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톱스타 전남친에게 숨겨둔 아이를 들켰다: Kabanata 151 - Kabanata 160

165 Kabanata

151화

아침 여섯 시 반.도윤은 눈을 뜨자마자 욕실로 향했다.문손잡이를 잡는 순간 안에서 물소리가 들렸다.“누구지.”잠시 뒤 문이 열리고 서미란이 나왔다.도윤이 그대로 굳었다.“어머니.”“왜.”“아직 계셨어요?”“어제 비 오는데 밤에 어떻게 가.”“기사 있었잖아요.”“유나가 자고 가라는데 가?”도윤은 할 말을 잃었다.서미란은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지나갔다.“욕실 써.”도윤이 들어가려는 순간 반대편에서 서연의 어머니가 나왔다.“사위.”“네.”“나 먼저 씻어도 돼?”도윤의 손이 또 멈췄다.“저 출근해야 하는데요.”“몇 시?”“여덟 시 반까지 나가야 합니다.”“지금 여섯 시 반이잖아.”“준비할 게 있어서요.”서연의 어머니가 시계를 봤다.“나는 십 분이면 돼.”도윤은 한숨을 삼켰다.“먼저 쓰세요.”“고마워.”욕실 문이 닫혔다.도윤은 거실 한가운데 서 있었다.서연이 방에서 나오다가 그를 보고 물었다.“왜 그렇게 서 있어?”“씻을 데가 없어.”“욕실 있잖아.”“사용 중.”“기다려.”“어머니가 십 분이라고 했는데.”서연이 피식 웃었다.“우리 엄마 십 분이면 진짜 십 분이야.”“그게 문제가 아니야.”“뭔데.”도윤은 집 안을 둘러봤다.“사람이 갑자기 많아졌어.”서연이 웃었다.“이제 알았어?”“원래 아침에 이렇게 줄 서?”“평범한 집은 욕실 하나인 데 많아.”도윤의 얼굴이 미묘해졌다.“이게 평범한 거야?”“응.”그때 욕실 문이 열렸다.정확히 십 분이었다.도윤이 감탄했다.“진짜 십 분이네.”서연의 어머니가 수건을 머리에 두른 채 물었다.“뭐가.”“아닙니다.”도윤이 욕실로 들어가려는데 유나가 뛰어왔다.“아빠!”“응.”“나 쉬 마려워.”도윤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서연이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양보해.”“나 출근해야 한다니까.”“유나가 더 급하잖아.”유나는 이미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도윤은 문을 열어줬다.“들어가.”“고마워!”문이 닫히자 도윤은 소파에 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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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화

토요일 오전.서연의 어머니가 거실을 치우다가 물었다.“오늘 점심에 사람 하나 와도 되지?”도윤이 고개를 들었다.“누구요?”“내 친구. 근처 산다길래 밥이나 먹자고 했어.”도윤은 별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문제는 서미란이 그 말을 들으면서 시작됐다.“손님이 오신다고요?”“네. 오래된 친구예요.”서미란은 집 안을 한번 둘러봤다.“몇 시에 오세요?”“열두 시쯤.”“지금 열 시인데요?”“그러니까 밥 하면 되죠.”“상은 어떻게 차리실 건데요?”서연의 어머니가 웃었다.“밥상에 반찬 놓고 차리지 어떻게 차려요.”“차도 준비하셔야죠.”“커피 있잖아요.”서미란은 믿기지 않는 얼굴이었다.도윤은 불길해졌다.“어머니. 그냥 두세요.”“손님이 오는데 어떻게 그냥 둬.”“엄마 친구예요.”서연이 소파에서 말했다.“사업 관계자 아니고.”“그래도 집에 오는 손님이잖아.”서미란은 휴대폰을 꺼냈다.“과일이랑 디저트라도 보내달라고 할게.”서연의 어머니가 바로 손을 들었다.“아니요.”“왜요?”“친구 한 명 밥 먹으러 오는데 무슨 디저트까지.”“식사 후에 차는 드셔야죠.”“믹스커피 마시면 돼요.”서미란이 멈췄다.“믹스커피요?”“왜요.”“마셔본 지 오래됐어요.”“그럼 오늘 드시면 되겠네.”도윤은 고개를 숙였다.서연이 옆에서 속삭였다.“웃지 마.”“안 웃었어.”열두 시가 되자 초인종이 울렸다.서연의 어머니 친구는 작은 귤 봉지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그냥 오라니까 뭘 또 사왔어.”“빈손으로 어떻게 와.”친구는 거실에 들어오자 도윤과 서연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세상에. 내가 여기 와도 되는 거야?”“왜 안 돼. 사람 사는 집인데.”“그래도 사위가…”도윤이 고개를 숙였다.“편하게 계세요.”“아이고, TV에서 보던 사람을 여기서 보네. 실물이 더 잘생겼네.”서연이 웃음을 터뜨렸고 도윤은 귀가 조금 붉어졌다.친구가 서미란을 발견했다.“이분은…”“사돈.”“아이고, 반갑습니다.”서미란도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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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화

