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상사의 불길한 부탁 : Chapter 51 - Chapter 60

70 Chapters

제51장

오늘 두 번째로 내 눈이 떠졌다. 이번에는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저절로였다. 크게 하품하며 눈을 비빈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눈에서 잠기를 완전히 털어내자, 내 눈은 데이비드를 찾기 위해 호텔 방을 훑었다. 하지만 나는 혼자 있는 것 같았다. 내 시선은 휴대폰을 찾는 쪽으로 옮겨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왼쪽에 놓인 작은 침대 옆 탁자 위에 휴대폰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이상하게도 그 아래에서 작은 종이 한 장이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인 채 접힌 종이의 뾰족한 끝부분으로 손을 뻗었다. 나는 휴대폰과 함께 그것을 탁자에서 집어 들었다. 내 눈은 잠시 종이를 유심히 살핀 뒤 그것을 펼쳤다.‘회의에 갔어. 조금 늦을 거야. 내 신용카드 두고 갈게. 즐거운 시간 보내.’다 읽고 나자 내 입술에는 활짝 미소가 피어났다. 내 시선이 다시 침대 옆 탁자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반짝이는 금빛 신용카드가 그곳에 놓여 있었다. 나는 양팔을 양옆으로 쭉 뻗은 채 몸을 뒤로 쓰러뜨렸고, 이가 다 드러날 만큼 환하게 웃었다. 오늘이 더 이상 좋아질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 상황은 더 좋아졌다.잠시 동안 이 순간을 만끽한 뒤, 나는 킥킥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나는 발을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차가운 흰색 호텔 타일의 감촉에 몸이 잠시 움찔 떨렸다. 나는 서둘러 발끝으로 발레리나처럼 옷장 옆에 놓여 있는 슬리퍼 한 켤레를 향해 종종걸음쳤다. 발을 슬리퍼 안으로 밀어 넣는 순간, 몸의 온기가 다시 돌아왔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평소처럼 걸어 창가로 향했다. 길게 늘어진 흰색 커튼을 뒤로 젖히자 밝은 낮의 하늘이 모습을 드러냈다. 내 눈은 드넓은 푸른 하늘과 그 아래의 모든 것을 훑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 중 하나에 시선이 닿는 순간, 내 입술 양옆이 찢어질 듯 활짝 미소 지어졌다. 나는 꿈을 꾸는 듯한 눈으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Read more

제52장

나는 흥분으로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끼며 비행기에서 내렸다. 작은 여행 가방을 뒤로 끌며 터미널을 지나가는 동안, 내 눈은 익숙한 얼굴을 찾기 위해 애타게 군중을 훑었다.레인.파리에 있는 동안에는 그의 전화를 한 통도 받고 싶지 않았지만, 출구를 향해 걸어가는 지금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은 오직 그였다.공항 밖으로 나가려 하자 자동문이 미끄러지듯 열렸다. 차가운 밤바람 속으로 몇 걸음 내딛자, 내 눈에 그가 들어왔다.그는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검은색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채 자신의 트럭에 기대어 서 있었다. 몸에 달라붙다시피 한 똑같은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그 옷은 그가 얼마나 미친 듯이 잘생겼는지를 새삼 떠올리게 했다.우리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의 입술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그의 눈이 밝아졌고, 그는 망설임 하나 없이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앞을 가로막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면서도 그의 시선은 결연함을 머금은 채 내게 고정되어 있었다.그가 가까워질수록 내 심장은 감춰지지 않을 만큼 들떠 있었다.나는 공항에서 함께 나오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분명 내가 그들의 길을 막고 있었지만, 조금도 상관하지 않았다.나는 거의 몸을 던지듯 그의 품에 뛰어들었고, 그 힘에 그는 한 걸음 뒤로 밀려났다.그는 두 팔로 내 허리를 단단히 감싸더니 기쁜 마음에 나를 살짝 들어 올려 한 바퀴 돌았다.고작 며칠이었지만 훨씬 더 오래 떨어져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나는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익숙한 소나무와 코코넛 향을 깊게 들이마셨다.“드디어 왔네, 레이야.”그가 내 머리카락에 대고 웅얼거리며 내 발을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Read more

