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이번 생은 그의 형을 선택했다: Capítulo 21 - Capítulo 30

176 Capítulos

21화. 돌아갈 수 없는 밤

예령은 남은 힘을 끌어모아 무천의 가슴을 밀쳤다. “놓으십시오.” 무천의 팔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예령은 바닥에 떨어진 비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끝이 닿기 직전 무천이 발로 비녀를 걷어찼다.비녀가 면포 더미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갔다.“헛수고하지 마.”쾅!그 순간 창고의 정문이 크게 흔들렸다. 바깥에서 호위들이 문을 부수기 시작한 것이다.“아가씨!” 연화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예령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틀자 무천은 그녀를 품에 안아 들었다. 예령이 발버둥 쳤지만 약기운이 퍼진 몸에는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쾅! 이번에는 문짝을 고정한 빗장이 비명을 질렀다. 안쪽 문이 거칠게 열리고 최만석이 뛰어 들어왔다.“공자님, 서두르셔야 합니다.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창고 밖에서는 여전히 고함과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연화가 울먹이며 예령을 부르는 목소리도 희미하게 섞여 있었다.무천은 예령을 안쪽 문 너머로 데려갔다. 좁은 통로 끝에는 창고 뒤편으로 이어지는 작은 문이 있었다. 문밖에는 문양 없는 마차가 기다리고 있었다.최만석이 다가와 목소리를 낮췄다.“어디로 가지?” “서쪽 숲을 지나면 빈 별장이 하나 있습니다. 내일 아침까지는 누구도 찾지 못할 겁니다.”“금원상단의 흔적은?”“불을 놓고 떠날 겁니다.” 예령은 눈을 감은 채 두 사람의 말을 들었다.마차의 위치와 별장으로 향한다는 말. 정신을 잃기 전에 누군가에게 알려야 했다.그녀는 소매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장부의 끈을 자르려고 챙겨 둔 작은 칼이 손끝에 닿았다.예령은 무천의 옷자락에 가려진 채 허리의 푸른 술 장식을 잘라 냈다.마차까지 남은 거리는 불과 몇 걸음이었다. 무천이 깨진 항아리를 피해 걷는 순간, 예령은 손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푸른 술 장식이 길바닥에 고인 검붉은 염료를 스쳤다.그녀는 마차에 오르기 직전 술 장식을 뒷바퀴 아래로 떨어뜨렸다.바퀴가 움직이면 염료가 나아간 방향으로 길게 번질 것이다.무천은 이를 알아차리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1
Leer más

22화. 그녀가 남긴 길

붉은 신호탄이 서쪽 하늘을 밝혔다.무겸은 곧바로 몸을 돌렸다.“가장 빠른 마차를 준비해.”수행원이 달려 나가자 그는 진북후의 측근에게 명했다.“서문 밖 창고로 군사를 보내라. 그곳에 남은 자는 한 명도 놓치지 말고.”“큰공자님께서는 어디로 가십니까?”“신호탄이 오른 곳으로 간다.”곧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가 후부의 정문을 빠져나갔다. 무장한 측근들이 말을 타고 앞뒤를 에워쌌다.“더 빨리.”무겸의 명령에 마부가 채찍을 휘둘렀다.마차가 돌길 위에서 거칠게 흔들렸다. 서문 밖에 가까워질수록 검은 연기가 짙어졌다.금원상단의 창고에 불이 붙은 것이다.무겸이 도착했을 때 정문은 반쯤 부서져 있었다. 안에서는 불붙은 면포를 끌어내는 사람들과 붙잡힌 사내들이 뒤엉켜 있었다.연화가 무겸을 발견하고 달려왔다.“큰공자님, 아가씨께서…….”“어디로 갔지?”“뒤쪽입니다. 한무천 공자가 아가씨를 데려갔습니다.”그때 창고 뒤편에서 검은 옷의 호위가 나타났다. 소매는 칼에 베여 있었고 한쪽 어깨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그의 손에는 검붉은 염료가 묻은 푸른 술 장식이 들려 있었다.“서쪽으로 향했습니다. 남쪽 큰길에는 빈 마차를 보낸 듯합니다.”무겸은 술 장식을 받아 들었다.푸른 실 끝에 묻은 염료는 아직 마르지 않았다.예령이 남긴 표식이었다.“얼마나 지났지?”“반 각이 되지 않았습니다.”“앞장서라.”검은 옷의 호위가 말에 올라 서쪽 숲을 향해 달렸다. 무겸의 마차가 그 뒤를 따랐다.잠시 후 돌길이 끝나고 두 갈래의 흙길이 나타났다.두 길 모두 수레바퀴 자국이 남아 있었다.검은 옷의 호위가 말에서 내려 바닥을 살폈다.“흔적을 섞어 놓았습니다.”무겸은 두 갈래 길을 차례로 훑었다.오른쪽 길의 낮은 풀잎 몇 장에 검붉은 점이 튀어 있었다. 마차 바퀴에 묻은 염료가 속도를 낼 때마다 흩어진 흔적이었다.“오른쪽이다.”마차가 다시 내달렸다.그 시각, 예령은 마차가 멈춘 것도 알지 못했다.약기운은 이미 온몸에 퍼져 있었다. 바퀴가 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2
Leer más

