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의무로 나와 결혼했지만 너무 늦게 나를 사랑: Chapter 51 - Chapter 60

100 Chapters

제51장

줄리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샘 윌리엄이라는 이름이 아직도 그녀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샘……그녀가 중얼거렸다.이사벨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줄리아는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다는 듯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아무것도 모르겠어. 샘은 항상 내 곁에 있었어. 모두가 나를 버렸을 때 나를 도와준 사람도 샘이었어.— 나도 알아.줄리아가 어머니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왜 나한테 거짓말을 하겠어?이사벨라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게도 이유가 있었으니까.줄리아가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모두에게 이유가 있네. 모두가 나를 보호하고 싶었다고 말해. 하지만 누구도 나에게 진실을 말할 생각은 하지 않아.그녀는 문으로 향했다.— 샘에게 직접 물어볼 거야.— 줄리아, 잠깐……— 아니, 엄마.그녀가 문손잡이에 손을 올린 채 뒤를 돌아보았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답을 듣고 싶어.문을 열었다.로드리게스가 바로 문 앞에 서 있었다.줄리아는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몇 초 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로드리게스는 감정을 숨기기 어려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영원히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눈앞에서 다시 만난 것처럼.— 괜찮아?줄리아가 시선을 돌렸다.— 응.— 정말 괜찮은 거야?— 괜찮다고 했잖아.그가 한 걸음 다가왔다.— 줄리아……그녀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널 데리러 왔어.그녀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난 네가 날 구해줄 필요 없어.그 말이 로드리게스에게 상처를 주었다.아주 미세한 변화였지만, 그의 표정에서 그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그저 턱을 굳게 다문 뒤 대답했다.— 알아.줄리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데 왜 왔어?그는 침묵했다.조사에 대해, 사고에 대해, 그리고 방금 알게 된 모든 사실에 대해 그녀에게 말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눈앞에 있는 그녀를 바라보는 순간,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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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장

로드리게스의 손가락이 부드럽게 줄리아의 손을 감쌌다.그녀는 손을 빼야 했다.그가 자신에게 준 상처들, 잊으려 애쓰며 보낸 수년을 생각하면, 두 사람 사이에 거리를 두는 것이 맞았다.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못했다.그의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는 이상할 만큼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오랜만에, 그의 곁에 있는 것이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그녀가 물었다.이사벨라는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살짝 들었다.아래에는 여러 대의 차량이 호텔 앞에 멈춰 서 있었다.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당장 떠나야 해.”로드리게스는 차들을 바라보았다.그의 눈빛은 즉시 날카로워졌다.“몇 명이나 되죠?”“정문으로는 절대 빠져나갈 수 없을 만큼 많아.”다이애나가 이사벨라를 바라보았다.“건물 뒤쪽에 직원 전용 출구가 있어요.”“알고 있어.” 이사벨라가 대답했다. “하지만 그들도 분명 그곳을 감시하고 있을 거야.”로드리게스는 잠시 생각했다.“그렇다면 호텔을 통해 나가진 않겠습니다.”줄리아가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생각이 있어요?”“지하 주차장이 있어. 거기서 다른 거리로 나갈 수 있어.”이사벨라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서둘러.”그들은 재빨리 스위트를 나섰다.줄리아는 로드리게스 곁을 걸었다. 손은 이미 떨어졌지만, 그녀는 아직도 손끝에 남아 있는 그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걸었다.그러다 줄리아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아까…”로드리게스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응?”그녀는 잠시 망설였다.“당신이 했던 말…”그는 걸음을 조금 늦췄다.“진심이었어.”줄리아는 시선을 내렸다.“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어요.”로드리게스는 그녀에게 대답을 강요하지 않았다.“지금 당장 대답하지 않아도 돼.”그녀가 그를 바라보았다.“그게 아니에요. 당신은 이해 못 해요. 나는 당신이 그런 눈으로 나를 봐주길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어요.”로드리게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의 턱이 살짝 굳어졌다.“그런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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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장

