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고결한 주인님, 벌을 받으셔야지요: Capítulo 61 - Capítulo 70

79 Capítulos

61화

물속에서 전해지는 자극은 지독하리만치 선명하고 농밀했다. 칼릭스는 마치 성수를 들이켜듯, 여인의 달뜬 애액과 장미 향이 섞인 체액을 거침없이 빨아 삼켰다.굳은살 박인 엄지손가락으로 젖어 든 꽃잎을 좌우로 벌려낸 사내가, 가장 예민하게 곤두선 붉은 진주를 제 혓바닥 전체로 지그시 누르며 집요하게 굴리기 시작했다.“아흣, 아……! 하앗……!”머리끝까지 뻗쳐오르는 날카로운 쾌감에 세레나의 허리가 위태롭게 활처럼 꺾여 올라갔다.여인의 하얀 손가락이 물에 젖은 사내의 잿빛 머리채를 사납게 움켜쥐었다. 밀어내려는 듯 힘을 주었으나, 터져 나오는 쾌락에 취해 오히려 사내의 얼굴을 제 가랑이 사이로 더 깊숙이 짓눌러버리고 말았다.사내는 그 거친 손길마저 더없는 은총이라는 듯, 더욱 탐욕스럽게 혀를 놀렸다.물기를 머금은 혓바닥이 비좁은 내벽 입구를 집요하게 쑤셔 박듯 가르고, 팽팽하게 달아오른 살점을 강하게 빨아들였다.질척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물소리와 뒤섞여 대리석 벽면에 끈적하게 메아리쳤다.“아…… 앗, 미쳤어…… 하아…… 칼릭스, 거기는…… 흐으윽!”세레나의 붉은 입술 사이로 단말마 같은 교성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여인의 매끄러운 허벅지가 바르르 떨리며 사내의 단단한 뺨을 옥죄어왔지만, 칼릭스는 멈추지 않았다. 사내는 눈을 치켜떠 제 혓바닥 위에서 자지러지는 주인의 쾌락에 젖은 표정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턱 끝까지 여인의 은밀한 물기로 흠뻑 적신 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삼켜 올렸다.주인의 가장 깊고 음란한 곳을 제 혀로 굴복시키는 충견의 황홀경 속에서, 세레나의 은밀한 안쪽은 금방이라도 사내의 거대한 살덩어리를 집어삼킬 듯 뜨거운 꿀물을 쉴 새 없이 토해내고 있었다.세레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절정의 여운을 느긋하게 즐겼다. 그리고는 제 다리 사이에 젖은 얼굴을 묻고 있던 사내의 잿빛 머리채를 부드럽게 그러쥐었다.여인의 손끝이 사내의 젖은 뺨을 타고 내려와 턱관절을 지그시 밀어 올렸다.세레나는 붉게 상기된 얼굴로 나직하게 웃으며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5
Leer más

62화

칼릭스는 더는 이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세레나의 어깨를 조심스러우면서도 다급하게 붙잡아 올렸다.“마마…… 안 됩니다, 더는……!”사내의 거친 숨결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감히 주인의 고결한 입술을 더럽힐 수 없다는 처절한 충성과, 주인의 숨결에 미쳐버린 수컷의 본능이 맹렬하게 충돌하고 있었다.세레나는 붉게 젖은 입술을 천천히 떼어내며, 턱 끝으로 흘러내린 타액을 손등으로 훔쳐냈다.“건방진 개새끼 주제에 주인의 자비를 거부하다니.”여인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세레나는 사내의 단단한 허벅지 위로 올라탔다.장미 향유를 머금은 물결이 욕조 밖 대리석 바닥으로 넘쳐흘렀다.세레나는 사내의 성난 기둥 끝을 제 애액으로 흠뻑 젖은 은밀한 틈새에 맞추고, 망설임 없이 제 골반을 내리눌렀다.“흐으…… 읏!”“하아앗…… 마마……!”찰랑이는 물속에서, 뜨겁게 팽창한 거대한 살덩어리가 여인의 좁고 연한 내벽을 단숨에 갈라내며 자궁구 깊숙한 곳까지 짓쳐 박혀 들어갔다.숨 쉴 틈조차 주지 않는 압도적인 파열감에 세레나의 고개가 뒤로 꺾였다.칼릭스는 핏발 선 금빛 눈동자를 번뜩이며 여인의 잘록한 골반을 감싸 쥐었다. “기억해라, 칼릭스.”세레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제 허리를 느릿하게 둥글려 사내의 기둥을 사납게 조여 물었다.“네놈이 사지를 뚫고 돌아와야 할 유일한 안식처는…… 오직 내 품뿐이다.”“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제 여신이시여……!”주인의 명령에 칼릭스의 이성이 완전히 끊겨 나갔다.사내는 욕조 바닥을 딛고 세레나의 움직임에 맞춰 맹렬하게 허리를 쳐올렸다.퍽, 질척, 퍽!격렬한 물소리와 함께 두 육신이 맞부딪히는 음란한 파열음이 욕실을 집어삼켰다.세레나는 사내의 땀에 젖은 목을 끌어안고 교성을 내질렀다.“아흣, 아……! 더 깊이…… 흐윽!”한계까지 조여든 쾌락의 끝에서 세레나의 내벽이 미친 듯이 경련했다. 여인은 사내의 단단한 어깨 살점을 이빨로 깊숙이 물어뜯었다.피가 배어 나올 듯 날카로운 고통과 함께, 칼릭스는 짐승처럼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6
Leer más

