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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 Kapitel von 3년 그리고 다시 5년: Kapitel 131 – Kapitel 140

151 Kapitel

131화. 위험한 거래

본가에서의 숨 막히는 저녁식사가 끝난 뒤, 두 집안 어른들의 권유에 못 이겨 도윤과 서희는 차를 몰아 청담동의 한적한 회원제 바(Bar)로 향했다. 공식적인 대중 앞이나 양가 모임이 아닌, 두 사람이 사적으로 마주 앉은 것은 약혼설이 발표된 이후 처음이었다.낮은 조명과 재즈 선율이 흐르는 고급스러운 공간 속에서, 서희는 잔을 채우며 먼저 입을 열었다."도윤 씨, 아까 어머님이 말씀하신 거 말이에요…… 난 다음 달 생일날 약혼식을 올리는 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그리고 우리 관계를 더 이상 애매하게 둘 이유도 없고. 우리 두 사람에게 나쁠 게 없잖아요.”이명희가 깔아놓은 판 위에서 조용히 주도권을 쥐겠다는 듯, 서희의 눈빛에는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도윤의 반응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서희의 말을 받기는커녕, 서늘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며 단호하게 내뱉았다."요즘 네 취향이 배우에서 모델 쪽으로 꽤 다채롭게 바뀌었더군. 약혼이든 결혼이든, 내가 공식적으로 결정하기 전까진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야."자신의 은밀한 사생활을 도윤이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사실에 서희의 얼굴이 찰나간 일그러졌다. “……뭐라고요?”“내가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습니까?”서희의 손가락이 와인잔을 조금 세게 감쌌다.하지만 그녀는 이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도윤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완벽한 신분감을 고집하던 가면을 이젠 벗어던진 듯했다.“참 대단하네요.”서희가 비웃듯 웃었다.“차도윤 씨는.”"어차피 도윤 씨나 나나 부모님이 정해놓은 정략의 틀 안에서 맞추어서 살아야 하지 않나요?”“우리가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결혼하는지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건 도윤 씨가 더 잘 알 텐데요.”“그래서요?”“그럼, 나 정도면 집안도, 배경도, 외모도 이보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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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화. 오늘은 그냥 내 남자친구

늦은 밤.펜트하우스의 현관문이 조용히 열렸다.도윤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안으로 들어섰다.집 안은 고요했다.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늦어 있었다.본가에서의 저녁 식사에 이어 한서희와의 대화까지.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이어지면서 수아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도윤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기다렸겠네…….”탁자 위에는 영화를 보려 준비해 둔 팝콘 그릇과 음료수가 그대로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잠들어 있는 수아가 있었다. 얼마나 오래 기다렸던 것일까. 잠든 수아의 여린 얼굴을 내려다보는 도윤의 가슴속에 차갑고도 복잡한 파도가 밀려들었다.도윤은 잠든 수아의 얼굴을 내려다봤다.며칠 동안 앓았던 탓에 아직 볼이 조금 홀쭉했다.긴 속눈썹 아래로 희미한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그런데도 입가에는 작은 미소가 남아 있었다.도윤은 손을 뻗어 수아의 뺨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미안하다, 수아야.”머릿속에서는 바에서 서희가 던졌던 말들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이수아라는 여자는 정부로 데리고 있어도 난 눈감아 줄 수 있어…….’이성적으로 계산해 보면 서희의 말은 단 하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해답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서희와 결혼을 하면 수아가 자신의 곁에 남지 않을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무엇보다 수아를 세상의 어두운 그늘 아래 숨겨둔 채 자신의 정부로 살게 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돈 때문에 자신을 만나는 여자가 아니었다.오히려 자신에게 기대지 않으려고 애쓰는 여자였다.도윤은 조심스럽고도 부드러운 손길로 잠든 수아를 품에 안아 올렸다.품에 안기는 기척에 수아는 스르륵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흐릿한 시야 속으로 도윤의 얼굴이 들어오자, 수아는 반사적으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나직하게 속삭였다."도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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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화. 행복했던 하루의 끝

