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을 숨길 땐.”카슈미르의 손이 내 어깨에 올라왔다.“숲에 숨겨라.”의미심장한 목소리를 내며, 아무렇지 않게 내 어깨를 주물렀다.“많이 뭉쳤어.”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살짝 째려봤다.“예법을 지켜주세요. 폐하.”카슈미르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나는 네 정부라서 그런 예법을 안 지켜도 되는 게 법이라.”“그럼, 폭군 하실래요?”나는 해맑게 묻자, 그가 시원하게 웃었다.“응. 그게 제일 좋겠다. 폭군. 나쁘지 않네.”나는 그의 옷깃을 끌어당겨 오직 그에게만 들리도록 속삭였다.“나에게는 침대에서만 그렇게 해주세요. 응?”“하는 거 봐서.”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입술이 내려오려 하자, 나는 그를 살짝 밀어냈다.뾰족한 눈매로 노려보자, 카슈미르가 뻔뻔하게 웃었다.“폭군이잖아. 그러니 언제든 달려들 수 있지.”“카. 슈. 미.르. 폐하.”“알아.”때마침, 뒤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흠흠.”“폐하.”카슈미르는 마지못해 내게서 얼굴을 떼고 정면을 바라봤다.“태후마마가….돌아가시기 직전이라네.”그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뭐, 나이 든 노친네니…. 당연한 거지.”“폐하.”내가 낮게 불렀다.“알았다.”카슈미르가 한숨을 내쉬었다.“하여튼 몸이 안 좋아지신 걸 겨우 살려 놨더니 성녀가 다시 죽일 뻔했고.”“아니에요.”비비안이 억울하다며 외쳤다.“저 여자가, 황궁의와 짜고서는 태후마마를 해친 거라고요.”카슈미르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앞으로, 성녀님은 예법을 정확히 숙지할 때까지 황궁의 출입을 금하지.”“네? 하지만!! 저 여자는!”“그리고 호칭도.”그가 비비안을 차갑게 내려다봤다.“공식적인 호칭은 마티아스 백작부인 일 텐데. 적어도 네가 함부로 부를 사람은 아니지.”카슈미르가 란티아스를 향해 비웃듯 말했다.“제대로 교육하나 시키지 못하는 신전이라. 참 우습습니다.”“하하하.”란티아스는 입꼬리를 올린 채 태연하게 받아쳤다.“그전에 계신 성녀님께서는 이런 교육까지 따로 할 필요가 없었
Last Updated : 2026-10-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