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는 해가 뜨기도 훨씬 전에 눈을 떴다.그녀는 거의 한숨도 자지 못했다.눈을 감을 때마다 같은 장면이 떠올랐다. 디아나 앞에 앉아 있는 로드리게스.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마치 마침내 행복해진 사람처럼.그녀는 몇 초 동안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말없이 옷을 갈아입은 그녀는 코트를 챙겨 입고, 아무도 자신을 보지 못하도록 서둘러 저택을 빠져나왔다.한 시간 후, 줄리아는 클레멘타인 아리엘의 법률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그녀는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클레멘타인은 책상 뒤에 앉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줄리아?그녀의 표정이 곧바로 굳어졌다.친구의 얼굴은 창백했다. 눈은 눈물로 부어 있었고, 몹시 지쳐 보였다.클레멘타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리 와. 앉아.줄리아는 의자 쪽으로 다가가 그대로 주저앉았다.그녀는 두 손을 무릎 위에서 꼭 맞잡았다.차를 타고 오는 내내 이 말을 수없이 머릿속으로 되뇌었다. 하지만 막상 클레멘타인과 마주하자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친구는 기다려주었다.재촉하지 않았다.마침내 줄리아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나, 이혼하고 싶어.클레멘타인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지난 4년 동안 그녀는 상처와 모욕, 실망을 겪으면서도 줄리아가 이 결혼을 붙잡고 있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 몇 번이고 떠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줄리아는 언제나 남아야 할 이유를 찾아냈다.그런 줄리아가 오늘, 마침내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낸 것이다.— 정말 확실해?줄리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목소리가 떨렸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나도 노력했어, 클레멘타인. 정말 노력했어.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내가 그 사람을 충분히 사랑하면, 언젠가는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모든 걸 받아들였어.그녀가 작게 숨을 들이마셨다.— 직장도 포기했어. 그 사람
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