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사에서 제안한 화보 촬영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단순히 함께 사진을 찍는 정도가 아니라 두 사람의 ‘케미’를 최대한 끌어내야 했고, 그래서 콘셉트가 정해지는 순간부터 서연은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했다.문제는 촬영장에 들어서자마자 시작됐다. 첫 번째 포즈부터 도윤과 어깨를 맞대야 했고, 다음 장면에서는 서로의 얼굴이 가까워질 만큼 거리를 좁혀야 했으나, 정작 두 사람은 카메라를 바라보는 것보다 서로를 피하는 데 더 익숙해져 있었다.“조금만 더 가까이 붙어주세요.”사진작가의 말에 서연은 숨을 삼켰다.도윤도 한 박자 늦게 몸을 움직였고, 두 사람의 팔이 닿으면서 서연의 손끝까지 긴장이 번졌다. 카메라 셔터가 연달아 터졌지만 어느 순간부터 주변의 소리가 희미해졌고, 바로 옆에 있는 도윤의 숨결만 유난히 선명하게 느껴졌다.서연은 시선을 들어 그의 눈을 바라보려다가 결국 옆으로 돌렸다. 도윤 역시 그녀를 보고 있었지만, 눈이 마주치는 순간 무언가를 들킬 것처럼 시선을 거두었다.“두 분, 눈 맞추는 포즈도 한번 가볼게요.”서연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눈을 보고 있어야 해요.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서로에게 시선만 주세요.”카메라 앞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처럼 보여야 했지만,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숨겨야 했다. 그 차이가 우스울 정도로 선명해서 서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고, 도윤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맞췄다.눈이 마주친 순간, 서연은 5년 전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을 막지 못했다. 아무 설명도 없이 자신을 떠나보내던 도윤의 얼굴과, 그날 끝내 하지 못했던 말들이 한꺼번에 스쳤고, 그래서 지금 눈앞에 있는 그를 오래 바라볼수록 마음이 더 아파왔다.그런데 도윤도 쉽게 눈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언가를 묻고 싶은 사람처럼 서연을 바라봤고, 그 눈빛에 서연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채 시선을 내렸다.“좋아요. 지금 느낌 그대로 갑니다.”촬영은 계속됐고, 이번에는 서연의 머리카락이 어깨 앞으로 흘러내렸다. 스타
Zuletzt aktualisiert : 2026-09-08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