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주막 철거를 막았던 노인과 그 자손, 지붕을 고친 인부, 장날마다 국밥을 먹는 상인까지 비를 맞으며 대문 앞에 섰다. 정치가 무엇인지 몰라서 온 사람도 있었고, 학생들의 주장이 옳은지 확신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그래도 다친 젊은이를 치료도 하지 않은 채 끌어가는 일은 그냥 볼 수 없다고 했다."주모에게 갚을 빚이 있어 셈을 치러야하니, 오늘은 우리가 이 집 문 앞에 좀 서겠소."김 씨의 손자가 우산을 접으며 말했다.회색 양복 사내는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았다."공무집행을 방해하면 모두 책임을 져야 합니다.""그래서 길을 막지 않고 서 있기만 하지 않습니까."철수가 수첩에 시간을 적으며 답했다."들어가시려면 들어가십시오. 다만 이 사람들 앞에서 환자를 끌어내고, 책임자 성함도 밝히십시오."사내의 턱이 굳었다.그는 경찰 둘과 짧게 상의한 뒤 다시 문턱에 발을 올렸다. 이번에는 미끄러지지 않았으나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젖은 모래를 거슬러 걷는 듯 다리가 무거워졌다.휘가 옥연의 뒤에서 결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붉은 눈은 사내에게 향했지만 힘은 문턱 안쪽을 단단하게 붙드는 데만 쓰였다. 사람을 해치지도, 정신을 꺾지도 않았다.철수가 옥연의 앞으로 나섰다."어머니, 이제 뒤로 가세요.""아직 할 말이 남았다.""말씀은 제 등 뒤에서도 하실 수 있습니다."철수는 열두 살 때 동생들을 감싸던 것과 같은 자세로 두 팔을 벌렸다.영희는 골방 문 앞에 섰고, 막내는 담장 쪽으로 돌아 들어오려는 경찰의 길목을 막았다. 휘는 아무 말 없이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1950년 포탄 아래에서 주막으로 들어왔던 아이들이었다.밥 한 그릇을 의심했고, 낯선 어른의 손길을 피했으며, 막내 하나를 살리기 위해 자신들의 몫을 내놓던 아이들이 이제 같은 문턱을 지키고 있었다. 휘가 나서지 않아도 세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집과 손님 앞에 벽을 세웠다.옥연은 철수의 어깨 너머로 회색 양복 사내를 보았다."저 학생들은 발이 나을 때까지 이 집 손님입니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5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