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톱스타 전남친에게 숨겨둔 아이를 들켰다: บทที่ 71 - บทที่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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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화

다음 날 아침 여섯 시 반.서연은 휴대폰 진동에 눈을 떴다.화면에는 도윤의 메시지가 떠 있었다.-아래야.잠이 덜 깬 서연은 몇 초 동안 그 두 글자를 바라봤다.-어디 아래?답장을 보내자마자 전화가 걸려왔다.“집 아래.”서연이 몸을 일으켰다.“이 시간에 왜?”“촬영 일곱 시 반까지라며.”“그래서?”“같이 가려고.”“나 매니저 와.”“알아.”서연은 미간을 눌렀다.“아는데 왜 왔어?”“아침 갖다주려고.”또 아침이었다.어제도 샌드위치를 들고 왔던 사람이 오늘은 새벽부터 집 앞에 와 있었다.“도윤아.”“응.”“나 혼자 밥 먹을 줄 알아.”“알아.”대답이 너무 태연해서 서연은 할 말을 잃었다.“그럼 왜 자꾸 이래?”전화기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하고 싶어서.”어제도 들었던 말이었다.서연은 더 따지지 못하고 창문을 열었다.아래쪽 도로에 검은 차 한 대가 서 있었다.운전석 옆에 기대 선 도윤이 휴대폰을 귀에 댄 채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눈이 마주친 것 같아 서연이 급히 커튼을 닫았다.“십 분만 기다려.”“천천히 와.”전화를 끊자 침대에서 뒤척이던 유나가 눈을 떴다.“엄마 누구야?”“아저씨.”그 말이 떨어지자 유나가 벌떡 일어났다.“아저씨 왔어?”“응.”“왜?”서연은 잠시 생각하다 아이 머리를 쓰다듬었다.“밥 주러 왔대.”유나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그럼 빨리 가자.”십오 분 뒤 두 사람이 내려가자 도윤은 차 뒷문부터 열었다.“잘 잤어?”유나가 고개를 끄덕이다 그의 손에 들린 봉투를 발견했다.“또 먹을 거야?”“응.”“나 계란?”“너는 계란.”유나가 환하게 웃었다.서연은 그 모습을 보다가 물었다.“내 건?”도윤이 다른 봉투를 내밀었다.“너는 햄 빼고.”서연의 손이 멈췄다.“내가 햄 안 먹는 거 기억해?”“기억하지.”대수롭지 않은 대답이었다.그러나 서연은 봉투를 바로 받아들지 못했다.5년 전에도 그랬다.서연이 샌드위치에서 햄을 빼놓으면 도윤이 말없이 자기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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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화

다음 날 아침 여섯 시 반.서연은 알람보다 먼저 눈을 떴다.휴대폰 화면은 조용했다.괜히 시간을 확인한 뒤 다시 내려놓았다.6시 29분.서연은 자신도 모르게 웃다가 바로 표정을 지웠다.정각이 되자 진동이 울렸다.-아래야.서연은 이번에는 놀라지 않았다.-알았어. 내려갈게.답장을 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유나가 이불 속에서 얼굴을 내밀었다.“아저씨 왔어?”“어떻게 알았어?”“엄마 웃었어.”서연의 손이 멈췄다.“내가 언제.”“방금.”유나는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나도 갈래.”결국 세 사람이 함께 집을 나섰다.도윤은 어제와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다만 오늘은 종이봉투가 두 개였다.유나가 먼저 달려갔다.“오늘은 뭐야?”“주먹밥.”“계란은?”“있어.”유나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서연은 자기 몫의 봉투를 받아 들었다.“오늘도 햄 없어?”“없어.”“이제 물어보지도 않네.”“어차피 안 먹잖아.”도윤은 자연스럽게 유나의 가방을 받아 들었다.서연은 그 모습을 잠깐 바라봤다.