23화. 그 손 놓아

무겸의 시선이 별장에 머물렀다.“정문을 막아.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자도 놓치지 마라.”검은 옷의 호위가 고개를 숙인 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별장 안에서는 최만석이 초조하게 마당을 서성이고 있었다.주변을 살피러 보낸 사내 하나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가서 확인해 봐.”다른 사내가 대문을 나선 순간, 어둠 속에서 손이 뻗어 나왔다.입이 틀어막히고 몸이 풀숲 안으로 끌려갔다.짧은 마찰음 뒤로 다시 정적이 내려앉았다.최만석이 굳은 얼굴로 칼을 뽑았다.“누구냐?”대답은 없었다.그때 담장 너머에서 화살 한 발이 날아와 대문을 지키던 사내의 어깨에 박혔다.“습격이다!”고함과 함께 사내들이 한꺼번에 대문으로 몰렸다.곧바로 뒷문 쪽에서도 비명이 터졌다.최만석은 안채를 향해 소리쳤다.“공자님! 들켰습니다!”무천의 손이 멈췄다.그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마당에서는 칼이 부딪치는 소리와 다급한 발소리가 뒤엉키고 있었다.무천은 욕설을 내뱉으며 예령을 다시 안아 들었다.뒷문으로 빠져나가려는 순간, 복도에서 무거운 것이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쿵.방문 바깥의 걸쇠가 잘려 나갔다.문이 안쪽으로 거칠게 열렸다.검은 옷의 호위가 피 묻은 검을 든 채 먼저 들어왔다.그 뒤로 무겸이 문턱을 넘었다.그의 시선이 무천의 품에 안긴 예령에게 닿았다.풀어진 머리카락과 흐트러진 옷깃, 의식 없이 늘어진 손.무겸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무천은 예령을 끌어안은 채 뒤로 물러났다.“다가오지 마십시오.”무겸은 한 걸음도 멈추지 않았다.“그 손 놓아.”“놓으면 형님이 데려가겠지요.”무천이 예령의 목에 칼을 가져다 댔다.검은 옷의 호위가 즉시 앞을 막아섰다.무겸이 멈춰 섰다.그의 시선이 예령의 목에 닿은 칼날로 향했다.“무천.”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무천의 손끝이 굳었다.“그 칼을 거두지 않으면.”무겸이 차갑게 말했다.“오늘 이 방에서 살아 나가지 못한다.”무겸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무천은 예령의 목에 칼을 댄 채 뒷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2
Leer más

