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번 생에는 내가 너를 살릴게.: Chapter 1 - Chapter 10

173 Chapters

율

주하를 침대에 눕히자마자 그는 다시 그녀의 움찔대는 보지 안으로 제 성기를 단숨에 박아 넣었다.​“하읏! 차에서….!! 하아... 했는데.”“그건 맛보기지.”퍽!!​단단한 몸에 온몸이 눌렸다. 굵은 성기가 질내벽의 주름을 모조리 펼 듯 짓이기며 아래의 모든 틈을 가득 채우는 감각에 주하의 신음이 그칠지 몰랐다.​주하는 그의 살결에서 배어나는 상큼한 베르무트 향과 달콤한 머스크 향이 제 몸에 새겨지는 것 같아, 더욱 그의 몸을 바짝 끌어안았다.​얼마 뒤, 시우의 품에서 그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주하가 가쁜 숨을 내쉬었다.​‘네가…아키하가 만든 시키병을 가지고 있는 게 믿기지 않아.’​평소 같으면 조잘조잘 이야기했을 주하가 아무 말 없이 그의 심장 소리만 듣고 있자, 시우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실험이 잘 안돼?”그의 손길이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에 닿았다. 손가락에 감긴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꼬이다 이내 스르륵 풀렸다. ​“아니. 잘 되고 있어서 불안해. 그게 싫어.”“치료제를 만들 수 있어서 좋은 일 아냐?”“……그게.”​눈물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 주하는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 시우에게서 얼굴을 거두고 황급히 등을 돌렸다.​“주하야, 넌 잘할 거야. 항상 그래왔잖아.”​시우가 다정하게 말했다.​“난…난, 너를 살리려고 하는 건데, 마치 그 여자에게 도움 되는 거 같잖아.”​말할수록 목소리가 떨렸다. 시우는 입술을 짓이기며 그런 주하의 팔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난…그게, 싫어. 정말 싫어. 그 여자도. 내 몸에 그 혐오스러운 피가 흐른다는 것도.”​시우는 울음을 참으며 말하는 주하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난 그런 네가 좋은걸. 아무것도 없는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건 네가 있어서니까.”​그 말에 삐죽 입술을 내민 주하가 몸을 돌려, 순식간에 시우의 탄탄한 몸 위로 올라탔다.​“야! 말은 바로 해.”투정 섞인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왜 상냥하게 말이 나오지 않을까.“천하의 현무가 가주가 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Read more

존재해서는 안 되는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검정빛이 담긴 듯 검붉은 머리색을 가진 주세렌이 연구실로 들어왔다.설화 대학교에서 자신을 차로 덮쳐 경미한 교통사고를 낸 뒤, 강제로 주화병원에서 칩 이식술을 받게 만든 장본인이었다.​“저 녀석을 내 옆에 가드로 둔다고? 미친 거 아냐?”주하가 화를 내자, 주강은 태연하게 물었다.​“어째서지?”“나를 죽이려 한 놈이잖아.”“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아냐.”​주세렌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자, 주하는 손을 꽉 움켜쥐며 그를 노려보았다.​“당분간 성과가 나올 때까지다. 주로 연구소 부근에서 가드 할 거다.”​주강이 나가자, 주하는 옆에 있던 두꺼운 카탈로그를 주세렌에게 던졌다. 가볍게 날아온 책을 받아 든 세렌은 즐겁다는 듯 웃었다.​“와우, 화끈한데?”​그가 성큼 주하의 곁으로 다가왔다.​“미친놈.”​주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렇게 가까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게다가 단둘이라니.저 녀석을 볼 때마다 기분이 이상했다. 기묘하게 시우가 더 생각이 났다.​​경계하는 마음에 날 선 말이 먼저 나왔다.​“네가 진짜 싫어. 미친 새끼.”“어. 미친 새끼 맞지. 널 보려고 얼마나 견뎠는데.”​주하가 여전히 그를 노려보자, 세렌은 그녀의 턱을 잡고 입술을 덮쳤다.“!!”주하가 그의 어깨를 힘껏 밀쳤지만, 세렌은 오히려 더 깊게 달라붙었다.​다시 한번 힘껏 밀어내 얼굴을 떼어낸 주하는 곧바로 손을 휘둘렀다.짝!세렌의 뺨을 세게 내리쳤지만 그의 얼굴을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았다.​“발정 났으면 다른 여자나 찾아.”​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지만, 세렌은 오히려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유주하, 알잖아. 가드와 대상이 어떤 사이인지. 곧 결혼할 사이잖아.”​주하를 그를 노려봤다.​“지금은 그렇게 현무 놈이랑 뒤엉켜 노는 것도 봐줄게. 대신, 때가 되면 돌아와야 할 거야.”“아니. 절대 네 놈이랑 같이 안 있어.”“그거 알아?”세렌이 비릿하게 웃었다.​“다른 가문의 직계끼리는 결혼할 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Read more

