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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화 두 번째 문

콰아앙!강한 충격과 함께 아지트 전체가 흔들렸다.천장에 매달린 조명이 심하게 흔들리고, 책상 위에 쌓여 있던 서류들이 바닥으로 쏟아졌다.“전원 뒤로!”권태혁이 가장 먼저 소리쳤다.류채아는 순간 몸이 굳었다.눈앞의 바닥에 검은 균열이 생겨 있었다. 균열 사이에서는 붉은빛과 검은 연기가 뒤섞인기운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한이준이 재빨리 채아의 앞을 막았다.“채아, 이쪽으로.” “네.”류현도 손을 들어 올렸다.희미한 빛이 그의 손끝에 모였다.“누군가 침입했어.”차아린이 주변을 살폈다.“그런데 출입구는 전부 잠겨 있었잖아!”“문으로 들어온 게 아닐 수도 있어.”류현의 시선이 바닥의 균열에 고정됐다.권태혁이 주먹을 움켜쥐었다.“저거부터 없애자.”태혁이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류현이 팔을 붙잡았다.“잠깐.” “왜?”“함부로 건드리지 마.”류현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저 안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어.”모두가 균열을 바라봤다.쿵.쿵.쿵.바닥 아래에서 무언가가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차아린이 작게 말했다.“……진짜 뭔가 있어.”쿵!!이번에는 더 큰 소리가 났다.검은 연기가 균열 위로 솟아올랐다.한이준이 자세를 낮췄다.“전투 준비.” 태혁이 앞으로 나섰다.“드디어 나오네.”그 순간 검은 연기가 갑자기 길게 늘어났다.사람의 팔처럼 변한 검은 기운이 태혁을 향해 날아왔다.쾅! 태혁이 팔로 공격을 막아냈다.“윽!” “태혁 오빠!”채아가 놀라 외쳤다.태혁은 뒤로 몇 걸음 밀려났지만 곧 자세를 바로잡았다.“괜찮아.” 한이준이 태혁 옆으로 이동했다.“혼자 상대하지 마.” “알아.”두 사람이 동시에 앞으로 뛰었다.이준이 검은 기운의 움직임을 피하는 사이, 태혁이 반대쪽에서 공격했다.콰앙! 검은 기운이 크게 흔들렸다.하지만 사라지지 않았다.오히려 두 갈래로 나뉘었다.“둘로 나뉘었어!” 차아린이 소리쳤다.한쪽은 태혁에게, 다른 한쪽은 이준에게 달려들었다.류현이 손을 뻗었다. “조심해!”빛이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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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화 아무렇지 않은 척

아침.류채아는 평소처럼 교복을 입고 학교로 향했다.학교에 도착하자 교실 안에서는 이미 몇몇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채아가 조용히 자신의 자리로 가려는 순간, 앞을 가로막는 학생이 있었다. “야.”채아가 멈췄다. “왜?”“가방 좀 줘봐.” “싫어.”채아가 가방을 잡고 있자 상대가 억지로 잡아당겼다.“그냥 주면 되잖아.”가방이 손에서 빠져나갔다.“돌려줘.” “싫은데?”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채아는 아무 말 없이 가방을 되찾으려 했다.그러자 누군가 채아의 어깨를 밀쳤다.“아!” 몸의 균형을 잃은 채아는 뒤로 넘어졌다.쿵! 바닥에 다리가 세게 부딪혔다.“…….” 잠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다리에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채아가 내려다보자 다리 한쪽이 크게 긁혀 있었다.상처에서 피가 조금씩 배어 나오고 있었다.“야, 괜찮냐?”말투에는 걱정보다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채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괜찮아.”그 말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다리가 아팠지만 티 내지 않았다.가방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수업이 시작되자 선생님이 칠판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채아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필기를 했다.하지만 움직일 때마다 다리가 욱신거렸다.‘괜찮아.’ 채아는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조금만 참으면 돼.’점심시간.채아는 다른 학생들이 모두 나간 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혼자 복도로 나가 화장실에 들어갔다.문을 잠그고 교복 아래쪽을 살펴봤다.상처가 생각보다 컸다.채아는 잠시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이 정도면 괜찮겠지.”아픈 티를 내면 안 됐다.특히 아지트에서는.류현은 치료를 담당하고 있었다.상처를 보여주면 분명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학교에서 다쳤다고 하면…….’채아는 고개를 저었다. “말하지 말자.”혼자 중얼거린 뒤 교복을 정리했다.그리고 다시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교실로 돌아갔다.하교 시간이 되자 채아는 평소보다 천천히 걸었다.다리가 계속 아팠다.그래도 아지트에 도착했을 때는 평소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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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화 감췄던 상처