토요일 오전 열한 시.도윤은 현관 앞에서 괜히 넥타이를 만졌다.서연이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주말에 왜 넥타이까지 해.”“어머니 친구 온다며.”“당신 손님 아니잖아.”“그래도.”지난주에는 서연 어머니의 오랜 친구가 다녀갔다.이번에는 서미란 차례였다.누가 오는지 도윤도 알고 있었다.재단 이사장 최명희.초인종이 울렸다.서미란이 먼저 현관으로 향했다.“왔나 봐.”문이 열리자 단정한 정장을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손에는 작은 꽃바구니가 들려 있었다.“미란아.”“왔어?”두 사람은 짧게 인사했다.최명희의 시선이 거실을 훑었다.소파 앞에는 유나의 블록이 쌓여 있었고, 식탁에는 다듬던 파가 놓여 있었다.“여기가 서연 씨 집이구나.”서미란이 대답했다.“응.”서연의 어머니도 주방에서 나왔다.“어서 오세요.”최명희가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갑자기 폐 끼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아니에요. 밥 먹고 가세요.”“식사까지요?”“사람 왔는데 밥은 먹여 보내야죠.”최명희가 식탁을 보고 물었다.“준비하시는 분은 아직 안 오셨나 봐요?”순간 거실이 조용해졌다.서연이 눈을 감았다.도윤도 바로 상황을 알아챘다.서연의 어머니가 웃으며 되물었다.“누가요?”“아, 식사 준비해주시는 분이요.”최명희는 악의 없는 얼굴이었다.서미란의 표정이 굳었다.“명희야.”그제야 최명희가 눈치를 챘다.“혹시 제가 실례를…”서연의 어머니가 먼저 웃었다.“괜찮아요. 제가 해요.”“직접요?”“네.”최명희는 잠시 말이 없었다.도윤은 속으로 빌었다.제발 거기서 끝내라.“매일 직접 하세요?”도윤이 눈을 감았다.서연의 어머니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해 먹고요.”“대단하시네요. 저는 주방에 들어가본 지가 오래돼서.”그때 서미란이 끼어들었다.“나 요즘은 들어가.”최명희가 놀라 그녀를 봤다.“네가?”“갈비찜도 했어.”도윤은 고개를 돌렸다.서연이 입술을 깨물며 웃음을 참았다.최명희는 더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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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화