월요일 아침.평화롭던 주말의 여운을 깨부수듯, 조간신문과 인터넷 포털 메인 화면과 경제신문의 재계 소식란에 커다란 사진 한 장과 함께 특종 기사로 도배 되었다.사진 속에는 태하그룹의 차도윤 전무와 현성그룹의 한서희가 있었다.청담동의 고급 호텔 바 앞.한서희가 차도윤의 팔을 잡고 몸을 기댄 모습이었다.사진 속 두 사람은 마치 서로를 다정하게 끌어안고 있는 연인처럼 보였다.그리고 그 사진 아래에는 눈에 띄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태하그룹 차도윤 전무·현성그룹 한서희, 5월 6일 약혼 예정]기사에는 두 사람이 오랜 교제 끝에 다음 달 정식 약혼식을 올릴 예정이며, 양가가 구체적인 약혼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두 그룹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실렸다.기사의 마지막에는 재계 관계자의 말이 덧붙어 있었다.‘양가 모두 이번 약혼에 긍정적인 입장이며, 차 전무의 생일인 5월 6일을 약혼식 날짜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출근하자마자 태블릿 화면을 통해 이 기사를 마주한 도윤의 얼굴이 서늘하게 일그러졌다.탁!도윤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터뜨리며 태블릿을 책상 바닥으로 집어던졌다."김 비서!"다급하게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 비서 김민철을 향해 도윤이 살기 어린 목소리로 명령했다."이 기사 당장 내려. 그리고 이 약혼 발표가 태하 홍보실을 통해 나온 건지, 아니면 현성 쪽에서 터트린 건지 당장 알아봐."민철이 고개를 숙였다.“알겠습니다.”그리고 토요일 밤에 찍힌 사진이 월요일 아침 약혼 기사와 함께 공개되었다.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웠다.도윤은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어머니였다.한 시간쯤 지났다.김민철이 다시 집무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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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화. 낯익은 얼굴, 낯선 미소

아침부터 터져 나온 도윤과의 약혼 기사에 월요일 아침부터 온갖 축하 연락이 쏟아지고 있었다. 친구들은 약혼 날짜가 정해졌다며 축하했고, 지인들은 태하그룹의 며느리가 되는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서희는 그 모든 연락에 우아하고 다정하게 답했다. 하지만 속마음은 전혀 달랐다. 토요일 밤. “차도윤…….” 한서희는 휴대전화 화면을 내려다보며 이를 악물었다. 호텔 바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도윤의 차가운 눈빛이 떠나지 않았다. '내가 동의하기 전에는 어떤 날짜도 확정하지 마세요.' '수아는 당신이 눈감아주고 말고 할 사람이 아닙니다.' 서희는 손에 쥔 휴대전화를 세게 움켜쥐었다. “도대체 그 여자가 뭐라고…….” 서희는 차갑게 웃었다. “좋아.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보자고.” 정민수. 잠시 생각하던 서희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어이쿠, 이게 누구십니까?” 전화기 너머에서 능글맞은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현성그룹 공주님께서 직접 전화를 다 주시고.” 서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장난칠 기분 아니야.” “어라?” 민수가 웃었다. “왜 약혼 기사도 나왔는데 오늘 기분이 별로실까?” “민수 오빠, 이수아랑 어떻게 되고 있어?” “차도윤에게서 확실하게 떼어놓을 수 있는 거야?" 민수의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가 조금 옅어졌다. 그는 사무실 의자에 몸을 기댔다. “이수아는 내가 알아서 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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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화. 사랑이라는 이름의 감옥

