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이혼을 후회하다 / Chapter 31 - Chapter 40

All Chapters of 이혼을 후회하다: Chapter 31 - Chapter 40

60 Chapters

31

31"그럴 필요 없어. 어차피 그 여자한테 이제 반지는 아무 소용없어. 신경 쓰지 마."자라는 슬픈 척을 했다. 헌터가 허락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몇 번이나 클레어를 뒤쫓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그는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그녀를 의자에 앉혀두고 자리를 비웠다. 자라는 클레어에게서 빼앗은 반지를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감탄스럽게 바라보았다."이 반지는 엄청나게 비싼 거야. 내가 어떻게 이걸 클레어 손에 그냥 두겠어?"자라는 킥킥거리며 마치 자기 것인 양 반지에 키스를 했다. 하지만 막상 반지를 끼워보려 하자, 몇 번을 시도해도 손가락 중간 마디 이상으로는 들어가지 않았다. 열 손가락 모두에 눌러 넣어보려 했지만, 단 1밀리미터도 더 움직이지 않았다.어쩌면 이것이 운명의 정義(정의)일지도 몰랐다!그녀는 헌터라는 남자를 손에 넣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의 아내로서 클레어의 위치나 소유물까지 빼앗는 데는 성공할 수 없었다."그러다 손가락 부러지겠어, 자라." 갑작스럽게 들려온 그의 목소리에 자라는 헉 하고 숨을 들이쉬었다."헌터, 나... 몇 년 동안 살이 좀 쪘나 봐요." 그가 반지를 가만히 들여다보자 그녀는 바보같이 둘러댔다.사실 그 반지는 클레어의 손가락 치수에 맞춰진 것이었다.2년 전 자라가 떠났을 때 헌터는 분노했다. 화가 나서 클레어에게 프로포즈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에게 반지를 클레어의 사이즈로 만들라고 지시했던 것이었다.그 반지는 아내의 가늘고 긴 손가락을 떠올리게 했다. 사랑을 나눌 때 그녀의 손을 머리 위로 고정할 때마다 자신의 손안에 완벽하게 들어맞던 느낌이 기억났다.반면에 자라는 매혹적인 몸매를 가졌음에도 손가락은 두툼했다.그의 아내는 가장 섬세하고 우아한 손가락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감촉 또한 가장 부드러웠다.헌터는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바로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이제 그의 전아내였다. 결국 그들은 불과 5분 전에 이혼했으니까."그 반지 이리 줘." 그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맞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

32

32클레어는 시신처럼 가만히 누워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손은 가슴 아래 갈비뼈 부근에 놓여 있었고, 얼굴에서는 핏기가 싹 가셨으며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녀가 아득한 어둠의 깊은 곳에서 의식을 되찾은 지 겨우 2분이 지났을 뿐이었다.닫힌 병실 문 밖에서 사람들이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곧 날카로운 언쟁으로 번졌다. 하지만 그녀는 거기에 반응할 기력조차 없었다. 그저 하얀 천장을 목적 없이 바라볼 뿐이었다.이내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걸어 들어왔다. 익숙한 그 사람의 향기에 그녀의 어깨가 떨려왔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마치 돌로 깎아 만든 것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클레어, 정신이 들어?" 충격과 걱정에 휩싸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그 사람이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위로 그림자를 드리웠다. 불안하게 떨리는 두 팔이 그녀를 감싸 안았고, 머리맡에서 헐떡이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미안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너한테 그런 저주를 내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미안해, 클레어. 진짜 너무너무 미안해."클레어의 입술이 경련을 일으켰지만, 눈에서는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흐르지 않았다. 습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어두운 붉은빛의, 감정 없는 눈으로 천장만을 노려볼 뿐이었다.그녀는 자신이 꼭 짓눌리는 것을 느꼈다. 그 때문에 숨이 턱턱 막혀왔지만 그 사람에게 그만두라고 말하지 않았다.정맥 주사 바늘이 꽂혀 있는 손 위로 견디기 힘든 압박이 가해지자, 그제야 그녀는 작게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그 사람은 흠칫 놀라며 그녀를 감싸 안았던 팔을 풀었다.숨을 헉 들이쉬는 소리와 함께 또다시 미안하다는 사과가 연달아 이어졌다. 그녀의 손이 잡혀 꽉 쥐어졌다. 상대방 손의 온기 덕분에, 그녀는 무관심했던 눈길을 돌려 그가 누구인지 확인했다.그녀의 시야가 순식간에 눈물로 흐려졌고, 입술 사이로 자그마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스콧," 그녀는 이성을 잃기 직전에 간신히 그 이름을 속삭였다."미안해, 클레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

