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상사의 불길한 부탁 : Chapter 61 - Chapter 70

70 Chapters

제61장

레인은 내가 퇴원해도 된다는 허가를 받을 때까지 내 곁에 있겠다고 고집했지만, 내가 가장 안도했던 것은 우주가 그에게 긴급 수업을 보내주었다는 것이었다. 그 일 때문에 그는 마지못해하면서도 결국 자리를 떠나야 했다.그가 떠나기 전에 나는 안나에게 연락하고 싶다고 거짓말했고, 내 휴대전화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공격자에게 빼앗겼기 때문에 새 휴대전화를 얻을 완벽한 핑계가 되었다. 레인이 돌아오기까지 몇 시간밖에 없었고, 그 전에 데이비드와 이야기해야 했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길게 느껴졌다. 결국 새 휴대전화가 도착했다. 아이폰 15 프로였다.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신 후부터 사용해오던 7+보다 훨씬 좋은 기종이었다.나는 망설이지 않고 새 휴대전화의 포장을 뜯었고, 잠시 그 아름다움을 감상했다. 아마도 내가 손가락을 대본 기기 중 가장 세련된 기기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 것이었다. 나는 전원을 켜자마자 곧장 카메라 앱으로 들어갔다. 셀카 카메라를 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내 머리를 감싸고 있는 흰 천이었다.내 앞의 화면에 시선을 둔 채, 손가락을 머리로 가져갔다. 하얀 천의 작고 보이지 않는 섬유가 내 손가락 끝을 스쳤다. 솜처럼 느껴졌다.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내 눈에 붕대의 오른쪽 끝부분에 희미한 붉은 얼룩이 들어왔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그것이 내 피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내 손가락으로 그 얼룩을 따라가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누군가 내가 이렇게까지 미쳐버릴 거라고 말했다면, 나는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단칼에 부정했을 것이다. 내 생각들은 나 자신을 무섭게 했다. 가끔은 내가 어떻게 그런 생각들을 떠올릴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것은 내 정신이 온전한지 의심하게 만들었지만, 나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려서 돌아갈 수 없었다.바로 그때 나는 애초에 왜 휴대전화를 부탁했는지 떠올랐다. 나는 병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

제62장

데이비드는 나를 담당하는 의사를 찾겠다며 자리를 비웠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몇 분 후 그의 아들이 우아하게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 순간, 내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이렇게 빨리 그를 보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가 나를 향해 미소를 짓자 나도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안녕, 아름다운 사람.”그는 내게 가까이 다가와 속삭이더니 몸을 기울여 내 이마에 입을 맞췄다.내 눈은 문으로 재빨리 향했다. 그의 아버지가 언제라도 들어올까 봐 두려웠다.“머리는 어때?”그가 묻는 동시에 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손길이 이어질 때마다 내 불안은 커졌다. 속이 뒤틀렸고, 동시에 배 속 깊은 곳에서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데이비드가 곧 들어올 것이라고 알려주는 듯한 느낌이었다.“무슨 일이야, 레이야?”걱정스러운 그의 말투에 내 눈이 다시 그에게 향했다.“불안해 보이는데.”“아무것도 아니야.”나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억지로 대답했다.“그냥…”나는 헛기침을 하며 다시 문을 힐끗 바라봤다.“머리를 쓰다듬는 게 조금 불편해서.”“아, 물론이지.”그는 쑥스러운 웃음을 흘리며 곧바로 손을 거두었다.“미안해.”그는 방 안에 있는 유일한 의자에 앉아 내 침대 옆으로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는 내 손을 잡아 침대 위에 올려놓은 채 눈을 들어 내 눈을 바라보았다. 내 눈은 문을 바라보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레인의 눈이 내 눈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나는 어떤 식으로든 의심을 살 만한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다.바로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쪽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곧바로 기침하는 척하며, 누가 들어오는지에 정신이 팔린 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

