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황금공주를 삼킨 은빛 알파: Chapter 121 - Chapter 130

188 Chapters

121. 엘라와의 비밀 대화

소동이 지나간 그날 밤,루미나 공주는 주방에서 대장 율리스를 위해 특별한 약초 차를 끓이고 있던 시녀 엘라를 찾아갔다.루미나 공주는 엘라의 옆자리에 앉아 찻물이 끓어오르는 것을 보며 엘라와의 비밀스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엘라, 오늘 율리스 대장님 때문에 많이 놀랐지?""아우, 공주님. 놀란 것보다 그 멍청이 때문에 공주님께 너무 죄송해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덩치만 컸지 자꾸 사고만 치고 다니니 원……. 강아지도 아니고...에휴... 공주님의 화단을... 정말 죄송해요..."엘라가 투덜거렸지만, 그녀의 손길은율리스 대장의 타박상에 좋은 약초를 정성껏 고르고 있었다.루미나 공주는 그 모습을 보며 다정하게 웃었다."그래도 엘라, 네가 율리스 대장님을 정말 많이 챙겨주는 것 같아. 아까 율리스 대장님이 알파 샤칸님에게 혼날 때, 너의 손이 덜덜 떨리는 걸 내가 똑똑히 보았는걸.""공주님도 참……."엘라의 얼굴이 순식간에 잘 익은 산딸기처럼 붉어졌다.엘라는 부끄러운 듯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비밀스럽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처음엔 그저 무섭고 무식한 야수인 줄만 알았는데, 저의 눈치를 보며 쩔쩔매는 덩치 큰 댕댕이 같은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혀요. 저도 모르게 그 야수에게 적응이 되어 버렸고, 어느새인가 그이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인간 왕국의 차가운 감옥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던 주인과 시녀가,이제는 각자 영지의 멋진 야수들을 만나 사랑을 이야기하는 비밀 대화.두 여인의 깊은 유대감과 사랑의 확인은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게 주방을 따스한 온기로 가득 채워주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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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이웃나라의 흉보

평화롭던 일상 뒤편으로, 다시금 불길한 정세의 폭풍우가 국경을 넘어 기어들었다.다음 날 아침,남쪽 국경을 감시하던 타냐 장군의 전령으로부터이웃나라의 흉보가 담긴 긴급 정보 서류가 알파 샤칸의 집무실에 도착한 것이다.서류를 읽어내려가는 샤칸의 미간이 무섭게 좁아졌고,옆에서 차를 따르던 루미나 공주 역시 불길한 예감에 숨을 죽였다.패배하고 이 실바니아 영지에 갇힌 발레리안 왕자의 소식을 들은인간 왕국의 잔존 귀족들과 이웃 제국들이,실바니아 영지의 고대 마력석을 강탈하기 위해 더 잔인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흉보였다."비열한 인간 놈들이…… 연합군이 궤멸당하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군. 이번엔 이웃 제국의 암살 기사단까지 포섭해 국경의 민가들을 약탈하고 있다고 합니다."샤칸의 은빛 눈동자가 분노로 싸늘하게 식어내렸다.더욱 가혹한 것은, 그들이 루미나 공주를 야수들과 몸을 섞은 타락한 마녀라 선동하며,그녀를 다시 끌고 가기 위한 잔인한 명분을 쌓고 있다는 사실이었다."내가 그들을 용서치 않겠다. 감히 내 영지를 넘보고는 것도 모자라, 내 반려를 마녀라 모욕한 대가가 얼마나 참혹한지 똑똑히 보여주지."샤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늑대의 살벌한 살기와 마력 오라에집무실의 가구들이 잘게 흔들렸다.평화로웠던 힐링 구간 뒤편으로, 영지의 평화를 완벽하게 완성하기 위해반드시 거쳐야 할 마지막 전쟁의 불씨가 피어오르는 긴장감 어린 순간이었다.루미나 공주는 샤칸의 단단한 팔을 꼭 잡으며,다가올 정세의 폭풍우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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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지워지지 않는 흉터, 알파의 분노와 슬픔