33

33헌터의 심장이 요동치는 것을 멈추었다. 그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에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다시는 정상적으로 숨을 쉴 수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겉으로 보기에 안드레아와 스콧의 눈에 찍힌 것은 전처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한 남자의 모습뿐이었다. 그에게선 자신의 아이를 잃은 것에 대한 후회도, 통증도, 고통도 보이지 않았다. 하물며 그녀를 향한 어떤 감정조차 읽을 수 없었다."매킨타이어, 죽여버릴 거야!" 스콧의 눈에 격렬한 분노가 불타올랐다.그는 클레어의 손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손가락을 굳게 쥐어 잡으며, 클레어를 저 지경으로 만든 또 한 명의 원수에게 분노를 쏟아낼 준비를 마쳤다.스콧이 그에게 달려들어 얼굴을 찢어 놓으려던 바로 그 순간, 그의 아버지와 한 무리의 의사, 간호사들이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도미닉이 전 사위와 아들 사이를 막아섰다. 그의 두 손이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가슴을 눌러 서로를 떼어놓았다."여기서 무슨 짓들입니까? 환자 병실에는 보호자 한 명만 들어올 수 있다고 엄격히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이분은 방금 겨우 고비를 넘기고 목숨을 건지신 분입니다.""당장 방에서 나가주십시오!"긴 하얀 수염과 콧수염을 기른 의사가 엄한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아까 클레어의 손을 치료하러 왔던 젊은 의사도 서둘러 들어왔다. 그의 얼굴 역시 병실에 서 있는 헌터의 존재에 불쾌함이 가득했다."밖으로 나가주세요. 환자의 정신 상태가 매우 불안정합니다. 이 광경을 보면 자지러지면서 더 깊은 정신적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환자 상태를 봐서라도 제발 나가주십시오." 아무도 움직일 기색을 보이지 않자 연배가 있는 의사가 간곡히 청했다.간호사들과 의사들이 먼저 물러섰다. 뒤이어 줄곧 문가에 서 있던 페넬로페와 안드레아가 나갔다.헌터는 그 자리에 석상처럼 서 있었다. 클레어를 본 순간부터, 움직이고 싶다는—심지어 숨을 쉬고 싶다는—욕구조차 처참하게 죽어버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