제63장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도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내 평생 해본 일 중 단연코 가장 어려운 일이었지만, 나는 해냈다. 내 미친 천재 같은 두뇌가 결국 해냈다.내가 직접 집을 보러 다닐 수 없었기 때문에, 데이비드는 누군가에게 내가 새 아파트에서 원하는 것들을 물어보게 한 뒤, 내 취향에 맞는 집을 찾도록 했다. 내가 언급한 몇 가지는 아름다운 주방, 침실 두 개와 그중 적어도 하나에는 욕조가 있는 것, 안나의 새 병원과 가까운 위치였고, 나는 여전히 아파트를 원했다. 계단을 오르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나는 몇 가지 세부 사항을 더 나열했지만, 그것들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요 조건들이었다.데이비드 역시 내가 예전 아파트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 집이 준비될 때까지 병원에 머물라고 고집했다. 그것은 곧 나를 위해 집을 알아보고 있는 불쌍한 젊은 남자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커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는 꽤 귀여웠다. 나는 우리가 단둘이 있을 때 그가 나에게 추파를 던졌다고 확신할 수 있었고, 물론 나도 망설임 없이 그에게 똑같이 추파를 던졌다.그 일이 진행되는 동안, 레인은 케이티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집을 알아보기 시작한 지 하루 후, 다행히도 아버지가 병원을 떠난 직후에 그는 내게 찾아와 그녀를 잡기 위한 우리의 계획을 어떻게 진행할지 지시를 받았다.“그러니까 잘 들어.”나는 그의 집중한 눈을 바라보며 흥분을 숨기려고 애쓰면서 말을 시작했다.“케이티는 너를 사랑해. 그것도 희망이 없을 정도로, 위험할 정도로 너를 사랑하고 있어.”“그 정보가 정말 중요한 거야, 레이야?”“아니, 그냥 너 약 올리고 싶어서.”나는 낄낄거리다가 결국 크게 웃음을 터뜨렸고, 그는 눈을 굴렸다. 내가 스스로 만족하고 나자 진정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

제64장

“걸어서 갈 수 있겠어요, 아니면 휠체어를 요청할까요?”“휠체어로 부탁해요.”나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는 멀쩡하게 걸을 수 있었지만, 그냥 휠체어에 실려 나가기로 했다.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가 대체 뭐가 있겠는가?“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나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고, 데이비드는 방에서 급히 나갔다. 그는 나를 병원에서 데려가기 위해 왔다. 내 새 집은 마침내 모든 준비가 끝나 있었다. 내 옷과 다른 소지품들을 예전 아파트에서 옮기는 것까지,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데이비드는 내가 예전 아파트가 있는 지역에 가까이 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아주 확고했다. 내 물건을 가지러 가는 것조차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집을 알아봐 주던 남자에게 내 모든 물건을 새 집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물론 그것들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정리할 예정이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나’는 데이비드가 나와 함께 살도록 고용한 새 가정부를 의미했다.“자, 갑니다.”데이비드는 두 명의 간호사와 의사를 뒤에 데리고 방으로 들어왔다. 간호사 중 한 명이 자신의 앞에서 휠체어를 밀고 있었다. 나는 입술에 미소를 지으며 그들이 내게 건넨 미소에 답했다.“제가 도와드릴까요?”내가 일어나려고 하자 간호사 중 한 명이 물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곧바로 내 곁으로 달려왔다. 공중에 늘어뜨려져 있던 내 팔을 잡은 그녀는 아주 조심스럽게 내가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나는 비행기에서 ‘취급주의’라고 적힌 상자라도 된 기분이었다.내 팔을 단단히 잡은 간호사는 뒤에서 다른 간호사가 잡고 있던 휠체어에 나를 천천히 앉혔다. 나는 다리를 발판 위에 올려놓고 밀려나기를 기다렸다. 예상대로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독특한 병원 냄새를 머금은 바람이 머리카락 사이를 스쳐 지나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

제65장

내 눈은 거실 전체를 훑었다. 그곳은 내가 예전에 살던 아파트 전체 크기와 같았고, 아니, 아주 조금 더 큰 것 같기도 했다. 둘러보던 중 내 눈에 예전 집에 있던 안락의자가 들어왔다.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물건이었다. 그 외의 모든 것은 새것이었다. 안락의자가 연한 갈색이었기 때문에 다른 소파들도 같은 색을 사용하고 있었다. 커다란 TV 앞에는 긴 소파가 놓여 있었고, 두 개의 1인용 소파는 내 예전 소파를 포함해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나는 또한 거실 끝부분에 유리창으로 된 벽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창들은 자연광을 안으로 들여보내 미색으로 칠해진 벽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 정말 아름다웠다.오른쪽을 보니 주방이 있었다. 한눈에 봐도 흰색을 테마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거실의 페인트와도 잘 어울렸다. 위쪽 벽에 걸려 있는 손잡이 없는 수납장과 바닥에 붙어 있는 하부장들은 모두 흰색이었다. 바닥 수납장 위에 놓인 대리석 상판은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 그 색은 양문형 냉장고부터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오븐을 비롯한 수많은 주방 가전과도 어울렸다. 완벽하게 기능하는 주방이었다. 나는 그저 마음에 쏙 들었다.“그럼 네가 아파트에 익숙해지도록 나는 자리를 비켜줄게.”데이비드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가 아직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옆에 있는 그를 돌아보았다.“나 약속된 미팅이 있어서, 한…”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왼쪽 손목에 차고 있는 롤렉스를 바라보았다. 1초 후, 다시 내 눈을 바라보았다.“한 시간 후에.”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이 아파트 정말 멋져요.”나는 마지막 단어에 힘을 주며 속삭였다. 그는 소리를 죽여 웃었다.“정말 고마워요, 데이비드.”나는 몸을 기울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