아침마다 마주치는 게 겨우 이틀째인데 이상하게 오래된 습관처럼 느껴졌다.차 안에서 유나가 주먹밥을 먹다가 말했다.“아저씨 내일도 와?”도윤은 운전하면서 대답했다.“엄마가 싫다고 안 하면.”유나가 곧장 서연을 바라봤다.“엄마 싫어?”“밥이나 먹어.”“싫어?”“안 싫어.”도윤이 옆에서 작게 웃었다.서연이 바로 쳐다봤다.“왜 웃어?”“아무것도.”“웃었잖아.”“운전 중이야.”말을 피하는 태도까지 예전과 비슷했다.서연은 창밖을 보며 입꼬리를 눌렀다.촬영장에 도착한 뒤에도 도윤은 선을 지켰다.함께 차에서 내리지 않았고, 서연이 먼저 안으로 들어간 뒤 한참 후에 움직였다.촬영이 시작되자 서로에게 필요한 말만 주고받았다.“다음 장면 동선 바뀌었대.”“알았어.”“대사 수정본 받았어?”“응.”그게 전부였다.그러면서도 서연이 추워 보이면 담요가 먼저 도착했고, 점심시간을 놓치면 따뜻한 죽이 대기실에 놓였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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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아침 여섯 시 반.서연은 창문을 열자마자 아래를 내려다봤다.도윤은 차 옆에 기대 서 있었다.한 손에는 커피 두 잔이 들려 있었다.어제 자신이 보낸 문자가 떠올랐다.‘내일은 커피 뜨거운 걸로.’그 말 하나를 기억하고 또 온 것이다.서연은 창문을 닫고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거실로 나오자 유나가 이미 신발을 신고 있었다.“너 왜 이렇게 빨라?”“아저씨 왔잖아.”“봤어?”“엄마가 창문 열었잖아.”서연은 웃음을 참으며 아이의 외투 지퍼를 올려줬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유나가 먼저 뛰어나갔다.“아저씨!”도윤이 몸을 낮춰 아이를 받아줬다.“오늘도 일찍 일어났네.”“아저씨 때문에.”도윤이 서연을 힐끗 봤다.서연은 모른 척 손을 내밀었다.“커피.”“인사는?”“고마워.”도윤이 컵을 건넸다.서연은 한 모금 마시다 멈췄다.딱 자신이 좋아하던 온도였다.뜨겁기는 했지만 바로 마실 수 있을 정도.“왜?”도윤이 물었다.“아니.”“맛없어?”“아니라니까.”서연은 다시 커피를 마셨다.유나는 두 사람 사이를 번갈아 보더니 갑자기 말했다.“엄마 아저씨 좋아해?”서연이 그대로 기침했다.도윤도 순간 굳었다.“유나야.”“왜?”“그런 거 아무한테나 묻는 거 아니야.”“아저씨 아무나 아니잖아.”서연은 할 말을 잃었다.도윤은 입술을 깨물며 웃음을 참았다.“웃지 마.”“안 웃었어.”“지금 웃고 있거든.”유나는 혼자 고개를 갸웃하다 차에 먼저 올라탔다.도윤이 뒷문을 닫으며 말했다.“애가 눈치가 빠르네.”서연이 바로 쏘아봤다.“무슨 눈치?”“아무것도.”도윤은 자연스럽게 운전석에 앉았다.차 안에서는 평소처럼 유나가 가장 많이 떠들었다.오늘 유치원에서 만들기를 한다는 이야기, 친구가 자기 색연필을 빌려갔다는 이야기까지 끊이지 않았다.도윤은 대충 듣는 법이 없었다.“그래서 다시 받았어?”“응.”“다행이네.”“근데 빨강은 부러졌어.”“그럼 새로 사야겠다.”유나가 눈을 반짝였다.서연이 곧바로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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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화

다음 날 아침 여덟 시가 되기 삼 분 전, 서연은 유나의 신발을 신겨주다 휴대폰을 확인했다.아직 연락은 없었다.어제 분명 자신이 말했다.‘여덟 시쯤 와.’그런데 시계가 여덟 시를 가리키자 괜히 현관 쪽으로 시선이 갔다.유나가 물었다.“엄마, 누구 기다려?”“아니.”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휴대폰이 울렸다.-도착했어.서연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를 눌렀다.“가자.”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도윤이 건물 입구에 서 있었다.