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7호실의 시끌북적했던 열기를 뒤로하고 나오자, 알싸하고 차가운 밤공기가 단숨에 볼 끝을 스쳤다. 술기운에 서늘한 밤바람이 더해지니, 거리를 걷는 내내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몽글몽글해졌다. “아우, 밖으로 나오니까 갑자기 왜 이렇게 춥냐……” 외투없이 셔츠 한장만 입은 민우가 으슬으슬한지 몸을 움츠리며 긴 팔을 싹싹 비벼대자, 옆에서 걸어가던 체대생 태성이가 기다렸다는 듯 훤칠한 덤치로 민우의 어깨를 거의 감싸 안다시피 덥석 끌어안았다. “아 형! 체대생의 뜨거운 체온을 느끼면서 가시죠! 춥긴 뭐가 춥습니까!” “야, 윤태성! 이거 안 치워? 숨 막혀, 이 무거운 놈아!” “에이, 형은 몸 약해서 감기 걸리면 안됩니다! 가자, 헛둘 헛둘!” 민우가 질색하며 태성이의 굵은 팔통을 쳐냈지만, 태성이는 껄껄 웃으며 민우를 반쯤 들다시피 감싸 안고는 골목 앞쪽으로 신나게 먼저 걸어 나가 버렸다. 두 사람의 훈훈하고 시끄러운 티격태격이 밤거리의 어색함을 단숨에 유쾌하게 풀어주었다. 자연스럽게 조금 뒤처지게 된 순정은 도경과 이현 사이에 끼어 걸었다. 아까 좁은 소파 안에서 느껴졌던 답답한 밀착감은 시원한 밤바람에 날아갔지만, 대신 두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은근하고 따뜻한 체온이 걷는 내내 양쪽 어깨 너머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좁은 골목길을 지나던 그때, 뒤에서 붕 하는 오토바이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순정이 미처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왼쪽에 서 있던 도경의 탄탄한 팔통이 순정의 어깨를 말없이 툭 끌어당겨 도로 안쪽으로 넣어주었다. 도경은 무심한 얼굴로 차도 쪽으로 자리를 옮겨 서며 덤덤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차 온다. 안쪽으로 걸어.” “어…… 고마워.” “멍 때리지 말고. 술 들어갔으면 앞이나 잘 봐.” 말은 투박하지만 자연스럽게 몸에 밴 도경 특유의 챙김에 순정의 마음 한구석이 간질거렸다. 그 순간, 순정의 오른쪽에서 걷던 이현이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피식 웃었다. 이현은 도경을 슬쩍 눈여겨보더니, 순정의 어깨 너머로 도
Last Updated : 2026-10-1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