63화

“마마…… 제 여신이시여……!”주인의 농염한 재촉에 칼릭스의 이성이 완전히 끊어졌다.사내는 여인의 골반을 으스러질 듯 틀어쥐고 자궁구를 부숴버릴 듯한 기세로 거칠게 몰아붙였다.예민하게 부풀어 오른 내벽이 사내의 기둥을 사납게 물고 늘어지며, 세레나의 전신에 감당할 수 없는 절정의 파도가 들이닥쳤다.“아, 아흣……! 간다, 칼릭스……!”여인의 내벽이 경련하며 강하게 수축하는 순간, 세레나는 자신의 유방을 움켜 쥐고 있는 칼릭스의 손을 움켜 쥐었다. 그녀의 몸이 앞으로 무너져 내렸다. 칼릭스 역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아직 여인의 몸에 들어있는 자신의 살덩어리를 빼내었다. 끈적한 체액이 하얀 실처럼 늘어졌다. 세레나는 욕조 안으로 뒤돌아 앉았다. 두 사람의 체액이 잔뜩 묻은 사내의 빳빳한 기둥을 한 손으로 움켜 쥐었다. 아직 배출되지 못한 체액을 짜내며, 더럽혀진 사내의 무기를 입 안으로 가져갔다. “하윽! 마마…… 더럽습니다…… 어찌 이런…… 하윽!!”세레나는 눈을 치켜뜨며 칼릭스의 표정을 하나 하나 기억했다. 자신의 애무에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마지막 쾌락을 탐하고 있는 거대한 사내. 그 짜릿한 고통과 황홀한 조임 속에서 칼릭스 역시 세레나를 내려다 보았다. 그녀의 눈에 물이 고였다가 아래로 흘러 내렸다. 칼릭스는 그녀 앞으로 몸을 낮췄다. 그리고 자신의 체액을 머금고 있는 입술을 찾아 자신의 입을 맞췄다. 맞닿은 입술 사이로 세레나의 눈물이 스며들었다. 아르젠트 가문이 하룻밤 사이에 풍비박산 나고, 피비린내 나는 비극 속에서 목에 쇠칼을 찬 채 지하 경매장 단상에 내던져졌을 때조차 결코 흘리지 않았던 여인의 눈물이었다. 세상 그 누구 앞에서도 무릎 꿇지 않고 서슬 퍼런 오만을 지키던 그의 주인이, 오직 자신을 앞에 두고 소리 없는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마마.”칼릭스의 목소리가 처절하게 갈라졌다.사내는 부서질 듯 조심스러운 손길로 세레나의 젖은 뺨을 감싸 쥐었다. 거친 굳은살이 박인 엄지손가락으로 여인의 눈가를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6
Leer más