오늘은 차 안에서 기다리지 않았다.유나가 달려가자 도윤이 익숙하게 아이의 가방부터 받아 들었다.“잘 잤어?”“응. 아저씨는?”“나도.”서연이 가까이 다가오자 도윤이 커피를 건넸다.“뜨거운 거.”“이제 내가 말 안 해도 사 오네.”“싫어?”“누가 싫대?”도윤이 웃었다.서연은 커피를 받아 들고 먼저 차에 탔다.예전이라면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의미를 붙였을 것이다.왜 왔는지, 왜 챙기는지, 자신에게 무슨 마음인지 확인하고 싶었을 테지만 요즘은 묻지 않았다.도윤도 설명하지 않았다.그저 정해진 시간에 왔고, 유나의 가방을 들었고, 서연이 좋아하는 커피를 기억했다.촬영장에 도착하자 도윤은 평소처럼 서연을 먼저 내려줬다.“끝나는 시간 바뀌면 연락해.”“오늘은 일찍 끝날 수도 있어.”“알았어.”서연은 문을 닫으려다 멈췄다.“도윤아.”“응?”“당신 일정은?”도윤이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서연이 먼저 자신의 일정을 묻는 것은 처음이었다.“오후에 회의 하나 있어.”“늦어?”“여섯 시쯤 끝나.”“그럼 굳이 데리러 오지 마.”도윤의 표정이 아주 조금 굳었다.서연이 뒤늦게 덧붙였다.“당신도 일해야지.”그제야 표정이 풀렸다.“끝나고 연락은 해.”“알았어.”촬영이 시작된 뒤 서연은 몇 번이나 휴대폰을 확인했다.특별한 연락은 없었다.오히려 그게 이상했다.며칠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윤의 흔적이 계속 있었는데, 막상 아무 연락도 없으니 빈자리가 눈에 들어왔다.점심시간이 지나서야 메시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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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화

다음 날 아침 여섯 시 이십오 분.도윤은 평소처럼 차에서 내려 건물 입구를 바라봤다.아직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정확히 여섯 시 반이 되면 ‘아래야’라고 보낼 생각이었다.그런데 현관문이 먼저 열렸다.서연이 유나의 손을 잡고 나왔다.도윤이 시간을 확인했다.“왜 이렇게 일찍 나왔어?”“기다리게 하기 싫어서.”짧은 대답이었다.도윤은 잠시 아무 말도 못 했다.유나는 그런 두 사람 사이를 모르고 도윤에게 달려갔다.“아저씨, 오늘은 뭐 사 왔어?”도윤이 들고 있던 봉투를 들어 보였다.“김밥.”“계란 있어?”“당연하지.”유나가 만족스럽게 웃었다.서연은 도윤 손에 들린 커피를 보다가 자기 가방에서 작은 보온병 하나를 꺼냈다.“이거.”도윤이 받지 않고 바라봤다.“뭔데?”“커피.”“내 거?”“싫으면 말고.”도윤이 바로 받아 들었다.“누가 싫대.”뚜껑을 열자 익숙한 향이 올라왔다.도윤이 한 모금 마시고 서연을 봤다.“이거 네가 탔어?”“응.”“언제?”“아까.”“왜?”서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커피 한 잔 주는데 이유까지 말해야 해?”도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아니.”서연이 먼저 차 문을 열었다.“빨리 타. 유나 늦겠다.”도윤은 보온병을 든 채 한동안 서 있었다.그동안 자신이 아침을 들고 기다리는 건 익숙해졌지만, 서연이 먼저 무언가를 준비해 나온 건 처음이었다.작은 커피 한 잔뿐인데 이상하게 손이 뜨거웠다.유나를 유치원에 내려준 뒤 촬영장으로 가는 길에도 도윤은 보온병을 컵홀더에 넣지 않았다.서연이 물었다.“그거 왜 계속 들고 있어?”“마시고 있잖아.”“다 마셨잖아.”도윤이 안을 들여다봤다.정말 비어 있었다.“그러네.”서연이 결국 웃었다.“이상한 사람이야.”“네가 줬잖아.”그 말에 서연의 웃음이 조금 멈췄다.도윤은 괜히 앞만 봤다.촬영장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평소처럼 따로 움직였다.도윤은 먼저 다가가지 않았다.쉬는 시간에도 멀리 떨어져 대본만 봤고, 서연 쪽에 필요한 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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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화

