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상사의 불길한 부탁 : Chapter 41 - Chapter 50

70 Chapters

제41장

안나는 구급차를 타고 새로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나와 간호사 한 명이 그녀와 함께 구급차에 올라탔다. 안나는 유난히 수다스러웠고, 나는 그 이유가 새로운 병원으로 가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마치 새로운 학교에 가는 것과 같았다. 단지 조금… 더 슬픈 상황일 뿐이었다. 하지만 안나는 들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왜 병원을 옮기는지, 아니면 적어도 우리가 어떻게 병원을 옮길 여유가 생겼는지 물어볼 거라고 예상했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병원으로 가는 동안 절반은 틱톡 라이브를 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몇 명의 사람들이 시청하고 댓글까지 달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로 자신의 인터넷 생활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새로운 병원이 마치 다른 주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계속해서 달리고 또 달렸기 때문이다. 데이비드의 차는 꾸준히 우리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아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안나를 병원 문밖으로 밀어내자 그녀는 자신의 차에 올라타 그대로 속도를 내며 떠나버렸다. 나는 그들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이 어떻게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든 상관없었지만, 나를 걱정하게 만들고, 배 속 깊은 곳에서 강렬하고 불쾌한 불안감을 느끼게 한 것은 그녀가 레인과 내가 몰래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언제든 그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있었고,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레인이 불려 올 것이다. 그는 아버지에게 거짓말하지 않을 테니, 어머니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라고 인정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데이비드와 나의 관계는 끝이었다. 모든 돈과 특권도 함께 끝날 것이고, 무엇보다도 차이나를 파괴하려던 내 계획도 중단될 것이다. 안나의 들뜬 목소리를 배경으로 구급차 뒷좌석에 앉아 있던 나는, 우주에 무언가 기적을 일으켜 달라고 기도했다.우리는 마침내 새로운 병원에 도착했다. 밴이 멈추자 간호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안나를 준비시키기 시작했다. 나는 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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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장

조앤은 안나에게 완벽한 의사였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모성애가 넘쳤다. 정확히 안나에게 필요한 사람이었다. 특히 내가 항상 곁에 있어 줄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랬다. 병원 역시 이전 병원보다 조금 더 비쌌다. 의사가 데이비드와 나를 자신의 진료실로 불렀을 때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서류에 서명하기 위해서였다. 의사가 데이비드에게만 따로 건넨 한 서류에서 나는 계약금 액수를 얼핏 보았다. 나는 데이비드가 거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위해 그렇게 태연하게 그 정도의 돈을 지불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정말 터무니없었다. 거의 현실 같지 않았다.안나의 새 병원은 내가 사는 곳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나는 오늘 하루를 그녀에게 필요한 간식과 다른 물건들을 사는 데 쓰기로 했다. 나는 아침으로 먹을 베이컨과 달걀을 굽고 있었고, 안나에게 가져다줄 것도 조금 더 만들고 있었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노크라기보다는 거의 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에 가까웠고, 나는 대체 누가 찾아왔는지 의심하기 시작했다.나는 문에서 몇 인치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렸다. “가고 있어!” 나는 소리쳤다. “세상에.”문을 열자 데빈의 부드러운 눈이 보였다. 그는 내가 만날 거라고 예상했던 사람이 전혀 아니었고, 더더욱 내 집 현관문 앞에서 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사람이었다.“여긴 왜 왔어?”내 불쾌감은 얼굴과 목소리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렇다고 내가 그에게 특별히 악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가 내 주변에 얼씬도 하지 않았으면 했다. 특히 레인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일이 절대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적어도 안에 들어가도 될까, 레이야?”날카로운 내 목소리와는 달리 그의 말투는 부드러웠다. 나는 그가 문제를 일으키거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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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장