34

34병실 안,클레어는 왼손을 찌르는 듯한 통증에 잠의 아득한 장막을 털어내며 깨어났다.간호사가 바늘 때문에 부어오른 그녀의 손목을 마사지하고 있었다. 간호사는 미소를 지으며 옆쪽을 가리켰다."이런 남동생을 두셔서 참 좋으시겠어요, 환자분. 저희 병실에 입원하신 이후로 한시도 환자분 곁을 떠나지 않았답니다."고마운 마음이 담긴 미소가 클레어의 입술에 번지며 시선이 왼쪽으로 향했다. 스콧은 그녀의 손을 잡은 채 침대 모서리에 머리를 묻고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그의 머리칼을 얼마나 쓸어 넘겨주고 싶었는지 모른다."아!" 간호사가 손을 너무 세게 누르자 클레어가 통증으로 신음했다.그 소리에 스콧이 흠칫하며 깨어났다. 그는 황급히 일어나 간호사의 손에서 누나의 손을 낚아채며 분노에 찬 눈빛으로 간호사를 쏘아보았다."지금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아, 죄송합니다, 손님. 손을 마사지해 드리고 있었습니다.""제가 할 테니까 필요 없습니다. 나가세요."클레어는 반대편으로 건너와 간호사가 하려던 일을 대신하는 동생을 바라보았다.클레어가 눈짓으로 나가라는 신호를 보내자 간호사는 병실을 나갔고, 남매만 덩그러니 남아 있게 되었다."너한테서 엄청난 냄새가 난다고 누군가 말해준 적 없어? 내 남동생이 아니었다면 당장 쫓아내 달라고 했을 거야." 스콧의 입술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쉿, 집중하고 있잖아." 스콧이 그녀의 피부 위를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문질렀다.바늘이 꽂힌 부위는 피해서 누르는 섬세함을 보였다. 바늘 주변을 마사지해 주는데, 클레어는 별말 하지 않았지만 간호사보다 훨씬 손길이 나았다."스콧," 클레어가 그를 불렀다."듣고 있어.""가서 씻고 면도 좀 해!" 그녀는 마지막 말을 거의 지르듯 내뱉었다."내가 그렇게 못생겨 보여?""네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그녀가 풋하고 웃었다."알았어, 일단 누나 뭐 좀 먹고. 그다음에 가서 옷 갈아입을게.""그리고 좀 쉬고.""난 안...""쉿!" 그녀는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

35

35페넬로페는 클레어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며, 헌터가 이 병원에 찾아와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병실에 들어설 때만 해도 대기실에 전남편이 진을 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할 생각이었다. 그는 떠나기를 거부하고 있었다.그날 오후 클레어의 병실에서 쫓겨나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만 해도, 다들 그가 완전히 떠난 줄 알고 안도했었다. 하지만 헌터는 대기실로 향해 자리를 잡았을 뿐이었다. 그는 약속을 지키고 있었다. 클레어가 자신을 만나주겠다고 결정할 때까지 기꺼이 기다릴 작정이었다."헌터 매킨타이어랑 그 더러운 아내 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절대로 평온하게 살게 두지 않을 거야."이틀 전에 나누었던 그 대화는 여전히 페넬로페의 귓가를 맴돌며 괴롭히고 있었다."회사 쪽에 연락해서 내가 사둔 물건들 다시 가져가라고 했어." 스콧의 목소리가 그녀의 멍한 정신을 깨웠다.그는 클레어의 아기를 위해 주문해 두었던 가구와 아기 침대를 말하고 있었다.클레어는 오늘 퇴원할 예정이었다. 그래서 스콧은 누나가 병원 문을 나서기 전에 모든 정리를 확실히 해두고자 했다."잘했어. 아기 침대 같은 건 누나한테 더 큰 고통만 줬을 거야. 싹 치워버리길 잘했어.""누나 방 인테리어도 싹 다르게 바꿔놨어. 알잖아," 스콧이 어깨를 으쓱였다.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아지라고."페니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스콧, 그녀가 겪은 일, 그녀가 잃은 것을 생각하면 세상 그 무엇으로도 기분이 나아질 수는 없어. 아기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잖아. 클레어가 그 작은 생명에게 얼마나 애착을 가졌었는데. 예전처럼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겠지.'도미닉이 수속비를 정산하고 안드레아가 클레어가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을 돕는 동안, 헌터는 콜과 함께 대기실에서 초조하게 앉아 있었다.그의 표정이 너무나 험악했기에 대기실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쏠렸다. 이를 눈치챈 콜이 그의 팔을 손가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

