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사랑이 뜻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나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간절하다가, 점점 퇴색될 수도, 심지어 어떤 장애물 앞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그런데도 우리는 사랑을 지킬 수 있을 거라, 자만한다. 어리석게도.***2년 후.미치도록 사랑하는 나의 여자, 은별에게.은별아, 오늘 이 편지가 군대에서 당신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거야.당신을 만날 생각에 내 심장은 며칠 전부터 총에 맞은 것처럼 정상이 아니었지. 오랜만에 터질듯한 심장을 부여잡고 잠을 설쳤어.기억나? 당신이 내 손을 당신 심장에 놓고 고백했던 순간 말이야.‘이 심장이 멈추는 순간까지, 난 널 사랑할 거야.’팡팡! 마치 수류탄이 공중에서 터지는 것처럼 난 숨을 쉴 수가 없었지.나의 사랑, 고은별.이 편지가 당신에게 도착할 때에, 난 당신을 품에 안고 침대 위에서 황홀한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당신의 보드라운 살결을 쓸어내리며, 당신의 귓가에 입술을 묻고 이 편지를 직접 읽어 줄 거야.그러니 고은별.도망갈 생각일랑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내가 당신 지구 끝까지 쫓아갈 거거든.***명백한 불행이었다.1년 전,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프랑스 파리 시내 곳곳에서 무분별한 총격과 폭탄 테러 사건이 일어난 것은.수십 명의 사망자와 백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끔찍한 사고는 뉴스를 타고 세계 곳곳에 전해졌으며, 군대에 있는 재훈이 그 소식을 접한 것은 다음날이었다.통화가 가능한 시간에 은별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신호만 갈 뿐 연결이 되지 않았다.제기랄!자신의 위치가 나라 지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군인이라는 사실에 절망하며 며칠을 보냈다.사촌 형에게 부탁해 대사관을 통해 사상자와 부상자 명단에 고은별이 있는지 알아보았으나, 사고 명단에 은별은 존재하지 않았다.탈영할까….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니었다. 하나 은별이 있는 곳은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머나먼 타국이다.비행기 표를 끊는 순간, 군 당국에
Last Updated : 2026-09-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