다음 날 아침.채아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눈을 떴다.침대에서 일어나자 어제 다친 다리가 욱신거렸다.“……아직 아프네.”채아는 잠시 상처를 바라보다가 긴 바지를 입었다.오늘도 학교에 가야 했다.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아지트 거실로 나오자 아린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일어났어?” “응.” “아침 먹어.”“알겠어.” 채아는 식탁에 앉았다.어제와 똑같은 아침이었다.하지만 채아는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느꼈다.그래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학교에 도착한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채아의 책상 위에는 누군가가 올려놓은 낙서가 있었고, 필통은 또 사라져 있었다.채아는 아무 말 없이 필통을 찾아왔다.수업이 끝난 뒤 복도로 나가려는 순간 누군가 일부러 어깨를 부딪쳤다.“미안.”말과 달리 전혀 미안해 보이지 않았다.채아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벽을 짚었다.다리가 순간적으로 욱신거렸다. “…….”채아는 이를 악물었다. ‘괜찮아.’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걸었다.하루가 끝날 때까지 채아는 누구에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방과 후.아지트로 돌아온 채아는 거실에 있는 팀원들에게 평소처럼 웃어 보였다.“왔어?” 이준이 물었다. “응.”“오늘 훈련은 조금 늦게 시작할 거야.”“알겠어.” 태혁이 채아를 힐끗 바라봤다.“오늘 왜 이렇게 조용하냐?”“그냥 피곤해서.” “그래?” “응.”채아는 곧바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문을 닫자마자 표정이 굳었다. “하…….”침대에 앉은 채아는 다리를 살짝 움직여 보았다.통증이 느껴졌다.채아는 바지를 조금 걷어 상처를 확인했다.어제보다 나아진 것 같았지만 아직 꽤 크게 남아 있었다.“……이걸 언제까지 숨겨야 하지.”채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채아는 급하게 바지를 내렸다.“누구야?” “나.” 류현이었다.“무슨 일이야?” “잠깐 들어가도 돼?”채아는 주변을 살폈다.“응.” 문이 열리고 류현이 들어왔다.류현은 채아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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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화 감춰진 흔적

다음 날 아침.채아는 눈을 뜨자마자 한동안 천장을 바라봤다.어제 류현에게 치료받았던 다리가 아직 욱신거렸다.“……괜찮아.” 채아는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났다.다리에 힘을 주는 순간 얼굴이 살짝 굳었지만, 곧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긴 바지를 입고 거울 앞에 섰다.상처가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가방을 들었다.“오늘도 아무 일 없을 거야.”그렇게 혼잣말을 하고 방을 나섰다.아지트에서는 평소와 같았다. “밥 먹고 가.”이준의 말에 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아린도 웃으며 말했다.“학교 끝나면 바로 돌아와!”“알겠어.” 채아는 웃었다.그리고 학교로 향했다.하지만 학교에 도착한 순간부터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교실에 들어서자 몇몇 학생들이 채아를 바라봤다.채아는 아무것도 못 본 척 자리에 앉았다.책을 꺼내려는 순간 책상 위에 있던 물건이 바닥으로 떨어졌다.툭. 채아가 몸을 숙여 주우려 했다.그때 누군가 말했다. “야.”채아의 손이 멈췄다.“잠깐 나와.” “싫어.” “뭐?”채아는 고개를 들었다.“수업 준비해야 해.”상대의 표정이 굳었다.잠시 후 채아는 여러 학생에게 둘러싸여 사람이 거의 없는 곳으로 끌려갔다.“요즘 왜 자꾸 우리 말 안 들어?”“난…… 아무것도 안 했어.”“그게 더 짜증 난다고.”채아는 뒤로 물러났다.하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그 뒤의 상황은 순식간이었다.거칠게 밀쳐지고, 계속해서 공격을 받자 채아는 팔을 들어 몸을 보호했다.“그만해…….” 하지만 쉽게 끝나지 않았다.채아는 버티려고 했지만 결국 바닥에 넘어졌다.손을 짚는 순간 통증이 올라왔다.팔에도 멍이 생기기 시작했고,손에는 큰 피가 나고 있었다.그리고 다리에 충격이 전해졌다.“……!” 채아는 숨을 삼켰다.어제 다쳤던 곳이 다시 아파오기 시작했다.채아는 이를 악물었다.“제발…… 그만해.”얼마 뒤 학생들이 자리를 떠났다.복도에는 채아만 남았다.한동안 움직이지 못하던 채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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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화 감춰지는 진실

