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유나는 식탁에 앉자마자 색종이를 잔뜩 꺼냈다.풀, 가위, 스티커까지 줄줄이 늘어놓자 도윤이 커피를 마시다 물었다.“뭐 해?”“선물.”“누구 선물?”“지아.”서연이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며 말했다.“내일 지아 생일이래.”도윤은 바로 유나 옆에 앉았다.“뭐 갖고 싶대?”“몰라.”“그럼 물어보면 되잖아.”유나가 고개를 저었다.“비밀로 해야 돼.”도윤은 잠시 생각하더니 휴대폰을 들었다.서연이 바로 쳐다봤다.“왜 또.”“아이들 생일 선물 뭐 하는지 보려고.”“유나가 지금 만들고 있잖아.”“이게 선물이야?”도윤이 테이블 위 색종이를 봤다.유나는 분홍색 종이를 접고 있었다.“카드.”“카드만?”“응.”도윤의 표정이 미묘해졌다.“선물도 있어야 하지 않아?”“있어.”유나는 가방에서 작은 비닐봉지를 꺼냈다.안에는 캐릭터 지우개 두 개와 연필 한 자루가 들어 있었다.도윤은 한동안 그것을 바라봤다.“이게 다야?”서연이 웃었다.“왜.”“너무 적은데.”“유치원 친구 생일이야.”“그러니까.”“그러니까 이 정도면 돼.”도윤은 납득하지 못한 얼굴이었다.“조금 더 좋은 걸 해줘도 되잖아.”유나가 물었다.“좋은 게 뭐야?”도윤이 휴대폰을 보여주려다 멈췄다.어린이용 가방, 장난감, 브랜드 문구 세트가 화면에 떠 있었다.서연은 그걸 보고 바로 말했다.“끄세요.”“보기만 했어.”“당신은 보기만 하다가 결제하잖아.”유나가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봤다.“이거 예쁘다.”도윤의 눈이 바로 밝아졌다.“그치?”“응.”“사줄까?”유나가 고개를 저었다.“내 거 아니잖아.”“지아 주면 되지.”유나는 이상하다는 듯 도윤을 봤다.“지아는 이거 갖고 싶다고 안 했는데?”도윤의 말이 끊겼다.서연이 웃음을 참았다.“들었지?”“응.”“아이가 당신보다 낫다.”도윤은 휴대폰을 뒤집어 내려놓았다.유나는 다시 카드를 만들기 시작했다.종이를 반으로 접고 앞면에 삐뚤빼뚤한 하트를 그렸다.“아빠.”“응.”
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