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인간 왕국의 서늘한 국경선과 맞닿은 야생의 대삼림, 실바니아.백년 묵은 거대한 침엽수들이 하늘을 가릴 듯 울창하게 우거진 그림자 사이로,압도적인 모습과 크기를 자랑하는 은색 늑대 한 마리가소리 없이 포식자의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대륙 최강이라 불리는 수인 부족의 영웅이자, 늑대 족의 우두머리인 알파, 샤칸이었다.그는 최근 인간 왕국의 경계선 근처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불길하고 스산한 얼음 마법의 기운을 직접 조사하기 위해정예 전사들을 이끌고 정찰을 수행하던 중이었다."대장, 국경 성벽 쪽을 가득 채우고 있던 저주받은 한기가 갑자기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건 도대체……."부관 율리스가 거대한 대형견 형상의 회색빛 늑대 모습으로샤칸의 뒤를 바짝 따르며 낮게 으르렁거렸다.그의 음성에는 미처 숨기지 못한 경계심과 당혹감이 짙게 묻어났다.샤칸은 소리 없이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그의 날카롭고 오만한 가로형 늑대 눈동자가짙은 안개 너머 인간 왕국의 높다란 외성벽 탑 끝을 향해 고정되었다.바로 그 순간, 샤칸의 시야 가득 믿을 수 없는 초자연적인 광경이 찬란하게 펼쳐졌다.어둡고 묵직한 새벽의 칠흑 같은 어둠을 번개처럼 찢으며 피어오르는,지독하리만치 아름답고 영롱한 황금빛 마력의 스펙트럼.그리고 그 눈부신 빛의 중심에서 위태롭게 서서온 영혼을 바쳐 의식을 치르고 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얼어붙은 바람에 황금빛 머리카락을 흩날리는,슬프도록 고결하고 아름다운 인간세계의 빛나는 공주였다.쿵쾅-!갑자기 알파 샤칸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심장이 터져 나갈 듯이 격렬하게 고동치기 시작했다.전신을 강렬하게 타고 흐르는 거친 전율과 함께,태고적부터 늑대인간의 골수 깊은 곳에 각인되어 있던,태고의 본능이 마침내 깨어난 것이다.평생 단 한 명의 반려에게만 자신의 온 영혼과 목숨이 영원히 구속된다는,수인족의 거룩한 저주이자 축복. 그것은 바로 '각인(Engraving)'이었다."대장……? 갑자기
Last Updated : 2026-08-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