다음 날 아침.채아는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을 떴다.몸을 움직이는 순간 어제의 통증이 다시 느껴졌다.“…….” 잠시 침대에 앉아 있었다.학교에 가기 싫었다.오늘만큼은 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하지만 결국 채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긴 옷으로 다친 곳을 가리고 가방을 챙겼다.거울 앞에 선 채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하지만 오늘은 그 말조차 잘 나오지 않았다.아지트 거실로 나오자 이준이 말했다.“일어났어?” “응.” “오늘도 학교 가?”“응.” 류현이 채아를 바라봤다.어제보다 표정이 좋지 않았다. “몸은?”채아는 잠시 멈췄다가 대답했다.“괜찮아.” 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채아는 서둘러 아침을 먹고 학교로 향했다.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교실 문을 열자 몇몇 학생이 채아를 바라봤다.채아는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리에 앉았다.수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채아는 계속 주변을 살폈다.쉬는 시간이 되자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오늘은 그냥 조용히 지나가면 돼.’그렇게 생각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책상 옆에 그림자가 드리웠다.“나와.” 채아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싫어.” “또 싫다고 하네.”채아는 가방을 챙겼다.“선생님 오실 거야.”“그러니까 빨리 와.”채아는 움직이지 않았다.그러자 가방이 잡아당겨졌다.“놔.” 채아가 가방을 붙잡았다.“놔달라고.”결국 채아는 다시 복도로 끌려갔다.사람이 적은 곳에 도착하자 채아는 주변을 둘러봤다.도와줄 사람은 없었다.“어제 일은 아무한테도 말 안 했지?”채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말했어?”“……아니.” “그럼 됐네.”그 순간 다시 거친 행동이 이어졌다.채아는 몸을 보호하려고 팔을 올렸다.하지만 여러 사람을 혼자 상대하기는 어려웠다.몇 차례 밀려난 뒤 채아는 벽에 기대었다.“그만해…….” 목소리가 떨렸다.하지만 상황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채아는 결국 바닥에 주저앉았다.숨을 고르기도 힘들었다. 괜찮았던 다리 한쪽도 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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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화 흔들리는 의심

목요일 아침.채아는 평소보다 늦게 눈을 떴다.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온몸의 피로였다.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하…….” 채아는 잠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다.어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그리고 어제 아지트에서 류현이 자신을 바라보던 모습도.‘들킨 걸까?’ 채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아직 아무도 모른다.그렇게 생각하며 긴 바지를 입었다.다친 곳이 드러나지 않도록 옷을 정리하고 거울 앞에 섰다.얼굴이 조금 창백해 보였다.채아는 억지로 웃었다.“괜찮아.” 그리고 방문을 열었다.거실에는 이준과 아린이 먼저 나와 있었다.“잘 잤어?” 아린이 밝게 물었다.“응.” “오늘 왜 이렇게 늦게 일어났어?”“조금 피곤해서.”이준이 채아를 바라봤다.“괜찮아?” 채아는 잠시 멈췄다.“응. 괜찮아.” 그때 류현이 거실로 나왔다.채아와 눈이 마주쳤다.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채아는 그 시선을 피했다.“나 먼저 갈게.” “벌써?”“응. 조금 일찍 가려고.”채아는 가방을 들고 아지트를 나섰다.학교로 가는 길.채아는 계속 생각했다.‘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하지만 학교에 도착하자 불안감이 다시 밀려왔다.교실 문을 열자 몇몇 학생들이 채아를 바라봤다.채아는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리에 앉았다.수업이 시작됐다.시간이 지나면서 채아는 조금씩 긴장을 풀었다.하지만 쉬는 시간이 되자 책상 옆에 그림자가 드리웠다.“야.” 채아가 고개를 들었다. “왜?”“잠깐.” “싫어.” “왜 이렇게 말이 많아졌어?”채아는 대답하지 않았다.그러자 상대가 채아의 가방을 집어 들었다.“돌려줘.” “싫은데?”채아가 절뚝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돌려줘.” 상대는 가방을 들고 뒤로 물러났다.“가져가 보든가.”채아는 몇 걸음 따라갔다.하지만 주변에 다른 학생들이 있는 것을 보고 멈췄다.“그냥 돌려줘.”잠시 후 가방이 바닥에 떨어졌다.툭. 채아는 가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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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화 늦어지는 귀가