36

36콜은 헌터의 그 잘난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은 격렬한 욕구를 억눌렀다.아내에게 저지른 온갖 만행에 대해 벌을 받아 마땅한 상황에서도, 이 남자는 여전히 오만하게 굴고 있었다. 뻔뻔함과 오만함에 얼굴이 있다면, 사전의 그 단어 옆에는 틀림없이 헌터의 얼굴이 들어갈 것이다.그는 뻔뻔함과 오만함의 살아있는 표상인 이 남자를 향한 분노를 잠시 밀어두고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콜은 페넬로페의 번호를 검색했다. 그녀의 이름조차 입안에 쓰라린 맛을 남겼다. 진짜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야 한다는 사실에 그는 절로 눈살이 지푸라기졌다.전화기 버튼을 누르기 전, 콜은 그 미친 여자에게 전화를 건다는 이유만으로 듣게 될 온갖 욕설들을 떠올렸다.콜이 페넬로페의 번호를 가지게 된 건, 예전에 클레어가 그리스로 우정 여행을 갔을 때 핸드폰을 잃어버려서였다. 회의 때문에 바쁜 헌터에게 전달해 달라며 친구의 번호를 알려주었고, 그때 제시간에 그 일을 처리해 줄 사람이 콜 말고 또 누구였겠는가?비록 그와 페넬로페는 단 한 번도 뜻이 맞은 적이 없었지만, 굳이 그녀의 번호를 지울 결정적인 이유를 찾지 못했었다.아마 번호를 지우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나 보다."무슨 일이야, 워드스미스?" 페넬로페의 사나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콜의 가슴 속에서는 그녀를 향한 독한 원망이 또다시 치밀어 올랐다."네 도움이 필요해서.""내가 꿈을 꾸고 있나 보네!" 페넬로페가 비웃음을 터뜨렸다. "워드스미스가 내 도움을 요구하다니. 내 꿈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잖아."콜은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을 다스리며 덤덤하게 응수했다. "놀랍겠지? 하지만 우리가 각자의 가장 친한 친구들과 친해진 순간부터, 서로를 전염병 취급하며 피할 수 있는 권리는 사라졌어. 싫어도 그들을 위해 협력해야 해.""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콜이 이를 악물었다. "두 사람의 만남을 알선해야 해, 베이커!""꿈 깨," 페넬로페는 한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콜의 안에서 화가 화산처럼 치밀어 올랐다. 헌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Read more

37

37헌터는 얼어붙은 듯 가만히 서 있었다. 그녀의 입술이 뒤틀리고, 자신을 마치 더럽고 끔찍한 생물이라도 되는 양 바라보는 시선을 피부로 느껴야 했다."내게 손댈 권리는 이제 털끝만큼도 없어요, 매킨타이어 씨."그녀의 차가운 어조에 헌터는 자존심과 평정심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그는 한 걸음 물러서며 손을 아래로 내렸다. 그녀의 살결을 다 감싸 쥐지 못한 손가락을 경련하듯 움켜쥐는 동안, 클레어는 그동안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던 서슬 퍼런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여기 왜 온 거예요, 헌터? 귀중한 5일이라는 시간을 왜 그렇게 허송세월로 날려버린 건데요? 솔직히 당신이 여기 있다는 게 기가 차네. 지금쯤이면 새 아내와 침대에 누워서 즐거운 시간이나 보내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헌터는 그녀의 찌르는 듯한 빈정거림을 무시하고 다시 그녀를 유심히 살폈다.그녀는 이전보다 훨씬 더 처참하고 야위어 보였다. 지난 5일 동안 체중이 더 빠져버린 것만 같았다.그의 시선이 다시 얼굴로 돌아오자, 클레어는 비틀린 비웃음을 지어 보였다. "당신의 그 잘나고 화끈한 새 아내에 비하면 별로 안 예쁜가 보죠?""입 좀 다물면 안 돼, 클레어 매킨타이어!" 헌터가 그녀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며 낮게 으르렁거렸다.하지만 내뱉자마자 자신이 뭐라고 불렀는지 깨달은 그에게 극심한 후회가 밀려왔다."내 말은, 클레어..." 그는 성급히 이름을 정정하며 시선을 피했다."왜 아직도 나를 매킨타이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네? 어떻게든 나한테서 벗어나려고 안달이 났었으면서."헌터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클레어에게는 이 상황이 점점 더 견디기 힘들고 버거워졌다. 그가 아무 말도 없이 표정 하나 없이 서 있는 꼴을 보려고 여기까지 걸어 나온 게 아니었다.자신을 만나겠다고 꼬박 5일을 기다렸다면, 적어도 뭔가 입을 열어 표현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침묵이 계속 이어졌다. 클레어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돌아섰다.하지만 그녀가 떠나려는 순간, 헌터가 억세게 그녀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Read more