24화. 늦지 않았다

무겸은 의원이 내놓은 해독약을 받아 들었다.예령은 이를 악문 채 입을 열지 못했다. 무겸이 그녀의 어깨를 받치고 의원이 턱을 조심스럽게 눌렀다.쓴 약이 입술 사이로 조금씩 흘러들었다.반쯤 먹였을 때 예령이 거칠게 기침했다.무겸은 곧바로 약그릇을 내려놓고 그녀를 옆으로 돌려 눕혔다. 예령의 숨이 조금씩 고르게 돌아왔다.“마차로 옮겨도 되겠나?”“길이 험하면 약기운이 더 돌 수 있습니다. 잠시 기다리시는 편이 좋습니다.”무겸은 창밖을 바라보았다.아직 밤이 깊었다.동이 트기 전에 예령을 서씨 저택으로 돌려보내야 했다. 그녀가 무천과 함께 별장에 있었다는 소문이 퍼지면 사실과 상관없이 입방아에 오를 터였다.“이곳에 온 자들의 입을 막아라.”무겸이 측근에게 명했다.“창고에 있던 서씨 상단의 사람들에게도 아가씨가 다쳤다는 말만 전해. 무천의 이름은 꺼내지 말고.”“둘째 공자와 붙잡힌 자들은 어떻게 합니까?”“후부로 데려간다.”무겸의 목소리가 차갑게 식었다.“아버지가 직접 보게 해야지.”측근들이 무천을 일으켜 세웠다.무천은 묶인 채로도 예령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무겸이 그 시선을 가로막았다.“데려가.”무천이 끌려 나간 뒤 방 안에는 의원과 무겸만 남았다.예령의 머리맡에 놓인 등불이 작게 흔들렸다. 창밖에서는 붙잡힌 자들을 호송하는 소리가 멀어지고 있었다.무겸은 탁자 위에 놓인 푸른 술 장식을 내려다보았다.검붉은 염료로 젖은 실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정신을 잃어 가는 순간에도 예령은 돌아갈 길을 남겼다.무겸은 술 장식을 깨끗한 천으로 감싸 품에 넣었다.잠시 후 예령의 손끝이 움직였다.그녀의 눈꺼풀이 천천히 들렸다가 다시 감겼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등불과 검은 옷자락이 겹쳐 보였다.예령은 힘겹게 입술을 움직였다.“무천은…….”“잡혔소.”짧은 대답에 예령의 굳어 있던 손가락이 조금 풀렸다.“여기는…….”“그 별장이오. 곧 집으로 돌아갈 것이니 다시 눈을 감으시오.”예령은 무겸의 목소리를 알아들은 듯했다.그러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2
Leer más

25화. 새벽보다 빠른 소문

같은 시각, 진북후부의 서실에는 등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무천은 두 손이 묶인 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손등에 박혔던 비수는 뽑혔지만 흰 천 위로 피가 배어 나왔다. 진북후는 탁자 위에 놓인 물건들을 차례로 살폈다. 금원상단의 인장. 거짓 장부. 예령을 유인한 서신. 별장에서 발견한 향로와 약재. 마지막으로 무천의 처소에서 대역을 섰던 하인이 끌려왔다. “누가 네게 무천의 대역을 맡겼느냐?” 진북후의 물음에 하인이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마님이십니다. 마님께서 둘째 공자님이 빠져나가실 때까지 침상에 누워 있으라 명하셨습니다.” 진북후의 시선이 맞은편에 앉은 조씨에게 향했다. 조씨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저는 그저 무천이가 억울하게 갇힌 줄 알고…….” “그래서 하인을 바꿔치기하고 아들을 몰래 내보냈느냐?” “이런 짓을 벌일 줄은 몰랐습니다.” “몰랐다고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조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무천의 앞을 막아섰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서 아가씨도 무사히 돌아갔다고 하지 않습니까?” 진북후가 탁자를 내리쳤다. 쾅! 인장과 장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그의 고함에 서실 안의 하인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내 명을 어기고 처소를 빠져나가 양가의 규수를 납치했다. 약을 쓰고 칼을 겨누었으며, 오래전에 문을 닫은 상단의 인장까지 도용했다.” 진북후는 무천을 내려다보았다. “그래도 할 말이 있느냐?” 무천이 굳게 다문 입을 열었다. “예령과 혼인하면 모두 끝날 일입니다.” 서실 안이 고요해졌다. 진북후의 얼굴에서 분노마저 사라졌다. “아직도 혼인을 입에 담는 것이냐?” “오늘 밤 예령이 저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다른 사내와 혼인할 수 없을 겁니다.” “네가 소문까지 냈느냐?” 무천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만으로 충분했다. 진북후가 측근에게 명했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2
Leer más

