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서연은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한숨을 쉬었다.“먹을 게 없네.”거실에서 유나와 블록을 쌓던 도윤이 바로 고개를 들었다.“뭐 사야 돼?”“대충.”“대충 뭐.”“우유, 계란, 과일.”서연은 냉장고 안을 한 번 더 살폈다.“두부도 없고. 유나 요구르트도 다 먹었네.”도윤은 휴대폰을 꺼냈다.“적어.”“뭘.”“살 거.”“마트 가서 보면 생각나.”도윤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목록 없이 가?”서연이 웃었다.“마트 가는데 무슨 목록까지.”“빠뜨리면?”“다음에 사지.”도윤은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한 번에 끝내면 되잖아.”“장보기가 무슨 프로젝트야?”유나가 블록을 들고 끼어들었다.“나 과자.”서연이 바로 말했다.“집에 있어.”“초코 과자.”“그것도 있어.”도윤이 휴대폰에 적었다.“초코 과자.”서연이 눈을 좁혔다.“왜 적어.”“유나가 먹고 싶대.”“안 사도 돼.”도윤은 지웠다.유나가 입을 삐죽였다.“아빠는 엄마 말만 들어.”도윤이 진지하게 대답했다.“그래야 오래 살아.”서연이 결국 웃었다.한 시간 뒤 세 사람은 마트에 도착했다.카트를 잡은 도윤이 입구에서 멈췄다.“어디부터 가?”“그냥 가.”“동선 없다고?”“무슨 동선.”도윤은 매장 안내판을 올려다봤다.“채소 먼저 갔다가 유제품, 육류, 생활용품 순서로 가면—”서연이 카트를 빼앗았다.“따라와.”“효율적으로 가자는 건데.”“장보면서 효율 찾지 마.”유나는 이미 과자 코너 방향으로 뛰고 있었다.“유나!”도윤이 바로 따라가 아이를 안아 들었다.“혼자 가면 안 돼.”“과자 보려고.”“같이 가.”서연은 두 사람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채소 코너에서는 더 심했다.서연이 대파 한 단을 카트에 넣자 도윤이 물었다.“이걸로 며칠 먹어?”“몰라.”“몰라?”“쓰는 만큼 쓰지.”“그러다 부족하면?”“또 사.”도윤은 계속 이해가 안 되는 얼굴이었다.계란 앞에서는 가격표를 한참 봤다.서연이 한 판을 집었다.도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29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