“뭐라고?!”나는 목소리를 통제하지 못하고 사실상 소리를 질렀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감정이 밀려왔다. 불안, 두려움, 충격, 믿을 수 없다는 생각. 나는 패닉에 빠져 있었고, 심장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쿵쾅거렸다. 배가 꼬이는 것처럼 뒤틀렸고, 숨을 쉬는 것조차 거의 힘들었다.“내 말 들었잖아, 레이야.” 그는 나를 밀치듯 아파트 안으로 들어와 내 옆을 지나 성큼성큼 걸어갔다. “내 아버지와 자고 있어?”그가 그 말을 다시 하는 것을 들었다고 해서 기분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내면에서는 완전히 무너지고 있었다. 마치 원숭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무에서 나무로 뛰어다니면서 손가락으로 미친 듯이 머리카락을 헤집어 놓는 것 같았다.“세상에, 레인.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나는 내가 느낀 진짜 충격을 그대로 드러내며, 그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다는 감정을 표현했다.“아버지가 안나를 새 병원으로 옮겼어. 그리고 우리 엄마 말로는 더 비싼 병원이라고 하더군.”그의 어머니. 역시나. 그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을 집어넣을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없었다.그가 단지 추측, 그것도 단순한 소문에 근거해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 나는 이 상황을 처리할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대체 무슨 논리로 그게 내가 그분과 자고 있다는 뜻이 되는 거야?”나는 문을 닫고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향해 돌아섰다.“그런데 우리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마치 전구에 불이 켜진 것처럼, 나는 아주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생각만 해도 흥분될 정도로 좋은 생각이었다. 가장 오래된 수법 중 하나였고, 제대로만 사용한다면 분명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재빨리 역할에 몰입했다.“당신 어머니는 내가 당신 아들을 만나고 있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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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장

레인은 안나를 보고 난 후 나와 함께 내 아파트로 돌아왔다. 두 사람 사이에는 꽤 귀여운 유대감이 생긴 것 같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안나가 나를 보는 것보다 그를 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심지어 틱톡 영상에도 그를 등장시키며 그를 자신의 오빠라고 불렀다. 입술 주변의 피부가 팽팽하게 붙어 있지 않았다면, 동생과 레인이 장난치며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가 너무 많이 웃은 탓에 입술이 찢어졌을지도 모른다.우리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저녁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우리는 저녁을 먹었고, 그가 기절해버릴 정도로 격렬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잠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아이패드로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기로 했다. 내 옆에서 잠든 남자를 깨우지 않으려고 최대한 조용히 먹은 커다란 감자칩 봉지와 함께하는 궁극의 넷플릭스 앤 칠이었다.내가 시리즈를 본 지 한 시간쯤 되었을 때, 레인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가 울리는 내내 그는 한 번도 미동하지 않았다. 정말 완전히 지친 모양이었다. 한 번의 그 시간으로 내가 그를 이렇게까지 지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신감이 한층 올라갔다. 전화가 끊긴 지 1초도 되지 않아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적어도 레인이 일어나기라도 하길 바랐지만, 그는 깊이 잠들어 있었다.누구에게서 온 전화인지 알아내고 싶은 내 몸속의 본능적인 욕구를 억누르며, 나는 가만히 앉아 전화가 울리는 동안 그의 휴대폰을 받지 않았다. 전화가 끊기자 나는 다시 울리기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분명히 받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전화는 다시 오지 않았고, 방은 다시 조용해졌다. 나는 작게 숨을 내쉬고 눈앞의 작은 화면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집중을 방해받았다. 이번에는 레인의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알림음 때문이었다. 나는 같은 사람일 거라고 확신했고, 그 사람이 내 성별과 같은 사람일 거라는 확신은 더욱 강해졌다.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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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장

그녀의 미소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느낀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완전히 침묵한 채 나를 바라보았다. 충격을 받은 것이 분명했지만, 결코 기분 좋은 놀라움은 아니었다.“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네.”나는 레인의 팔에 내 팔을 끼우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조용했다. 그 역시 그녀를 보고 충격을 받은 것 같았고, 그에게도 결코 반가운 만남은 아닌 듯했다.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는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공포로 가득 찬 그녀의 눈이 내 옆에 가만히 서 있는 레인에게로 향했다.“쟤가 여기서 뭐 하는 거야?”나는 즉시 짜증이 났다. 나를 무시하는 것도 모자라 내게 무례하게 왜 여기 왔느냐고 묻다니, 정말 배짱도 좋았다.“네가 나한테 여기서 만나자고 했잖아.”그녀가 말을 이어갔다. 나는 그녀의 눈 뒤에 자리한 충격이 서서히 분노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런데 쟤를 데리고 왔잖아.”그녀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 멍청한 여자는 내 일을 너무 쉽게 만들어주고 있었다.내 속임수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나는 레인에게 몸을 돌렸다.“여기서 만나자고 했다고?”내 혼란스러운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리자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네가 만나자고 했어?”“내가 어떻게?”그는 시선을 내게 고정했다.“하루 종일 나랑 같이 있었고, 잠들었다가 일어나니 네가 여기 오자고 했잖아.”그는 눈에 한 점의 악의도 없이 설명했다.“내가 언제 너한테 여기서 만나자고 말했다고 생각하는데?”내가 대답하려는 순간 그 창녀가 끼어들었다.“하지만 네가 나한테 문자했잖아!”레인과 나는 동시에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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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장