제53장

문이 벌컥 열렸다. 나는 레인과 함께 방금 전 시작한 뜨거운 키스를 끊지 않으려고 애쓰며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 사이에는 너무 많은 긴장감이 쌓여 있었고,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내가 아파트 문을 열자마자 그는 나를 빙글 돌려 세우더니 아무런 경고도 없이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세게 부딪쳤다.이미 참을성이 한계에 달해 있던 나는 즉시 그 키스를 받아들였다. 그것은 내 뇌가 생식 기관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기 위해 필요했던 마지막 자극이었고, 내 생식 기관은 망설임 없이 그 역할을 맡았다. 그것의 명령에 따라 내 손가락은 미친 사람처럼 레인의 머리카락과 옷을 헤집었다. 그의 손가락 역시 망설이지 않고 내 옷으로 향했고, 마치 옷을 찢어버릴 것처럼 거칠게 움직였다.그는 본능적으로 내 여행 가방이 아파트 안에 안전하게 들어왔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그것을 뒤로 끌고 왔다. 그리고 발로 문을 밀어 쾅 소리를 내며 닫았다.“앗.”나는 그의 입술에 대고 중얼거리며 여학생처럼 킥킥 웃었다. 그도 함께 웃으며 두 손으로 내 허리를 눌러 자신에게 더욱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의 사타구니에 몸을 비비자 나는 더욱 조급해졌다. 작은 쿵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내 핸드백이 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오 하느님, 내 휴대폰!”나는 무의식적으로 소리치며 키스를 끊고 핸드백을 주우려 했다. 그의 손은 여전히 내 허리를 감싸고 있었지만, 내가 몸을 앞으로 숙이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내 뇌는 즉시 작동하기 시작했고, 서둘러 핸드백에서 휴대폰을 꺼내려 했다.“아, 제발, 레이야.”레인의 절박한 속삭임과 나를 자신에게 끌어당기는 그의 손이 내 주의를 빼앗았다.“휴대폰은 나중에 해도 돼.”그의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 내 질이 다시 주도권을 빼앗고 싶어졌다. 서로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두 기관 사이의 내부적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Read more

제54장

“뭐라고?”“너 케이티랑 잤잖아!”나는 정신을 잃을 것 같았고, 그래서 목소리를 제대로 통제하기도 힘들었다. 그는 얼굴에 의아한 표정을 띤 채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레이야,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당황한 척하는 모습을 보자 나는 더욱 화가 났다. 내 손에는 직접적인 증거가 들려 있었고, 내가 제대로 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몇 번이고 사진을 흘끗거렸다. 틀림없이 내가 본 것이 맞았다.“내가 바보인 줄 알아, 레인?!”내 가슴이 빠르게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분노와 상처가 뒤섞인 감정이 온몸을 휘감았다.“내가 며칠 동안 나라를 떠나 있었더니 네가 굴러 넘어져서 네 옛 여자친구의 보지에 빠지기라도 한 거야!”“진정 좀 해, 젠장, 레이야!”그의 큰 목소리에 눈으로 눈물이 밀려들었다.“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이게 너 아니야?!”나는 그의 얼굴에 휴대폰을 들이밀었다.화면에는 내 속을 뒤집어놓은 사진이 떠 있었다.벌거벗은 케이티가 벌거벗은 그를 올라타고 있는 사진이었다.나는 그의 눈에서 분노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의 턱이 벌어졌고, 그의 눈이 사진을 훑었다.“그럼 네가 맞다고 인정하는 거네.”나는 휴대폰을 거두며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그는 완전히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저게 너잖아.”내 목소리가 낮아졌고, 거의 떨리고 있었다.“그년이 널 멍청한 말처럼 올라타는 동안 그 밑에 누워 있었잖아!”나는 흐릿해진 눈으로 다시 소리쳤다.“레이야.”그가 내게 다가오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Read more

제55장

내 탄력 있는 가슴은 내 아래에 누워 있는 남자 위에서 내가 같은 움직임을 반복할 때마다 흔들렸다. 그는 두 손으로 내 허리 양옆을 붙잡고 있었고, 나는 몸을 지탱하기 위해 두 손을 그의 넓은 가슴 위에 올려두고 있었다.“젠장, 레이야.”내가 그를 정신없이 몰아붙이자 데이비드가 중얼거렸다.“계속해.”그는 눈을 제대로 뜨고 있기도 힘들어했다.“나 거의 다 왔어.”몇 분이 더 지나자 그는 자신의 말을 지켰다. 두 손으로 내 가슴을 움켜쥔 채 신음했고, 몸을 가볍게 떨다가 따뜻한 액체를 내 질 안으로 쏟아냈다. 크게 숨을 내쉬며 나는 그의 몸에서 굴러 내려와 알몸인 몸을 침대 위에 쓰러뜨렸다. 그의 매우 큰 숨소리 때문에 내가 숨을 쉬는 소리조차 거의 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다음 몇 분 동안 가만히 누워 숨을 고르려고 애썼다.호흡이 안정되자 나는 몸을 옆으로 돌렸다. 바닥에 흩어져 있는 내 옷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그것들을 주우러 걸어갔다. 데이비드의 시선이 나에게 향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모른 척하기로 했다.“레이야.”내가 옷을 손에 든 채 침대 옆을 지나가자 그가 나를 불렀다.“여기 온 뒤로 평소보다 너무 조용한데.”그가 말을 이었다.나는 조용히 소파 의자 위에 내 옷을 정리했다.“무슨 일 있어?”나는 돌아서서 그의 다정한 눈을 마주했다.“무슨 일이든 나한테 말해. 내가 고칠 수 있는 건 뭐든 최선을 다해서 해결해줄게.”나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내가 어떻게 그에게 자신의 아들이 나 말고 다른 여자와 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할 수 있을까?그가 그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3
Read more