64화

칼릭스는 욕조에서 세레나를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사내는 커다란 린넨 천으로 여인의 젖은 살결을 경건하게 닦아낸 뒤, 침실의 침대 위로 그녀를 조심스레 눕혔다.칼릭스는 침대 가장자리에 조용히 누워, 세레나를 제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세레나 역시 사내의 단단한 흉근에 뺨을 묻은 채 그의 심장 박동에 귀를 기울였다. 말은 필요 없었다. 맞닿은 피부와 서로를 옭아맨 팔의 무게만으로도, 두 사람은 서로의 영혼에 새겨진 결속을 확인하고 있었다.세레나는 그렇게 사내의 품에서 스르륵 선잠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은 야속하리만치 빠르게 흘렀다.짙푸른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벨벳 커튼 틈새로 시리도록 푸르스름한 여명이 비쳐 들기 시작했다.인기척을 느낀 세레나가 천천히 눈을 떴다.침대 곁에는 이미 흑철 흉갑과 견갑을 결착한 칼릭스가 우뚝 서 있었다. 어젯밤 욕실에서 주인의 손길에 자지러지던 사내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었다. 냉랭한 쇠 냄새와 피비린내를 품은 제국의 살귀, 전쟁 영웅 칼릭스 백작의 모습 그대로였다.세레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얇은 실크 가운을 걸치고 사내의 앞으로 걸어 나갔다.여인은 말없이 손을 뻗어, 삐뚤어진 사내의 흉갑 가죽 끈을 직접 단단하게 조여 매었다. 그리고 허리춤에 차인 육중한 흑철 대검의 자루를 어루만졌다.여인의 푸른 눈동자는 어느새 얼음처럼 차갑고 서늘한 군주의 안광을 완벽하게 되찾아 있었다.“황제와 거래한 내용을 기억해라. 에드윈을 베더라도 교묘하게 사고로 위장해야 한다.”세레나의 목소리가 서늘한 침실의 공기를 갈랐다.“그리고 온전한 몸으로 내 앞에 무릎을 꿇어라. 이것이 내 마지막 명령이다.”칼릭스는 거대한 무릎을 꿇으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숙였다.“마마의 명령을 받들겠습니다.”사내는 주인의 하얀 손등에 마지막으로 입술을 누른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침실의 문을 열고 나섰다.백작저의 넓은 안마당.자욱한 새벽안개 사이로 부관 다니엘과 검은 늑대 가죽 망토를 두른 스무 명의 정예 기병들이 침묵 속에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7
Leer más

65화

기사들은 신속하고 은밀하게 움직였다. 깎아지른 바위 그늘 아래 불길을 낮춘 모닥불을 피우고, 딱딱하게 굳은 마른 육포를 씹으며 허기를 달랬다.불빛 한 줄기조차 협곡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두터운 흙벽과 돌무더기를 겹겹이 쌓아 올렸다. 사방을 집어삼킨 침묵 속에서, 결사대원들은 숨소리마저 죽인 채 번갈아 가며 암벽 틈새의 짙은 어둠을 경계했다. 골짜기 깊은 곳에서 불어오는 삭풍에는 맹독 안개의 비릿한 쇠 냄새와 이름 모를 짐승들의 숨결이 엉겨 붙어 있었다.달빛조차 먹구름에 짓눌려 숨을 죽인 칠흑 같은 한밤중.칼날 같은 바람 소리만이 기암괴석을 기괴하게 긁어내리던 바로 그 찰나였다.스으윽— 쉬익!공기를 가르는 불길한 파열음이 협곡의 정적을 깼다.푸욱!“큭……!”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외곽 암벽 위에서 바위틈을 감시하던 보초병의 흉갑 틈새로 묵직한 쇠화살이 깊숙이 틀어박혔다.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핏물이 허공으로 흩뿌려졌다. 병사가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며 단말마의 신음을 삼켰다.찰나의 순간, 야영지 전체에 살얼음 같은 전운이 폭발하듯 번져 나갔다.“적의 기습이다! 방패 올려!”다니엘의 호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정예병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묵직한 흑철 방패들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맞물리며 칼릭스를 중심에 둔 견고한 원형 방어벽을 구축했다. 그 어떤 추가 기습도 허용치 않겠다는 듯, 기사들의 칼끝이 어둠을 향해 서슬 퍼렇게 벼려졌다.그 철벽의 중심에서, 칼릭스는 단 한 걸음의 흔들림도 없이 허리춤의 흑철 대검 자루를 틀어 쥐었다. 사내의 금빛 눈동자가 핏빛 화살이 날아든 서북쪽 칠흑 같은 바위 능선을 정면으로 꿰뚫었다.“부관. 세 명을 데리고 뒤를 밟아라.”“네!”다니엘을 필두로 가장 날랜 정예병 세 명이 그림자보다 빠르게 허공을 박차며 바위 능선 너머로 몸을 날렸다.바람을 가르는 사나운 발소리가 멀어지고, 야영지에는 다시 숨 막히는 긴장감이 내려앉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능선을 샅샅이 뒤지고 돌아온 다니엘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7
Leer más