"차도윤.""정민수. 네가 여기서 왜 나와."민수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다가왔다.“그러게. 차도윤.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두 남자는 서로를 바라봤다.두 사람의 입에서 서로의 이름이 튀어나오는 순간, 옆에 서 있던 수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민수가 도윤을 알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는데, 알고 보니 두 사람이 고등학교 동기라는 사실은 수아에게 적잖은 충격이었다.“어…… 두 분 아는 사이세요?”민수가 먼저 웃었다.“그럼요. 아주 오래된 사이죠.”“정말요?”“고등학교 동창입니다.”수아의 눈이 커졌다.“고등학교 동창이요?”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도윤이랑 저, 같은 학교 나왔어요.”수아는 놀란 얼굴로 도윤을 바라봤다.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여전히 민수에게 머물러 있었다.“세상 참 좁네요.”민수가 능청스럽게 웃었다.“이 작가님 남자친구가 차도윤일 줄은 몰랐는데.”그 말에 도윤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몰랐다고?”“왜? 알아야 했나?”민수는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도윤은 그의 얼굴을 잠시 바라봤다.서늘한 기싸움이 오가는 가운데, 도윤은 민수의 태도를 경계하며 서둘러 수아를 자신의 차에 태웠다.민수는 두 사람이 건물 밖으로 사라질 때까지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그리고 천천히 웃었다.“차도윤…….”그의 눈빛에 흥미로운 빛이 떠올랐다.“여전히 똑같네.”차 문이 닫히고 차가 빌딩 주차장을 빠져나오자마자, 도윤은 참아왔던 감정을 터뜨리며 물었다."수아야, 너한테 그림을 의뢰하고 그 작업실을 내준 사람…… 그 빌딩 대표가 정말 정민수야?"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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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화. 놓을 수 없는 여자

차도윤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새벽 두 시.침실에는 희미한 조명만 켜져 있었다.커다란 침대 한쪽에는 수아가 등을 돌린 채 누워 있었다.도윤은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가느다란 어깨가 이불 밖으로 조금 드러나 있었다.수아는 침대 끝에 가까이 누워 있었다.마치 두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놓은 것처럼.도윤은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어젯밤 차 안에서 수아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제가 도윤 씨를 떠나게 될 때, 저도 제 길을 가려면 이 일은 꼭 필요해요.그 말을 듣는 순간의 감각이 아직도 생생했다.심장이 차갑게 내려앉았다.그리고 다음에는 분노가 밀려왔다.수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과의 이별을 조용히 품고, 혼자 살아갈 발판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는 뜻이었다. 자신은 어떻게든 그녀를 세상의 비난과 집안의 압박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머리가 터지도록 고심하고 또 고심했는데, 정작 수아의 머릿속에는 온통 ‘자신에게서 떠날 준비’뿐이었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이 분하고 비참했다.그것도 조용히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도윤은 눈을 감았다.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랐다.‘나는 너 없이 사는 걸 생각조차 못 하겠는데…….’‘너는 나 없이 살 준비를 하고 있었구나.’도윤은 몸을 일으켰다.잠옷 차림으로 침대에서 내려와 창가에 섰다.서울의 야경이 발 아래 펼쳐져 있었다.자신은 어려서부터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익숙했다.그리고 가지고 싶고 이루어야 할 그 모든 것을 스스로의 능력으로 이루어 냈다.어떤 경쟁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런데 이수아라는 여자 앞에서는 그 모든 능력이 무용지물이 되었다.아무리 생각해도 정답이 나오지 않았다.무엇을 주어야 그녀가 자신의 곁에 남을까!.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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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화. 우연이라는 이름의 접근

화요일 오전. 수아는 정민수의 빌딩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마음 한구석을 짓누르는 묵직한 불안감을 해소하려면 직접 확인해야 했다. 어제 도윤이 던졌던 날 선 경고. ‘그 자식이 어떤 꿍꿍이로 너한테 접근했는지 알아?’ 그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어제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자신의 일을 그만두라고 하는 도윤이 야속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정민수는 어떻게 자신의 졸업 작품전에 오게 되었을까? 그 전시회는 유명 작가들이 참여하는 전시도 아니었다. 그냥 야간대학의 작은 졸업 작품전이었다. 일반 관람객이 찾아올 수는 있었지만, 정민수처럼 사업으로 바쁜 사람이 우연히 들렀다는 사실은 조금 이상했다. 만약 민수가 정말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자신에게 접근한 것이라면, 지금 그리고 있는 그 그림조차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었다. 오늘은 꼭 확인해야 했다. “안녕하세요.” 수아가 로비 안내 데스크에 다가갔다. 직원이 밝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 작가님.” “혹시 정민수 대표님을 뵐 수 있을까요?” “대표님이요?” “네. 잠깐 여쭤볼 말씀이 있어서요.” 직원은 곧바로 내선전화를 들었다. “대표님께 확인해보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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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화. 넘지 말아야 할 선