나는 병원에 갈 준비를 하며 집 안을 서성거리면서 필요한 것들을 챙겼다. 나는 테트라 집안 남자들과 아무런 약속도 없었고,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지도 않았기에 안나에게 가는 것이 좋은 생각처럼 느껴졌다. 사실, 그게 내가 가진 유일한 생각이었다. 데이비드와 약속이 없다면 레인과 함께하게 될 것이고, 레인과도 아무런 일이 없다면 결국 안나에게 가야 했다. 가끔 새로운 친구, 여자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언제나 그 생각을 뒤로 미뤄버리고 말았다.내 숄더백은 주방 조리대 위에 놓여 있었고, 나는 머리를 묶어 올려 번으로 만들었다. 새 병원까지는 꽤 먼 거리였기에 냉장고에서 물 한 병을 꺼냈다. 가방을 집어 드는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 우리가 확인했듯이 나는 친구가 없었으니, 방문객을 기대하고 있던 것은 절대 아니었다. 머릿속으로 생각해봐도 아버지나 아들일 리는 없었다. 내가 알기로 두 사람 모두 일정이 굉장히 빡빡했다.노크 소리가 다시 들려오면서 나는 머릿속에서 하던 생각에서 벗어났다. 머릿속의 의심은 더욱 심해졌다. 거의 동시에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섬뜩한 느낌이 생각 속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완전히 움직이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문을 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누구든 그냥 돌아가게 내버려두면 됐다.숨을 멈춘 채, 나는 기다리면서 머릿속으로 양을 세었다.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불안감 때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고 이상하게도 더 화가 난 듯했다. 그 때문에 나는 더욱 꼼짝도 하지 않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폐가 따끔거리며 공기를 갈망했지만, 이상하게도 숨을 참는 것이 옳은 일처럼 느껴졌다.수없이 긴 시간 동안 호흡을 계산하고 소리 없이 숨을 삼킨 뒤에야, 나는 점점 멀어지는 발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나무 바닥을 구두가 내리찍는 듯한, 끔찍한 울림이 더 이상 들리지 않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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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내가 너를 내 집에 들여보내 줬다고 네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해?!”차이나는 통제력을 잃은 채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눈은 내게 고정되어 있었고, 내 시선은 나와 차이나 사이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는 여동생에게로 향했다.“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이 교활한 년아?!”하루 만에 두 번째로 누군가가 나를 교활한 년이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나를 우러러보는 사람인 내 어린 여동생이 이 일에 휘말려 있었다.나는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고, 입술은 굳게 봉인된 것처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안나를 바라볼 수도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차갑게 굳은 차이나의 눈을 바라보는 것뿐이었다.“내 집 근처에는 오지도 말라고 경고했는데도, 감히 나한테 맞서려고 했지.”그녀가 씁쓸하게 말을 이어갔다.“그뿐만이 아니야.”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잠시 멈춰 키득거렸다.“하녀들을 해고하게 만들었잖아. 내 하녀들이야. 네 하녀들이 아니라!”증오로 가득 찬 그녀의 눈이 다시 나를 향하자 목소리는 더욱 커지는 것 같았다.내 시선은 여동생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너무나 혼란스러워 보였고,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여린 마음이 차이나의 고함을 견딜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거의 즉시, 내 안에 단호함이 차올랐다.여기는 내 여동생의 병실이자 우리의 병원이었다. 이 늙은 여자는 내게 소리를 지를 권리가 없었다. 특히 안나 앞에서는 더더욱 그랬다.나는 다시 차이나에게 시선을 돌렸다.나는 눈빛에 용기를 가득 담아 그녀를 노려보았다.“병원 내를 소란스럽게 하고 있잖아요.”나는 중얼거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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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장

“레인, 너 지금 뭐 하는…”“잘 왔다, 아들아.”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차이나가 끼어들었다. 그녀는 아들의 팔을 잡아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겼다.“네 아버지가 저 병든 여자애의 병원비를 내고 있다고 이 멍청한 의사에게 말해. 그리고…”“아, 그만 좀 해, 엄마!”방 안에는 나를 포함해 대략 네 쌍의 눈이 있었고, 모두가 크게 뜨였다.그가 들어왔을 때의 표정만 봐도 어머니를 보는 것이 썩 달갑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가 저런 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뭐라고?”차이나는 너무나 충격을 받은 나머지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레인은 그녀의 손아귀에서 팔을 거칠게, 아니, 너무나 거칠게 빼냈다.그의 어머니는 말없이 숨을 들이켜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부끄럽지도 않아요?”그는 그녀에게 등을 돌린 채 쏘아붙이며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고, 그녀에게서 조금 떨어졌다.그는 안나의 침대 옆 몇 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멈춘 뒤, 여전히 충격에 빠진 어머니를 돌아보았다.“어딜 가든 문제를 일으키잖아요.”그는 입이 벌어진 그녀를 무시하며 말을 이어갔다.“우리가 서로 만나는 게 싫다는 이유만으로 레이야한테 집에 오지 말라고 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그녀의 여동생이 있는 병원까지 찾아와 소란을 피우고.”“적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고 싶지 않니?”“아니요, 엄마!”그가 쏘아붙이자 그녀가 살짝 몸을 떨었다.“여기는 병원이고, 엄마가 여기 와서 분명히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하는 그녀를 비난할 수는 없어요.”나는 미소를 멈출 수 없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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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장

