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톱스타 전남친에게 숨겨둔 아이를 들켰다: บทที่ 91 - บทที่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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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화

다음 날 아침, 서연은 휴대폰 진동에 잠에서 깼다.부재중 전화가 열두 통이었다.매니저, 소속사 대표, 그리고 정우까지.잠이 단번에 달아났다.가장 위에 떠 있는 메시지를 눌렀다.-서연아, 기사 보지 말고 일단 전화해.서연은 바로 포털을 열었다.첫 화면에 자신의 이름이 떠 있었다.[박서연, 윤도윤과 주말 데이트? 아이까지 동행]손끝이 굳었다.사진은 어제 집 앞에서 찍힌 것이었다.도윤이 잠든 유나를 안고 있었고, 자신은 그 옆에서 아이의 머리를 받쳐주고 있었다.세 사람의 얼굴이 모두 선명했다.서연은 숨을 들이켰다.자신과 도윤의 사진은 상관없었다.유나였다.아이 얼굴에 모자이크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엄마.”방문이 열렸다.유나가 눈을 비비며 나왔다.서연은 반사적으로 휴대폰 화면을 껐다.“일어났어?”“응. 아빠는?”“오늘은 아직 안 왔어.”유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냉장고로 향했다.서연은 곧바로 도윤에게 전화했다.신호음이 한 번 울리기도 전에 받았다.“봤어?”도윤도 이미 알고 있었다.“응.”“유나는?”“옆에 있어.”“밖에 나가지 마.”목소리가 평소와 달랐다.“도윤아.”“기자들이 집 주소까지 찾고 있어.”서연의 얼굴이 굳었다.“어떻게?”“사진 찍힌 장소로 추적하는 것 같아.”그 순간 현관 밖에서 엘리베이터 도착음이 들렸다.서연은 본능적으로 문 쪽을 봤다.곧이어 초인종이 울렸다.한 번.그리고 연달아 두 번 더.유나가 현관으로 달려가려 했다.“내가 열게!”서연이 급히 아이를 붙잡았다.“안 돼.”유나가 놀란 얼굴로 엄마를 봤다.밖에서 목소리가 들렸다.“박서연 씨! 잠깐 인터뷰 가능하세요?”서연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기자였다.한 명이 아니었다.“서연아.”휴대폰 너머에서 도윤의 목소리가 들렸다.“문 절대 열지 마.”“벌써 왔어.”도윤 쪽이 잠깐 조용해졌다.“몇 명?”“모르겠어.”“지금 갈게.”“도윤아, 오지 마.”“왜.”“당신 오면 더 커져.”“이미 커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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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5년 전 네 계약 관련 자료까지 같이 나갔어.”서연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무슨 자료?”정우가 숨을 고른 뒤 대답했다.-당시 우리 회사에서 네 위약금 문제 검토했던 문서. 가짜 결혼 계약 관련 내부 보고도 같이 있어.서연의 얼굴이 굳었다.도윤이 바로 손을 내밀었다.“전화 줘봐.”서연은 고개를 저으며 스피커폰으로 바꿨다.“정우 씨, 정확히 말해줘요. 뭐가 유출된 거예요?”-네가 스캔들 터졌을 때 우리 쪽에서 대응했던 비용 내역이랑 법무 검토서. 그리고 예전에 우리가 계약 관계였다는 내용까지.도윤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외부에 공개됐습니까?”정우가 잠시 침묵했다.-아직 기사는 안 났어. 그런데 기자 세 군데에서 사실 확인 요청이 왔어.“원본이 어디서 빠졌는지는요?”-찾는 중이야. 내부 서버 접근 기록부터 보고 있어.도윤은 곧바로 물었다.“자료를 가진 사람이 몇 명입니까?”-당시 기준으로 다섯 명 정도.“지금은?”-두 명은 퇴사했고.도윤이 매니저에게 손짓했다.“명단 받으세요.”서연이 그를 봤다.“당신 또 뭐 하려고?”“확인만.”“도윤아.”“네가 결정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안 해.”그 말에 서연은 입을 다물었다.며칠 전 자신에게 했던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다.정우가 다시 말했다.-서연아, 더 큰 문제가 있어.“또 있어요?”