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황금공주를 삼킨 은빛 알파: Chapter 111 - Chapter 120

188 Chapters

111. 축제의 밤, 그리고 시선

둥근 보름달이 요새의 중앙 광장을 환하게 비추는 축제의 밤이 마침내 절정에 달했다.수천 개의 횃불이 타오르는 광장 한가운데로 샤칸과 성녀 루미나 공주가 나란히 걸어 나오자,부족민들의 환호성이 온 실바니아 대지를 뒤흔들었다.두 사람의 완벽하고 화려한 의상 자태에 전사들은 술잔을 든 채 멍하니 감탄을 뱉어냈다."성녀 공주님, 정말 여신이 강림하신 것 같습니다!""알파님도 오늘따라 왜 저렇게 잘생기신 거야? 완전 다른 사람 같네!"사방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시선과 칭찬에 루미나 공주는 부끄러운 듯샤칸의 팔짱을 더욱 꽉 끼며 그에게 살짝 기대었다.알파 샤칸은 짐짓 위엄 있는 표정을 유지했지만,전사들의 시선이 루미나 공주의 드러난 하얀 어깨와 가녀린 목덜미에 머무를 때마다낮게 으르렁거리며 소유욕을 드러내곤 했다.광장 중앙에는 거대한 모닥불이 타오르고 있었고,수인 부족의 전통 악기들이 유쾌하고 웅장한 선율을 연주하기 시작했다.대장 율리스는 벌써 취기가 올랐는지 엘라의 손을 잡고무대 중앙에서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며 꼬리를 모터처럼 흔들어대고 있었고,실바니아 영지민들은 손뼉을 치고 즐겁게 웃고 떠들어 대며 축제를 즐겼다.알파 샤칸은 루미나 공주를 이끌고 가만히 축제의 열기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인간 세상 왕국에서의 축제란 언제나 귀족들의 위선과 독설이 오가는 가식의 장이었지만,이곳 실바니아 영지의 축제는 날것 그대로의 진심과 기쁨이 가득했다.자신을 향해 경외와 애정이 가득 담긴 시선을 보내는 부족민들 속에서,루미나 공주는 진정한 소속감과 행복을 느끼며샤칸과 함께 축제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

112. 프레야의 진정한 인정

축제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대련장 구석에서 커다란 술통에 기대어 있던 전사단장 프레야가술잔을 들고 루미나 공주의 앞으로 다가왔다.프레야는 예전의 날카롭고 거칠던 기세 대신,조금은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잔기침을 했다."……공주님. 아니, 성녀이신 우리의 안주인님."프레야의 묵직한 목소리에 루미나 공주가 돌아보았다.샤칸 역시 날카로운 눈빛으로 프레야를 주시했다.프레야는 루미나 공주의 앞에 서서, 수인 전사들의 가장 고결한 예법에 따라한쪽 무릎을 꿇고 자신의 장검 손잡이를 루미나 공주의 발치에 가볍게 대었다.완전한 복종과 인정, 충성과 존경의 표시였다."지난날, 제가 공주님의 능력을 의심하고 무례하게 굴었던 것을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이번 전쟁에서 공주님이 보여주신 그 위대하고 신성한 능력과, 전장 한복판으로 뛰어드신 그 용기는…… 우리 늑대 부족의 그 어떤 여전사보다 더 강인하고 고결했습니다."프레야는 고개를 들어 루미나 공주의 황금빛 눈동자를존경어린 시선으로 똑바로 마주 보았다."이제 전 단 한 순간도 당신이 성녀이심을, 그리고 우리 영지의 안주인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저의 검과 전사단은 평생 당신과 알파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입니다."거칠고 오만했던 여전사의 진심 어린 인정에 루미나 공주는 감격한 듯프레야의 손을 따뜻하게 맞잡아 일으켜 세웠다."고마워요, 프레야 전사님. 여전사님이 앞장서서 실바니아 영지를 지켜주셨기에 저도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앞으로 우리 함께 이 아름다운 실바니아 영지를 지켜나가요."루미나 공주의 다정한 포옹에 프레야는 시원하게 웃으며 술잔을 단숨에 비워냈고,이로써 실바니아 영지의 마지막 갈등의 불씨마저 완벽하게 해소되며루미나 공주의 영지 내 입지는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정점에 서게 되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

