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를 날려 보낸 늙은 부엉이 마법사 피핀은 서둘러 주방으로 향했다.겨우 정신을 차리고 수건을 쥐고 있던 시녀 엘라는 루미나 공주가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그 자리에 주저앉아 손을 떨며 울고 말았다.붉어진 눈가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지만, 그녀는 이내 입술을 깨물며 주먹을 꽉 쥐었다.성녀의 곁을, 학대당하던 공주를 지켜온 시녀다운 단단하고 결연한 눈빛이 다시 회복되고 있었다."엘라, 지금은 울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삐익! 알파와 전사들이 마법의 저주에서 깨어날 때까지, 무슨 수가 있어도 우리가 시간을 벌고 적들의 위치를 파악해야 합니다!"마법사 피핀이 날개를 파닥이며 긴박하게 외치자,엘라가 소매 끝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맞아요, 피핀 마법사님. 생각난 것이 있는데... 전에 공주님 드레스 안자락에 특수하게 묻혀둔 향료 주머니가 있어요. 공주님의 마력이 은은하게 뿜어져 나올 때마다 그 향이 함께 번지도록 조치해 두었죠. 비록 제 코는 평범한 인간의 코이지만, 공주님의 마력과 결합한 그 특유의 향만큼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쫓아갈 수 있어요.""오호, 그거 아주 훌륭한 대비였습니다, 삐익!"두 사람은 어두운 주방 식탁 위에 지도를 펼쳐 놓고머리를 맞대 긴급한 계획들을 세우기 시작했다.엘라가 향료의 붉은 궤적을 쫓아 적들의 예상 이동 경로와 동선을 세밀하게 짜면,마법사 피핀이 요새 곳곳에 숨겨진 고대 방어 시설을 수동으로 가동해이웃나라 암살 기사단의 후속 진격을 가로막는 영리한 지략이었다.눈보라가 거세지는 창밖을 바라보던 마법사 피핀이 결연한 표정으로 가죽 가방을 고쳐 멨다."좋습니다, 삐익! 율리스 대장님과 잠든 전사들의 머리맡에는 저주를 해독할 특제 약초 연기를 피워두도록 하지요. 그들이 깨어나면 바로 우리를 추격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아! 우리의 계획과 추적 경로를 적은 밀서를 율리스 대장의 품속에 잘 넣어두고 우리 먼저 출발합시다!"엘라는 깊은 숨을 내쉬며
Last Updated : 2026-09-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