제56장

나는 택시 요금을 지불하고 운전기사의 미소에 나도 미소로 답한 뒤 아파트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욕조에서 한 시간도 넘게 시간을 보낸 후라 나는 완전히 편안하고 느긋한 기분이었다. 맨션뷰 호텔에서 제공한 커다란 흰색 가운을 걸치고 침대에 앉아 프라이드치킨을 먹으며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그 모든 것을 마친 뒤, 나는 상쾌하게 오랫동안 낮잠을 잤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정오가 되어 있었고, 나는 허름한 내 작은 아파트로 돌아가기로 했다.“안녕, 레이야.”복도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누군지 알아보자 내 눈이 휘둥그레졌다.“루카스!”나는 외치며 그의 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 역시 내 쪽으로 다가왔다.몇 분 후, 우리는 서로의 품에 안긴 채 서 있었다.루카스는 내 아파트에서 몇 집 떨어진 곳에 사는 한 할머니의 아들이었다. 그는 항상 한 달에 한 번씩 어머니를 찾아왔고, 나는 한때 그를 정말 많이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 6~7개월 동안 찾아오지 않았고, 결국 나의 짝사랑도 서서히 사라졌다.“레이야, 좋아 보이네.”우리가 서로에게서 떨어지자 그가 중얼거렸다.그의 매력적인 영국식 억양은 여전히 나를 단숨에 매료시키는 힘이 있었다.“정말 오랜만이지, 그렇지 않아?”그의 들뜬 눈이 눈구멍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였고, 우리는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오, 루카스. 정말 오랜만이지.”“알아, 알아. 그냥 내가 바보처럼 굴었어.”루카스는 내가 아는 사람 중 일상적인 대화에서 ‘바보처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그 말이 나를 킥킥 웃게 했다.“그나저나, 어떻게 지냈어?”그는 내 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

제57장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나는 물을 몇 모금 마시기 전에 그에게 쏘아붙였다.“내가 내 시간을 어떻게 보내든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나는 마지막 한 모금의 물을 삼킨 뒤 편안하게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내가 그의 곁을 지나가자 그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거 케이티 때문이야?”“어떻게 생각해, 아인슈타인?”약간의 짜증이 섞인 빈정거림이 내 말투에 묻어났다.나는 그가 애처롭게 바라보는 눈빛을 무시한 채 구석에 놓인 작은 옷장으로 걸어갔다.파리 호텔에 있던 크고 아름다운 나무 옷장의 모습이 기억 속에 떠올랐다.나도 그런 아름다운 방을 가질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아, 좀, 레이야.”레인이 신음하듯 말했고, 그제야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그의 목소리에 묻어난 답답함에 나는 1초도 채 되지 않게 킥킥 웃었다.“미안하다고 했잖아.”그가 덧붙였다.“미안하다고 해서 네가 그녀와 잔 사실이 없어지는 건 아니야.”“그녀가 나랑 잤어.”나는 즉시 그를 차갑게 노려보았다.“정말?”“미안해.”그가 재빨리 말했다.“미안해.”그가 한숨을 내쉬었다.“그냥 네가 나를 용서해줬으면 좋겠어.”나는 그의 목소리에서 절박함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그가 미안해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가 누군가에게 함정을 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 모든 사실이 아무것도 바꾸지는 못했다.그저 케이티가 나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멈추지 않을 거라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