갤러리가 민수의 소유 건물에 있었다면 전시회를 들를 이유도 충분했다. 그림을 마음에 들어 했다는 말 역시 거짓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작은 의문이 남아 있었다. 민수는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눈빛은 조금 전과 달랐다. 수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네.” “혹시…… 제가 도윤 씨와 만나고 있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계셨나요?” 민수는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느긋하게 웃었다. “그랬다면 어제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겠죠?” “…….” “수아 씨가 누군가와 만나고 있다는 건 알았어요.”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차도윤이라는 건 어제 확실히 알았습니다.” 수아는 그의 표정을 살폈다. 민수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수아에게 관심을 갖게 된 시점과 도윤의 존재를 알게 된 시점을 교묘하게 구분하고 있었다. “혹시 제가 도윤이 때문에 일부러 접근했다고 생각했어요?” 수아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민수는 부드럽게 웃었다.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그런 뜻으로 여쭤본 건…….” “알아요.” 민수는 수아의 말을 가볍게 받아주었다. 그는 자신이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하는 듯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수아는 아직 마음속에 남아 있는 의문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민수가 예상하지 못한 말을 꺼냈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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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화. 재벌가 안주인의 마지막 통보

태하그룹 본가.오전 햇살이 넓은 거실의 대리석 바닥 위로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이명희는 창가에 놓인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그녀의 앞에는 현성그룹 한서희와 아들 차도윤의 약혼에 관한 기사들이 정리되어 있었다.태하그룹 차도윤 전무, 현성그룹 한서희와 5월 6일 약혼 예정.명희는 기사의 제목을 천천히 훑어보았다.사진 속 두 사람의 모습은 더없이 잘 어울렸다.대한민국 굴지의 기업을 이끌어갈 후계자와 그에 걸맞은 집안에서 자란 여자.명희가 오래전부터 계획해온 그림이었다.그녀는 아들 도윤이 태어나던 순간부터 그 아이의 미래를 설계해왔다.태하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완벽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이명희 여사의 셈법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다.도윤은 단순히 자신의 아들이 아니었다.태하그룹의 미래였다.자신 역시 태하그룹의 안주인이 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온 여자였다.젊은 시절의 감정이나 개인적인 행복 따위는 재벌가의 며느리가 되는 순간부터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그것이 그녀가 살아온 세상이었다.그리고 도윤 역시 그 세상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믿었다.“사랑이라…….”명희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입가에 냉소적인 미소가 번졌다.“그깟 감정이 얼마나 간다고.”도윤이 이수아라는 여자에게 빠져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만 해도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도윤은 그 여자를 정리하지 않았다.수아를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를 하던 그날 아들의 눈빛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처음으로 자신에게 반항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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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화. 거절한 카드

수아는 차분하게 숨을 골랐다.조미진은 주머니에서 깔끔하게 포장된 카드 한 장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기계적이고도 냉혹한 어조에 이어, 조미진은 탁자 위의 카드를 가볍게 손가락으로 툭 쳤다."그리고 이건 사모님께서 베푸시는 마지막 배려입니다.”“ 차도윤 전무님을 멀리 떠나 살려면 돈이 필요하겠죠. 수아 씨 명의로 발급된 카드입니다.” 배려.그 말이 수아의 가슴에 날카롭게 박혔다.“그 돈이면 서울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당분간 생활하시는 데 큰 어려움은 없으실 겁니다.”수아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미진은 카드를 수아 쪽으로 밀어놓았다.그녀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도윤 씨를 떠나는 대가가 되는 건가요?”미진은 잠시 말을 멈췄다.“현명하게 판단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수아 씨께도 나쁘지 않은 조건입니다.”수아는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결코 흔들리지 않는 단호한 눈빛으로 탁자 위에 놓인 카드를 집어 들어 조미진의 앞으로 스윽 밀어냈다.“돌려드릴게요.”미진이 수아를 바라봤다.“이 카드는 받을 수 없어요.”“이수아 씨.”“여사님께 전해주세요.”수아는 고개를 들었다.눈가에는 희미하게 물기가 어려 있었지만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도윤 씨 약혼식 전까지 이 집에서 나가겠다고요.”미진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수아는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돈은 필요 없다고 전해주세요.”“…….”“저는 제 힘으로 살아갈 수 있어요.”미진은 한동안 수아를 바라봤다.그녀가 예상했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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