-저 자료만 보면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어.“어떻게?”-내가 네 위약금을 대신 처리했고, 이후에도 계속 금전 지원을 한 것처럼 정리돼 있어.서연은 눈썹을 좁혔다.“실제로 받은 적 없잖아요.”-알아. 네가 거절했으니까. 그런데 검토 단계 문서만 잘라서 보면 달라 보여.도윤이 낮게 말했다.“의도적으로 일부만 빼낸 거군요.”정우는 부정하지 않았다.-나도 그렇게 보고 있어.서연은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봤다.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했던 일이 벌어졌다.기사 알림이 연달아 떴다.[박서연, 재벌 2세 조정우에게 수년간 금전 지원?][‘계약 연애’ 뒤에 숨겨진 수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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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정우의 말을 들은 서연은 곧바로 도윤에게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두 번 울리고 연결됐다.“도윤아.”“응.”“접속 장소 찾았대.”도윤은 잠시 말이 없었다.“어디.”“혜원이 소속사 건물이래.”이번에는 침묵이 조금 길었다.“알았어.”“그게 다야?”“지금 확인하러 가는 중이야.”서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혼자 가지 마.”“혼자 안 가.”“혜원이 만나면 또 무슨 말 할지 모르잖아.”도윤의 목소리는 차분했다.“그래서 내가 직접 말 안 해.”“뭐?”“회사에서 처리할 거야.”통화 너머로 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서연아.”“응.”“유나 옆에 있어.”그 말만 남기고 통화가 끝났다.도윤이 도착한 곳은 강혜원의 소속사가 아니었다.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 본사였다.회의실 안에는 법무팀장, 홍보실장, 보안 책임자까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도윤이 자리에 앉자마자 말했다.“확인된 것부터.”보안 책임자가 노트북 화면을 돌렸다.“조정우 씨 회사 내부 서버에 접속한 외부 계정입니다. 접속 IP가 강혜원 씨 소속사 건물 내부 회선과 일치합니다.”“누가 썼는지는?”“내부 CCTV 요청했습니다.”법무팀장이 자료를 넘겼다.“유나 양 사진을 처음 유통한 홍보대행사와 강혜원 씨 개인 계좌 거래도 확인됐습니다. 다만 입금 목적까지 특정하려면 추가 자료가 필요합니다.”도윤은 서류를 내려다봤다.“사진 찍은 사람.”“프리랜서 기자입니다.”“직접 고용?”“대행사에서 의뢰한 걸로 보입니다.”“보입니다 말고 증거로.”회의실 안이 조용해졌다.도윤은 자료를 한 장씩 넘겼다.“기사 내리는 것부터 하세요.”홍보실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이미 캡처가 많이 퍼졌습니다. 원문 삭제만으로는—”“알아요.”도윤이 말을 끊었다.“포털, 커뮤니티, SNS 전부 모니터링해서 미성년자 얼굴 노출된 게시물부터 삭제 요청 넣으세요.”“네.”“언론사에도 공문 보내고.”법무팀장이 물었다.“친자 관계까지 공개하시겠습니까?”도윤의 손이 멈췄다.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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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강혜원이야.”서연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도윤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촬영 의뢰한 메시지까지 확보됐어.”“유나를 찍으라고 직접 말했어?”“정확히는 나랑 네가 같이 있는 장면을 찍으라고 했어.”서연의 얼굴이 굳었다.도윤이 말을 이었다.“아이 얼굴이 나오면 더 좋겠다는 말도 있었고.”그 순간 서연의 표정이 달라졌다.자신을 공격한 것과는 달랐다.“그걸 혜원이가 직접 썼다고?”“응.”“보여줘.”도윤은 잠시 망설이다 휴대폰을 건넸다.대행사 직원과 주고받은 메시지가 캡처돼 있었다.