제66장

“마야! 문 좀 열어줄래?”내가 큰 소리로 외치고 겨우 1초가 지났을 때, 빨래를 하고 있던 마야가 내 침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문을 향해 걸어가면서 꽃무늬가 있는 짧은 원피스에 손을 닦고 있었고, 덕분에 나는 그녀가 빨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신가요?”문이 열리자 그녀가 묻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손에 든 작은 짤주머니에서 이미 짜낸 쿠키 반죽 몇 덩어리가 놓인 베이킹 트레이에서 즉시 고개를 들었다.“마야, 누구야?”나는 누가 왔는지 조금 걱정스러웠다. 친구보다 적이 더 많은 상황이었기에, 사람들이 내 새 주소를 아는 건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다.“어떤 남자요.”그녀의 대답에 내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나는 반쯤 비어 있는 짤주머니를 조리대 위에 내려놓았다.내가 주방을 나서려던 순간, 그녀는 잠깐 내게서 시선을 돌렸다.“자기 이름이 레인이라고 하네요.”그녀는 시선을 다시 내게 돌리며 중얼거렸다.빠르게 뛰던 심장이 즉시 진정되었다.“들어오시라고 해, 마야.”나는 안도하며 미소 지은 채 지시했다.그녀가 문을 옆으로 열어두자, 레인의 아름다운 푸른 눈이 내 눈과 마주쳤다. 그가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내 입가의 미소는 양쪽 끝이 찢어질 듯 점점 커졌다. 그의 시선은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이미 충분히 밝은 내 거실을 더욱 환하게 만드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우리는 본능적으로 서로의 품에 안겼고, 깊은 키스를 나누며 입술을 맞물렸다. 내가 마지막으로 그를 본 것은 케이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뒤 그가 병원을 떠났던 밤이었다. 내 허락을 받은 그는 바로 그날 밤 계획을 실행에 옮겼지만, 그 이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Read more

제67장

“걔가 뭐라고 했다고?!”내가 크게 소리친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귓가에 되돌아왔을 때, 나는 그제야 내가 비명을 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지난 3일 동안 일이 너무 잘 풀렸거든. 그래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영원히 계속될 거라고 믿고 있어.”내 콧구멍에서 뜨거운 숨결이 그의 얼굴로 뿜어져 나가고 있는데도 레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세상에나.”나는 비꼬는 어조로 노래하듯 말하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저 미친년은 대체 얼마나 망상에 빠져 있는 거야?”나는 여전히 목소리를 억누르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결국 포기하고 그냥 소리를 질러댔다. 어차피 내 아파트였다. 바로 그때 마야가 내 옆을 지나 자기 침실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자 목소리를 낮춰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는 마지막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확실히 망상에 아주 심하게 빠져 있지.”레인의 목소리에 나는 흔들리는 그녀의 꽃무늬 짧은 원피스에서 시선을 거두었다. 그 움직임은 거의 유혹적이기까지 했다.“그럼 계획은 어떻게 됐어?”정신을 차린 나는 물었다.“걔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데 성공했어? 자백하게 만들었어?”그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을 시작했다.“네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걔는 화제를 돌릴 때까지 계속 말을 빙빙 돌려.”“그 말은 걔가 뭔가 알고 있다는 뜻이잖아!”나는 두 손을 허공으로 휘두르며 고함쳤다.“나도 확신해.”그가 동의하듯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하지만 그 이야기는 계속 피하고 있어.”우리는 그 후 몇 분 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배 속 깊은 곳에서 분노가 끓어올라 머리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Read more

제68장

레인은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의 눈에는 극심한 공포가 섞인 긴장감이 반짝이고 있었다. 내 배 속은 끓는 물이 담긴 냄비처럼 부글부글 끓었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있겠다고 동의했다. 내 몸의 모든 세포가 거부하는 일이었지만 말이다.나와 함께 고개를 끄덕인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쉰 뒤 휴대전화를 귀에 가져갔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안녕, 자기야.”그가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가 케이티를 그런 애칭으로 부르는 소리를 듣자 피가 끓어올랐다.“내가 어디 있냐고? 아, 어, 점심 먹으려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잠깐 들렀어.”그가 거짓말하는 것을 듣자 웃음이 터질 뻔했다. 바로 그때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내 입술이 크리스마스이브의 그린치처럼 쭉 늘어났다. 나는 악마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고, 몸을 그의 목에 기대기 직전 그의 눈이 커지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엄마한테 뭐라고 말했다고?”약간 짜증이 섞인 그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렸지만, 나는 그의 목 주변 피부에 연달아 입을 맞추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손이 내 머리카락에 닿아 나를 떼어놓으려는 듯했지만, 동시에 그가 스스로를 억누르려고 애쓰는 것도 느껴졌다. 내 입술이 정확히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케이티, 이런 일을 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내 입술이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에도 나는 레인이 전화로 나누는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그 미친년이 뭔가 터무니없는 짓을 저질렀고, 그 일에는 레인보다도 더 미친 그의 어머니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최근 너무 바빠서 그녀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아니, 그런 뜻이 아니야.”내 입술이 그의 귓불을 부드럽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Read more