66화

동이 트기 무섭게 부상병과 그를 호송할 병사 둘이 남쪽을 향해 말을 몰았다.남은 병력은 칼릭스와 다니엘을 포함해 단 열여덟.칼릭스는 품에서 꺼낸 은색 약병을 기울여 해독제를 삼켰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독초의 쓴맛을 삼키며, 사내는 뒤따르는 대원들에게 손짓했다.“지금 먼저 해독제를 삼켜라, 안개 속으로 진입한다. 보폭은 세 걸음 이상 벌리지 마라.”사내의 나지막한 명령과 함께, 흑철 갑주를 두른 기사들이 보랏빛 독무가 일렁이는 협곡의 아가리 속으로 발을 디뎠다.골짜기 안쪽은 지옥의 밑바닥처럼 음산했다.머리 위를 가로막은 기암괴석 탓에 여명의 푸르스름한 빛조차 제대로 닿지 않았다. 바닥은 얼어붙은 이끼와 날카로운 자갈로 뒤덮여 발을 디딜 때마다 불길한 파열음을 냈고, 눅눅하게 깔린 안개는 시야를 불과 십여 보 안팎으로 좁혀놓고 있었다.스으윽.바람 한 점 없는 공기 사이로, 무언가 스치는 기괴한 마찰음이 귓전을 긁었다.“……쉿.”칼릭스가 주먹을 쥐어 전진을 멈추었다.사방은 숨이 막힐 듯 고요했다. 풀벌레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완벽한 정적.그러나 그 침묵이야말로 가장 흉포한 죽음이 숨을 죽이고 있다는 증거였다.바로 그 순간이었다.툭.대열의 맨 우측에서 바위벽을 경계하며 걷던 기사의 발끝에 가느다란 철선 하나가 걸렸다.투화악—!“피해라!”칼릭스의 포효와 동시에, 깎아지른 절벽 틈새에서 거대한 통나무 쐐기가 허공을 가르며 낙하했다. 수십 개의 쇠 가시가 촘촘히 박힌 잔혹한 살상 덫이었다.콰아아앙!흙먼지와 돌가루가 폭발하듯 비산했다.반사적으로 몸을 날린 칼릭스와 다니엘은 바닥을 구르며 덫을 피했으나, 맨 앞에서 흉갑을 결착하고 있던 기사 하나는 미처 피하지 못했다.푸드득, 콰직!“크아아악……!”가시 쐐기가 기사의 흉갑을 통째로 으스러뜨리며 바위벽에 박아 넣었다.뼈가 짓이겨지고 내장이 터져 나오는 끔찍한 소리가 협곡을 메아리쳤다. 기사는 피거품을 울컥 토해내더니, 눈도 감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다.“빌어먹을……!”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9
Leer más

67화

점점 더 깊숙이 들어갈수록, 이런 덫과 암습은 몇 배로 흉포해질 터였다.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부하들의 피를 바쳐야 하는 지옥의 진군로.다니엘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주군, 갱도까지 가기도 전에 피해가 너무 큽니다. 우회로를 찾거나 잠시 퇴각하여 전열을 정비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칼릭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사내의 손이 가슴팍 흉갑 안쪽으로 향했다.새벽녘, 제복 가죽 끈을 단단하게 조여 매주던 세레나의 차갑고 가느다란 손길.‘에드윈의 숨통을 끊고, 놈의 수급을 가져와라. 그리고 온전한 몸으로 내 앞에 무릎을 꿇어라.’주인의 오만하고 처연했던 명령이 사내의 심장 속에서 거대한 불길처럼 타올랐다.퇴각 따위는 없었다.물러서는 순간 황제와의 거래는 깨어질 것이고, 여인의 복수는 물거품이 될 터였다. 무엇보다 온전한 몸으로 주인의 발치에 돌아가겠다는 맹세를 깰 수는 없었다.사내는 등 뒤에서 육중한 흑철 대검을 뽑아 들었다.서늘한 칼날이 보랏빛 독무를 가르며 묵직한 살기를 뿜어냈다.“물러서지 않는다.”칼릭스의 목소리는 전장의 악귀 그 자체였다.“놈들이 덫을 놓고 기다린다면, 그 아가리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목덜미를 찢어발기면 그만이다. 다니엘, 지금부터 내가 선봉에 선다.”사내의 번뜩이는 금안이 협곡 깊은 곳의 어둠을 정면으로 쏘아보았다.피 냄새를 맡은 맹수의 흉포한 전율이 사내의 전신을 지배하고 있었다.“내 뒤를 바짝 따라붙어라. 덫을 밟는 것은…… 오직 나 하나로 족하다.”칼릭스의 거대한 신형이 안개 속을 가르고 번개처럼 쇄도했다.사내의 손에 쥐인 흑철 대검이 삭풍을 가를 때마다 숨겨진 강철선들이 맥없이 끊겨 나갔다. 낙석과 화살 덫 따위는 칼릭스의 동물적인 감각을 결코 앞지르지 못했다. 사내는 부하들이 디딜 자리마다 미리 칼날을 꽂아 지면의 함정을 부수며 나아갔고, 의심스러운 바위턱은 아예 대검으로 내리쳐 통째로 무너뜨렸다. 전설 속 악귀가 강림한 듯한 무자비한 돌파에 다니엘과 결사대는 칼릭스가 대검으로 짓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9
Leer más