-윤도윤이 박서연 집에 드나드는 장면 필요해요.-아이까지 같이 나오면 더 확실하고요.서연은 두 줄을 읽은 뒤 화면을 껐다.“됐어.”도윤이 휴대폰을 받아 들었다.“내가 처리할게.”“어떻게?”“이번에는 확실하게.”“도윤아.”그가 서연을 바라봤다.“혜원이 망하게 해달라는 뜻 아니야.”“알아.”“나 때문에 당신 회사까지 끌어들이는 것도 싫어.”“너 때문에 하는 거 아니야.”도윤의 시선이 거실에 있는 유나에게 향했다.유나는 색연필을 늘어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내 딸 일이야.”서연은 더 이상 말하지 못했다.다음 날 오전.도윤은 강혜원 측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였다.장소는 자신의 회사 회의실이었다.혜원은 들어오자마자 도윤 맞은편에 앉았다.하지만 테이블에는 두 사람만 있는 게 아니었다.법무팀장과 홍보실장이 함께였다.혜원이 주변을 둘러봤다.“사람들 좀 나가라고 해.”도윤은 서류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할 말 해.”“오빠랑 단둘이 얘기하고 싶어.”“난 없어.”혜원의 얼굴이 굳었다.“이렇게까지 해야 돼?”도윤이 처음으로 고개를 들었다.“유나 사진 찍으라고 했어?”혜원은 입을 다물었다.“대답해.”“난 그냥 확인하려고 했어.”“뭘.”“오빠가 진짜 그 여자 집에 드나드는지.”“그래서 아이까지 찍으라고 했어?”혜원의 눈빛이 흔들렸다.“그건 대행사에서 알아서—”도윤이 테이블 위로 종이 한 장을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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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기사는 새벽 다섯 시 십칠 분에 올라왔다.[단독, 윤도윤이 숨긴 다섯 살 딸…아이 엄마는 박서연]서연은 진동이 멈추지 않는 휴대폰 소리에 눈을 떴다.화면을 켜는 순간 잠이 달아났다.기사에는 어제 삭제된 사진이 다시 올라와 있었다.이번에는 유나 얼굴만 흐리게 처리돼 있었다.하지만 이름과 나이, 다니는 유치원 근처까지 적혀 있었다.“미쳤어.”서연은 침대에서 뛰어내렸다.옆에서 자던 유나가 몸을 뒤척였다.“엄마…”“괜찮아. 더 자.”서연은 방문을 닫고 거실로 나왔다.도윤에게 전화하려는 순간 먼저 전화가 들어왔다.“봤어?”그의 목소리는 이미 잠에서 깬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유치원까지 썼어.”“알아.”“어떻게 저걸 알아?”“확인 중이야.”“도윤아.”서연의 목소리가 떨렸다.“유나 이름까지 나왔어.”잠깐 침묵이 흘렀다.“내가 갈게.”“기자들 또 올 거야.”“그래서 가는 거야.”통화가 끝난 지 삼십 분도 되지 않아 도윤이 도착했다.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회사 보안팀 직원 두 명과 법무팀 직원이 함께였다.서연은 현관 앞에서 그를 보자마자 물었다.“어떻게 할 거야?”도윤은 대답보다 먼저 커튼을 확인했다.“오늘 유치원 안 보내.”“당연하지.”“당분간 등하원 동선도 바꿀 거야.”“도윤아.”그제야 도윤이 서연을 바라봤다.“유나부터 지킬 거야.”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기사에는 뭐라고 할 건데?”도윤은 잠시 말이 없었다.휴대폰에는 회사 홍보실에서 보낸 입장문 초안이 떠 있었다.[배우 윤도윤과 박서연 씨의 사생활과 관련된 보도는 사실 확인 중이며…]도윤은 끝까지 읽지도 않고 화면을 껐다.“이건 안 돼.”“왜?”“사실 확인 중이라고 하면 또 유나가 누구 딸인지 가지고 하루 종일 떠들 거잖아.”서연의 얼굴이 굳었다.도윤은 법무팀장에게 전화했다.“입장문 다시 쓰세요.”-어떤 방향으로요?도윤은 서연을 바라봤다.“친자 관계 인정합니다.”서연이 눈을 크게 떴다.“도윤아.”그는 손으로 잠시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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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화