26화. 소문을 뒤집는 법

금원상단의 거짓 거래와 납치, 약까지 모두 밝히지 않고서는 제대로 반박할 수 없었다.설령 사실을 밝혀도 사람들은 진실보다 자극적인 부분만 골라 기억할 것이다. 예령은 지도의 세 곳을 손끝으로 짚었다. “남문과 동쪽 시장, 서문 객점에서 같은 말이 동시에 돌았어. 우연히 퍼진 소문이라면 이렇게 빠를 수 없어.” “미리 사람을 풀어 둔 거군요.” “말을 전한 자들이 있을 거야. 시장마다 사람을 보내 처음 그 말을 꺼낸 자를 찾아.” 연화가 머뭇거렸다. “그동안 소문이 더 퍼지면 어떡합니까?”“막지 마.”“아가씨.”“지금 입을 막으면 우리가 감추는 것이 있다고 생각할 거야.”예령은 장부를 가져오게 한 뒤 종이 한 장을 펼쳤다.그때 문밖에서 하인이 알렸다.“큰공자님께서 오셨습니다.”무겸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그는 예령의 창백한 얼굴과 탁자 위에 펼쳐진 장부를 차례로 보았다.“의원이 쉬어야 한다고 했을 텐데.”“누워 있다고 소문이 멈추지는 않습니다.”“내가 처리하겠소.”“어떻게 하시려고요?”“그 말을 퍼뜨린 자들을 잡고 사실을 밝히겠소.”예령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잡는 순간 다른 자들이 숨을 겁니다. 먼저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무겸이 맞은편에 앉았다.“생각해 둔 방법이 있소?”예령은 방금 쓴 종이를 내밀었다.금원상단과의 거래를 중단한다.옛 상단의 인장을 도용한 자들이 거짓 거래를 꾸몄으며, 서씨 상단은 창고의 물건과 장부를 확보해 상단 연합에 조사를 요청한다.금원상단의 이름으로 거래를 제안받은 상인은 즉시 서씨 상단으로 알려 달라.“이것을 황도의 상단마다 보내려고 합니다.”무겸이 글을 읽은 뒤 물었다.“무천의 이름은 없군.”“지금은 없어야 합니다.”“이유가 있소?”“무천의 이름을 먼저 꺼내면 상인들은 후부의 집안싸움으로 여길 겁니다. 하지만 죽은 상단의 인장이 도용됐다는 사실부터 퍼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예령은 금원상단의 인장이 찍힌 서신을 장부 위에 올려놓았다.“사람들은 제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2
Leer más

27화. 안에 있던 자

그 무렵 후부의 지하 감옥에서는 최만석이 처음으로 고개를 들었다. “장문호가 잡혔다고?” 철창 밖의 무겸은 대답하지 않았다. 최만석의 눈동자가 빠르게 흔들렸다. “왕씨 상단의 면포 값까지 전부 나한테 물린다는 게 사실이오?” “말하지 않으면 그렇게 되겠지.” 최만석이 마른 입술을 핥았다. 한참을 버티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전부 말씀드리면 살려 주시는 겁니까?” 무겸의 시선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먼저 듣지.” 최만석은 철창 너머를 살핀 뒤 목소리를 낮췄다. “저한테 돈을 준 사람은 둘째 공자님만이 아닙니다.” 무겸의 눈빛이 달라졌다. “또 누가 있지?” 최만석의 입에서 뜻밖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서씨 상단의 부행수 유덕수요.” 최만석의 말에 무겸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확실한가?” “유덕수가 먼저 저를 찾아왔습니다.” 최만석은 철창 가까이 다가왔다. “서문백 상단주의 몸이 좋지 않다는 것도, 새 거래의 결정권을 따님에게 넘겼다는 것도 모두 유덕수에게 들었습니다.” “또 무엇을 알려 줬지?” “예령 아가씨가 오래된 인장과 장부를 직접 확인한다는 것, 의심스러운 거래라도 진위를 확인하기 전에는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까지요.” 금원상단의 거래가 예령 앞으로 온 이유였다. “대가는?” “처음에는 은자 스무 냥을 요구했습니다. 일이 끝나면 서씨 상단의 북방 거래처를 넘겨 달라고 했고요.” 최만석의 입술이 바싹 말랐다. “저는 정보를 산 것뿐입니다. 예령 아가씨를 데려가겠다고 한 사람은 둘째 공자님이었습니다.” 무겸은 대답하지 않았다. 최만석이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기든 그가 저지른 짓은 달라지지 않았다. “유덕수가 무천과 직접 만났나?” “아닙니다. 모든 연락은 저를 거쳤습니다.” “그 말을 증명할 것이 있나?” “유덕수가 보낸 서신이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집의 마루 밑에 숨겨 두었습니다.” 최만석이 다급하게 철창을 붙잡았다. “서신까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3
Leer más