113. 둘만의 산책, 공주의 질문

시끌벅적한 축제의 소음을 뒤로하고,샤칸은 루미나 공주의 손을 잡고 요새 뒤편의 한적한 비밀 숲길로 향했다.전사들의 뜨거운 시선에서 벗어나 오직 서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둘만의 조용한 산책을 즐기기 위함이었다.하늘에서는 하얀 눈송이가 달빛을 받아 보석처럼 잔잔하게 흩날리고 있었고,숲길은 고요한 정적 속에 두 사람의 발자국 소리만이 기분 좋게 들렸다.샤칸은 혹여나 루미나 공주가 추울세라 자신의 두꺼운 모피 망토를 넓게 펼쳐그녀의 몸을 감싸 안은 채 걸었다."축제가 마음에 들었습니까, 공주.""네, 샤칸님. 정말 꿈만 같아요. 평생 이런 행복을 누려본 적이 없어서, 혹시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 차가운 대성당 바닥이 아닐까 두려울 정도로요."루미나 공주가 샤칸의 품에 기대며 나지막이 말하자, 샤칸은 그녀의 손을 더 꽉 잡았다."절대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 비열한 인간들의 왕국은 이제 당신에게 손끝 하나 대지 못합니다. 내 영지가, 그리고 우리 늑대 부족과 내가, 당신의 영원한 성벽이 되어줄 테니."두 사람은 눈 덮인 화원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샤칸의 뜨거운 체온이 모피 망토 속으로 스며들어루미나 공주의 온 몸을 따스하게 녹여주고 있었다.전쟁의 가혹한 폭풍우를 함께 견뎌내고 마침내 찾아온 이 고요한 밤의 산책은,두 사람의 마음을 그 어떤 축제의 환호보다 더 깊고 고요하게 동기화해 주고 있었다.루미나 공주는 샤칸의 가슴에 기댄 채,달빛 아래 펼쳐진 은빛 영지의 아름다운 밤풍경을 눈에 담았다.고요한 정적 속에서 샤칸의 품에 안겨 있던 루미나 공주가,잠시 망설이다가 가만히 고개를 들어 그의 은빛 눈동자를 바라보았다.그녀의 황금빛 눈동자에는 그동안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각인 이후 처음으로 던지는 질문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샤칸…… 저,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음, 얼마든지 말하십시오, 공주."샤칸이 다정한 손길로 그녀의 뺨을 스치는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대답했다.루미나 공주는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조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

114. 각인의 무게

샤칸은 루미나 공주의 질문에 담긴 가느다란 불안과 상처를정확하게 꿰뚫어 보았다.그는 루미나 공주의 손등에 깊게 입을 맞춘 뒤,묵직하고 서늘한 목소리로 '각인의 무게'에 대한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루미나... 늑대 부족에게 각인이란 분명 거역할 수 없는 지독한 본능이자 사슬임은 분명합니다. 나 역시 처음 당신의 황금빛 마력을 보았을 때, 내 영혼을 강제로 끌어당기는 그 낙인의 힘에 거부감이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난 내 감정마저 숙명이라는 틀에 묶이는 것을 원치 않는 오만한 군주였으니까요."샤칸의 눈동자가 루미나 공주를 향해 끝없는 애정으로 타올랐다."하지만 지금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다. 이 각인의 무게란, 단순히 본능이 정해준 상대를 따르는 나약한 사슬이 아닙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신이 성녀라서도, 각인의 반려라서도 아닙니다. 인간 왕국의 가혹한 학대 속에서도 꺾이지 않던 당신의 그 단단한 영혼에 매료되었고, 내 뻔뻔한 엄살을 간호해 주던 그 다정함에 내 영혼을 완전히 빼앗겼습니다."샤칸은 루미나 공주의 허리를 더 단단하게 끌어당겨 제 가슴에 밀착시켰다."설령 신이 우리에게 각인을 주지 않았어도, 당신이 마력이 없는 평범한 인간 여인이었다 할지라도…… 나는 국경에서 당신을 본 순간 기필코 내 영지로 납치해 와 내 반려로 삼았을 겁니다. 내 야성이 당신이 아닌 다른 존재를 갈구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니까요..."샤칸의 확신에 찬 고백과 각인의 무게를 뛰어넘는 사랑의 증명은,루미나의 가슴속 마지막 불안의 잔재를 완전히 깨부수어 버렸다.루미나 공주는 감격 어린 눈물을 흘리며 그의 단단한 가슴에 얼굴을 묻었고,두 사람은 숙명이라는 사슬을 넘어한 여자와 한 남자로서의 온전한 정서적 결합을 완벽하게 완성해 냈다.샤칸의 깊은 고백을 들은 루미나 공주의 가슴속에는평생 느껴보지 못한 지독하게 뜨겁고 다정한 가슴속 온기가 가득 차올랐다.그녀는 샤칸의 목을 꼭 껴안으며, 까치발을 들고 그의 입술에 먼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