“이번에는 우리가 먼저 공개합니다.”도윤의 말에 서연이 굳었다.“뭘 어디까지?”“조작됐다는 사실까지.”“유나 친자 검사 얘기를 또 세상에 꺼내겠다고?”도윤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유나가 품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아이를 내려놓고 말했다.“유나야. 방에서 조금만 놀고 있을래?”“왜?”“아빠가 엄마랑 중요한 얘기 좀 해야 돼.”유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금방 끝내.”“응.”방문이 닫힌 뒤 서연이 다시 물었다.“기사 하나 막겠다고 5년 전 일을 전부 공개할 거야?”“전부는 아니야.”“그럼?”“혜원이가 가진 가짜 결과지를 먼저 내놓으면 사람들이 그걸 진짜라고 믿어.”도윤이 휴대폰을 들어 보였다.“그러니까 먼저 조작된 자료라는 걸 증명하는 거야.”“당신 어머니 얘기까지 나올 수도 있어.”“알아.”“당신 집안도.”“그것도 알아.”서연은 한동안 그를 바라봤다.“괜찮아?”도윤이 짧게 웃었다.“안 괜찮아도 해야지.”그는 곧바로 법무팀에 전화를 걸었다.“자료 세 묶음으로 정리하세요.”-말씀하십시오.“당시 검사 결과지, 병원 원본 기록, 검체 번호 대조표.”도윤이 잠시 멈췄다.“그리고 녹음 파일은 필요한 부분만.”서연이 고개를 들었다.“녹음까지?”도윤이 그녀를 봤다.“네가 원하지 않으면 빼.”서연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그 녹음에는 다섯 해 전 자신이 있었다.겁먹고, 밀려나고, 아이 하나만 지키겠다고 버티던 자신.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였다.하지만 그걸 감춘 사이 누군가는 거짓말을 사실처럼 꺼내고 있었다.“내 이름 나와도 돼.”도윤의 표정이 굳었다.“서연아.”“대신 유나 목소리나 정보는 하나도 안 돼.”“당연하지.”“그리고 당신 어머니가 인정한 내용도 정확하게.”“확인받을게.”도윤은 바로 서미란에게 전화했다.서연은 말리지 않았다.통화는 짧았다.“어머니.”-무슨 일이니.“5년 전 친자 검사 결과 조작한 사실, 공식적으로 인정해주셔야 합니다.”전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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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화

강혜원은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아침 일곱 시가 되기 전부터 소속사 대표에게 전화가 왔다.“혜원아. 회사로 와.”“왜.”“윤도윤 쪽에서 광고주들까지 움직였어.”혜원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무슨 말이야?”“움직였다는 표현도 정확하지 않아. 계약서 다시 들여다보라고 한 거야.”“그게 뭐가 달라?”“많이 다르지.”대표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우리가 먼저 문제를 만들었으면 위약 조항 적용할 수 있으니까.”혜원의 손이 굳었다.“오빠가 내 광고를 다 자르겠다는 거야?”“아니.”대표가 짧게 대답했다.“그쪽에서는 그런 말 한 적 없어.”“그럼?”“계약대로 하자는 거야.”그 말이 더 무서웠다.감정으로 공격하는 게 아니었다.약점을 만들지도 않았다.이미 있는 계약과 증거만 꺼내고 있었다.혜원이 이를 악물었다.“내가 윤도윤 만나면 돼.”“안 만난대.”“내가 직접 갈 거야.”“그만해.”대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지금 네가 움직일수록 증거만 늘어나.”통화가 끊긴 뒤 혜원은 한동안 휴대폰만 바라봤다.그 시각 도윤은 회사 회의실에 있었다.테이블 위에는 밤새 정리된 자료가 놓여 있었다.사진 촬영 의뢰.홍보대행사 송금 내역.정우 회사 서버 외부 접속 기록.조작된 친자 검사 결과지 전달 경로.도윤은 첫 장부터 다시 넘겼다.“빠진 건?”법무팀장이 답했다.“내부자료 접근 과정에서 사용된 계정 명의가 하나 남았습니다.”“누구 겁니까?”“강혜원 씨 소속사 외주 직원 명의인데 본인은 사용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도용?”“그 가능성이 큽니다.”도윤은 서류를 내려놨다.“정우 씨 쪽 자료는?”“오늘 오전 원본 로그 전달받기로 했습니다.”그 순간 회의실 문이 열리고 비서가 들어왔다.“조정우 대표님 오셨습니다.”도윤이 고개를 들었다.잠시 뒤 정우가 들어왔다.두 사람은 길게 인사하지 않았다.정우가 USB 하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우리 쪽 서버 원본 로그.”도윤이 받아 들었다.“직접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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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화