68화

칼릭스가 북부로 떠난 뒤, 백작저의 시계는 잔인할 정도로 느리게 흘렀다.집무실의 드넓은 창가에 선 세레나는 서늘한 찻잔을 손끝으로 매만졌다. 사내가 머물던 자리마다 묵직하게 배어 있던 흑철 냄새와 특유의 서늘한 체향은 이미 엷게 흩어진 지 오래였다.세레나는 가슴께의 얇은 숄을 무의식적으로 여미었다.‘상처 하나 입지 말고, 피 한 방울 흘리지 말며, 온전한 몸으로 내 발치에 돌아와라.’출정 직전, 땀과 체액으로 얼룩졌던 욕실 안에서 사내의 품에 안겨 내렸던 명령. 그리고 제 입술에 닿았던 칼릭스의 뜨거운 입술.성인이 되고나서는 결코 순탄하지 않은 인생을 산 세레나였으나, 칼릭스가 떠난 자리에 찾아든 침묵은 예상보다 훨씬 더 깊고 날카로운 불안을 심어주고 있었다. 혹여라도 사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심장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제멋대로 곤두박질쳤다.하지만 세레나는 결코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다.“아르젠트 영애, 아니…… 이제 곧 공작 각하라 불러야겠지요.”황도의 귀족들은 에드윈의 몰락과 아르젠트 가문의 복권을 기민하게 눈치채고 연일 백작저의 문을 두드렸다. 세레나는 평소보다 더욱 오만하고 완벽한 미소로 그들을 맞이했다.“아직 폐하의 칙서가 완전히 공표되지 않았으니, 과하게 앞서나가시면 황실에 대한 불경이 될 수 있습니다, 후작 각하.”차가운 벽안으로 상대를 꿰뚫어 보며 정국의 주도권을 쥐어짜는 여인의 모습은 이전과 다름없는 완벽한 얼음 여왕이었다. 누구도 여인의 심장 밑바닥에서 피비린내 나는 골짜기를 향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는 연정을 눈치채지 못했다.사람들이 물러가고 문이 닫히면, 세레나는 홀로 텅 빈 응접실에 남아 멍하게 서서 공허한 눈으로 골짜기 쪽을 바라보곤 했다. 사내가 떠난 지 꼬박 닷새가 지나던 날 오후였다.백작저의 철문을 거칠게 흔드는 말발굽 소리와 함께 안마당이 발칵 뒤집혔다.“의무관을 불러라! 어서!”멀리서부터 고함이 회랑을 뒤흔들자, 세레나의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세레나는 정신을 차리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20
Leer más