115. 온기, 발레리안의 악몽

"하아…… 샤칸.... 사랑해요. 각인이 있어서가 아니라, 당신이라서 사랑하는 거예요."루미나 공주가 숨을 고르며 수줍게 미소 짓자,샤칸은 만족스러운 듯 낮게 웃으며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요새의 침실로 향했다.방 안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거대한 은빛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 서로의 온기를 나누었다.루미나 공주는 샤칸의 가슴에 가만히 귀를 대고 그의 규칙적인 심장 박동을 들었다.인간 왕국의 차가운 감옥과 고문대 위에서 얼어붙어 있던 그녀의 가슴속 온기가,이제야 이 거구의 야수가 뿜어내는 뜨거운 사랑 덕분에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꽃으로 피어나 실바니아 영지의 겨울밤을 온화하게 녹여내고 있었다.실바니아 영지가 달콤한 사랑의 온기로 가득 차 있는 그 시각,요새의 가장 깊고 어두운 지하 감옥 독방에서는 완벽하게 대조적인비참한 파멸의 비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실바니아 영지를 침공했다가 패배하고 사슬에 묶인 채 갇힌 악인,발레리안 왕자의 처절한 악몽이었다."으아악! 오지 마라! 내 생명을, 내 마력을... 그리고 내 나라, 내 왕권을 빼앗아 가지 마라!"발레리안 왕자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온몸을 덜덜 떨며 벽 구석으로 기어들어 갔다.루미나 공주를 학대하고 도구로 쓰던 주술 낙인이 샤칸의 마력에 의해 파괴되면서,그 역풍으로 발레리안 왕자 자신의 마력 핵이 완전히 깨져버린 상태였다.이제 그는 권력도 마력도 없는, 그저 추악하게 패배한 한 명의 죄수에 불과했다.더욱 가혹한 것은, 루미나 공주가 대지에 심어둔 고결한 황금빛 신성 오라가지하 감옥까지 스며들어, 발레리안 왕자가 평생 저지른 죄악과 학대의 기억들을환영으로 만들어 그를 밤마다 짓누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자신이 고문했던 수많은 성인들과 죄 없는 이들의 원혼이 검은 손이 되어그의 목을 조르는 가혹한 악몽이 매 분 매 초마다 그를 찾아왔다."루미나…… 제발 나를 살려다오! 내가 잘못했다……!"발레리안 왕자는 허공을 향해 피눈물을 흘리며 처절하게 울부짖었지만,돌아오는 것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

116. 손끝에 닿은 은빛 털

늦은 밤, 축제의 소란스러움이 완전히 가라앉은 침실에는 은은한 달빛만이 머물고 있었다.루미나 공주는 침대 옆에 앉아 곤히 잠든 샤칸을 바라보았다.낮 동안 군주로서 정복을 차려입고 위엄을 뽐내던 그는,밤이 깊어 깊은 잠에 빠지자 본능적으로 수인의 형태를 반쯤 드러내고 있었다.그의 머리 위로 쫑긋 솟아오른 큼직한 은빛 늑대 귀와,이불 밖으로 삐져나와 침대 끝을 툭툭 건드리는 거대한 은회색 꼬리가달빛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루미나 공주는 호기심과 애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숨을 죽인 채그 은빛 꼬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손끝에 닿은 은빛 털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동시에 야수의 거친 생명력이 고스란히 느껴질 만큼 뜨거웠다.루미나 공주가 조심스럽게 그의 늑대 귀 끝을 살짝 만지자,샤칸이 잠결에 기분이 좋은지 귀를 파르르 떨며 낮게 골골거리는 소리를 냈다."……루미나..."잠시 후, 샤칸이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루미나를 바라보았다.은빛 눈동자에는 아직 잠기운이 가득했지만,자신의 귀를 만지는 반려를 향한 다정한 신뢰가 가득했다.샤칸은 거구의 몸을 움직여 루미나 공주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고는,자신의 뺨을 그녀의 손바닥에 비벼댔다."내 털을 만지는 게 그렇게 좋습니까? 당신이 원한다면 밤새도록 내 기꺼이 내어주겠습니다."샤칸은 루미나 공주를 침대 위로 끌어당겨 자신의 가슴팍에 눕히고는거대한 꼬리로 그녀의 몸을 이불처럼 폭 감싸 안았다.손끝에 닿았던 은빛 털의 부드러움과 알파가 품어내는 뜨거운 체온은,루미나 공주에게 그 어떤 성벽보다 더 완벽한 안도감을 선사하며실바니아 영지의 밤을 달콤하게 녹여내고 있었다."그리고....... 너무 대범한 거 아니오? 이 시간에, 한 침대에 있는데... 나를 이렇게 자극하면 안될텐데요, 공주...?!""네? 아니... 그게...자극하려던게 아니고... 그저 반수반인인 당신의 모습에 호기심이 생겨서..."샤칸이 갑자기 루미나의 손목을 잡고 몸을 돌려 자신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