이사벨라의 말이 끝나자 방 안에 다시 침묵이 내려앉았다.무겁고, 숨이 막힐 듯한 침묵이었다.줄리아는 여전히 눈앞에 놓인 사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사진 속 샘은 너무나 달라 보였다. 훨씬 젊었고, 얼굴에는 그 시절의 천진함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그의 옆에는 앙리와 이사벨라가 서 있었다.세 사람은 줄리아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건물 앞에 서 있었다.줄리아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 뒤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왜 샘이 엄마와 함께 있었어?이사벨라는 대답하지 않았다.줄리아는 몇 초를 기다린 뒤 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여전히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알고 싶어.이사벨라는 마침내 사진을 집어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샘은 우리와 함께 일했어.로드리게스가 즉시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들과?— 그래.— 무슨 이유로요?이사벨라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찾는 듯했다.— 그때 우리는 누군가의 의심을 사지 않으면서 특정 인물들의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어.줄리아의 속이 꽉 조여왔다.그녀는 이 대화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샘이었어?— 그래.줄리아는 실망감을 숨기지 못한 채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왜 내 친구가 된 거야?이사벨라가 시선을 내렸다.그 단순한 행동 하나만으로도 줄리아의 목에 무언가가 걸린 듯 답답해졌다.— 처음에는 우연이 아니었어.줄리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말이 너무 아팠다.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엄마가 시켜서 나에게 접근했다는 뜻이야?이사벨라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그랬어.줄리아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처음에는……그녀는 그 두 단어를 천천히 되뇌었다. 그 말이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려는 것처럼.그리고 물었다.— 그다음에는?이사벨라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그다음에는 샘이 정말로 너에게 정이 들었어.줄리아가 눈을 감았다.수많은 기억이 순식간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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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장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느리고, 일정했다.줄리아는 갑자기 손끝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로드리게스를 바라본 뒤 이사벨라를 바라보며 두 사람의 얼굴에서 무언가 설명을 찾으려 했다.하지만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문 앞에서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누군가 문손잡이를 만지고 있었다.로드리게스가 즉시 손을 들어 뒤로 물러나라는 신호를 보냈다.— 내 뒤에 있어.줄리아가 그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로드리게스……그가 잠시 그녀를 돌아보았다.— 제발.그의 눈빛이 너무 진지해서 줄리아는 입 밖으로 나오려던 말을 삼켰다.하지만 이사벨라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녀는 작은 장식장으로 다가가 재빨리 문을 열고 총 한 자루를 꺼냈다.줄리아의 눈이 커졌다.— 엄마……이사벨라는 총을 확인한 뒤 단단히 손에 쥐었다.— 이걸 사용하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너희를 무방비 상태로 둘 위험은 감수하지 않을 거야.문손잡이가 다시 움직였다.이번에는 문이 거칠게 열렸다.한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로드리게스가 즉시 몸을 긴장시키며 맞설 준비를 했다.하지만 남자는 곧바로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잠깐만요!로드리게스가 눈을 가늘게 떴다.그리고 그를 알아보았다.— 클로드?클로드는 서둘러 뒤에서 문을 닫고 숨을 골랐다.— 밖에 사람들이 있어요.로드리게스가 경계를 조금 늦췄다.— 몇 명이지?— 차가 네 대예요. 그들이 나를 발견하지 못하게 더 가까이 접근할 수는 없었어요.이사벨라가 앞으로 다가갔다.— 어떻게 우리를 찾았어?클로드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로드리게스의 휴대전화 덕분이에요.로드리게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가 있는 곳을 추적할 수 있다는 뜻인가?클로드가 살짝 고개를 저었다.— 정확히는 아니에요. 하지만 누군가 우리의 위치를 알려준 건 확실해요.줄리아의 심장이 조여왔다.그 순간 그녀는 샘이 보낸 메시지를 떠올렸다.「이 집에 있는 누구도 믿지 마.」그녀의 시선이 이사벨라에서 클로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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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장

