라봤다. “이게 정상이지.” 최태혁이 물었다. “댓글 봅니까.” “조금.” “상처받을 거면 보지 마.” “268화.” 태혁이 멈췄다. 서율이 웃었다. “괜찮은 척하지 말라고 하더니.” “네.” “나 지금 괜찮아.” “확실합니까.” “응.” 그리고 덧붙였다. “저런 사람도 있잖아.” 최태혁이 화면을 봤다. “그러네요.” 둘은 그날 처음으로 결혼식 후보 날짜를 하나 골랐다. 아직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캘린더에만— 작은 하트 하나. 서율이 그걸 보고 말했다. “오글거려.” 최태혁이 물었다. “지울까요.” “아니.” [제335조.] [결혼식이 작아져도.] [약속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최신 업데이트 : 2026-08-27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