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우리가 머물면 네 식구들이 불편하지 않겠느냐?”“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신령님들께서 민가 생활이 답답하고 불편하실까, 걱정이지요. 해솔이 녀석이 곁에서 귀찮게 굴지나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허허, 귀찮다니. 해솔이가 위험하게 산길을 타는 것보다야 낫지. 게다가 해솔이가 우리를 따르는 게 아니라, 실상은 우리 셋이 해솔이 곁을 떠나지 못해 안달인 게야.” 랑이 해솔을 향한 애정을 허허 웃으며 드러내자, 민식도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무척 무겁고도 감사합니다. 보름 뒤면 아래쪽 공사가 시작되니, 편하신 때 언제든 내려오십시오. 방은 따뜻하게 미리 정리해 두겠습니다.”“고맙네.” 어느덧 무겁던 대화가 차분하게 정리되어 갈 즈음, 주방 쪽에서 해솔이 들어왔다. 해솔의 손에는 시원한 음료와 정갈하게 깎은 과일이 담긴 쟁반이 들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석지가 벌떡 일어나 바람처럼 달려가더니, 해솔의 손에서 쟁반을 냉큼 받아서 들었다. “어어, 석지야! 내가 들고 가도 되는데…”“아니야. 이 정도는 내가 들어도 괜찮아. 오, 이건 무슨 과일이지? 노랗고 새콤한 향이 코를 찌르네!”“아버지가 얼마 전에 구해오신 거야. 미군 부대 쪽에서 들어온 외국 과일이라던데, 새콤달콤하고 되게 맛있어.” 해솔은 익숙한 과일이지만 모르는 척 쟁반을 소복이 담긴 동그란 과일 조각을 가리키자, 석지가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코끝을 감도는 톡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