다음 날 아침, 서연은 주방에 서서 한동안 빈 보온병 자리를 바라봤다.어젯밤 자신이 보낸 문장이 떠올랐다.‘한 번만.’정말 한 번만 해주겠다는 뜻으로 쓴 말인데,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커피포트의 물이 끓자 서연은 결국 컵을 하나 더 꺼냈다.유나가 식탁에 앉아 우유를 마시다가 물었다.“엄마, 아저씨 것도 해?”서연의 손이 잠깐 멈췄다.“응.”“한 번만?”서연이 유나를 쳐다봤다.“너 어제 문자 봤어?”“아니.”“그럼 어떻게 알아?”유나는 어깨를 으쓱했다.“엄마가 혼자 말했어.”서연은 더 묻지 않고 커피를 보온병에 담았다.정확히 여섯 시 반, 휴대폰이 울렸다.-아래야.이번에는 서연이 먼저 준비돼 있었다.건물 밖으로 나오자 도윤이 종이봉투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전복죽.”그가 봉투를 내밀었다.“유나는 계란죽.”서연은 대신 보온병을 건넸다.도윤이 받아 들고 그녀를 봤다.“한 번만이라며.”“오늘이 그 한 번이야.”“어제도 줬잖아.”서연이 잠깐 말문이 막혔다.“그건 어제고.”도윤의 입가가 올라갔다.“알았어.”차에 올라탄 뒤 도윤은 보온병을 열었다.한 모금 마시더니 아무 말 없이 다시 닫았다.서연이 먼저 물었다.“왜?”“뭐가.”“맛없어?”“아니.”“근데 왜 아무 말 안 해?”도윤이 그녀를 흘끗 봤다.“맛있다고 하면 내일도 해줄 거야?”서연은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운전이나 해.”도윤은 더 묻지 않았다.그날 촬영은 야외에서 진행됐다.오전부터 바람이 거셌고, 서연은 얇은 의상 차림으로 몇 번이나 같은 장면을 반복했다.컷 소리가 날 때마다 스태프가 외투를 가져왔지만 다음 촬영이 바로 이어져 제대로 걸칠 틈도 없었다.도윤은 맞은편에서 자신의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다.서연은 그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하지만 가까이 오지는 않았다.점심 무렵 촬영이 잠깐 중단되자 매니저가 손난로 두 개를 내밀었다.“이거 도윤 씨가.”서연이 주변을 둘러봤다.도윤은 멀리서 감독과 이야기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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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화

아침 여섯 시 반.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유나가 가장 먼저 뛰어나갔다.“아저씨!”도윤은 익숙하게 몸을 낮춰 아이를 받아 안았다.“오늘은 왜 이렇게 신났어?”“엄마 쉬는 날이야.”유나가 대신 대답했다.도윤이 서연을 바라봤다.“그래서?”“그래서 뭐.”“오늘 촬영 없잖아.”“알아.”“그런데 왜 나왔어?”서연은 손에 든 보온병을 내밀었다.“이거 주려고.”도윤은 말없이 받아들었다.“커피 때문에?”“유나 유치원도 가야 하고.”“그건 내가 데려다줄 수 있는데.”“알아.”서연이 너무 자연스럽게 대답하자 도윤이 잠시 멈췄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유나를 데려다주겠다고 하면 한 번씩 이유부터 물었던 사람이다.오늘은 아무렇지 않게 아이 가방을 그의 손에 넘겼다.“끝나고 연락해.”“유나 데려오라고?”“응.”도윤의 입가가 조금 올라갔다.“알았어.”유치원 앞에 도착하자 유나는 차에서 내리기 전에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엄마도 같이 안 가?”“엄마는 집에 갈 거야.”“아저씨는?”“아저씨도 일하러 가야지.”유나가 아쉬운 얼굴로 도윤을 봤다.“끝나고 와.”“갈게.”“진짜?”“약속.”새끼손가락을 걸고 나서야 유나는 안으로 뛰어갔다.차 안에 둘만 남았다.