채워 놓은 아홉 칸 중 비어있는 두 칸.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그렇다면 대체 어디서부터였을까?​설마? 주라헬은 이걸 만들도록 처음부터 유도한 거야?​몸이 차갑게 식어갔다. 떨리는 손으로 연구 노트를 움켜쥐었다.​세상에 나와서는 안 돼!​연구 노트의 대부분을 일부러 알아보기 힘들게 흘려 적고, 다른 방법들로 뒤섞었다.​그래서 아키하가 수수께끼처럼 만든 거였어?!!젠장!!나는 그런 줄 모르고 진짜를 만들어 버렸어.​주하는 실험에 쓰던 살아있는 세포들 모두 폐기했다. 황급히 완성된 세포가 보관된 -70도 냉동고로 달려갔다.임시로 보관한 세포들이 든 노란색 정사각형 테이블 박스를 열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세포가 담긴 작은 튜브 아홉 개가 채워져 있어야 할 자리 중 두 칸이 비어 있었다.​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오한이 스쳤다.​이건 보고조차 안 한 거라서 모를 텐데. CCTV로 추적해서 가져간 건가?​아니야. 내가 여러 샘플을 뒤섞어 넣어뒀는데?설마?​항상 곁에서 따라다니던 남자가 떠올랐다.주세렌?!!!​주하는 모든 샘플 박스를 들고 연구실로 돌아왔다. 평소에 그렇게 졸졸 따라다니던 주세렌이 없었다.황급히 남아있던 샘플을 모두 락스로 폐기 처리했다.​창문을 열어 환기하자, 곧이어 문을 열고 세렌이 들어왔다. 주하가 그를 보자마자 달려들었다.​“너! 너였어?“…뭐가?”“내 샘플 훔쳐 갔지?”“…”​주세렌의 표정이 굳었다. 그의 표정을 보자 유주하는 실소했다.​“하아. 정말 너구나.”입술을 깨문 주하가 주먹을 쥔 채 그를 마구 때렸다.​“야!! 왜! 그게 어떤 건데! 그건!”“너도 알았잖아. 가드 겸 감시라는 거.”​무감각한 목소리가 귓가를 때리자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들었다.​“아. 하하하. 맞다... 더럽고 혐오스러운 최악의 주작가 사람이지.”“너도.”​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치밀어올랐다.​“그래. 나도.”​주하는 바로 옆에 있던 비커 하나를 집어 벽에 내리쳤다.쨍그랑!!유리파편들이 쏟아졌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Read more

나중에 다시 사랑해줄래?