토요일 아침.서연의 어머니가 유나에게 외투를 입혀주고 있었다.“유나야, 도서관 갔다가 시장도 들르자.”“응!”유나는 신이 나 가방까지 멨다.거실에서 신문을 보던 서미란이 고개를 들었다.“어디 가세요?”“동네 도서관요.”“차 준비해드릴까요?”서연의 어머니가 현관에서 신발을 신으며 말했다.“버스 타고 가면 돼요.”서미란의 손이 멈췄다.“유나 데리고요?”“네.”“버스를요?”도윤은 조용히 컵을 내려놨다.서연의 어머니가 웃었다.“버스에 애 못 타요?”“그런 뜻이 아니라, 사람도 많고 불편하잖아요.”“두 정거장이에요.”“기사 부르면 문 앞에서 내려줄 텐데.”“두 정거장 가는데 기사를 왜 불러요.”“유나 피곤하게 굳이 걸어서 정류장까지 갈 필요가 없잖아요.”“그것도 다 생활이에요.”“생활이 왜 꼭 불편해야 해요?”공기가 금세 묘해졌다.도윤은 서연을 봤다.그때 유나가 물었다.“할머니도 같이 갈래?”“나도?”서미란이 되묻자 유나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버스 타자.”서미란은 잠시 아무 말도 못 했다.서연의 어머니가 팔짱을 꼈다.“싫으면 차 타고 따로 오세요.”그 말에 서미란의 눈썹이 올라갔다.“아니요.”“그럼요?”“저도 버스 타겠습니다.”도윤이 결국 기침을 했다.서미란이 바로 쳐다봤다.“왜.”“아무것도 아닙니다.”세 사람은 집을 나섰다.도윤과 서연은 창가에 서서 그 모습을 내려다봤다.서연이 말했다.“당신 어머니 버스 타본 적 있어?”“있겠지.”“언제?”십 분 뒤.서미란에게 전화가 왔다.도윤이 받자마자 물었다.“무슨 일 생겼어요?”-교통카드가 없는데.도윤은 눈을 감았다.“현금은요?”-얼마 내야 하는데?옆에서 서연이 웃음을 터뜨렸다.“그냥 장모님한테 물어보세요.”-내가 왜 몰라서 묻는 사람처럼—전화기 너머로 서연의 어머니 목소리가 들렸다.-사돈, 그냥 제가 찍어드릴게요.-됐어요. 저도 할 수 있어요.잠시 뒤 전화가 끊겼다.도윤은 휴대폰을 내려놨다.“괜찮을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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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화

월요일 아침.서연의 어머니가 허리를 짚으며 식탁에 앉았다.도윤이 바로 고개를 들었다.“어머니, 어디 아프세요?”“아픈 건 아니고 좀 뻐근해.”“병원 가보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이 나이에 허리 한번 안 뻐근한 사람이 어디 있어.”서연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많이 아파?”“아니라니까.”그런데 옆에 있던 서미란은 이미 휴대폰을 꺼내고 있었다.“오늘 오전에 검진 받으세요.”서연의 어머니가 눈을 깜빡였다.“갑자기 무슨 검진이요?”“허리도 보시고, 온 김에 기본 검사까지 하면 되죠.”“병원은 동네 정형외과 가면 돼요.”“거기 말고 아는 병원이 있어요.”도윤의 표정이 굳었다.익숙한 흐름이었다.“어머니.”“왜.”“일단 장모님 말씀부터 들어보세요.”서미란은 못마땅한 얼굴이었다.“아프다는데 왜 기다려.”서연의 어머니도 바로 받았다.“나는 기다리라고 한 적 없어요. 그냥 동네 가면 된다고 했지.”“더 잘 보는 곳이 있는데 굳이 왜요?”“가깝고 편하니까.”“검사 장비도 다를 텐데.”“허리 뻐근한 데 무슨 거창한 장비가 필요해요.”둘의 목소리가 조금씩 빨라졌다.유나는 우유를 마시다가 물었다.“외할머니 많이 아파?”“안 아파.”“그럼 왜 병원 가?”서연의 어머니가 웃었다.“할머니가 늙어서 그래.”서미란이 바로 말했다.“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왜요?”“아픈 걸 나이 탓으로 넘기면 안 되죠.”서연의 어머니가 잠깐 멈췄다.이번에는 쉽게 받아치지 않았다.도윤도 서미란을 봤다.“사돈.”서미란이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큰일이라는 게 아니라, 확인은 해보자는 거예요.”“확인만?”“네.”“사람들 잔뜩 붙이고 특별실 잡는 거 아니고?”서미란의 입이 다물어졌다.서연이 피식 웃었다.“하려고 했죠?”“기다리는 건 힘드실 테니까.”서연의 어머니가 바로 손을 저었다.“그럼 안 가요.”“왜요?”“나는 그런 거 싫어요.”“편하게 받으시라는 건데.”“다른 사람 기다리는데 나만 먼저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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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화