제69장

문 반대편에 서 있는 레인과 짧게 키스한 뒤, 나는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가 돌아서서 떠나자 문을 닫았다.“세상에, 네 남자친구 정말 귀엽다!”문에서 몸을 돌리자마자 가장 먼저 들려온 말이었다. 마야의 큰 목소리에 나는 살짝 놀랐다. 그녀가 내 주변 어딘가에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들뜬 기색이 가득하면서도 순진무구한 그녀의 눈을 마주하자, 꼭 다물고 있던 내 입술이 풀리며 미소가 지어졌다.“누가 그 사람이 내 남자친구라고 했어?”나는 장난스럽게 물으며 그녀가 있는 주방으로 향했다.“농담해?!”그녀가 호탕하게 웃으며 외쳤다.“그 사람이 아파트에 들어온 순간부터 너한테 온통 정신이 팔려 있었고, 너도 그 사람한테 푹 빠져 있었잖아.”나도 함께 웃으며 그녀가 서 있는 주방 아일랜드 조리대로 걸어갔다. 아까 구웠던 쿠키들은 다 구워져 식은 뒤 접시 위에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나는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여러 가지 맛이 입안 구석구석 퍼지자 얼굴이 절로 찡그려졌다.“맛있지?”내가 쿠키를 살펴보며 바라보던 시선을 거둔 것은 마야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정말 맛있어.”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리고는 한 입 더 베어 물었다. 씹는 동안에도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낸 사람이 나 자신이라는 사실에 소리 없이 뿌듯해했다.“네 남자친구 몫도 좀 남겨둬야겠다.”마야가 입에 음식을 반쯤 채운 채 말했다.“이건 꼭 맛봐야 해.”나는 그녀가 얼마나 귀여운지 생각하며 웃음을 흘렸다. 그녀는 토끼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사람이었다. 레인과 거의 대화도 나누지 않았으면서 벌써 그를 위해 쿠키를 남겨둘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Read more

제70장

나는 침대 머리판과 내 등 사이에 베개 두 개를 받쳐 놓고, 등을 똑바로 세운 채 침실 침대에 누워 있었다. 손에 휴대전화를 든 채 의사가 방문하겠다고 약속한 시간을 기다리며 인스타그램을 스크롤했다. 머리에 둘러진 이 하얀 거지 같은 것을 어서 벗어던지고 싶었다. 이걸 하고 있는 동안 데이비드는 몇 번 깊게 키스하는 것 이상은 하려고 하지 않았다. 게다가 레인까지 떠나고 없으니, 내게 남은 선택지는 데이비드뿐이거나 아무도 없는 것이었다.바로 그때, 끔찍한 사진 한 장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다친 강아지 사진도, 죽어가는 아이의 사진도 아니었다. 레인과 케이티의 사진이었다. 그 사진에 담긴 모든 것이 내게는 앞서 언급한 것들만큼이나 끔찍했다. 나는 인스타그램 사진의 구석구석을 눈으로 훑었다. 보면 볼수록 화가 치밀었지만,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레인은 환하게 웃으며 한 손으로 케이티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나는 그의 미소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평소보다 더 활짝 웃고 있는지, 아니면 더 행복해 보이는지 확인하려고 했다. 내 생각에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모든 행동이 연기인 사람치고는 지나치게 활짝 웃고 있었다.내 시선은 그의 품에 안긴 미친년에게로 옮겨갔다. 그녀 역시 그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한 손과 머리를 그의 가슴에 기댄 채, 얼굴에는 레인보다도 더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두 사람의 양옆에는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 한 명씩 서 있었는데, 나는 그들이 케이티의 부모라고 짐작했다. 그들은 모두 내게 즐거움을 안겨줄 만큼 지나치게 행복해 보였다. 특히 레인이 그랬다.화가 난 나는 앱을 닫고 곧장 휴대전화의 통화 앱으로 들어갔다. 레인이 들킬지, 아니면 케이티 곁에 있는지는 상관없었다. 케이티의 부모가 그 자리에 있든, 그들 모두가 함께 있든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해명을 원했고, 당장 듣고 싶었다.“레이야, 의사 선생님이 오셨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Read more
PREV
1234567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