“ 지금 주하가 수술에 들어갔습니다.”“…수술?”시우는 제 귀를 의심했다.수술? 무슨 수술? 또?!!​“실험 중에 다쳐 한 시간 전, 긴급 수술에 들어갔습니다.”​현시우가 급하게 병원에 도착했을 때, 주하는 막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로 들어가고 있었다.오른손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목에는 흰 거즈와 함께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그 모습을 보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회복실 앞에 서 있던 세렌이 눈에 들어왔다. 시우는 곧장 다가가 그의 멱살을 틀어쥐었다.​“넌 가드면서 뭐 했어!!”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나왔다.“….”“말해. 주하가 왜 저렇게 되었는지!”​세렌은 눈을 질끈 감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무엇을 완성했는지 이제 알았거든.”“뭐??!”시우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래서 죽으려고 했어.”​숨이 멎었다. 멱살을 쥐고 있던 손이 스르륵 풀렸다.​현시우는 떨리는 입가를 제 손으로 틀어막은 채 벽에 기대섰다. 그렇지 않으면, 이곳에서 오열을 토할 것만 같았다.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렸다.​그냥 모르고 있지 그랬어. 모른 척하고 넘어가지.​​유주하.사랑하는 내 주하.그렇게 약해지면 안 돼.그럼, 너만 힘들어져.​한참 뒤에야 다시 몸을 일으켰다.​미안해. 주하야.오랫동안, 네 곁에 있고 싶었는데,생각보다 헤어질 시간이 빨리 올 것 같아.​너를 더 빨리 만났어야 했는데.​다음엔 내가 더 용기를 내볼게.다음엔 내가 더 빨리 네게 다가갈게.다음에 내가 더 빠르게 지켜줄게.​주하, 너만 괜찮다면,네가 나보다 하루라도 더 오래 살 수 있다면 그걸로 됐어.하루라도 네가 마음껏 살았으면 좋겠다.​주라헬의 그물에서 잠깐이라도 벗어나서 내가 없어도 우는 날보다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그리고 말이야,널 이렇게 보내야 하는 나를,나중에 다시 사랑해줄래?​***​그날 밤.감겨있던 주하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시야에 들어온 건 익숙한 병원 천장과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Read more

네가 나보다 하루라도 더 살았으면 해.

‘시키병? 진짜 희귀 유전병 맞아?’누군가 일부러 유전병처럼 보이게 만든 것 같아서.​주라헬이 현시우에게 완성되지도 않은 치료제를 들고 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주하는 황급히 그의 집으로 향했다.​도착하자마자 이상함을 느꼈다. 항상 든든하게 있어야 할 백호가 가드들이 쓰러져 있었다.“현시우…”불길했다.“시우야!”​주하는 곧장 시우의 방으로 달려갔다.문을 열자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그가 보였다. 창백한 얼굴과 붉은 입가를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시우야….”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빨리 그에게 닿고 싶은데 무거운 추라도 매달린 듯 발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겨우 가까이 다가간 주하가 떨리는 손을 뻗었다.​손끝에 닿은 그의 뺨이 너무 차가웠다.항상 따뜻했는데….아랫입술을 깨물었다.​“현시우.”시우가 힘겹게 눈을 떴다.“ 다행이다.”희미한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네 모습 볼 수 있어서.” 주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흐르는 눈물 때문에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았다.​“싫어. 네가 없으면… . ”“네가 나보다 하루라도 더 살았으면 해.”​시우의 목소리가 끊어질 듯 이어졌다.​“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서 미안.” “왜! 그런 말을 해!”​주하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나을 수 있어. 내가 다시 약을 만들게. 내가, 내가…!”울부짖은 주하가 시우를 간절히 끌어안았다.​“제발 사라지지 마. 응? 시우야... 나, 나….”떨리는 목소리로 간절히 애원했다.‘네 아기를 가졌어.’​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이 목구멍에 걸렸다. 떠나는 사람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시우의 손이 점점 차가워졌다. 입가에서는 핏덩이가 계속 쏟아졌고, 목소리마저 겨우 들릴 정도로 희미해졌다.​“사랑해. 주하야.”주하가 그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사랑해. 현시우.”​곧 시우의 이마가 힘없이 주하의 어깨에 닿았다.본능적으로 알았다. 그가 떠났다는 것을….더는 온기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Read more

그땐 내가 널 살릴 거야.