아침부터 현관 앞에 상자가 세 개 쌓였다.도윤은 출근하려다 멈췄다.“이게 뭐예요?”서미란이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유나 겨울옷.”“겨울옷 있어요.”주방에서 나오던 서연의 어머니가 바로 말했다.“작년에 입던 거 아직 맞아요.”서미란이 상자를 열었다.코트와 패딩, 원피스가 가지런히 들어 있었다.서연의 어머니가 옷 하나를 집어 가격표를 확인하더니 손을 멈췄다.“애 옷이 왜 이렇게 비싸요?”서미란의 표정도 미묘해졌다.“좋은 옷이니까요.”“애들은 한철 입으면 작아지는데.”“그래도 따뜻하고 좋은 걸 입히면 좋죠.”“놀이터에서 흙 묻히면 아까워서 어떻게 입혀.”“옷은 입으라고 있는 거예요.”“그렇게 비싼 걸 막 입혀요?”“비싸다고 모셔둘 건 아니잖아요.”도윤은 넥타이를 만지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그 순간 유나가 방에서 나왔다.“우와!”상자를 발견하고 달려왔다.분홍색 코트를 꺼내 몸에 대봤다.“예뻐!”서미란의 얼굴이 바로 밝아졌다.“입어봐.”유나는 코트를 입었다.도윤도 잠깐 놀랄 만큼 잘 어울렸다.“예쁘네.”서연의 어머니도 인정했다.“예쁘긴 예쁘네.”서미란이 만족스럽게 웃었다.“그렇죠?”그런데 유나가 팔을 몇 번 움직이더니 얼굴을 찌푸렸다.“불편해.”“왜?”“팔이 안 올라가.”서미란이 단추를 다시 정리해줬다.“코트는 원래 조금 그래.”“이거 입고 놀이터 못 가.”서연의 어머니가 웃었다.“거봐요.”서미란이 난처한 얼굴이 됐다.“놀이터 갈 때는 다른 거 입으면 되지.”유나가 고개를 갸웃했다.“그럼 이건 언제 입어?”“좋은 데 갈 때.”“좋은 데가 어디야?”“할머니랑 어디 갈 때.”유나는 별로 흥미가 없는 얼굴이었다.코트를 벗자마자 의자 위에 놓인 낡은 점퍼를 집었다.“난 이게 좋아.”서미란의 시선이 점퍼로 향했다.소매 끝이 조금 해졌고 지퍼 장식도 한쪽이 벗겨져 있었다.“그건 이제 바꿔야 하지 않니?”“왜?”“오래됐잖아.”“편한데.”서연의 어머니가 웃었다.“저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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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화

토요일 오전.서연의 어머니는 주방 바닥에 큰 대야를 내려놨다.배추, 무, 쪽파, 고춧가루까지 줄줄이 나오자 도윤이 거실에서 고개를 들었다.“오늘 뭐 하세요?”“김치 좀 담그려고.”도윤은 대야 크기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좀?”“이 정도면 조금이지.”그때 현관문이 열렸다.서미란이 들어오다가 주방을 보고 그대로 멈췄다.“이게 다 뭐예요?”“김치요.”“직접 담그시게요?”서연의 어머니가 웃었다.“그럼 김치를 어떻게 먹어요.”“사면 되잖아요.”도윤은 바로 눈을 감았다.서연도 입술을 깨물었다.서연의 어머니가 손을 멈췄다.“사지 않고 담가 먹을 수도 있죠.”“물론 그렇지만, 이렇게 힘들게 할 필요가 있나 해서요.”“김치 담그는 게 왜 힘들어요.”“손도 많이 가고 시간도 오래 걸리잖아요.”“그래서 맛있는 거죠.”서미란은 대야를 한참 바라봤다.“좋은 데서 주문하면 일정한 맛으로 오는데.”“집마다 김치 맛이 다른 게 좋은 거예요.”“매번 맛이 달라도 괜찮아요?”“그게 집 김치지.”둘의 대화는 시작부터 평행선이었다.유나가 주방으로 달려왔다.“외할머니 뭐 해?”“김치.”“나도 할래.”서연의 어머니가 작은 앞치마를 꺼냈다.“손 씻고 와.”서미란이 바로 말했다.“유나는 매울 텐데.”“장갑 끼면 돼요.”“옷에 묻으면?”“빨면 되죠.”서미란의 입이 다물어졌다.요즘 자주 듣는 대답이었다.유나는 고무장갑까지 끼고 돌아왔다.“할머니도 해.”서미란이 자기 가슴을 가리켰다.“나도?”“응.”“할머니는…”거절하려던 말이 멈췄다.유나는 이미 장갑 한 켤레를 들고 있었다.“이거.”서미란은 결국 받아 들었다.“어떻게 하는데요?”서연의 어머니가 기다렸다는 듯 배추를 하나 내밀었다.“양념 여기 넣고.”“얼마나요?”“적당히.”서미란의 표정이 굳었다.“또 적당히예요?”“김치에 계량컵 들이댈 거예요?”“그래도 기준은 있어야죠.”“배추마다 크기가 다른데 무슨 기준.”서미란은 한숨을 쉬었다.“진짜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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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화