헤드라이트가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줄리아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하얀 빛이 도로를 훑으며 점점 그들에게 다가왔다. 줄리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차를 알아보려 했다.— 누구야?그녀가 물었다.샘은 대답하지 않았다.줄리아가 다시 물으려 하기도 전에 로드리게스가 그녀의 팔을 부드럽게 잡았다.— 줄리아, 차에 타.— 하지만……— 지금.그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줄리아는 결국 그의 말에 따랐다.클로드가 재빨리 운전석에 앉았다. 이사벨라는 뒷좌석에 탔고, 로드리게스는 줄리아 옆에 앉았다.하지만 샘은 밖에 그대로 남았다.줄리아가 그를 돌아보았다.— 너는 안 와?샘은 그저 고개를 저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로드리게스가 문을 열었다.— 샘!하지만 샘은 이미 몇 걸음 뒤로 물러난 상태였다.— 그녀와 함께 가.차가 곧바로 출발했다.줄리아는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뒷유리를 통해 점점 작아지는 샘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줄리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왜 남은 거야?로드리게스는 대답하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앞에 고정되어 있었고, 턱이 살짝 굳어 있었다.몇 초 후, 다가오던 차가 집 앞에 멈춰 섰다.차 문 하나가 열렸다.한 남자가 내렸다.샘은 그 자리에서 그를 마주 보고 서 있었다.낯선 남자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다가왔다. 샘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이르자 걸음을 멈췄다.두 사람 사이에 팽팽한 침묵이 흘렀다.그리고 남자가 살짝 미소 지었다.— 오랜만이군, 샘.샘의 두 손이 주먹으로 굳게 쥐어졌다.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네가 죽은 줄 알았어.남자가 작게 웃었다. 어딘가 재미있다는 듯한 미소였다.— 그들이 그렇게 믿어야 했으니까.샘은 속이 뒤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그는 이 순간을 수백 번이나 상상했었다. 하지만 막상 눈앞에 현실로 나타나자, 거의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왜 돌아온 거야?남자의 시선이 도로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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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장

차는 거의 완전한 침묵 속에서 몇 분째 달리고 있었다.이사벨라가 빅터의 이름을 입에 올린 뒤로, 누구도 감히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줄리아는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도시의 불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건물들이 하나둘 뒤로 사라지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어머니를 생각해야 했다.아버지를.샘을.그리고 이제야 다시 모습을 드러낸 수많은 비밀들을.그 비밀들은 그녀가 자신의 가족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었던 모든 것을 뒤흔들고 있었다.그런데도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머릿속에는 단 한 사람만이 계속 떠올랐다.로드리게스.그녀는 살짝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로드리게스는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굳게 닫힌 표정과 차분하게 무릎 위에 올려놓은 두 손.— 왜 아무 말도 안 해?그가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의 시선은 몇 초 동안 그녀의 얼굴에 머물렀다가 다시 앞을 향했다.— 후회할 말을 할까 봐 무서워서.줄리아의 입가에 슬픈 미소가 떠올랐다.— 네가 말을 하는 걸 두려워한 게 언제부터인데?로드리게스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내 말이 너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부터.줄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그런 대답은 그답지 않았기에 그녀는 당황한 채 가만히 있었다.잠시 후, 그녀는 두 사람의 손으로 시선을 내렸다.두 사람의 손은 여전히 맞잡은 채였다.— 우리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을 정말 후회해?로드리게스는 서로 얽혀 있는 두 사람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응.줄리아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 결혼도?그는 즉시 고개를 들었다.— 아니.그녀가 미간을 좁혔다.— 아니?— 내가 너를 대했던 방식은 후회해. 네가 내 마음에 아무런 자리도 없다고 믿게 만든 것도 후회해.그는 몇 초 동안 말을 멈췄다.— 하지만 너와 결혼한 것은 후회하지 않아.줄리아의 가슴이 조여 왔다.그녀는 이런 말을 듣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왔다. 그런데 막상 그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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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장

