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들은 완전히 파멸했고 요새는 평화를 되찾았지만,중앙 침실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고 있었다.대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지 사흘이 지났음에도,루미나 공주는 침대 위에서 하얗게 질린 얼굴로깨어나지 않는, 잠자는 공주가 되어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다."이럴 수가삐익……! 마력 핵이 완전히 비어버린 데다, 고대 저주를 강제로 역류시키느라 영혼의 문이 굳게 닫혀버렸습니다!"마법사 피핀이 눈물을 흘리며 침술과 약초를 써보았지만,루미나 공주는 그 어떤 미동도 하지 않았다.샤칸은 사흘 밤낮을 단 한 숨도 자지 않은 채 루미나 공주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그의 은빛 눈동자는 핏발이 서 있었고,늑대 부족의 영지 군주로서 가진 오만함은 온데간데없이자신의 반려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에 떨고 있었다."루미나... 공주, 제발 눈을 떠주십시오. 그대가 없는 영지가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샤칸은 무릎을 꿇은 채 그녀의 차가운 손등에 이마를 대고 나지막이 흐느꼈다.율리스 대장과 엘라 역시 침대 머리맡에서 숨을 죽인 채 눈물을 흘렸고,온 실바니아 영지가 슬픔에 잠겼다.육체의 상처는 아물었으나 영혼의 문을 잠가버린 채 깨어나지 않는 공주의 고요한 정적은,요새의 전사들에게 전쟁의 승리보다 더 가혹한 절망으로 다가오고 있었다.그들의 성녀이나 이 영지의 진정한 안주인이 영원한 잠에 빠진 것은 아닌지.걱정과 두려움에 요새는 정적과 눈물만 감돌 뿐이었다.사흘째 되는 밤, 달빛이 창가를 타고 내려와 루미나 공주의 뺨을 비추었다.샤칸은 마지막 결단을 내린 듯, 가만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수인 부족의 고대 전설에 따르면,각인된 알파의 가장 순수하고 깊은 생명 마력을반려의 영혼에 직접 주입하는 유일한 방법이 있었다.바로 영혼의 결착을 뜻하는 깊은 입맞춤이었다.샤칸은 루미나 공주의 가녀린 얼굴을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숙여, 온 영혼과 생명력을 담아그녀의 차가운 입술 위에 자신의 입술을 가만히 포개었다.우웅-.그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6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