69화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가는 공포. 그 어떤 권력 다툼이나 황제의 협박 앞에서도 느껴본 적 없던 생생한 무력감이 여인의 가슴을 짓밟았다.그날 밤.세레나는 깊어가는 어둠을 견디지 못하고 짙은 검은색 후드를 깊게 눌러쓴 채 저택을 빠져나왔다. 호위 기사들조차 물린 채였다.여인이 발걸음을 옮긴 곳은 저택 뒤편 한적한 언덕배기에 자리한 오래된 석조 성당이었다.황실과 유착된 화려한 대성당들과 달리, 거친 화강암으로 지어진 이곳은 깊은 밤이면 신도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겨 기괴할 정도로 고요했다.참나무 문을 밀고 들어서자, 서늘한 바실리카 양식의 성당 내부가 모습을 드러냈다.스테인드글라스 너머로 스며든 창백한 달빛과, 제단 앞에 놓인 몇 자루의 촛불만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세레나는 제단 앞 가장 어두운 곳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세레나는 신을 믿지 않았다.대대로 대성당에 후원금을 내고, 대관식 등 미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조상들과는 달리 세레나는 종교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신이 존재했다면 아르젠트 가문이 하룻밤 새 역적으로 몰려 도륙당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자신이 지하 경매장에 짐승처럼 팔려 나가지도 않았을 터였다.하지만 지금, 세레나는 떨리는 두 손을 모아 쥐고 있었다.‘살려주시오. 그 멍청하고 미련한 짐승의 숨을…… 부디 끊어놓지 말아 주시오.’가슴이 닳아버릴 정도의 간절함이었다. 오만하던 공녀의 기도문은 신을 향한 찬양이 아니라, 오직 칼릭스라는 사내의 생존을 갈구하는 처절한 비명에 가까웠다.“밤안개가 몹시 차갑습니다, 자매님.”정적을 깨고 등 뒤에서 낮고 울림이 깊은 음성이 들려왔다.세레나가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렸다.어스름한 기둥 뒤편에서 한 사내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목까지 단정하게 잠긴 검은색 수단을 걸친 사제였다. 하지만 촛불에 비친 사내의 모습은 세레나가 알던 나약하고 마른 성직자들의 그것과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칼릭스와 엇비슷해 보이는 건장한 체구. 검은 수단 너머로도 숨겨지지 않는 넓은 어깨와 단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20
Leer más

70화

제단 위에서 일렁이는 촛불 그림자가 두 사람의 발치에 길게 드리워졌다.기도가 끝나고 미카엘의 커다란 손이 떨어져 나갔음에도, 맞닿았던 온기는 세레나의 차가운 손등에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사제는 묵묵히 몸을 돌려 제단 앞 나무 장의자에 조용히 걸터앉았다. 그리고는 말없이 제 곁의 빈자리를 시선으로 가리켰다.세레나는 홀린 듯 그의 옆자리로 다가가 앉았다.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삐걱거리는 낡은 참나무 냄새와 그을린 밀랍 향이 코끝을 스쳤다. 평생을 귀족들의 기만과 암투, 황제의 살얼음판 같은 눈치싸움 속에서 숨 막히게 살아온 여인이었다. 심지어 제 유일한 충견인 칼릭스 앞에서도 지배자로서의 냉혹함을 단 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 버려진 성당, 이름조차 생경한 사제의 곁에서는 기이할 정도로 숨쉬기가 편안했다.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었던 마음 밑바닥의 앙금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사제님은 죄를 사하는 권능이 있다고 믿으십니까.”세레나의 입술 사이로 나지막한 혼잣말 같은 물음이 흘러나왔다.“신은 진심으로 뉘우치는 자의 죄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하나, 자매님께서 짊어진 것은 죄라기보다는…… 덜어내지 못한 과업처럼 보이는군요.”미카엘의 음성은 낮고 고요했다. 비난도, 섣부른 위로도 담기지 않은 덤덤한 어조. 바로 그 메마른 담담함이 세레나의 굳게 닫힌 빗장을 풀어헤쳤다.“과업…… 그보단 업보겠지요.”세레나는 쓰게 웃으며 어둠이 내려앉은 바실리카의 아치형 천장을 올려다보았다.“가문이 하룻밤 사이에 역적으로 몰려 몰살당했을 때, 저는 신을 저주했습니다. 목에 쇠사슬을 차고 짐승처럼 경매장에 내던져져 발가벗겨졌을 때도, 복수만을 맹세하며 그때문에 살기로 했지요. 제 손으로 가문의 원수들을 모조리 없애버리고 빼앗긴 자리를 되찾겠노라고.”여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려왔다. 그것은 황도의 사교계나 황궁에서는 결코 꺼낼 수 없는, 가장 은밀하고도 치명적인 고해였다.“제 발치에 기어든 검 하나를 쥐었습니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21
Leer más
ANTERIOR
1
...
345678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