금요일 오후.마지막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끝났다…….”채아는 작게 중얼거리며 책을 정리했다.오늘따라 유난히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 것 같았다.가방을 메고 자리에서 일어난 채아는 교실을 한 번 둘러봤다.학생들이 하나둘 교실을 빠져나가고 있었다.채아도 조용히 교실을 나섰다.‘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어.’그렇게 생각하며 계단을 내려갔다.하지만 학교를 나서려던 순간이었다. “야.”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채아의 걸음이 멈췄다.천천히 돌아보자 며칠 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학생들이 서 있었다.채아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왜?”“어제는 그냥 넘어갔잖아.”채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늘은 두 배로 받아야지?”그 말에 채아의 손끝이 떨렸다.“나 집에 가야 해.” “집?”상대가 비웃었다.“오늘은 좀 늦게 들어가도 되잖아.”채아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싫어.” “그럼 여기서 할까?”채아는 주변을 둘러봤다.하교 시간이었지만 복도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채아는 교문 쪽으로 달려가려 했다.그러나 앞을 막아섰다.“잠깐 따라와.” “싫다고 했잖아.”채아는 가방끈을 꽉 잡았다.하지만 결국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했다.한참을 이동한 끝에 도착한 곳은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낡은 건물이었다.오래 사용하지 않은 듯한 건물 주변에는 사람의 모습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채아가 주변을 바라봤다. “여긴…….”안쪽에는 이미 여러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채아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왜 이렇게 많아……?” 누군가 웃었다.“오늘은 혼자 안 놀아주려고.”채아는 뒤로 물러났다. “나 그냥 갈게.”하지만 출입구 쪽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있었다.채아는 순간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어떻게 나가지?’도망갈 길이 없었다.“제발…… 그냥 보내줘.”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차가운 웃음뿐이었다.그 뒤로 거친 상황이 이어졌다.채아는 본능적으로 팔을 들어 몸을 보호했다.팔로 물러나면서 계속 버티려고 했다.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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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화 무너지는 순간

토요일 아침. 평소보다 조용한 아지트 안에 햇빛이 천천히 들어오고 있었다. 주말이라 모두가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지만, 채아의 방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거실에 있던 류현은 시계를 바라봤다. “……아직도 안 일어났네.” 소파에 앉아 있던 이준이 고개를 들었다. “어제 많이 늦게 들어왔잖아.” “그러니까.” 아린은 소파에 기대어 하품했다. “오늘은 그냥 푹 자게 두자. 어제 많이 피곤했을 거야.” 태혁은 말없이 창밖을 바라봤다. 잠시 후. 채아가 천천히 눈을 떴다. “…….” 몸이 무거웠다. 눈을 뜨자마자 어제 일이 떠올랐다. 낡은 건물. 혼자 남겨졌던 시간. 그리고 아지트로 돌아오던 길. 채아는 눈을 감았다. ‘생각하지 말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몸에 힘을 주자 아직도 심각한 통증이 남아 있었다. “윽...” 그래도 채아는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리에서 일어났다. “괜찮아.” “괜찮을거야...” 거울을 바라보며 작게 말했다. 그리고 절뚝 거리며 방문을 열었다. 거실로 나오자 류현이 바로 채아를 발견했다. “일어났어?” “응.” “잘 잤어?” “응.” 채아는 평소처럼 대답했다. 하지만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이준이 채아를 바라봤다. “얼굴이 안 좋아 보이는데.” “괜찮아.” 또 그 말이었다. 아린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아무것도 하지 마. 알겠지?” “응.” 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주방으로 가려고 몸을 돌렸다. 한 걸음. 두 걸음. 그 순간이었다. 시야가 갑자기 흐려지고 있었다.. “……어?” 채아는 눈을 깜빡였다. 주변이 흐릿해졌다. 바닥이 갑자기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잠깐…….” 손을 뻗어 벽을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손끝이 벽에 닿기도 전에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채아!” 류현이 벌떡 일어났다. 채아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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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화 숨겨진 흔적

