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아? 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서린은 미친 사람처럼 실성한 듯 웃었다.‘너만 보라니.’‘난 이미 너만 보고 있었는걸?’‘난 네 밑으로 들어가기 위해 널 보는 게 아니야.’‘너를 찢어 죽이기 위해 기회를 엿보는 거지.’‘그리고 기다려줘, 세레나. 저 새끼가 죽는 날이 널 구하러 가는 날이야.’눈물이 날 정도로 웃는 서린을 보며 에르딘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아하하하. 알았어. 난 이미 너만 보고 있어. 걱정 마.”에르딘이 턱을 잡은 손에 흠칫 힘을 줬다.이미 자신을 보고 있다니?왜 저렇게 뭐가 웃긴 걸까.이 상황에서 왜 웃는 거지, 저 여자는?에르딘은 난생처음 혼란스러웠다.처음 겪는 감정이라 무엇으로 정의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에르딘은 손을 떼고 급하게 뒤돌아 이 자리를 피했다.“다음 주에 보지.”뒤에서 서린이 깔깔대며 웃고 있었다.에르딘에게 그 소리는 어쩐지 기묘하게 뒤틀려 들려왔다.분명 자신은 포식자였는데, 지금은 피식자가 된 기분이었다.에르딘은 어디론가 욕설을 내뱉었다.‘이서린, 재밌게 구네. 어디 한번 해봐. 나를 또 재밌게 해줘봐.’에르딘이 사라지고 재현이 돌아왔다.서린의 웃음 소리에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한 눈치였다.“그냥 다음 주부터 조심하라고요.”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선배를 위한 일이겠지.“그래. 이번에 너무 놀랐어. 몸 좀 사려가면서 해. 다 나으면 우리 같이 맥주 한잔하자. 왜 이렇게 맥주 한잔하기가 힘드냐, 서린아.”두 손을 깍지 껴 뒤통수에 댄 선배가 한탄하듯 말했다.그 모습이 너무 평화로워 서린은 작게 키득였다.빨리 편의점에서 선배랑 같이 맥주 한잔하면서 하루를 복기해보고 싶어요.하지만 선배, 일단 일 몇 개만 더 해결하고 나서요. 조금만 더 기다려 줘요.서린을 중환자처럼 극진히 모시던 선배가 돌아가고, 서린은 드디어 베 밑에 숨겨뒀던 《검은 장미의 가시》 2권을 펼쳤다.에르딘이 장미에 감겨 있는 표지 그림과는 다르게 내용은 세레나의 이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8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