병원에서 모든 일이 정리된 후, 레인은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는 어머니가 병원에 다시 나타날 경우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보안실에 어머니의 사진을 남겨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나는 그럴듯하지도 않은 핑계를 대며 그를 막았다. 데이비드에게 그 사건을 보고하는 사람은 내가 되어야 했다. 레인이 보고한다면 실제보다 더 극적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었고, 나는 데이비드가 아내에게 더 화를 내게 만들기 위해 그렇게 할 필요가 있었다.모든 일이 끝나고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내 요청으로 우리는 포장 주문을 했다. 하루 만에 겪은 모든 소동 때문에 나는 너무 지쳐 있었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그저 푹신한 침대의 편안함뿐이었다. 주문을 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우리는 피자 한 박스와 버거 두 개, 감자튀김, 스무디 두 잔을 들고 내 아파트로 향했다. 나는 기다릴 수가 없어서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스무디를 홀짝이기 시작했다.“오늘 같은 날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내가 아파트 문을 열자 레인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음식 상자들을 들고 내 뒤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내 말이.”나 역시 방금 하루 동안 겪은 일을 다시 겪고 싶은 사람은 세상에 없었다. 내 성별에는 정말 미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우리는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고, 나는 뒤에서 문을 잠갔다.“그런데 대체 그녀가 왜 그랬던 거야?”그는 주방 조리대로 걸어가 상자들을 그 위에 올려놓은 뒤 재킷을 벗기 시작했다.“솔직히 나도 전혀 모르겠어.”나는 신발부터 벗으며 중얼거렸다.“그녀가 난입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의사가 들어왔고, 그 직후에 너도 들어왔잖아.”그는 피자 상자의 뚜껑을 열어젖히며 낮게 투덜거렸다.“이번에는 대체 무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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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장

갓 구운 팬케이크 같은 냄새가 콧속으로 스며들자 내 눈이 파르르 열렸다. 나는 몸을 뒤척이며 다시 한번 침대가 얼마나 푹신한지 깨달았다. 얼굴에 활짝 미소를 지은 채 눈꺼풀을 크게 들어 올렸다. 처음 세상을 보는 아기처럼 흐릿했던 모습들이 서서히 눈앞에 나타났다.“배고프겠지.”깊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내 의식 속 벽을 울리며 나를 더욱 깊은 각성으로 밀어 넣었다. 팬케이크 냄새가 더욱 강해졌고, 마침내 내 눈앞의 모습이 선명해졌다. 데이비드가 쟁반을 들고 내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내 입가의 미소가 더욱 커졌다.“팬케이크랑 커피를 주문했어.”그가 부드럽게 중얼거리며 내 곁에 앉아 쟁반을 내 쪽으로 내밀었다. 나는 작게 하품하며 두꺼운 흰색 시트 아래에서 몸을 일으켜 양옆으로 시트 끝을 끌어당겼다. 나는 그에게서 쟁반을 받아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다.그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옆으로 시럽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팬케이크.표면에 하트 모양의 크림이 올라간 커피 한 잔.위에 로즈메리 잎처럼 보이는 것이 올려진 스크램블드에그.지방이 일부 위에 흘러내린 연한 갈색 베이컨.거의 완벽한 아침 식사였고,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내 머리 위에 손이 닿는 느낌에 나는 눈앞의 완벽한 쟁반에서 시선을 돌렸다.“이건 내가 미안하다고 말하는 방법이야.”그는 부드럽게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은 뒤 손가락을 내 얼굴 옆으로 가져갔다.“내 아내의 역겨운 행동 때문에 우리가 갈라지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그는 몸을 가까이 기울여 내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했다.그가 떨어지자 내 입술에 미소가 걸렸다.“나도 그렇게 되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예요.”나는 진심을 담아 속삭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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