38

38알림이 밀려 들어오면서 그녀의 핸드폰은 몇 분 동안 먹통이 되었다. 20만 개가 넘는 알림이 매초 늘어나고 있었고, 메시지(DM)함에는 5천 개가 넘는 메시지가 쌓여 있었다. 후자는 오직 그녀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에게서 온 것뿐이었고, 요청함에는 그 두 배에 달하는 메시지가 대기 중이었다.클레어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올렸던 사진의 최근 댓글들을 확인했다. 헌터와 키스하고 있는 그녀 자신의 모습이었다. 결혼기념일 아침에 올린 게시물이었다.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지만 끝내 흘러내리게 두지는 않았다. 몇몇 댓글을 읽어 내려가자 진심 어린 마음이 느껴져 가슴이 찌릿해졌다.'클레어 씨가 헌터 씨와 결혼했을 때 처음 알게 되었어요. 사실 그분의 진정한 사랑인 자라 씨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팬은 아니었죠. 하지만 며칠 동안 클레어 씨에게 일어난 일을 보면서 클레어 씨 편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네요. 클레어 씨,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냅니다. 이 시기를 혼자 견디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가 함께할게요.'이 댓글 하나에만 5만 개가 넘는 '좋아요'와 1천 개가 넘는 답글이 달려 있었다.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적었다. '솔직히 자라는 항상 음침해 보였음. 그 여자가 떠나고 헌터가 클레어를 만났을 때 정말 기뻤는데. 지금 둘 삶에 일어난 상황들은 충격적이지만, 내 목숨을 걸고 장담하는데 다 자라 짓임. 소설 속 구여친들이 전남친 다시 빼앗으려고 돌아오는 것처럼 말이야. 자라는 돈이랑 사치 때문에 돌아온 거임. 진짜 싫다.'또 다른 이는 이렇게 남겼다. '저는 개인적으로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클레어 씨의 출혈 영상을 공유하거나 반응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정말 눈물이 났거든요. 그 어떤 여성도 누군가를 깊이 사랑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일을 겪어서는 안 됩니다.'자신을 응원해 주는 사람들의 글을 읽어 내려갈수록 감동의 눈물이 배로 늘어났다.'클레어 씨는 슈퍼우먼이에요. 저한테 다섯 살 된 딸이 있는데 클레어 씨처럼 자랐으면 좋겠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Read more