제58장

“내가 데려다줄게, 레이야.”레인이 몇 번째인지 모를 정도로 다시 제안했다.“싫다고 했잖아.”그가 제안할 때마다 내가 해왔던 것과 똑같은 대답을 반복했다.“하지만 거의 자정이잖아.”내가 가방에서 약간의 현금을 꺼내 청바지 뒷주머니에 넣자 그가 중얼거렸다.“혼자 나가는 건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는 거 알잖아.”“알아.”나는 부탁받은 것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 고집 센 십 대처럼 칭얼거렸다.“하지만 난 이 동네를 손바닥 보듯 잘 알아.”나는 몸을 돌려 나에게서 몇 인치 떨어진 곳에 서 있는 그를 마주했다.“구석구석까지.”나는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따라 위로 쓸어 올리며 목소리를 거의 속삭임에 가깝게 낮췄다.“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알아.”“알아, 레이야. 하지만…”“그리고 카페는 바로 길 건너에 있어.”그가 반박을 끝내기도 전에 나는 말을 이어갔다.“네가 ‘잭’이라는 이름을 말하기도 전에 돌아올 거야.”그는 말없이 내 눈을 바라보았다.“잭.”나는 귀엽게 킥킥 웃으며 그의 목에 두 팔을 감았고, 그는 몰래 내 허리에 팔을 둘렀다.“좋은 시도야, 아인슈타인.”나는 내게 기울어진 그의 입술에 속삭였다.“내가 떠난 다음에 말해야 해.”그는 내 눈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나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네가 떠나지 않으면?”“그럼 우리 굶어 죽겠지.”“네 곁에서 죽는 거라면 기꺼이 죽을게.”나는 유혹적으로 킥킥 웃으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그의 입술에 오래도록 키스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

제59장

내 속눈썹이 몇 번이고 파르르 떨리다가 마침내 눈이 떠졌다. 거의 동시에 눈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졌고, 나는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1분쯤 지나자 다시 시도해보기로 했다. 나는 천천히 눈을 뜨며, 나를 찌르듯 비추는 미친 듯이 밝은 빛에 눈이 적응할 시간을 주었다.계속 눈을 깜빡이자 광활한 하얀색이 서서히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한 번에 하나의 근육씩, 나는 조금씩 내 몸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내 몸의 무려 600개에 달하는 근육을 전부 돌아가며 느낄 즈음에는, 그 모든 근육이 내가 지금까지 느껴본 것 중 가장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동시에 쑤셔왔다.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통증은 머리에서 느껴졌다. 마치 두 개의 심벌즈 사이에 머리를 넣고 계속해서 두들겨 맞는 것처럼 머리가 욱신거렸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고통에 얼굴을 찡그렸다. 바로 그때 팔 위로 손 하나가 닿는 것이 느껴졌다. 내 눈은 아주 밝은 빛이 반사되고 있는 흰 벽이라는 것을 깨달은 곳에서 재빨리 옆으로 향했다.“이봐, 예쁜이.”내 눈은 다정한 목소리를 따라갔고, 그 끝에서 레인을 발견했다. 그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내 옆에 놓인 의자에서 일어났다. 나는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곳에 앉아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돌아온 걸 환영해.”나는 거의 즉시 혼란스러워 눈썹을 찌푸렸다. 그가 활짝 웃으며 엄지손가락으로 내 손등을 문지르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돌아온 걸 환영해?”내 목소리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낮게 나왔다. 힘없는 목소리였다.“내가 어디 갔었는데?”나는 침대처럼 느껴지는 곳에 손을 짚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 움직임에는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힘이 필요했다.“그리고 내 도넛 봉지는 어떻게 됐어?”레인이 작게 웃는 소리가 들리자 욱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

제60장

나는 레인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과 약간의 분노를 띤 채 벌떡 일어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나는 충격적인 반응을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과장된 반응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레이야,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나는 그의 목소리에서 애써 감정을 억누르려는 것이 느껴졌지만, 결국 그의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정말 크게 울려 퍼졌다. 그의 반응은 이 배를 그녀가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했다.“케이티가 너를 정확히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건 알아…”“그녀는 나를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야. 날 미워하고, 나를 협박했어.”그는 짧게 숨을 내쉰 뒤 눈을 굴렸다.“마치 그녀가 흉악범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네.”“그날 그녀가 내 아파트에 왔을 때 네가 봤어야 해.”나는 반박하며 목소리를 차분하게 유지하려 애썼다.“그날 그녀가 나한테 했던 말을 전부 진심으로 했다는 걸 알 수 있었어.”레인은 고개를 저으며 시작했다. 자신의 머릿속이 내 제안에 단 한순간이라도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조차 거부하는 듯했다. 나는 천천히 내 안에서 차오르는 짜증을 억누르려고 했다. 한편으로는 그가 아직도 그녀에게 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기까지 했다.“봐, 나 케이티를 알아.”그의 목소리의 속도가 속삭임으로 줄어들었다.“너한테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 그녀와 사귀었어.”짧은 분노가 파도처럼 나를 휩쓸고 지나갔다.“1년 동안.”그가 계속했다.나는 무례하게 말을 끊을 뻔했지만 꾹 참았다.“그녀에게 약간 극단적인 면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게 그녀를 지배하게 내버려두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
PREV
1234567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