117. 피핀의 마법 수업

"자, 성녀 공주님! 오늘은 공주님의 그 위대한 황금빛 신성 마력을 실바니아 영지의 고대 자연 마법과 결합하는 아주 특별한 수업을 진행하겠습니다삐익!"요새의 연금술 실험실, 괴짜 마법사 늙은 부엉이 피핀이커다란 마법 지팡이를 들고 칠판을 탁탁 치며 외쳤다.루미나 공주는 진지한 눈빛으로 가죽 노트를 펼친 채 귀를 쫑긋 세웠다.비록 일주일간 강한 마력 사용은 금지되었지만,미세한 마력 제어법을 배우는 피핀의 마법 수업은 루미나 공주에게 신선한 즐거움이었다."인간 왕국의 마법은 그저 파괴하고 속박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지만, 우리 실바니아 영지의 자연 마법은 대지와 소통하는 것입니다. 자, 손끝에 마력을 아주 미세하게 모으고, 이 시든 약초의 숨결을 느껴보십시오삐익!"피핀이 탁자 위에 시들어서 말라비틀어진 보라색 약초 한 줄기를 올려놓았다.루미나 공주는 가만히 눈을 감고 전신의 황금빛 초능력을아주 얇은 실처럼 자아내어 약초에 닿게 했다.억압받던 시절에는 그저 쏟아붓기만 했던 능력이었지만,마법사 피핀의 가르침에 따라 대지의 흐름에 마력을 맞추자 기적이 일어났다.파르르륵-.말라 비틀어졌던 약초의 줄기가 조금씩 파릇해지나 싶더니순식간에 생생한 초록빛을 되찾으며 파릇파릇하게 피어났다.은은한 약초의 향기가 실험실 가득 퍼져나갔다."오오오! 역시 대단하십니다삐익! 신성한 능력의 결이 너무 고결해서 약초가 순식간에 영약으로 진화했습니다!"늙은 부엉이 피핀 마법사가 기뻐서 자기 날개를 파닥이며 안경을 치켜썼고,루미나 공주는 자신의 손끝으로 살려낸 생명의 기적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자신의 힘이 단순히 한기를 몰라내는 빛이거나, 누군가를 해치는 도구가 아니라대지를 살리는 치유의 힘으로 완벽하게 제어되는 이 마법 수업은,루미나 공주에게 성녀로서의 진정한 자부심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

118. 피어나는 황금 꽃

늙은 부엉이 피핀 마법사와의 수업을 마친 루미나 공주는정원으로 나가 전날 성소의 마력석과 공명했던 겨울 속 화원으로 향했다.밖에는 여전히 하얀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지만,루미나 공주가 가꾼 작은 화단만큼은 황금빛 결계의 온기 덕분에 봄날처럼 따스했다.루미나 공주는 화단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방금 마법사 피핀에게 배운 미세한 대지 제어법을 떠올렸다.그녀가 조심스럽게 하얀 눈사이에 손을 얹고 황금빛 신성한 능력을 부드럽게 불어넣자,대지가 기분 좋게 웅웅거리며 요동치기 시작했다.툭, 토독-.눈밭을 뚫고 돋아난 작은 초록색 줄기들이 순식간에 굵어지더니,화원 전체를 가득 메우며 눈부신 황금 꽃의 봉오리들을 터뜨리기 시작했다.그것은 인간 세상의 왕국, 대성당의 화단에서조차 단 한 번도 피우지 못했던,성녀의 가장 순수하고 깊은 행복의 감정이 대지와 공명하여 피어난전설적인 신성 화초 꽃봉우리였다."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루미나 공주."어느새 정원으로 다가온 샤칸이 화원 가득 피어난 황금 꽃과그 중심에 서 있는 루미나 공주를 보며 감탄을 뱉어냈다.황금빛 꽃잎들이 바람에 날려 루미나 공주의 청백색 드레스와샤칸의 어깨 위로 사뿐히 내려앉았다."샤칸, 보세요. 제 마력이 이 차가운 실바니아 영지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워냈어요."루미나 공주가 환하게 웃으며 황금 꽃 한 송이를 샤칸에게 보여주었다.가혹한 겨울의 대지 위에서 기적처럼 피어난 황금 꽃들의 향연은,두 사람의 사랑이 이 실바니아 영지를 얼마나 따뜻하고 풍요롭게 바꾸어놓았는지를증명하는 가장 고결하고 아름다운 서광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

