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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다시 사랑해줄래?

Penulis: 파란별1001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8-27 00:43:11

“ 지금 주하가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수술?”

시우는 제 귀를 의심했다.

수술? 무슨 수술? 또?!!

​

“실험 중에 다쳐 한 시간 전, 긴급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

현시우가 급하게 병원에 도착했을 때, 주하는 막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로 들어가고 있었다.

오른손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목에는 흰 거즈와 함께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회복실 앞에 서 있던 세렌이 눈에 들어왔다. 시우는 곧장 다가가 그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

“넌 가드면서 뭐 했어!!”

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나왔다.

“….”

“말해. 주하가 왜 저렇게 되었는지!”

​

세렌은 눈을 질끈 감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무엇을 완성했는지 이제 알았거든.”

“뭐??!”

시우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래서 죽으려고 했어.”

​

숨이 멎었다. 멱살을 쥐고 있던 손이 스르륵 풀렸다.

​

현시우는 떨리는 입가를 제 손으로 틀어막은 채 벽에 기대섰다. 그렇지 않으면, 이곳에서 오열을 토할 것만 같았다.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렸다.

​

그냥 모르고 있지 그랬어. 모른 척하고 넘어가지.

​

​

유주하.

사랑하는 내 주하.

그렇게 약해지면 안 돼.

그럼, 너만 힘들어져.

​

한참 뒤에야 다시 몸을 일으켰다.

​

미안해. 주하야.

오랫동안, 네 곁에 있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헤어질 시간이 빨리 올 것 같아.

​

너를 더 빨리 만났어야 했는데.

​

다음엔 내가 더 용기를 내볼게.

다음엔 내가 더 빨리 네게 다가갈게.

다음에 내가 더 빠르게 지켜줄게.

​

주하, 너만 괜찮다면,

네가 나보다 하루라도 더 오래 살 수 있다면 그걸로 됐어.

하루라도 네가 마음껏 살았으면 좋겠다.

​

주라헬의 그물에서 잠깐이라도 벗어나서 내가 없어도 우는 날보다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

그리고 말이야,

널 이렇게 보내야 하는 나를,

나중에 다시 사랑해줄래?

​

***

​

그날 밤.

감겨있던 주하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시야에 들어온 건 익숙한 병원 천장과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였다.

​

망할 주화병원. 이 병원은 망하지도 않아?

결국, 살렸네.

​

“유주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주하는 홀린 듯 고개를 돌렸다. 시우가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

‘미안해. 시우야.’

내가….

내가 하면 안 되는 걸 했어.

그래서….미안해.

정말 미안해.

​

울음이 차오르며 목소리를 삼켰다.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

눈물이 관자놀이 쪽으로 번지자, 시우의 따뜻한 손길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닦아냈다.

​

“미안, 주하야. 네게 부담을 줘서.”

그의 손이 주하의 뺨에 닿았다.

평소처럼 눈매가 예쁘게 휘어진 눈웃음이었지만, 무언가 달랐다. 애절한 슬픔이 묻어나는 웃음 같았다.

​

그 웃음이 차디찬 말보다 더 깊숙이 주하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가슴을 잔인하게 도려내는 것처럼.

​

영영 아물지 못하는 상처가 생긴 것 같았다.

​

“…왜…네가 그런 말을 해.”

목소리가 떨렸다.

“미안하다는 말은 내가 해야 하는데. 왜 네가 해? 너 바보야? 다 알면서 !”

​

따뜻한 말을 건네고 싶은데 그저 심술이 섞인 모진 말이 튀어나왔다.

​

“응. 바보인가 봐.”

시우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자, 주하는 가슴이 턱 막혔다.

​

“왜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현시우씨가 바보라고 인정해? 그거 아니잖아. 이상하잖아. ”

​

툴툴거리는 말에 시우의 굳어 있던 눈매가 풀렸다. 불안의 소용돌이 안에 있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

“너니까.”

시우는 주하의 손을 조심스럽게 감쌌다.

“너만 괜찮으면 되니까.”

​

***

​

6개월 후, 2026년의 끝자락.

시리고 시린 한 겨울의 어느 날이었다.

​

제 방 침대 머리맡에 간신히 몸을 세운 현시우 앞에 주라헬이 나타났다.

입가에는 비열한 미소가 걸렸다.

​

“우리 대~단한 현무가의 가주님도 별거 아니구나.”

최근 몇 년 사이 있었던 일 중 지금이 가장 즐거웠다.

​

“어때?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죽는 기분은?”

“하아…. 미친.”

현시우는 피 묻은 입가를 닦았다.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주라헬을 노려봤다.

​

“너도 느껴봐야 하는데.”

 “하하하. 정말 재미있어.”

​

주라헬이 시원하게 웃었다.

​

“역시 그래도 가주는 가주야. 곧, 전 가주가 될 테지만. 죽는 길에 선물 하나 줄게.”

그녀가 몸을 살짝 비켰다.

​

“ 소개할게. 너를 대신할 현무가의 가주.”

​

그러자 방 밖에 있던 한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미안, 시우형.”

​

시우의 눈이 커졌다.

“…너였어?”

​

눈앞의 얼굴을 바라보던 시우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주라헬은 웃으며 다가와 그 남자의 목에 주사를 놓았다.

​

“읏!!”

“괜찮아. 이것 가지고.”

그녀의 미소가 짙어졌다.

“나중엔 더 아플 텐데.”

​

순간 그 말에 시우의 머릿속에 주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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