그의 말에 주라헬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었다.이내 다급하던 기색은 사라졌다. 평소와 같은 여유로운 포식자 같은 얼굴이 돌아온 입가에는 이미 승리의 미소가 번졌다.​소름 돋을 만큼 흥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그렇지. 너의 싱싱하고 어린 난자와 세포들은 필요하지.”주하는 오히려 더 크게 웃었다.“크크큭. 역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난자는 필요하지.”​주라헬의 얼굴이 흠칫 굳었다.​“개, 돼지, 원숭이 난자에서 태어나고 싶은 인간이 어디 있겠어?”주하가 비꼬자, 주라헬은 여유롭게 말을 했다.“응. 그래서 네 난자는 이미 예약이 꽉 찼어.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아마도 수십 개를 뽑아야 하거든.”​주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모든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결말로 향하는 것 같았다.딱 하나 빼고.주하는 속 시원하게 웃었다.​“그래? 뽑아 봐. 할 수 있으면.”잠시 주라헬을 바라보던 주하가 덧붙였다.“아니, 시간조차 있을까?”그 말이 끝나자마자, 주하가 쿨럭거리며 기침했다. 입가로 붉은 피가 새어 나왔다.​그 순간, 주라헬의 눈에 경악이 비쳤다.일그러진 그녀의 얼굴을 보니 짜릿했다. 왜 진작 이 결정을 못 했나 싶을 만큼.​더 보고 싶었지만, 눈꺼풀이 무거웠다. 영영 뜨고 싶지 않은 듯 눈이 서서히 감겼다.​‘엄마·아빠도 하늘나라에서 조금은 홀가분해졌을까.’​아키하, 에밀리.너희들이 이 모든 걸 기억해줘.다시 만나는 날, 미래의 일을 나에게 전해 줘.​시우가 그랬거든. 다시 만날 거라고.‘그땐 내가 널 살릴 거야. ‘율.***​2025년 8월.혈액 샘플에서 채취한 DNA는 시퀀싱 분석이 시작되자, 미세한 전기 신호가 춤을 추듯 염기서열들에 반응했다.그 순간, 연결된 모니터에서 알람이 떠올랐다.[유전자 비교 분석 시작합니다.]맞춤 유전체 비교 분석 '세타' 프로그램이 작동했다.두 개의 AGCT유전자 서열이 겹치며 수십억 개가 비교되었다.​옆에 있던 현진은 곧바로 문자를 보냈다.[세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Read more

유주하, 네이비 원피스에 흰 캔버스 가방

​“어.”“형. 지금 본관 채혈실로 보냈대.”“알겠어. 내가 갈게.”“…형이? 아침 회의 있다며?”“아? 그거? 조금 미뤘어.”​전화를 끝낸 시우는 조금 가벼워진 걸음으로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탔다.​‘나를 알아볼까?’그땐 어렸으니 모를 수도 있겠다.그래도 알아봐 주면 좋겠는데….​문득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11년 전.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향하고, 붉은색으로 하늘이 물든 저녁 시간이었다.물놀이를 마무리하고 리조트 안으로 들어가는 길.시우가 조심스레 주하의 손을 잡았다.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이번 휴가 끝나면… 한국에서 잠깐 볼래?”주하는 잠시 생각하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한국에서?”“응”잠시 뒤 주하가 웃으며 답했다.“좋아.”시우는 환하게 웃으며 주하의 손을 꼭 잡고 리조트 안으로 향했다.​***2층 채혈실에 도착한 주하는 대기표를 뽑아 의자에 앉았다.‘지금, 7번이니까.’24번까지는 시간이 좀 있네.​주하는 가방에서 A4 종이에 출력한 논문을 꺼냈다. 희귀 유전병 ‘시키 (四季)에 대한 최신 논문이었다.​시키병은 일본 과학자 아키하가 처음 발견했지만, 그녀가 죽은 뒤 다른 동료에 의해서 발표된 희귀질환이었다.국내 의료계의 양대 산맥인 주화와 설화가 모두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더해져 유명했다.​주하는 이해되지 않는 내용에 빨간 볼펜으로 질문과 생각을 적었다.‘랩에 가면 메일을 써야겠다.’논문 첫 장에서 저자를 다시 확인했다.“제1 저자가 에밀리구나.”​대기화면이 21로 바뀌자, 논문을 다시 주섬주섬 가방 안으로 집어넣었다. 팔을 위로 쭉 뻗어, 스트레칭하며 제 번호가 뜨기를 기다렸다.​2층에 올라온 시우는 채혈실로 향했다. 가까운 거리라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으로는 이렇게까지 멀었나 싶었다.​어느덧 도착한 채혈실 대기열 앞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아까 에스컬레이터 위에 시선이 마주친 젊은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Read more