119. 율리스의 사고

그러나 화원의 아름다움과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다음 날 오후, 요새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쾅-! 소리와 함께 소동이 일어났다.원인은 다름 아닌, 대련을 하며 신이 나서 연병장을 질주하던대장 율리스의 거대한 사고 때문이었다."어어어? 비켜라! 브레이크가 안 듣는다!"율리스가 전사단장 프레야의 철창 공격을 피하려다 중심을 잃고덩치 큰 은회색 늑대 형태로 정원 쪽으로 떼굴떼굴 굴러 들어온 것이다.그리고 하필이면 율리스의 거구와 억센 앞발이,루미나 공주가 온 힘을 다해 피워내었던 황금 꽃 화단의 중심을 정확하게 덮치고 말았다.쿠당탕탕-! 와당창-!"앗……!"영지민들과 전사들이 일제히 비명을 질러댔다.대장 율리스가 털을 털며 정신을 차리고 일어섰을 때,성녀 루미나 공주의 소중한 황금 꽃 화단은 무참히 짓밟혀흙바닥과 부러진 줄기들로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루미나 공주가 정성껏 일구어놓은 실바니아 영지의 유일한 화단을아주 완벽하게 망쳐놓은 대형 사고였다."이,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대장 율리스는 자신이 저지른 짓의 심각성을 깨닫고순식간에 늑대 귀와 꼬리를 바짝 내린 채 사시나무 떨듯 떨기 시작했다.루미나 공주가 소식을 듣고 정원으로 달려왔을 때,화단의 처참한 몰골을 본 엘라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쉬었고,율리스는 완전히 죄인이 된 표정으로 웅크려 앉아성녀이자 영지의 안주인인 루미나 공주의 처분을 기다리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스스로도 용서가 안 되는 이 사건에 알파와 성녀 안주인의 용서를 바랄 수 없었기에율리스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박아대고 있었다."성녀님, 제가... 절대로 저지르지 말아야 할 참혹한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

120. 성녀의 변호

"율리스! 네 이놈!! 네놈이 감히 공주의 화단을 이 꼴로 만들어놓고 무사할 줄 알았더냐!"정원으로 서슬 퍼런 살기를 뿜으며 나타난 샤칸의 은빛 눈동자는분노로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샤칸이 거대한 검을 뽑아 들 기세로 율리스 대장을 압박하자,율리스는 차마 고개도 들지 못하고 웅크려 흐느꼈다.그 순간, 루미나 공주가 샤칸의 앞을 가로막아서며 성녀의 변호를 시작했다."기다려요. 알파, 샤칸님! 율리스 대장님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아요. 대련하다가 사고가 난 것뿐이에요. 이건 벌하실 일이 아닙니다.""하지만 공주, 이건 당신이 온 힘을 다해 피워낸 소중한 꽃들입니다. 실바니아 영지의 군율에 따라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샤칸이 겨우 분노를 삭이며 말했지만,루미나 공주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율리스 대장의 곁으로 다가갔다.그녀는 웅크려 있는 율리스의 거대한 앞발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었다."꽃은 다시 피우면 돼요. 저의 신성한 초능력으로 금방 되살릴 수 있으니까 율리스 대장님을 너무 혼내지 마세요. 대장님이 다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렇지 않아요, 샤칸님??. 일부러 저지른 일이 아닌 일로 처벌을 하시면 안되는 것 같아요... 사고는 누구에게나 그냥 일어날 수 있는 일인걸요... 알파 샤칸님, 속상하신거지, 화난 것이 아니잖아요.. 부디 자비를 베푸세요. 저를 봐서라도...제 꽃밭 때문에 누군가 처벌을 받는다면 저도 마음이 안좋아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루미나 공주의 다정한 변호와 넓은 포용에 율리스는 감격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샤칸 역시 반려의 간곡한 부탁에 결국 뽑으려던 검을 거두며 한숨을 내쉬었다."공주가 이토록 간곡히 변호하니 이번 한 번만 넘어가겠다. 당장 연병장 백 바퀴를 구르고 화단을 원상복구 해놓아라.""또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화단 주변에 튼튼한 울타리를 만들면 좋겠네요.. 알파 샤칸님, 연병장 백 바퀴보다는 그 일을 율리스 대장님께 맡기시는 것이 어떨까요??""넷! 성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
PREV
1
...
1011121314
...
19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