강혜원은 사과문을 한참 내려다봤다.첫 문장조차 쓰지 못한 채 펜만 굴렸다.소속사 대표가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오늘 안에 올려야 해.”“내가 왜.”“아직도 모르겠어?”혜원이 고개를 들었다.“사과한다고 오빠가 고소 안 해준대?”“그런 말 없었어.”“그럼 이걸 왜 써?”대표가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잘못했으니까.”혜원의 입술이 굳었다.“사진 찍으라고 한 거, 자료 사들인 거, 기자한테 넘긴 거. 지금 다 증거가 있어.”“박서연은 아무 잘못도 없고?”“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야.”“그 여자만 아니었으면—”대표가 책상을 쳤다.“그만해.”혜원이 입을 다물었다.“다섯 살짜리 아이까지 끌어들인 순간 끝난 거야.”잠시 뒤 혜원이 다시 종이를 내려다봤다.손끝이 떨렸다.“오빠한테 직접 사과할게.”“안 만난대.”“그 여자한테도.”“그쪽도 원하지 않아.”혜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럼 나보고 어쩌라고.”대표는 짧게 답했다.“네가 한 일 인정해.”그날 오후, 강혜원의 개인 계정에 사과문이 올라왔다.[저의 잘못된 판단으로 박서연 씨와 미성년자인 자녀에게 큰 피해를 드렸습니다.]사진 촬영을 의뢰한 사실.외부 대행사를 통해 자료를 전달받은 사실.사적 감정으로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한 점.구체적인 내용이 적혀 있었다.마지막에는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문장이 붙었다.서연은 휴대폰 화면을 끝까지 읽은 뒤 조용히 내려놓았다.도윤이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어때?”“뭐가.”“사과문.”서연은 잠시 생각했다.“별로 아무렇지도 않아.”도윤이 그녀를 바라봤다.“화날 줄 알았는데.”“화는 났지.”“지금은?”“지쳤어.”서연은 식탁 위의 물잔을 만지작거렸다.“사과문 하나 본다고 없어지는 일도 아니고.”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합의 안 한 거야.”“알아.”“수사는 그대로 갈 거고.”서연은 그를 봤다.“당신 너무 세게 하는 거 아니야?”“그렇게 보여?”“조금.”도윤은 잠시 말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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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화

새벽 한 시가 넘었는데도 도윤은 소파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현관 쪽에서 작은 소리만 나도 고개가 돌아갔다.기자들이 다시 올라올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보안팀도 건물 아래에 남아 있었다.그런데도 쉽게 일어설 수 없었다.유나의 얼굴이 기사에 실린 뒤부터였다.집 밖에 무엇이 있는지 자꾸 확인하게 됐다.방문이 열렸다.서연이 물을 마시러 나온 듯 맨발로 거실까지 걸어왔다.소파에 앉아 있는 도윤을 보고 멈췄다.“아직 안 잤어?”“응.”“왜?”“그냥.”서연이 시계를 봤다.“한 시 반인데.”“알아.”“내일 일정 없어?”“오후부터.”서연은 냉장고에서 물을 꺼냈다.도윤은 말없이 그녀가 컵에 물을 따르는 모습을 바라봤다.“왜 그렇게 봐?”“안 봤어.”“보고 있었잖아.”“그냥 확인한 거야.”“뭘.”도윤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서연이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이제 끝난 거지?”“혜원이는 거의.”“거의?”“조사는 남았어. 