줄리아는 그 문장을 다시 읽었다.한 번.그리고 또 한 번.마치 충분히 반복해서 읽으면 그 말이 결국 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처럼.「빅터가 돌아온다면, 줄리아는 왜 로드리게스가 우리의 이별의 진짜 이유였는지 알아야 한다.」그녀의 손가락이 종이를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이해가 안 돼…로드리게스가 조심스럽게 편지를 다시 받아 들었다. 이번에는 훨씬 천천히 편지를 훑어보았다.— 네 아버지는 우리가 만나기도 전부터 내 가족을 알고 있었어.이사벨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줄리아가 갑자기 어머니를 돌아보았다.— 엄마는 이 모든 걸 알고 있었어?이사벨라가 시선을 내렸다.— 전부는 아니야.— 하지만 로드리게스가 우리 과거와 관련되어 있다는 건 알 만큼 알고 있었잖아.침묵이 흘렀다.그리고 이사벨라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줄리아의 가슴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질문이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물어봐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왜 아무도 나한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은 거야?이사벨라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이 일과 떨어져서 자라길 바랐으니까.줄리아가 짧게 웃었다.기쁨이라고는 전혀 없는 웃음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 일은 나를 찾아왔잖아.이사벨라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줄리아는 이번에는 로드리게스를 바라보았다.그는 여전히 편지를 손에 들고 있었다.— 너는 우리 가족들이 서로 알고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어?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정말 한 번도?— 한 번도.줄리아는 그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그 역시 자신만큼이나 혼란스러워 보였다.이번에는 그의 눈에 냉정함이 없었다. 거리를 두는 모습도, 자신을 숨기기 위한 가면도 없었다.오직 진짜 혼란뿐이었다.— 그렇다면 네 아버지는 왜 이 일에 연루된 거야?로드리게스는 생각에 잠겼다.그는 다시 한 번 편지를 바라보았다.그러다 그의 표정이 변했다.— 영상.줄리아가 미간을 좁혔다.— 무슨 영상?— 아버지가 사라지기 전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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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장

줄리아는 로드리게스가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테라스에 남아 있었다.그녀는 애써 고개를 꼿꼿이 들고 있었다. 그의 말이 자신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려 했다.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그 연기를 따라주지 않았다.「사랑해.」그 세 마디가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결혼 생활 동안 그녀가 그 말을 얼마나 많이 듣고 싶어 했던가?그때의 그녀라면 로드리게스가 진심으로 그 말을 해주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수년간의 고통이 지나간 뒤에야 그 말이 찾아오자, 그 말은 그녀에게 위로보다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주었다.줄리아는 젖은 뺨을 재빨리 손으로 닦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왜 하필 지금인 거야…그녀는 로드리게스가 아직 복도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그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그는 다시 돌아갈 수도 있었다.그녀에게 말을 걸 수도 있었다.그녀를 설득하려고 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는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렀다.이번만큼은 줄리아에게 필요한 것이 새로운 말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이다.그녀에게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다음 날 아침, 줄리아는 주방으로 내려갔다.이사벨라는 이미 식탁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양손으로 커피잔을 감싸 쥔 채 잔에서 전해지는 따뜻함을 느끼고 있었다.딸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잠은 잤니?줄리아는 의자를 끌어당겨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별로.이사벨라는 몇 초 동안 딸을 바라보았다.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었지만, 결국 물었다.— 로드리게스?줄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식탁으로 시선을 내렸다.이사벨라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아직도 그를 사랑하는구나.줄리아가 황급히 고개를 들었다.— 모르겠어.— 아니, 너도 알고 있어.어머니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확신에 차 있었다.줄리아는 잠시 침묵하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이렇게 아픈 걸까?이사벨라는 천천히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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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장