28화. 덫에 걸린 자

예령은 유덕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걱정처럼 들렸지만 실은 상단의 일에서 물러나라는 말이었다.전생에도 유덕수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예령은 그 말을 믿고 장부와 창고를 맡겼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상단의 눈과 귀를 유덕수의 손에 넘긴 셈이었다.“그래서 부행수께 부탁드리려고 합니다.”예령은 봉인한 상자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이 안에 금원상단의 인장과 원본 장부가 있습니다.”유덕수의 시선이 상자에 머물렀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예령은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상단 연합의 창고로 보내기로 하지 않으셨습니까?”“그곳은 사람이 많아 누군가 바꿔치기할 수 있습니다. 오늘 밤 동쪽 비단 창고로 옮겼다가 내일 아침 제가 직접 가져갈 생각입니다.”“제가 옮기겠습니다.”“아닙니다.”예령이 즉시 막았다.“이 일은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됩니다. 부행수께서는 평소처럼 중앙 창고를 지켜 주세요.”유덕수는 잠시 침묵하다 고개를 숙였다.“분부대로 하겠습니다.”유덕수가 방을 나간 뒤 무겸이 병풍 뒤에서 나왔다.“상자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소.”“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확인하고 싶었겠지요.”“정말 인장과 장부를 넣었소?”예령은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오래된 잡부 몇 권과 금원상단의 인장을 본떠 만든 나무 조각이 들어 있었다.“진짜는 이미 상단 연합에 보냈습니다.”그날 밤, 동쪽 비단 창고 주변에는 불빛 하나 보이지 않았다. 창고 안에는 미끼로 만든 상자만 놓여 있었다.자정이 가까워졌을 무렵 검은 그림자 둘이 담을 넘었다. 두 사내는 익숙한 듯 곧장 상자가 놓인 곳으로 향했다.한 사내가 자물쇠를 따는 동안 다른 사내는 출입문을 지키며 망을 보았다.상자가 열리는 순간 창고 사방에서 횃불이 켜졌다.숨어 있던 호위들이 출구를 막았다.사내 하나는 문으로 달아나다 붙잡혔다. 다른 사내는 담장을 넘기 직전 검은 옷의 호위에게 제압됐다.무겸이 두 사내의 복면을 벗겼다.둘 다 낯선 얼굴이었다.그러나 붙잡힌 사내의 품에서 나온 패는 낯설지 않았다.진북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3
Leer más