39

39플래시백 계속..."근해 그런 놈을 어디서 찾는데?" 스콧이 멱살을 놓아주자 쇼엔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잔에 남아있던 위스키를 털어 넣었다. 자신의 말이 매를 벌지 않아서 다행이라 여기면서."블룸크레스트에서 헌터 매킨타이어보다 나은 놈이 누가 있어?" 스콧이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누가 내 여동생 마음을 완전히 흔들어놓고 무릎 꿇게 만들 수 있겠냐고?"쇼엔이 머리를 긁적였다. "음, 네 여동생이 미의 결정체나 다름없으니, 그 남자도 키 크고, 잘생긴 매력남의 정석이어야겠지.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누나잖아. 그 남자도 최소한 동급은 되어야 하지 않겠어?""음, 키 크고, 잘생긴 매력남의 정석. 최소 동급이라...""그런 남자를 어디서 구하냐고?" 스콧은 소리를 지르고 싶은 욕구를 누르며 눈을 감았다. "그런 조건을 갖춘 남자는 딱 한 명뿐인데... 그리고 내 여동생은 방금 그놈이랑 이혼했다고."쇼엔이 새 술을 주문했다. 잔이 들어오자 그는 꼬치를 들고 쏙 빨아먹었다."계속 생각해보라고, 친구. 네 여동생 전남편보다 나은 사람을 분명 찾을 수 있을 거야. 네 주변도 둘러보는 거 잊지 말고. 혹시 알아? 네가 머릿속으로 아는 사람만 찾느라 정작 가까이에 있는 남자를 못 보고 있을지."쇼엔의 말이 끝나자마자 스콧의 눈빛이 쇼엔의 얼굴을 향해 쏘아붙이듯 올려다보았다."왜 그래, 인마? 왜 나를 그렇게 쳐다봐?" 쇼엔이 놀라 눈을 번뜩였다.그는 잔에 든 술을 한 번에 비워내고는 얼굴에 붉은 홍조를 띤 채 ​시선을 내리깔았다."에이, 브로. 나야 당장이라도 네 여동생이랑 결혼하지. 난 항상 누나한테 반해있었으니까. 하지만 누나 의사도 중요하잖아." 쇼엔은 짝사랑하는 오빠에게 도움을 요청받은 16세 소녀처럼 수줍어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게다가 외모 면에서 내가 헌터 매킨타이어랑 막상막하라고 생각하는 줄은 몰랐네. 네가 원한다면 네 여동생의—""거기까지... 헛소리 치워라, 바보야. 내가 생각하는 건 너 같은 놈이 아니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Read more

40

40헌터는 핸드폰에서 클레어의 번호를 찾았다. 그녀의 사진이 눈에 들어오자 가슴 한구석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심장이 뛰는 느낌과는 달랐다. 무어라 딱 꼬집어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었다.그는 사진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강제로 떠났던 신혼여행의 다섯째 날, 그녀가 그의 핸드폰을 빼앗아 직접 찍은 사진을 연락처 프로필로 설정해 두었던 그날이 똑똑히 기억났다.그는 모든 탭을 닫고 핸드폰을 옆으로 치워두며 답답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그 사진을 설정하고 불과 몇 분 뒤, 헌터는 이 결혼에 숨겨진 진실을 그녀에게 폭로했었다. 클레어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처음엔 그가 농담하는 줄로만 알았다. 청혼할 때 보여준 그 진실한 눈빛과 행동이 모두 연기였을 리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가 그렇게 극적으로 청혼했기에, 그녀 역시 서둘러 결혼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침대에 다시 누운 헌터는 불을 껐다. 어둠 속에서 그는 그날 밤 그녀가 흘렸던 눈물을 떠올렸다. 클레어가 입을 막고 울부짖듯 오열하는 동안, 그는 같은 침대에서 자는 척 누워있었다. 그녀는 그를 깨우지 않으려고 소리를 참으며 필사적으로 눈물을 삼켰었다.하지만 그녀가 몰랐던 사실이 있었다. 그날 밤, 헌터 역시 단 한순간도 잠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했다고 믿었으나 오직 버려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서게 됐음을 깨달은 그녀가 가슴을 쥐어짜며 울 때, 그 역시 밤새 눈을 뜨고 있었다.헌터는 관자놀이를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잔상들이 환영처럼 그를 괴롭혔다. 클레어에 대한 생각들. 머릿속에서 비워낼 수도,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릴 수도 없었다. 죄책감으로 얼룩진 그의 양심 탓인지, 세상 모든 것이 그에게 그녀를 상기시키고 있었다.그는 연결된 욕실로 들어가 얼굴을 씻어냈다. 핏발 서고 생기 없는 자신의 눈을 거울로 확인한 뒤 밖으로 나왔다. 셔츠를 입고 코트를 팔에 걸친 채 다시 집무실로 돌아오자, 스테이시가 그의 의자에 앉아 미처 끝내지 못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Read more
PREV
123456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