로드리게스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클레망틴의 말이 아직도 그의 머릿속에서 울리고 있었다.「로드리게스가 아주 잘 아는 사람」자신의 형제.아니. 그럴 리가 없었다.— 아니야…줄리아는 굳은 그의 표정을 바라보았다.— 누가 말하는지 알아?로드리게스는 턱을 굳게 다물었다. 그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한 사람이 떠오르는군.— 누구야?그는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이 너무나 차가워져 줄리아는 평소의 그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그리고 그는 단 하나의 이름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앙리.줄리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네 아버지?— 아니.그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내 형.줄리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줄리아는 로드리게스에게 형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가족에 대해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줄리아 역시 감히 자세히 묻지 못했다. 두 사람이 함께한 이후에도 그는 늘 자신의 삶의 그 부분을 굳게 닫힌 문 뒤에 숨겨두었다.— 이름이 뭐야?— 앙리 NLE.줄리아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앙리는 네 아버지잖아…로드리게스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니. 내 형을 말하는 거야.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 그의 본명은 앙리 NLE 주니어야. 혼동을 피하려고 모두가 그냥 앙리라고 불렀어.줄리아의 등줄기를 따라 소름이 돋았다.상황은 이미 복잡했다.그런데 이제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해졌다.— 그는 어디에 있어?로드리게스는 휴대전화로 시선을 내렸다.— 몰라.그는 곧바로 번호를 눌렀다.— 클로드!몇 초 후,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앙리 NLE 주니어에 대해 알아낼 수 있는 건 전부 찾아. 그의 계좌, 이동 경로, 과거에 운영했던 회사들… 전부 필요해.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줄리아를 바라보았다.— 이사벨라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 싫어.— 줄리아…— 네가 진실을 찾는 동안 내가 가만히 떨어져 있을 수는 없어.로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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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장

줄리아는 몇 초 동안 문 앞에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그 실루엣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그녀는 복도를 샅샅이 훑어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병원 조명의 희미한 웅웅거리는 소리를 제외하면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결국 그녀는 클레망틴의 침대로 돌아갔다.— 누군가 여기 있었어.클레망틴은 힘겹게 침을 삼켰다.— 알아.줄리아가 그녀에게 몸을 기울였다.— 봤어?클레망틴은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렇다면 누가 더 연루되어 있는지 말해줘.클레망틴은 눈을 감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 말할 수 없어.줄리아는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답답함을 느꼈다.— 클레망틴…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데, 아직도 내가 널 믿어야 한다고 말하는 거야?클레망틴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그녀는 대답하기까지 몇 초 동안 망설였다.— 나를 믿으라는 게 아니야. 살아남으라는 거야.줄리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 순간, 문이 거칠게 열렸다.로드리게스가 들어왔다.— 줄리아.그는 클레망틴이 깨어 있는 것을 보고 그대로 멈춰 섰다.그의 시선이 두 사람 사이를 오갔다.— 그녀가 무슨 말이라도 했어?줄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응. 헨리 주니어가 네 가족 중 유일하게 연루된 사람이 아니라고 했어.로드리게스는 곧바로 클레망틴에게 시선을 돌렸다.— 또 누가 있어?클레망틴은 시선을 피했다.— 말할 수 없어.로드리게스의 목소리가 차갑게 굳어졌다.— 왜?클레망틴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 사람 이름을 말하는 순간, 내가 당신들에게 모든 걸 말했다는 걸 알게 될 테니까.로드리게스가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아니.클레망틴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이해하지 못해. 그 사람은 헨리 주니어보다 훨씬 더 위험해.로드리게스가 걸음을 멈췄다.그의 눈빛이 경계심으로 변했다.— 누구야?클레망틴은 줄리아를 바라본 뒤 다시 로드리게스를 바라보았다.말할 용기를 찾으려는 듯했다.그리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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