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란 이름의 칼날로 서로를 베어낸 뒤, 두 사람은 각자의 지옥 속으로 파고들었다.수아와 도윤은 그렇게 헤어졌다.오히려 너무 사랑했기에, 더 이상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선택한 이별이었다.수아는 그 지독한 상실의 아픔과 눈물을 숨기기 위해, 민수에게 의뢰받은 그림에만 미친 듯이 매달렸다. 붓을 쥔 손이 부서져라 캔버스를 채워나갔지만, 홀로 남겨진 원룸의 밤은 너무나 시리고 잔인했다.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그 사람을 만나지 않는 일이 아니었다.함께했던 시간 속에 남겨진 수많은 습관을 하나씩 지워내는 일이었다.하지만 머리로 이해한 이별을 마음까지 받아들이는 데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필요했다.온기 없는 침대는 이불을 덮어도 한없이 추웠고, 허전함을 견디지 못한 수아는 일부러 채널도 돌아가지 않는 텔레비전을 켜둔 채 소파 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이 들곤 했다. 눈을 감으면 도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잠드는 순간조차 눈물로 얼룩졌다.수아는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을 떴다.낯선 천장이 보였다.잠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그녀는 무심코 옆으로 손을 뻗었다.그러나 손끝에 닿는 것은 차가운 침대 시트뿐이었다.“…….”수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아무도 없었다.수아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이제 정말 혼자구나.’가슴 한가운데가 텅 빈 것 같았다.그녀는 이불을 끌어당겨 몸을 감쌌다.하지만 아무리 이불을 당겨도 추웠다.수아는 두 손으로 얼굴을 문질렀다.그리고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일하자, 이수아.”그림은 수아에게 유일한 도피처가 되어 있었
Última atualização : 2026-10-19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