샤칸이 국경의 방어 대책을 세우기 위해 전사들과 회의를 하러 간 사이,루미나 공주는 침실에서 거울을 보며 천천히 드레스의 윗부분을 내렸다.발레리안 왕자의 노예 낙인은 샤칸 덕에 지워졌지만,그 자리에 새겨진 고결한 은빛 늑대 문양 주변으로과거 인간 왕국의 지하 고문실에서 당했던 지워지지 않는 흉터들이가느다란 선이 되어 남아 있었다.그리고 기억의 흉터는 한 번에 쉽게 지워지는 것은 아니기에..마음의 상처는 치유되었고 살가죽은 아물었지만,거울 속에 비친 가혹한 학대의 흔적들은여전히 루미나 공주의 아픈 과거를 증명하고 있었다.루미나 공주가 쓸쓸한 눈빛으로 흉터를 어루만지고 있을 때,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샤칸이 방 안으로 들어섰다.샤칸은 루미나 공주의 가녀린 등에 남은 그 잔인한 흉터들을 본 순간 걸음을 멈추었다.그의 심장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으로 요동쳤다."루미나……."샤칸이 다가와 루미나 공주의 뒤에서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아주었다.그의 커다란 손길이 가냘픈 등 뒤의 가느다란 실선 흉터들을 아주 조심스럽게,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석을 다루듯 어루만졌다."이 지독한 흔적들이 아직도 당신을 괴롭히고 있었군요. 지난번에 다 없앤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가늘게 남아 당신을 아직도 괴롭히고 있을 줄은... 내가 이 흉터를 남긴 인간 세상 그 치졸한 왕국 놈들을 죄다 찢어발기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입니다."샤칸의 은빛 눈동자에 애틋한 슬픔과 분노가 뒤섞여 출렁였다.루미나 공주는 거울 속 샤칸의 눈을 마주 보며 그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겹쳤다.지워지지 않는 흉터는 과거의 아픔이었지만,지금 그녀를 안아주는 야수의 체온은 현재의 완벽한 구원이었다."공주, 당신의 이 가녀린 몸에 그런 가혹한 짓을 저지른 자들을 난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샤칸은 루미나 공주를 자신의 품에 돌려 세워 안고는,그녀의 어깨에 고개를 묻은 채 낮게 으르렁거렸다.군주의 전신에서 거칠게 뿜어져 나오는 알파의 분노와 슬픔은침실 전체를 무겁게 가라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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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늑대 영지의 겨울, 잠든 성

어느덧 실바니아 영지에는 한겨울의 가장 깊은 동면의 시기가 찾아왔다.하늘에서는 온 영지의 집집마다 지붕을 삼킬 만큼 거대한 하얀 눈보라가 몰아쳤고,늑대 영지의 겨울은 종족의 위대한 본능인 겨울잠의 정막 속으로서서히 고요하게 빠져들기 시작했다.요새의 전사들과 영지민들은 창고에 비축해 둔 식량을 나누며,본능적인 휴식과 체력 비축을 위해 하나둘씩 깊은 잠자리를 준비했다.대장 율리스 역시 엘라의 방 앞에 거대한 은회색 늑대 형태로 누워코를 골며 겨울잠을 청하고 있었고, 요새 전체가 고요한 정적 속에 빠져들었다.하지만 샤칸만큼은 알파로서 영지의 안전과 루미나를 지키기 위해 잠을 몰아내며그녀의 침대 곁을 지키고 있었다.늑대 수인의 본능 때문에 눈꺼풀이 무겁게 가라앉으면서도,샤칸은 루미나 공주의 손을 꼭 쥔 채 그녀를 자신의 품에서 놓지 않았다."알파님... 샤칸, 졸리면 참지 말고 자요. 제가 옆에서 돌봐주고 지켜줄게요."루미나 공주가 화사하게 웃으며 그의 은빛 머리카락을 쓸어내려 주자,샤칸은 결국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그녀의 무릎을 베개 삼아 누워 깊은 겨울잠의 숨결을 내쉬기 시작했다.바깥의 가혹한 눈보라와 이웃나라의 흉보 속에서도,요새 안은 두 사람의 완벽한 사랑과 온기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성역이었다.루미나 공주는 무릎 위에서 평온하게 잠든 영지의 군주를 바라보며,다가올 봄날의 찬란한 영광을 확신하면서 아주 애틋하고 감동적인 겨울잠의 정경 속에 조용히 알파 늑대를 바라보았다.은빛 요새는 완벽한 정적에 잠겨 있었다.가혹한 겨울의 정점에서 늑대 부족의 오랜 본능인겨울잠(동면)이 성 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이다.비록 수인이라 2주간의 짧은 겨울잠이기는 했지만...의지만으로 이겨내기 힘든 눈꺼풀에...연병장을 호령하던 전사들도, 주방을 분주하게 오가던 하인들도모두 거대한 모피 이불을 덮고 깊은 숨을 내쉬며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루미나 공주는 침대에 누워 자신의 무릎을 베고 곤히 잠든알파 샤칸의 은빛 머리카락을 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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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발레리안의 발악, 납치당한 성녀

