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윽...”조용해진 거실을 심혜민의 울음소리가 갈랐다.벌겋게 달아오른 눈에서 눈물이 계속 흘러내리면서 코끝까지 빨갛게 물들었다.누가 봐도 안쓰러워 보이는 모습이었다.“언니, 설마... 나 내쫓으려는 거야?”심혜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가리고 박경언 쪽을 바라봤다. 어쩔 줄 모르는 표정까지 완벽했다.“경언 오빠, 어떡해. 오빠가 언니한테 잘 설명해 준다고 했잖아. 그런데 언니가 아직도 내 말을 안 믿어.”박경언은 심혜민의 머리를 달래듯 쓸어 준 뒤, 단단하게 굳은 표정으로 심가영을 바라봤다.미간은 깊게 찌푸렸고 입술은 꽉 다물고 있었다. 불쾌함을 숨길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심가영은 갑자기 맥이 풀렸다.설명을 꺼내기도 전에 친구들의 비난이 먼저 쏟아졌다.“가영아,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니야?”“혜민이를 내보내면 어디서 살라고?”“어린 여자애 혼자 밖에 나가 살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해. 너 진짜 괜찮겠어?”주유림도 난처한 표정으로 심혜민 편을 들었다.“그만해, 가영아. 혜민이 저렇게 서럽게 우는데. 아직 어린데 집에서 내보내면 당장 갈 데도 없잖아.”심가영은 오랜 친구를 가만히 바라봤다. 예전에 주유림이 보이스피싱에 당해 모아 둔 돈을 전부 잃었던 적이 있었다.그때 심가영은 자신이 모아 둔 돈을 거의 다 내어줘서 주유림이 당장 지낼 곳을 구할 수 있게 해 줬다.주유림은 눈물을 글썽이며 심가영을 끌어안고 평생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했다.그런 주유림이 지금은 심가영의 반대편에 서서, 약혼자와 입을 맞춘 동생을 위해 심가영을 몰아붙이고 있었다.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친구를 바라보는 심가영의 마음은 황량하기만 했다.“유림아, 우리가 아무리 친해도 이건 우리 집안 일이야.”“게다가 나도 이사할 거고, 이 집도...”말이 끝나기 전에 박경언이 말을 잘랐다.“그만해, 가영아.”“유림이도 혜민이 입장에서 한마디 해 준 것뿐이야.”“혜민은 네 동생이야. 이 집에서 지낼 권리도 있어.”박경언은 한쪽으로는 심혜민을 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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