29화. 오래된 도둑

예령의 얼굴에는 아직 핏기가 없었다. 연화가 몇 번이나 쉬어야 한다는 눈치를 보냈지만 예령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유덕수는 예령을 보자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아가씨, 오해가 있으신 듯합니다.”예령이 서신 한 통을 펼쳤다.“이 필체도 오해입니까?”유덕수의 입술이 굳었다.“최만석에게 우리 상단의 사정을 알리고 은자 스무 냥을 받았더군요. 일이 끝나면 북방 거래처까지 넘겨받기로 했고요.”“최만석이 저를 모함한 것입니다.”“그렇다면 오늘 밤 동쪽 비단 창고에 사람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입니까?”유덕수가 대답하지 못했다.예령은 또 다른 장부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지난 오 년 동안 중앙 창고에서 사라진 물건을 다시 계산했습니다.”예령이 장부를 펼치자 행수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렸다.“비단 스물여덟 필, 약재 열세 상자, 북방에서 들여온 가죽 마흔 장. 장부에는 운송 중 상했다고 적었지만 전부 다른 상단으로 팔아넘겼더군요.”예령은 물건을 사들인 상단과 날짜까지 차례로 읽었다.“부행수께서 폐기했다고 기록한 비단은 사흘 뒤 왕씨 상단으로 넘어갔습니다. 약재는 남문 의원 세 곳에 팔렸고요. 받은 돈은 부행수의 집 마루 아래에서 나왔습니다.”유덕수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그 장부만으로는 제가 했다는 증거가 없습니다.”“그래서 부행수의 집을 확인했습니다.”예령이 거래처 명부를 펼쳤다. 명부의 가장자리에는 빼돌린 물건의 수량과 받은 돈이 유덕수의 필체로 적혀 있었다.대청에 앉은 행수들이 술렁였다.서문백은 배신감을 감추지 못한 채 유덕수를 노려보았다.“내가 자네를 얼마나 믿었는데.”유덕수가 서문백을 향해 무릎으로 기어갔다.“상단주님, 제가 잠시 욕심에 눈이 멀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예령이 유덕수의 앞을 막았다.“잠시라기에는 오 년이 너무 깁니다.”유덕수는 다급하게 예령을 올려다보았다.“아가씨께서 어릴 때부터 제가 얼마나 아꼈는지 아시지 않습니까?”“그래서 더 오래 속일 수 있었겠지요.”예령은 유덕수의 허리에 달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3
Leer más

30화. 누구의 밤이었는가

그때 연화가 급히 안으로 들어왔다. “아가씨, 상단 연합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금원상단의 인장과 장부를 공개해 달랍니다.” “지금 가겠다.” 서문백이 예령을 막아섰다. “네 몸으로는 무리다.” “오늘 제가 나가지 않으면 소문이 사실로 굳어집니다.” 예령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바닥이 기울며 그녀의 몸이 휘청거렸다. 무겸이 예령의 팔을 붙잡았다. “혼자 걸을 수 있습니다.” “알고 있소.” 무겸은 손을 놓지 않았다. “그래도 오늘은 내가 붙잡겠소.” 예령은 그를 올려다보았다. 무겸의 얼굴은 평소처럼 담담했지만 그녀의 팔을 받친 손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서문백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단 연합의 회관 앞에는 이미 수십 명이 모여 있었다. 예령이 마차에서 내리자 웅성거리던 목소리가 한순간 잦아들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예령의 목에 남은 상처로 향했다. 상단주 한 명이 앞으로 나왔다. “서 아가씨가 직접 금원상단과 거래하러 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날 밤 별장에 있었다는 말도 사실입니까?” 노골적인 질문에 연화의 얼굴이 붉어졌다. 예령은 피하지 않았다. “제가 금원상단의 창고에 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기다린 것은 거래 상대가 아니라 저를 납치하려는 자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이 크게 술렁였다. 예령은 위조된 장부와 인장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이것이 그들이 만든 함정입니다. 창고에서 붙잡힌 자들과 저를 유인한 자는 이미 확보했습니다. 오늘부터 상단 연합이 보는 앞에서 모든 증거를 공개하겠습니다.” 상단 연합의 감정인이 오래된 장부의 인영과 창고에서 발견된 인장을 대조했다. “인장은 진품입니다. 하지만 금원상단이 문을 닫은 뒤 누군가 보관하던 인장을 가져다 쓴 것이 분명합니다.” 확인이 떨어지자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이제 관심은 죽은 상단의 인장을 훔친 자에게 쏠렸다. “그렇다면 서 아가씨를 속여 창고로 부른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3
Leer más
ANTERIOR
123456
...
18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