도윤이 시동을 걸려 하자 서연이 말했다.“나 집에 내려줘.”“당연하지.”“그리고 바로 가.”도윤이 옆을 봤다.“왜?”“오늘 회의 있다며.”“시간 있어.”“있어도 가.”도윤은 웃었다.“요즘 나 일정까지 챙기네.”“매일 아침 여기까지 오니까 그렇지.”“싫으면 안 올게.”서연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도윤이 그걸 보고 웃음을 참았다.“왜.”“누가 싫대?”“그럼 계속 올게.”“맘대로 해.”집 앞에 도착했는데 서연은 바로 내리지 않았다.도윤도 재촉하지 않았다.며칠째 반복되는 아침이었다.커피를 건네고, 유나를 데려다주고, 집 앞까지 다시 돌아오는 짧은 시간.그런데 오늘은 그 끝이 조금 아쉬웠다.서연이 안전벨트를 풀었다.“도윤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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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화

다음 날 아침 여섯 시 이십팔 분.78서연은 현관 앞에서 잠깐 멈췄다.어제 자신이 한 말이 떠올랐다.‘내일은 아래에서 기다리지 마. 올라오면 되잖아.’말할 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막상 아침이 되니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도윤이 정말 올라올까.초인종이 울린 건 정확히 여섯 시 반이었다.유나가 방에서 뛰어나왔다.“아저씨!”서연이 문을 열자 도윤이 서 있었다.한 손에는 죽이 든 봉투, 다른 손에는 어제 가져갔던 보온병이 들려 있었다.“왔어?”“응.”도윤은 대답하면서도 문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서연이 그를 봤다.“왜 거기 서 있어?”“들어가도 돼?”서연은 잠깐 웃었다.“올라오라고 했잖아.”“올라오라고 했지, 들어오라고는 안 했잖아.”“별걸 다 따지네.”서연이 몸을 비켰다.“들어와.”그제야 도윤이 신발을 벗었다.유나는 벌써 봉투부터 확인하고 있었다.“오늘 뭐야?”“소고기죽.”“내 거?”“응.”“엄마는?”“전복죽.”서연은 식탁에 앉으며 말했다.“이제 메뉴까지 정해졌네.”도윤이 자연스럽게 그릇을 꺼냈다.“숟가락 어디 있어?”“두 번째 서랍.”서랍을 열던 도윤이 멈췄다.“내가 어떻게 알지?”서연이 피식 웃었다.“저번에 왔을 때 봤겠지.”“그랬나.”유나는 이미 자기 자리에 앉아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빨리 앉아.”도윤이 맞은편에 앉자 유나가 그의 그릇을 자기 쪽으로 끌어왔다.“내가 섞어줄게.”“뜨거워.”“나 잘해.”도윤은 바로 그릇을 잡아주었다.서연은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봤다.아침 여섯 시 반.누군가가 집 안으로 들어와 식탁에 앉아 있고, 유나가 그 사람의 죽을 식혀주고 있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이었다.식사를 마친 뒤 유나는 양치하러 들어갔다.도윤이 그릇을 치우려 하자 서연이 막았다.“놔둬.”“설거지만 하고 갈게.”“오늘 회의 있다며.”“시간 있어.”“맨날 시간 있대.”“너희 집 올 시간은 있어.”서연의 손이 멈췄다.도윤은 자신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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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화