정우 씨 회사 건도 있고.”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사과문까지 올라왔으니까 더는 못 하겠네.”도윤은 그 말을 듣고도 표정이 편해지지 않았다.서연이 눈치챘다.“왜.”“뭐가.”“다 끝난 사람 같지 않아서.”도윤은 한동안 손만 내려다봤다.“끝났다는 게 잘 안 믿겨.”“왜?”“이번에 알았거든.”그가 천천히 말했다.“내가 모르는 사이에도 얼마든지 너랑 유나한테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거.”서연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도윤아.”“예전에는 몰라서 못 지켰고.”그는 숨을 짧게 내쉬었다.“이제는 아는데도 놓칠까 봐 겁나.”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도윤은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웃었다.“웃기지?”“안 웃겨.”“회사에서는 사람들 다 내가 무섭대.”“그건 맞을 것 같은데.”“근데 유나 사진 하나 올라온 건 못 막았잖아.”“당신 잘못 아니야.”“알아.”“알면서 왜 그래.”도윤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아빠 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가 봐.”서연은 그 말을 듣고 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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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화

아침 여덟 시가 조금 넘었을 때 도윤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거실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밤새 제대로 잔 것 같지도 않았다.화면에는 법무팀장의 이름이 떠 있었다.“네.”-대표님, 강혜원 씨 측에서 공식 답변 왔습니다.도윤은 잠깐 유나의 방문을 바라봤다.“말하세요.”-추가 대응 없이 조사에 협조하겠답니다. 문제 된 자료도 전부 제출하겠다고 했고요. 소속사에서는 강혜원 씨 활동 중단을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도윤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대표님?“서연 씨하고 유나 관련 자료 폐기 확인도 받으세요.”-네.“기사 정정은요?”-오늘 중으로 주요 매체 대부분 수정될 겁니다. 유나 양 이름이나 생활 반경을 적은 기사도 삭제 요청 계속 진행 중입니다.“끝까지 확인하세요.”전화를 끊었다.그제야 도윤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며칠 동안 붙들고 있던 것이 조금은 내려앉는 기분이었다.그때 방문이 열렸다.서연이 나왔다.“언제 일어났어?”“방금.”“전화 누구야?”“회사.”서연은 그의 얼굴을 살폈다.“끝났어?”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혜원이가 물러났어.”“정말?”“조사받겠다고 했고, 활동도 당분간 중단한대.”서연은 아무 말 없이 식탁 의자를 당겨 앉았다.기뻐할 줄 알았다.통쾌할 줄도 알았다.그런데 막상 끝났다는 말을 듣자 아무 감정도 크게 올라오지 않았다.“이상하네.”“뭐가?”“그렇게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서연이 손끝으로 식탁을 문질렀다.“막상 끝나니까 그냥 피곤해.”도윤은 그녀 앞에 물을 놓았다.“그럼 쉬어.”“촬영 있어.”“오늘?”“오후.”도윤의 표정이 굳었다.“미뤄.”“왜?”“며칠 동안 제대로 못 잤잖아.”“당신도잖아.”“나는 괜찮아.”서연이 피식 웃었다.“당신 그 말 진짜 자주 한다.”“뭐.”“괜찮다는 말.”도윤이 대답하지 못했다.서연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나도 괜찮아.”“거짓말.”“당신도 거짓말이면서.”두 사람은 잠깐 서로를 바라보다 동시에 웃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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