토요일 아침.도윤은 거실에서 노트북을 보다가 주방 쪽을 흘끗 봤다.이상했다. 너무 조용했다.평소라면 벌써 한 번쯤 말이 붙었어야 했다.도윤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두 분 뭐 하세요?”식탁에 마주 앉은 두 어머니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서연의 어머니 앞에는 장보기 영수증이 놓여 있었고, 서미란 앞에는 작은 수첩이 펼쳐져 있었다.“회의.”“무슨 회의요?”서미란이 수첩을 넘겼다.“집안일.”“그걸 두 분이 왜 회의해요?”“같이 있으니까 정해야지.”도윤은 불안한 얼굴로 서연을 봤다.소파에서 대본을 읽던 서연은 이미 웃고 있었다.“이거 알아?”“응.”“왜 나만 몰라.”“당신은 회사 회의하잖아.”“여기도 내 집인데.”서미란이 바로 말했다.“그래서 너도 앉아.”도윤은 괜히 물었다는 얼굴이 됐지만 결국 식탁에 앉았다.서미란이 읽었다.“첫 번째. 장보기.”서연의 어머니가 말했다.“나는 일주일에 두 번 시장.”“저는 필요한 건 배송.”“그건 안 돼요. 또 냉장고 터져요.”“먹을 만큼만 시키면 되죠.”“사돈이 먹을 만큼을 모르잖아요.”서미란의 입이 다물어졌다.도윤은 웃음을 참았다.“그럼 시장 한 번, 배송 한 번.”서연의 어머니가 잠깐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도윤이 놀랐다.“벌써 합의됐어요?”두 사람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두 번째. 청소.”“거실이랑 욕실은 청소하는 분 부르고.”“주방은 내가 해요.”“네.”“유나 방은 유나도 같이.”“좋아요.”도윤은 점점 이상해졌다.“왜 이렇게 잘 맞아요?”서연의 어머니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맨날 싸우면 좋겠어?”“그건 아닌데.”“그럼 조용히 있어.”도윤은 정말 조용히 했다.세 번째는 식사였다.서미란이 말했다.“아침은 꼭 먹이는 걸로.”“유나는 그렇죠.”“도윤이도.”도윤이 바로 고개를 들었다.“저요?”“넌 아침 거르잖아.”서연의 어머니까지 거들었다.“그건 안 좋지.”“저는 배 안 고프면 안 먹어도 됩니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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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화

