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의 뜨겁게 달아오른 귓속말에, 세레나는 턱을 비스듬히 치켜들며 서늘한 미소를 흘렸다.“눈알을 뽑겠다니, 네 몫도 아닌 것에 욕심을 부리는구나.”여인의 차가운 손끝이 칼릭스의 단단한 목덜미를 타고 미끄러져 올라가, 귓바퀴 뒤편의 예민한 살갗을 손톱으로 지그시 내리눌렀다.순간, 사내의 거대한 어깨가 잘게 전율했다.“저들이 탐하는 것은 내 살갗이 아니라, 네놈의 목줄을 쥐고 흔드는 아르젠트의 권능이다. 주인의 곁에서 발정 난 개새끼처럼 숨을 헐떡이지 말고, 박자나 잘 맞추어라.”“발정이라뇨…… 마마께서 이리 잔인하게 살갗을 내보이며 소인을 시험하고 계시지 않습니까.”사내의 낮고 거친 목소리가 여인의 귓가를 끈적하게 파고들었다.왈츠의 선율이 한층 격정적으로 치솟아 오르는 순간, 칼릭스는 세레나의 허리를 부서져라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 제복 앞섶의 차가운 훈장들이 얇은 실크 드레스를 뚫고 여인의 가슴골을 짓누를 만큼 노골적인 밀착이었다.장내를 가득 메운 귀족들의 숨소리가 일제히 멎어 들었다.그것은 단순한 귀족들의 사교 왈츠가 아니었다.흑철 제복을 입은 제국 최고의 장수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단을 두른 여신이 펼치는, 숨 막히도록 잔혹하고 관능적인 군무.사내의 보폭은 거칠고 위압적이었으나, 여인의 우아한 턴은 그 흉포한 힘을 완벽하게 휘감아 굴복시키고 있었다.붉은 융단 위를 스치는 옷자락의 날림과 물결치는 은빛 자수.샹들리에 불빛 아래 번뜩이는 두 남녀의 형상에 샴페인 잔을 든 귀족들은 말조차 잊은 채 넋을 잃고 시선을 빼앗겼다.단상 위에 우뚝 선 황제의 금빛 시선마저, 사교계를 단숨에 장악해 버린 두 괴물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그러나 사람들의 넋을 뺀 시선 너머, 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지독하리만치 은밀하고 배덕했다.칼릭스는 턴을 도는 찰나마다 세레나의 드러난 등골을 맨손으로 집요하게 쓸어 올렸다.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펄펄 끓는 체온이 여인의 척추를 타고 번개처럼 곤두박질쳤다.“하아…… 숨이 막힙니다, 마마.”사내가
Last Updated : 2026-10-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