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80병원으로 돌아와,클레어가 떠난 뒤, 자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병실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환자복이 무릎까지 피로 흥건하게 젖은 채로 그녀는 복도를 걸었다. 상처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분노와 짜증으로 온몸이 마비되어 버린 탓에 통증 따위는 그녀를 어지럽히지도 못했다.뺨을 타고 흐른 눈물 자국은 그대로 말라붙어 있었고, 얼굴의 하얗게 질린 살갗 위로는 풋풋했던 순진함의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젊음을 유지시켜 주는 영약이라도 빼앗긴 미치광이 마녀 같은 광기가 이글거리고 있었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감히 네가 어떻게?" 헌터가 멀어지는 클레어의 뒷모습을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 환한 미소의 잔상이 머릿속에서 불타오르는 동안, 자라는 그 말만을 미친 듯이 읊조리고 있었다.그 남자는 완전히 홀려 있었다. 그는 클레어의 손아귀에 옴짝달싹 못하게 사로잡혀 있었다. 짙은 눈동자에서는 사랑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몸뚱이에 낙인이 찍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누군가 그에게 누구의 남자에 속하느냐고 묻는다면 헌터는 망설임 없이 클레어의 이름을 댈 게 분명했다.분노에 눈이 먼 자라는 같은 층에 있는 엔조의 병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헌터는 그녀를 위해 병실 전체를 통째로 통째로 빌려두었던 상태였고, 엔조는 그녀를 구하다가 다쳤다는 명목으로 자라를 위해 고용한 병원의 그 타협 불가한 최고의 의료진과 VIP 시설을 똑같이 누릴 수 있도록 같은 층에 머물도록 배려해 주었다.어쨌든 자라가 그의 병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을 때, 엔조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는 막 깨어난 참이었고, 지금 이 순간 자라의 몰골은 그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풍경이었다."자라?" 그의 목소리에 서린 충격에 자라가 고개를 쳐들었다. "너 피 흘리고 있잖아, 미친년아! 이 상태로 침대에서 기어 나오면 어떡해? 당장 돌아가서 의사 진찰부터 받아.""내 분노가 녹아내려서 피의 형상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거야, 안 보여? 이
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2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