“도우미 아주머니예요?”거실 공기가 한순간 멎었다.앞치마를 두른 서연의 어머니는 과일 접시를 들고 있었고, 현관에는 서미란의 지인인 최명희가 서 있었다.서미란의 표정이 먼저 굳었다.“아니.”짧은 한마디였다.최명희가 당황해 웃었다.“아, 내가 실수했나 봐. 집안일을 하고 계셔서.”서미란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우리 사돈이야.”도윤은 소파에서 일어나려다 그대로 멈췄다.서연도 대본을 내려놓았다.서연의 어머니는 잠시 최명희를 보다가 아무렇지 않게 과일 접시를 식탁에 놓았다.“앉으세요. 차 드릴게요.”“죄송해요. 제가 정말 몰라서.”“모를 수도 있죠.”대답은 담담했지만 도윤은 장모의 입가가 조금 굳은 걸 봤다.최명희는 자리에 앉고도 계속 주변을 둘러봤다.“미란이가 요즘 여기 자주 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정말 소박하게 사시네요.”도윤의 눈썹이 움직였다.서연의 어머니는 차를 따르며 물었다.“소박하다는 게 어떤 뜻이에요?”“아니, 좋은 뜻이에요. 요즘은 이렇게 사람 냄새 나는 집도 드물잖아요.”말은 부드러웠지만 어딘가 거슬렸다.서미란이 컵을 내려놓았다.“명희야.”“응?”“말 이상하게 하지 마.”최명희의 표정이 굳었다.“내가 뭘.”“지금 계속 평가하고 있잖아.”“평가라니. 그냥 다른 생활이 신기해서—”“다르다고 위아래가 생기는 건 아니야.”도윤은 어머니를 바라봤다.서미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그런데 더 이상 물러설 생각이 없는 얼굴이었다.최명희가 헛웃음을 냈다.“미란아, 네가 언제부터 그런 걸 신경 썼다고 그래.”그 말에 서미란이 잠깐 멈췄다.도윤도 숨을 죽였다.“맞아.”서미란은 의외로 쉽게 인정했다.“전에는 나도 그랬어.”최명희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돈 많이 쓰고, 좋은 집 살고, 사람 쓰는 게 당연히 더 나은 생활이라고 생각했지.”서연의 어머니도 조용히 그녀를 봤다.“근데 아니더라.”“갑자기 왜.”서미란은 주방을 한번 봤다.싱크대 옆에는 직접 씻어 말려둔 그릇이 있었고, 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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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화

일요일 저녁.식탁에는 다섯 사람 몫의 그릇이 놓여 있었다.서연의 어머니가 찌개를 퍼 담았고, 서미란은 밥그릇을 하나씩 밀어줬다.도윤은 그 모습을 보다가 문득 웃었다.“왜.”서연이 물었다.“그냥.”“뭐가 그냥이야.”도윤은 식탁을 한번 둘러봤다.처음에는 이 집에 자기 칫솔 하나 두는 것도 조심스러웠다.이제는 장모가 살고, 어머니가 거의 매일 드나들고, 유나는 두 할머니 사이에서 반찬을 골라 먹고 있었다.“사람 많아졌네.”서연의 어머니가 바로 말했다.“싫어?”“아닙니다.”서미란도 물었다.“불편하니?”도윤은 고개를 저었다.“이제 익숙해요.”유나가 숟가락을 들고 말했다.“아빠 이제 안 도망가.”도윤의 얼굴이 굳었다.“아빠가 언제 도망갔어.”서연이 웃었다.“시장 갈 때 회사 간다고 했잖아.”“회의 있었어.”“욕실 순서 정할 때도 회사 가고 싶다고 했고.”“그건 말만 한 거야.”서미란이 피식 웃었다.“이사회가 제일 편하다고도 했지.”도윤은 어머니를 봤다.“그걸 아직 기억하세요?”“네가 얼마나 억울한 얼굴이었는데.”서연의 어머니까지 웃었다.“사위가 밖에서는 그렇게 무섭다는데 여기서는 제일 약해.”“제가 약한 게 아니라 두 분이 강하신 겁니다.”“말은 잘해.”식탁에 웃음이 번졌다.식사가 끝나자 유나는 그림책을 들고 거실 바닥에 앉았다.“할머니 둘 다 여기 앉아.”서미란이 소파를 가리켰다.“할머니는 여기 앉으면 안 돼?”“안 돼. 바닥.”“왜?”“가족은 같이 앉아야 돼.”서연의 어머니는 아무렇지 않게 먼저 바닥에 앉았다.서미란도 잠깐 망설이다 그 옆에 앉았다.도윤이 그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이젠 자연스럽네.”서연이 그의 팔을 툭 쳤다.“당신도 앉아.”“나까지?”“가족이라며.”도윤도 결국 바닥에 앉았다.유나는 다섯 사람을 한 줄로 앉혀놓고 만족스럽게 웃었다.“됐다.”“뭐가?”“우리 집.”그 말에 서미란이 잠깐 유나를 봤다.“할머니도?”“응.”“외할머니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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