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거울 앞에 앉은 서린의 손길이 유난히 분주했다.병원에 가기 전, 평소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들여 공들여 화장을 하고 옷매무새를 다듬었다.목선이 은근히 드러나는 부드러운 니트를 고르고, 살결에 닿는 감촉이 좋은 얇은 속옷을 챙겨 입었다.마지막으로 귓바퀴 뒤쪽에 은은한 향수까지 뿌린 뒤에야 서린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거울 속에 비친 여자는, 그저 정기 검진을 받으러 가는 임산부의 얼굴이 아니었다.남자를 만나러 가기 전 한껏 들뜬, 낯설고 요염한 눈빛.서린은 서늘한 자괴감과 함께 깨달았다.자신이 우진의 그 차갑고 잔인한 손길에, 영혼까지 완전히 중독되어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을.그의 진료대 위에서 느끼던 공포와 수치심, 그리고 그 뒤를 잇던 배덕한 감각을 미칠 듯이 갈망하고 있었다.서린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주차장으로 향했다.어느새 병원에 온 서린은 살짝 볼록해진 아랫배에 손을 얹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병원 진료실 안은 여전히 티끌 하나 없이 깔끔하고 깨끗했다."누우세요, 환자분."우진의 목소리는 지극히 사무적이었고, 그가 행하는 검진 역시 평범한 절차와 다를 바 없었다.하지만 우진의 손길이 아랫배에 닿는 순간부터 서린의 호흡이 거칠게 떨리기 시작했다.그저 차가운 초음파 기구가 닿았을 뿐인데도, 서린의 살갗은 불에 덴 것처럼 달아올랐다.남편의 다정한 손길로는 채워지지 않던 갈증이 혈관을 타고 번지며, 우진을 향한 참을 수 없는 충동이 온몸을 휘감았다.우진 역시 서린의 미묘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장갑 너머로 전해져 오는 서린의 불규칙한 맥박, 가늘게 떨리는 허벅지와 붉게 물든 뺨.우진은 라텍스 장갑을 벗어 던졌다.그리고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촉진을 해야겠네요. 심각한 문제는 아니니까 환자분은 편안하게 계세요."우진의 차가운 손가락이 서린의 아랫배에 닿았다.그의 손이 손가락으로 배꼽 아래의 희미한 임신선을 따라 그리며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그리고는 가장 예민한 작은 돌기를 살짝 스치듯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