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얼마나 지났을까.방에서 재훈이 돌아오길 기다리던 은별은 더는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갔다.민박집 마당을 지나 입구까지 나가보았지만, 깜깜한 밤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터벅, 터벅, 터벅.어둠을 가로지르며 힘없는 발자국 소리가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재훈이었다.“재훈아.”“어. 추운데 왜 나와 있어?”은별을 발견한 재훈은 서둘러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비벼 껐다. 그리고 보폭을 빨리해 순식간에 그녀 앞에서 섰다.“어디, 갔다 와?”“요 앞 슈퍼에. 당신 좋아하는 거 잔뜩 사 왔어.”재훈이 씨익 웃으며 손에 든 비닐봉지를 은별의 눈앞에 들어 보였다.그의 웃는 모습이 왜 쓸쓸해 보이는지 모르겠다.은별이 재훈을 향해 일부러 밝게 웃어주며 팔을 벌려 그를 꼭 끌어안았다.“왜 이리 늦었어. 보고 싶었단 말이야.”“고은별이 이런 투정도 하네? 더 늦게 올걸.”재훈은 봉지를 든 채로 그녀를 감싸 안았다.슈퍼에서 생수 한 통을 다 비워도 갈증이 채워지지 않았는데, 그의 삶에 오아시스는 고은별이 분명했다.은별을 안으니 갈증이 싹 사라져갔다.“뭐 사 왔어?”“당신 좋아하는 고추참치 캔이랑, 컵라면이랑, 초콜릿이랑, 화룡점정 소주.”소주라는 말에 은별이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그녀의 눈이 반가움에 반짝거렸다.“뭐야. 내가 보고 싶었던 게 아니라, 이놈의 소주가 보고 싶었던 거야?”“설마 너보다 소주가 더 좋을까.”“진짜?”“음… 사실, 둘 다 좋아.”은별이 재훈을 더 꼭 끌어안고는 싱글거리며 웃었다.일순 재훈의 표정이 섭섭하게 변하더니, 뾰로통한 시선으로 은별을 바라본다.“은별아.”“응?”“천하의 정재훈이 소주한테 질투해야 해?”“푸훗. 어쩔 수 없어. 소주는 나한테 에스프레소 다음으로 소울메이트니까.”“은별아.”“응.”“술 끊어.”“뭐?”“소울메이트고 뭐고, 당신 건강에 안 좋아. 이제 건강한 것만 먹고 살아. 그래야 오래오래 살지.”“너, 그 말 되게
Huling Na-update : 2026-09-12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