모두가 잠든 깊은 밤,요새의 가장 깊고 어두운 지하 감옥 독방에서 시커먼 기류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사슬에 묶인 채 가혹한 악몽에 시달리던 악인 발레리안 왕자가,늑대 부족이 겨울잠에 빠져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 자신의 영혼을 깎아 먹는 마지막 어둠 속 발악을 시작한 것이다."크끄윽……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 그 비천한 야수 놈들과 성녀 계집을 내 손으로 직접 파멸시키기 전에는……!"발레리안 왕자는 이웃나라의 암살 기사단과 은밀히 연락하기 위해숨겨두었던 마지막 흑마법 주술 장석을 이빨로 깨물어 터뜨렸다.그의 입술에서 핏물이 흘러내렸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았다.깨어진 장석에서 뿜어져 나온 시커먼 저주의 연기가지하 감옥의 차단 결계를 서서히 좀먹어 들어가자 그의 입에선 비릿한 미소가 새어 나왔다.그가 발악하며 뿜어낸 흑마법은요새 지하에 흐르는 고대 마력석의 통로를 타고 역류하기 시작했다.비록 성벽의 방어벽은 단단했지만,내부에서 터져 나온 기습적인 주술의 파동은잠든 전사들의 동면 상태를 더욱 깊고 무겁게 강제 속박하는 저주로 변모했다.발레리안 왕자의 눈동자가 광기로 번들거렸다.요새의 경비 병력들과 몇 안되는 부엉이 족 수인들이 주술의 연기에 취해 쓰러지는 사이,국경 너머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웃나라의 암살 기사단이소리 없이 조용히 성벽을 넘어 침입하기 시작했다.실바니아 영지의 군주와 수인들을 향한 뒤틀린 증오와 탐욕이 만들어낸발레리안 왕자의 마지막 발악은,고요하던 늑대들의 성을 거대한 위기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스스슥-.침실의 문이 소리 없이 열리며, 검은 복면을 쓴 이웃나라의 정예 암살자들이과감하게 알파의 방 안으로 침투해 들이닥쳤다.이상 기류를 감지한 루미나 공주가 급히 눈을 떴지만,이미 방 안은 발레리안 왕자가 퍼뜨린 흑마법 수면 가스로 가득 찬 뒤였다."샤칸! 깨어나세요! 알파, 샤칸님!!"루미나 공주가 다급하게 샤칸의 어깨를 흔들었지만,강력한 동면 본능과 발레리안 왕자의 속박 저주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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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피핀이 날려보낸 부엉이