일요일 아침.아지트 안에는 조용한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채아는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어제 갑자기 어지러워 쓰러졌던 일이 떠올랐다. “…….”채아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머리는 어제보다 괜찮았다.하지만 손을 움직이자 어제 들켰던 상처가 다시 신경 쓰였다.‘이제 숨길 수 없겠네.’채아는 손을 내려다봤다.어제 이준에게 손을 보여준 뒤부터 팀원들의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그렇다고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할 생각은 없었다.아직은. 채아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었다.문을 열고 나오자 주방에서 이준이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일어났어?” “응.”이준이 채아를 바라봤다. “오늘은 좀 괜찮아?”“응. 어제보다는 괜찮아.” “어지러운 건?”“없어.” 채아가 대답했다.이번에는 정말 괜찮은 것 같았다.아린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채아!” “응?” “오늘은 뭐 할 거야?”“글쎄.” “그럼 우리 영화 볼래?”채아가 작게 웃었다.“좋아.” “역시! 주말엔 영화지!”아린이 활기차게 웃었다.채아도 따라 웃었다.잠시 뒤 태혁이 훈련실에서 나왔다.“오늘 훈련은?” “없어.”태혁이 말했다. “어제 쓰러졌으니까 쉬어.”“나 이제 괜찮은데.” “그래도 쉬어.”단호한 말투였다. 채아는 조금 웃었다.“알겠어.” 그때 류현이 거실로 들어왔다.그는 채아를 바라보다가 손을 확인했다.“손은?” “괜찮아.” “아직 아파?”“조금.” 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무리하지 마.” “응.”짧은 대화였지만 채아는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해졌다.자신의 상태를 계속 신경 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조금 낯설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다섯 사람은 거실에 모였다.아린이 고른 영화를 틀었다.“이거 진짜 재미있어.”“지난번에도 그렇게 말했잖아.”이준이 웃었다. “이번에는 진짜야!”태혁은 소파에 기대어 화면을 바라봤다.류현은 조용히 영화를 보고 있었다.채아도 그 옆에 앉아 화면을 바라봤다.처음에는 아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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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화 넘지 말아야 할 선

월요일 아침.알람이 울리기 전부터 채아는 눈을 뜨고 있었다.천장을 바라보며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침대에서 내려와 발을 바닥에 내딛는 순간, 다리에 묵직한 통증이 올라왔다. “…….”채아는 잠시 눈을 감았다.아직 다친 곳이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었다.조심스럽게 몇 걸음 걸었다.절뚝. 절뚝.평소처럼 걷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었다.손도 마찬가지였다.상처가 남아 있어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따끔거렸다.등도 움직일 때마다 불편했다.하지만 채아는 아무렇지 않은 척 교복을 입었다.“괜찮아.”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오늘도 그냥 지나가면 돼.”방에서 나오자 거실에 있던 이준이 채아를 바라봤다.“일어났어?” “응.”아린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좋은 아침!” “응.”태혁은 채아의 다리를 바라봤다.“아직 불편하지?” “조금.”“학교 쉬는 게 낫지 않아?”“괜찮아. 갈 수 있어.”류현은 말없이 채아를 바라봤다.채아가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향하자 류현이 말했다.“무리하지 마.” “응.”“이상하면 바로 연락하고.”채아가 뒤를 돌아보며 웃었다. “알겠어.”그렇게 채아는 학교로 향했다.학교에 도착했을 때부터 마음이 무거웠다.교실에 들어간 채아는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원래 학교에서 채아에게는 친구가 없었다.쉬는 시간에도 혼자였고, 점심시간에도 혼자였다.그래서 무슨 일이 생겨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었다.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었다.채아가 공책을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채아의 손이 멈췄다.천천히 뒤를 돌아봤다.일진들이 서 있었다.오늘은 평소보다 많았다.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 다섯 명.그리고 여섯 명.총 여섯 명이었다.채아는 순간 얼굴이 굳었다. “……왜?”가운데 있던 학생이 비웃듯 말했다.“왜긴 왜야. 나오라고.”“나 수업 준비해야 해.”“그딴 게 지금 중요해?”옆에 있던 학생이 채아의 공책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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