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게즈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몇 미터 앞에서 빅터가 가브리엘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의 총구는 가브리엘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었다.가브리엘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침착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로드리게즈는 아버지의 얼굴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눈 속에 숨겨진 두려움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러지 마.줄리아가 낮게 속삭였다.로드리게즈가 살짝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가야 해.— 안 돼.줄리아는 그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듯 그의 손을 꼭 붙잡았다.— 저 사람은 네가 혼자 오기를 바라는 거야.— 알아.— 그런데 왜 저 사람 말을 듣는 거야?로드리게즈는 다시 가브리엘을 바라본 뒤 빅터에게 시선을 옮겼다.그의 턱이 굳게 다물렸다.— 저 사람이 내 아버지를 붙잡고 있으니까.빅터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야 이해하는군.아드리안이 몇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를 풀어줘.빅터는 즉시 총구를 아드리안 쪽으로 돌렸다.— 너한테 말한 적 없어.아드리안은 움직이지 않았다. 단 한 발짝도.— 하지만 난 너한테 말하고 있어.그의 눈빛이 차갑게 굳어졌다.— 그에게 총을 쏘면, 넌 여기서 빠져나갈 시간조차 없을 거야.빅터가 짧게 웃었다.— 용감하군.— 아니.아드리안이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다.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또렷하게 울렸다.— 난 그저 내 가족을 잃는 것에 지쳤을 뿐이야.로드리게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동생을 유심히 바라보았다.이번에는 그의 분노 뒤에 숨겨진 다른 무언가가 보였다.자신이 진정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고통이었다.아드리안과 자신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같은 거짓말에 상처받은 것이었다.두 사람 모두 가족의 비밀에 희생된 피해자였다.단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두 사람은 서로 반대되는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었다.빅터가 침묵을 깨뜨렸다.— 로드리게즈. 혼자 와.로드리게즈는 줄리아를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9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