"이, 이럴수가삐익! 안주인 공주님이 납치당하셨다!"다음 날 새벽, 루미나 공주를 위한 약초를 구하러 갔던늙은 부엉이 마법사 피핀이 요새에 돌아왔을 때,수인 늑대들 뿐 아니라 동족인 부엉이 수인들까지 잠든 것을 보고 이상함을 감지했다.이상한 냄새와 불길한 기운에 알파의 침실로 뛰어간 피핀은 난장판이 된 방과 침대 위에 홀로 누워 저주에 신음하는 알파 샤칸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마법사 피핀은 온 날개를 퍼덕이며 샤칸의 상태를 진단했지만,발레리안 왕자의 저주가 늑대의 겨울잠 세포를 강제로 결착시켜침술로도 쉽게 깨우기 힘든 상태였다.원래도 이 늑대인간들은 2주간은 절대 깨어날 수 없는 겨울잠 상태인데다..수면 저주 연기까지 마신 상태라 2주가 지나기 전에 깨우기는 힘들어 보였다."알파가 깨어나지 못하면 이 실바니아 영지는 끝장입니다삐익! 하지만 이 피핀이 이대로 물러설 줄 알고! 어림도 없지요..!!"마법사 피핀은 코끝의 안경을 바짝 치켜쓰며 비밀 연금술 보관함에서실바니아 영지 최고의 전령 야수인 기계 장석 부엉이를 꺼내 들었다.피핀은 자신의 깃털 하나와 루미나 공주가 남긴 황금 꽃 잎사귀를부엉이의 가슴 마력 핵에 심어 넣었다.우우우웅-."부엉이야, 들어라삐익! 우리 실바니아 영지와 우호 관계를 맺었던 인간 동맹국의 국왕과 영주들에게 이 위기를 알려야 한다! 성녀님이 인간 왕국 그 사악한 발레리안 왕자의 잔당들에게 납치당하셨으니 당장 군대를 움직여 달라고 전해라!"피핀의 명령을 받은 부엉이는 은빛 마력 궤적을 그리며요새의 창문을 뚫고 거센 눈보라 속으로 번개처럼 날아올랐다.피핀이 절망적인 위기의 순간에 날려 보낸 이 전령 부엉이는,어둠에 잠긴 대지 전역의 동맹국들을 깨우고루미나 공주를 구출하기 위한 거대한 연합의 불씨를 지피는 위대한 신호탄이 되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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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피핀과 엘라의 계획

부엉이를 날려 보낸 늙은 부엉이 마법사 피핀은 서둘러 주방으로 향했다.겨우 정신을 차리고 수건을 쥐고 있던 시녀 엘라는 루미나 공주가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그 자리에 주저앉아 손을 떨며 울고 말았다.붉어진 눈가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지만, 그녀는 이내 입술을 깨물며 주먹을 꽉 쥐었다.성녀의 곁을, 학대당하던 공주를 지켜온 시녀다운 단단하고 결연한 눈빛이 다시 회복되고 있었다."엘라, 지금은 울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삐익! 알파와 전사들이 마법의 저주에서 깨어날 때까지, 무슨 수가 있어도 우리가 시간을 벌고 적들의 위치를 파악해야 합니다!"마법사 피핀이 날개를 파닥이며 긴박하게 외치자,엘라가 소매 끝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맞아요, 피핀 마법사님. 생각난 것이 있는데... 전에 공주님 드레스 안자락에 특수하게 묻혀둔 향료 주머니가 있어요. 공주님의 마력이 은은하게 뿜어져 나올 때마다 그 향이 함께 번지도록 조치해 두었죠. 비록 제 코는 평범한 인간의 코이지만, 공주님의 마력과 결합한 그 특유의 향만큼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쫓아갈 수 있어요.""오호, 그거 아주 훌륭한 대비였습니다, 삐익!"두 사람은 어두운 주방 식탁 위에 지도를 펼쳐 놓고머리를 맞대 긴급한 계획들을 세우기 시작했다.엘라가 향료의 붉은 궤적을 쫓아 적들의 예상 이동 경로와 동선을 세밀하게 짜면,마법사 피핀이 요새 곳곳에 숨겨진 고대 방어 시설을 수동으로 가동해이웃나라 암살 기사단의 후속 진격을 가로막는 영리한 지략이었다.눈보라가 거세지는 창밖을 바라보던 마법사 피핀이 결연한 표정으로 가죽 가방을 고쳐 멨다."좋습니다, 삐익! 율리스 대장님과 잠든 전사들의 머리맡에는 저주를 해독할 특제 약초 연기를 피워두도록 하지요. 그들이 깨어나면 바로 우리를 추격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아! 우리의 계획과 추적 경로를 적은 밀서를 율리스 대장의 품속에 잘 넣어두고 우리 먼저 출발합시다!"엘라는 깊은 숨을 내쉬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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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고통받는 공주, 깨어난 알파

