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희가 보기엔 두 사람이 이렇게 계속 붙잡고 있어 봐야 아무 의미도 없었다.원호가 갑자기 낮게 웃었다. 손끝으로 담뱃재를 털며 말했다. “미안한데, 없어.”설희는 말문이 막혔다. 뺨에 열이 오르고 입술을 깨물었다. 눈에는 눈물이 고였지만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저 말없이 원호를 바라봤다.담배를 입에 물고 있던 원호는 그 표정을 보다가 천천히 담배를 빼 쓰레기통에 버렸다. 다치지 않은 손을 들어 설희의 눈가를 닦으려 했다.손끝에는 얇은 굳은살이 있었다.원호는 싸움에 유난히 능했다. 배씨 집안으로 돌아가기 전에도 여러 명을 한꺼번에 상대할 만큼 몸을 잘 썼다. 밑바닥에서 사업을 키우며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를 건드린 탓에 습격당하는 일도 잦았고, 자연스럽게 몸을 지키는 법을 익혔다.격투뿐 아니라 검도, 봉술, 활, 사격까지 따로 배웠다. 그래서 거친 손끝의 굳은살이 설희의 뺨을 스치자 조금 따끔했다.설희는 얼굴을 피했다. 하지만 곧 턱이 잡혀 고개를 들 수밖에 없었다. 원호가 물었다. “이제 우리 그만 싸우면 안 돼?”설희는 그 말투가 우스웠다. 마치 자신만 이유 없이 떼를 쓰고 있었고 원호가 넓은 마음으로 받아 주겠다는 듯 들렸다.고개를 돌려 턱을 빼려 했지만 원호가 놓아주지 않았다.원호는 갑자기 몸을 숙여 설희의 입술을 덮었다. 강하게 입술을 벌리려 했다.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입을 맞춘 게 언제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설희는 몇 초간 굳어 있다가 원호의 혀끝을 세게 깨물었다.원호는 통증에 움찔했지만 설희를 놓지 않았다. 금세 두 사람의 입안에 피 맛이 번졌다.설희의 눈물이 다시 흘렀다. 발로 원호의 구두를 세게 밟았다.원호는 그제야 움직임을 멈췄다. 아래를 한번 내려다보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힘은 남았네.”“배원호, 내가 그렇게 우스워? 내가 평생 당신한테서 못 벗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내가 이혼하자고 하니까 일부러 밀고 당기는 거라고 보는 거잖아.”“아니야?”설희는 속이 뒤집힐 만큼 불쾌했다. 손등으로 입술을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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