“들어와서 앉아.”서연의 말에 도윤은 잠시 움직이지 않았다.유나가 먼저 현관으로 달려왔다.“아저씨!”그제야 도윤이 신발을 벗었다.“손 씻고 와.”서연이 너무 자연스럽게 말하자 도윤이 그녀를 바라봤다.“왜?”“아니.”“왜 자꾸 쳐다봐.”“그냥 신기해서.”“뭐가?”도윤은 대답 대신 욕실로 들어갔다.서연은 그 뒷모습을 보다 뒤늦게 웃었다.식탁에는 된장찌개와 고등어구이, 계란찜이 놓여 있었다.도윤이 앉자 유나가 자기 옆 의자를 두드렸다.“아저씨 여기.”“엄마 옆은?”“내 옆.”도윤은 순순히 유나 옆에 앉았다.서연이 밥그릇을 건네자 그가 받으며 물었다.“나 먹을 것도 진짜 해놓은 거야?”“한 사람 더 먹는다고 큰일 나?”“아니.”“그럼 먹어.”유나는 고등어 살을 떼다가 도윤 쪽으로 접시를 밀었다.“가시 빼줘.”도윤이 젓가락을 들었다.“이거?”“응.”그는 한참 생선을 들여다보다가 조심스럽게 살을 발라냈다.서연이 보다가 말했다.“거기 가시 있어.”도윤이 다시 확인했다.“어디?”“여기.”서연이 젓가락을 뻗어 작은 가시 하나를 집어냈다.두 사람의 손이 잠깐 부딪혔다.서연이 먼저 손을 거뒀다.유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생선을 먹었다.“맛있어.”도윤은 한숨처럼 웃었다.“어렵네.”“뭐가?”“애 밥 먹이는 거.”서연이 밥을 떠먹으며 말했다.“이제 알겠어?”도윤의 손이 잠깐 멈췄다.5년 동안 서연은 이 모든 걸 혼자 했다.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고.도윤은 아무 말 없이 유나의 물컵을 채웠다.식사가 끝난 뒤 서연이 설거지를 시작하자 도윤도 옆에 섰다.“내가 할게.”“앉아 있어.”“같이 하면 빨리 끝나잖아.”“당신 설거지 할 줄 알아?”“그 정도는 해.”도윤이 소매를 걷었다.서연은 잠시 고민하다 씻은 그릇을 건넸다.“물기 닦아.”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그릇을 정리했다.뒤에서는 유나가 혼자 노래를 흥얼거리며 색연필을 꺼내고 있었다.서연은 접시를 씻다가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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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화

토요일 아침부터 유나는 거실을 뛰어다녔다.“엄마, 풍선은 여기!”서연은 테이프를 입에 문 채 고개를 들었다.“거긴 떨어져. 창문 쪽에 붙여.”“아저씨 오면 해달라고 하자.”요 며칠 유나의 말에는 자연스럽게 도윤이 들어가 있었다.아침을 먹을 때도, 유치원에 갈 때도, 무언가 필요한 순간에도 그랬다.서연은 이제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굳이 정정하지 않았다.초인종이 울린 것은 열 시 정각이었다.유나가 문으로 달려갔다.“아저씨!”문밖에는 도윤이 서 있었다.양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서연이 가장 먼저 손부터 확인했다.“진짜 빈손이네?”“비싼 거 사 오지 말라며.”“그래서 아무것도 안 샀어?”도윤이 재킷 안쪽에서 작은 봉투를 꺼냈다.“이건 있어.”유나가 눈을 반짝였다.“뭔데?”“나중에.”“지금!”“엄마 허락부터.”도윤은 봉투를 서연에게 내밀었다.안에는 며칠 전 셋이 함께 골랐던 블록 세트의 교환권이 들어 있었다.서연이 그를 봤다.“이걸 왜?”“유나가 지금 갖고 있는 거 다 만들면 그때 바꾸려고.”“다른 거 안 샀지?”“진짜 안 샀어.”서연은 그제야 봉투를 돌려줬다.“통과.”도윤이 웃었다.유나는 그의 손을 잡아 거실로 끌고 갔다.“아저씨, 풍선!”도윤은 천장 가까이에 풍선을 붙이다가 두 번이나 떨어뜨렸다.유나가 바닥에서 배를 잡고 웃었다.“아저씨 못한다!”“이거 원래 어려운 거야.”서연이 옆에서 테이프를 잘라줬다.“재벌가 아들은 풍선 붙일 일 없었나 봐.”“오늘 배우는 중이잖아.”“그거 거꾸로 붙였어.”도윤이 고개를 들었다.정말 HAPPY BIRTHDAY 글자가 뒤집혀 있었다.“……다시 할게.”서연도 결국 웃었다.점심 무렵 유나의 친구들이 도착했다.집 안이 금세 시끄러워졌다.도윤은 한쪽에 물러나 있을 줄 알았지만 아이들에게 접시를 나눠주고, 음료가 쏟아지면 휴지를 가져왔으며, 유나가 케이크 초를 불 때는 누구보다 뒤쪽에 서 있었다.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아저씨도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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