국경 인근, 오랫동안 버려져 축축한 이끼와 마력이 엉켜 있던 폐쇄된 인간 마법탑 내부.그 거칠고 차가운 석실 한가운데에 루미나 공주가가혹한 마력 추출 장치에 사슬로 묶인 채 겨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이웃나라의 욕심 많은 귀족들과 발레리안 왕자의 잔당들은그녀의 몸에 새겨진 황금빛 신성한 초능력을 강제로 뽑아내어자신들의 차가운 마법 무기를 충전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었다.중앙의 거대한 오르브가 황금빛 마력을 삼킬 때마다날카로운 쇠사슬이 루미나의 마력 회로를 직접 짓눌렀다."하아…… 으윽……! 아아악!"철쇄가 조여들 때마다 살가죽이 찢어지고 영혼이 갈라지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전신을 덮쳤다.입술을 깨물어 붉은 피가 흘러내렸지만,루미나 공주는 비명이 흘러나오는 입을 악물며 참아냈다.의식이 아득해지는 절망적인 공포 속에서도그녀는 마음속으로 오직 한 사람,자신의 유일한 반려이자 실바니아의 군주 샤칸의 이름을 끊임없이 불렀다.차가운 눈보라 속에서도 자신을 따스하게 감싸 안아주던그의 은빛 눈동자와 묵직한 체온을 떠올리며 버텼다.'샤칸…… 제발…….'그 간절한 영혼의 울부짖음은 수백 리 떨어진 거리를 단숨에 관통했다.그 순간, 거대한 마력의 공명이 실바니아 영지의 중앙 요새 심장부를 뒤흔들었다.저주의 주술과 깊은 겨울잠에 빠져 침실에 정적처럼 웅크리고 있던 알파 샤칸.하지만 각인으로 단단히 연결된 구원자이자 반신의 영혼은루미나 공주가 겪는 참혹한 고통과 비명을 실시간으로 받아들였다.반려의 피비린내 나는 눈물이 각인의 끈을 타고 샤칸의 심장을 사정없이 내리친 것이다.콰아아앙-!!!"……루미나!!!"지독했던 해독 저주의 속박과 수인 특유의 깊은 동면 본능이그 단 한 번의 비명에 단숨에 갈갈이 찢겨 나갔다.굳게 닫혀 있던 알파 샤칸의 은빛 눈동자가 번쩍 열렸다.동공 속에는 평소의 이성 대신, 하나뿐인 자신의 짝을 빼앗긴야수의 미친 듯한 살기와 핏빛 분노만이 이글거리고 있었다.콰르르릉!깨어난 알파의 전신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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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폭주하는 알파, 깨어난 늑대들