리조트 간 기억이 없는데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는 중에 맞은 편에서 걱정 어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어? 유주하!”주하는 고개를 들었다. 아는 얼굴이 보이자 긴장이 풀리며 입꼬리가 올라갔다.“어? 현진언니.”​현진은 창백하게 질린 주하의 얼굴을 보고 황급히 다가왔다.“너 왜 그래?”“어지러워서.”​지친 기색이 목소리에 고스란히 묻어나자, 현진은 곧장 주하의 팔을 붙잡아 부축했다.주하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게 손끝을 통해 전해졌다.​“카페로 갈 거지? 같이 가자.”“언니는 샘플 가지러 가는 거 아냐?”“괜찮아. 너 데려다주고 금방 다녀오면 되니까.”“고마워.”“너 밤새웠어?”“아니. 추가 검사로 피를 많이 뽑던데?”​그 말에 현진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다.“추가…검사?”​현진은 주하의 팔을 단단히 붙잡은 채, 엘리베이터 앞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자 현진의 눈이 크게 떠졌다.​갑자기 나타난 현시우가 주하 곁에 섰다.‘가주님? 여긴 왜?’현진은 잠깐 멈칫했지만, 곧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주하를 계속 부축했다.​현시우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내가 도와줄게.”“??!”현진의 얼굴이 미묘하게 구겨졌다. 눈을 감고 있던 주하는 아까 말을 걸었던 남자가 다시 다가오자 신경이 쓰여 현진의 팔을 조금 더 세게 붙잡았다.​“실례합니다만 잠시 도와드릴게요.”“아뇨. 전…….”주하가 거절하려 하자, 현진이 걱정하지 말라는 듯 말했다.“괜찮아. 내 사촌이야.”“……”​마침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시우가 흔들리는 주하의 어깨를 받쳐 들자, 자연스레 주하의 몸이 시우의 가슴팍 쪽으로 쏠렸다.​그 순간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감도는 베르무트 향이 코끝으로 스며들었다. 방금까지도 속에서 일렁이던 메스꺼움이 조금씩 가라앉았다.​‘뭐지?’주하는 눈을 살짝 떴다.커피 말고도 몸을 안정시키는 게 있었어?‘나중에 언니에게 물어봐야겠다.’​“입원 안 해도 돼?”시우가 걱정스럽게 묻자 주하가 냉큼 대답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Read more

이제 나랑 아는 사람 하면 되잖아

머쓱해진 주하는 서둘러 빨대로 라떼를 들이켰다.차갑고 달콤한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자, 머리를 짓누르던 어지러움과 울렁거림이 씻은 듯이 가라앉았다.​‘아….이제 살 것 같다.’​굳어 있던 주하의 얼굴이 그제야 풀리자, 시우의 눈웃음이 더 깊어졌다. 그 모습을 본 현진의 눈이 더 커졌다.​시우는 안색이 좋아진 주하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언제부터?”처음 보는 사람이 꼬치꼬치 캐물으면 경계심이 생겨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사람 앞에서는 대답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중3 때인가? 그전의 기억이 없거든요. 사고로 다 잊었다고 해서요.”​시우의 표정이 굳었다.​“그럼, 몸은… 왜 그런 거야? 그때 사고로 아픈 거야?”​걱정스럽게 물어보는 시우를 보며 주하는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남의 사정을 왜 물어봐? 오늘 처음 본 사람이 겉은 멀쩡하고 예의를 밥 말아 먹다 말았나.​라떼를 한 모금 더 마시고 옆에 앉은 현진에게 눈짓했다.사촌이라며? 원래 남에게 관심 많아?왜 이래?​그 시선을 받은 현진이 잠시 굳었다가 시우와 주하를 번갈아 바라봤다. 그러다 옅은 미소로 입을 열었다.​“오늘 채혈하러 왔대요. 튜브 3개 정도 뽑아서 어지럽대요. ”시우의 미간이 좁아졌다.“겨우 30mL인데?”​주하는 머쓱하면서도 괜한 관심을 보이는 그가 불쾌해져 비꼬듯 말했다.​“아, 죄송하네요. 그거뿐인데 어지러워서요. ”아예 현진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우는 가만히 입을 다문 채, 테이블 위에 얹어 둔 손끝을 천천히 말아 쥐며 주먹을 꽉 쥐었다.​언니 사촌치고는 아무래도 이상한 사람이야.빨리 마시고 가야겠네.남은 라떼를 단숨에 마신 주하는 서둘러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언니, 나 먼저 갈게. 계좌 알려줘.”“벌써 가게?”“응. 오전에 셀을 준비해야 하거든.”​주하가 일어나자, 시우도 거의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학교 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8
Read more
PREV
123456
...
18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