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희가 회사 위층으로 올라가자 조태광과 마주쳤다.조태광은 설희 뺨에 남은 손가락 자국을 보고도 별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경찰서에 전화부터 해 보라고 했다.설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때까지 일하다 경찰서에서 연락이 오자, 상대방과 합의하기로 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통화를 끝내자 핸드폰에 새 메시지가 하나 더 와 있었다.[진예서가 해외에서 상 받은 다섯 곡이야. 그런데 멜로디가 예전에 네가 나한테 들려준 거랑 똑같은 것 같아. 오설희, 대체 언제까지 나 피할 건데?]설희는 지난 3년 동안 세상과 거의 단절한 채 살았다.3년 전 설희가 결혼하자마자 예서는 해외로 떠났다. 주변에서는 예서가 너무 큰 상처를 받아 떠난 거라고 수군거렸다. 그 뒤 설희는 구름힐에서 혼자 지내며 바깥 소식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예서가 어떤 곡을 만들었는지도 전혀 몰랐다.주아가 보내온 링크를 눌러 재생했다. 3분도 채 듣지 않았는데 설희의 안색이 바뀌었다.분명 7년 전 설희가 만든 곡이었다. 당시 원호가 배씨 집안으로 돌아가고 설희도 집안의 딸처럼 받아들여지면서 두 사람 사이의 처지가 너무 크게 벌어졌다. 주변에서는 돈을 받고 떠나라고 권했지만 설희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원호 곁에서 보낸 지난 7년을 다섯 곡에 담았다.처음의 막막함과 씁쓸함, 중간의 달콤한 행복, 뒤이어 찾아온 불안까지 감정의 흐름이 차곡차곡 이어지는 곡들이었다.나중에 주아를 알게 된 뒤에는 그 다섯 곡을 직접 들려준 적도 있었다.주아는 임씨 집안에서 숨겨 온 혼외 자녀였다. 재우는 서류상 오빠였지만, 이복동생인 주아를 좋아하지 않았다.어느 집안이든 혼외 자녀를 반길 리 없었다. 주아의 존재는 드러낼 수 없는 비밀이었고, 지금도 그쪽 사람 중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친어머니조차 가끔 생활비만 보내 줄 뿐이었다. 주아의 어머니는 뒤늦게 임씨 집안 안주인 자리를 차지해 결혼까지 했고, 본처가 세상을 떠난 지도 이제 겨우 2년이었다. 임씨 집안 가장에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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