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님은…… 대체 어떤 분이십니까?”세레나의 서늘한 벽안이 미카엘의 얼굴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이토록 거친 손을 지니고, 피 냄새를 두려워하지 않는 눈빛을 하고 계시면서…… 어째서 이런 외진 성당의 사제로 계시는 겁니까.”그러나 미카엘은 그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사제는 그저 입가에 엷고 쓸쓸한 호선을 그릴 뿐이었다. 침묵. 자신의 과거나 정체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조차 흘리지 않는 완벽한 방어벽이었다.“저는 그저 자매님의 기도를 들어주는 그릇일 뿐입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몸을 뉘이십시오.”미카엘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묵례를 올렸다.자신의 모든 패를 까발린 세레나와 달리, 사내는 짙은 안개 속으로 서서히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콰아아앙—!같은 시각, 수백 리 떨어진 북부 마수 골짜기.성당의 고요함과는 정반대로, 이곳은 핏빛 비명이 메아리치는 아비규환의 생지옥이었다.“크아아악!”칼릭스의 흑철 대검이 거대한 호를 그리며 허공을 갈랐다.전갈의 두개골을 부수고 회전했던 검날이 짓쳐 들던 세 마리의 기형 독사 몸통을 단숨에 동강 내버렸다. 검은 핏물이 사내의 흑철 갑주 위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치이익, 치익!“큭……!”사내의 어깨 견갑 틈새로 튄 맹독의 산성액이 살갗을 파고들며 연기를 피워 올렸다.살이 타들어 가는 극심한 고통이 뇌리를 찔렀으나, 칼릭스는 신음조차 흘리지 않았다. 오히려 금빛 눈동자를 더욱 흉포하게 번뜩이며 다가오는 독전갈의 집게발 밑으로 파고들었다.콰직!단검을 거꾸로 쥐어 전갈의 턱밑 연약한 살점에 쑤셔 박고, 사내는 대검의 손잡이 끝으로 놈의 관절을 짓이겨 꺾어버렸다.“주군! 뒤쪽입니다!”다니엘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암벽 틈새에서 또 다른 전갈 떼와 뱀 무리가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셋, 넷, 다섯…… 결사대 기사들의 방패는 이미 독액에 녹아내려 너덜너덜해졌고, 바닥에 쌓인 마수의 시체만큼이나 부하들의 호흡도 위태롭게 가빠지고 있었다.“빌어먹을, 끝이 없군……!”칼릭스
Last Updated : 2026-10-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