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연은 손님들 앞에 보리밥과 국을 놓았다. 옆 상에서는 뱃사공들이 새벽부터 언 강가에 배를 대느라 곱은 손을 국그릇에 감싸고 있었고, 골방에는 다리를 다친 피란민 하나가 영희가 가져다준 감자범벅을 천천히 삼켰다.돈을 낼 수 있는 이는 돈을 냈다.곡식이 있는 이는 곡식을 놓았고, 가진 것이 없는 이는 장작을 패거나 물을 길었다. 그마저 할 수 없는 사람의 몫은 벽에 빗금 하나로 남았으며, 형편이 나은 손님이 빗금 하나를 대신 지워주는 날도 있었다.솥은 밥을 공짜로 만들어내지 않았다.사람들이 서로 건넨 몫을 한 그릇 더 이어주었을 뿐이었다.아침 손님이 모두 일어난 뒤, 옥연은 영희와 함께 받은 것을 마룻바닥에 펼쳤다.구겨진 지폐 몇 장, 보리 한 되 반, 콩 반 되, 소금 한 종지, 감자 일곱 알. 장작을 패주기로 한 약속과 풍양장에서 돌아올 때 시래기를 가져오겠다는 말도 있었다."음... 오늘 점심과 저녁을 하고, 내일 아침까지는 충분해요."영희가 나무패의 금을 짚어가며 말했다."내일 장에서 보리를 더 사 오면 모레 장사도 할 수 있고요."철수가 소반을 닦던 손을 멈췄다."제가 장에 다녀올게요.""김 씨 아드님과 함께 가거라. 혼자 움직이지 말고.""길은 다 알아요.""길을 안다고 전쟁이 너를 피해 가는 것은 아니란다."옥연이 조용히 말하자 철수의 입술이 굳었다.소년은 여전히 자신이 동생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놓지 못했다. 밥 한 그릇을 받으면 두 그릇의 일을 하려 들었고, 밤이면 누구보다 먼저 대문 빗장을 확인했다.휘가 소반 위의 빈 그릇을 손끝으로 끌어당겼다."네가 없어도 오늘 장사는 돌아갔다."철수가 고개를 들었다."쓸모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네가 혼자 모두 떠맡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그래도 제가 형이잖아요.""형은 동생보다 먼저 굶는 자가 아니라, 내일 먹을 것을 함께 마련하는 자다."휘는 영희가 적은 나무패를 철수 앞으로 밀었다."보아라. 오늘 먹은 것이 내일 장사할 몫으로 바뀌지 않았느냐. 네
Terakhir Diperbarui : 2026-08-31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