"우오오오오오-!!!"요새의 가장 높은 탑루 위로 도약한 샤칸이검붉은 밤하늘을 향해 거친 대포효를 내질렀다.그의 신체는 이미 인간의 형태를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전신을 휘감은 은빛 뇌전과 함께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듯거대하고 잔혹한 은빛으로 폭주한 알파 늑대의 형상이 실바니아 영지 전체를 압도했다.그의 포효는 단순한 짐승의 울부짖음이 아니었다.그것은 각인된 안주인을 향한 갈망이자,실바니아 영지 전역에 흩어져 잠들어 있던 모든 늑대 전사들의뇌리를 직접 강타하는 파괴적인 각성 음파였다.깊은 동면의 저주로 차갑게 굳어 있던 늑대들의 마력 회로가알파의 오로라에 반응하며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쿨럭, 쿨럭……! 이, 이 마력은…… 알파님?!""무슨 일이지?! 전원 무장을 갖춰라! 즉시 전열대형으로!!!"연병장 옆 대형 막사 안에서 저주에 걸려 잠들어 있던 대장 율리스와 전사단장 프레야,그리고 타냐 장군까지 일제히 피를 토해내며 강제로 눈을 떴다.뇌수를 죄어오는 알파의 폭주하는 마력,그리고 성녀 루미나 공주가 납치당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각인의 공명이 전사들의 야성을 극도로 광분시켰다.수인들에게 있어 안주인의 위기는 곧 부족 전체를 향한 도발을 의미했다."감히 인간 놈들이 우리의 성녀 공주님인 안주인님을 건드렸다! 한 놈도 남김없이 갈기갈기 찢어 반드시 멸살한다!"대장 율리스가 거구의 은빛 늑대로 변모하며 피비린내 나는 포효를 내뱉자,억눌려 있던 수천 명의 늑대 전사들이 일제히 무기를 쥐고연병장으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마법사 피핀과 엘라가 뿌려둔 해독 연기와 알파의 각성 포효가 결합하면서요새는 순식간에 거대한 군신(軍神)의 침공지로 변모했다."공주님이 계신 곳은 국경의 폐마법탑이다! 알파님을 따라 진격하라!"엘라가 남겨둔 품안의 쪽지를 발견한 대장 율리스가 소리쳤다.은빛 뇌전을 번개처럼 흩날리며 선두에서 달리는 폭주 알파 샤칸의 뒤로,분노로 눈이 뒤집힌 늑대 부족의 정예 군단이 끝없이 이어졌다.차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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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얼음 여왕 저주의 비밀

늑대 군단이 진격하는 사이,마법탑의 지하 제단에서 루미나 공주의 황금빛 마력이 추출되면서해묵은 얼음 여왕 저주의 비밀이 마침내 그 거대한 실체를 드러냈다.인간 귀족들이 실바니아 영지의 결계를 부수기 위해 발동시켰던 얼음 여왕의 한기란,사실 고대의 사악한 마법이 아니라실바니아 영지의 고대 마력석을 독점하려다 파멸한과거 인간 성녀들의 뒤틀린 원혼과 증오의 결정체였다.얼음 여왕의 정체는 결국 루미나 공주 같은 성녀들의 원혼이었던 것이다."이럴 수가…… 저주가 아니라, 인간들의 탐욕이 만들어낸 업보였어……."루미나 공주는 신성한 능력의 흐름 속에서 과거의 기억들을 읽어내며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수많은 성녀들이 이곳에 끌려와 같은 일을 겪으며 겹겹이 싾이 원망과 증오... 고통으로 일그러진 성스런 마음과 능력들..그 모든 기억들을 공유하자니 루미나 공주의 마음도 매우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인간 왕국은 고대로부터 성녀들의 마력을 착취해 야수들의 영지를 침공하려 했고,그 과정에서 희생된 성녀의 원혼이 얼음여왕이라는 저주가 되어 대지를 얼려버렸던 것이다.발레리안 왕자와 이웃나라 귀족들은 그 비밀을 알면서도오직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루미나 공주를 제물로 삼아그 저주의 핵을 다시 부활시키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과거의 비극을 반복하게 두지 않겠어. 나는 과거 성녀들처럼 똑같이 원망과 증오로 저주를 남기지 않을테야.. 내 마력은 파괴가 아니라, 이 뒤틀린 저주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한 것이다! 내가 반드시 이 저주의 사슬을 끊어버릴 거야!!"고통 속에서도 저주의 추악한 비밀을 깨달은 루미나 공주의 황금빛 눈동자가성스럽고 선한 결의로 다시금 빛나기 시작했다.그녀는 자신을 조여오는 철쇄의 고통을 인내하며,다가오는 샤칸의 은빛 마력과 공명해서반드시 이 오랜 대륙의 비극과 음모를 자신의 손으로완전히 끝내기 위한 마지막 신성한 초능력을 가다듬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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