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대 시트를 흥건하게 적신 핏물과 소독약의 비릿한 악취가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타고 진료실 안에 무겁게 가라앉았다.해령은 다리를 오므릴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차가운 스테인리스 거치대에 두 발을 얹어둔 채로 헐떡이고 있었다.시술의 여파는 잔인했다.하복부 깊은 곳이 지독하게 욱신거렸고, 골반 전체가 끊어질 듯 뻐근한 경련을 일으켰다.우진의 구둣발 소리가 다가왔다.새하얀 의사 가운을 걸친 우진은 세면대에서 피 묻은 라텍스 장갑을 벗어 폐기물함에 던져 넣고 손을 씻은 뒤, 진료대 옆으로 다가와 해령을 내려다보았다.그의 손에는 만년필과 함께 조금 전 작성한 '정밀 부인과 종합 검진 소견서', 그리고 또 다른 서류 한 장이 들려 있었다."내려와."우진의 입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북극의 한기처럼 무미건조했다."흐윽... 다,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못 움직이겠어..."해령이 눈물과 식은땀으로 짓무른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쉰 목소리를 쥐어짰지만, 우진의 시선에는 일말의 연민도 어리지 않았다."내려오라고 했어. 다시 말하게 만들지 마."단호하고 냉혹한 우진의 눈빛에 짓눌린 해령은, 사시나무 떨듯 진동하는 두 다리를 간신히 거치대에서 뗐다.하지만 굳어버린 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 마비된 듯 감각을 잃은 무릎이 맥없이 꺾이며 그녀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쿵-!해령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차가운 바닥 타일 위로 꼴사납게 처박혔다."흐으윽!! 아파..."하반신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처참한 나체로, 우진의 번쩍이는 검은 구두 앞코에 이마를 대고 엎드린 꼴이었다.냉랭한 타일 바닥의 냉기가 짓이겨진 복부와 허벅지를 타고 뼛속까지 스며들었다.우진은 발밑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해령을 내려다보며, 들고 있던 서류 두 장을 그녀의 콧등 바로 앞 바닥에 툭 떨어뜨렸다."이 소견서 한 장이면 네가 그토록 목을 매는 강민석의 집안에 떳떳하게 들어갈 수 있겠지."우진의 나지막한 음성이 귓가에 꽂히듯 들려왔다. "자연 임신 가능, 자궁 및
最終更新日 : 2026-09-22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