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디미트리의 시점내 목소리보다 더 잘 아는 목소리였다.평생을 함께하며 들어온 음성이었다. 몇 달 동안 침묵 속에 묻혀 있었더라도, 세상 어디서 들었든 단번에 알아챘을 터였다.‘내 암컷이다.’제드.찰나의 터무니없는 순간, 나는 내 가슴 위에 두 손을 얹고 있는 스칼렛을 그저 멍하니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녀는 내 늑대가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여전히 제 치유 능력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제드가 마침내 깨어났을 때 들으리라 예상했던 그 수많은 말들 중, 내 치유사를 제 짝이라 선언하는 독점욕 어린 외침 따윈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앞뒤가 전혀 맞지 않았다.처음 든 생각은 환청을 들었다는 것이었다. 키르케가 내게 베푼 일시적인 해방이란 나 자신도, 그 누구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힘이었다. 수년 동안 오로스타는 내 육신을 갉아먹으며 늑대와의 연결을 서서히 끊어놓았고, 결국 그를 깊숙이 가두어두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도였다. 그런데 몇 달간의 침묵 끝에, 스칼렛이 나를 만지는 순간 제드가 별안간 깨어나다니.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기이한 착각이 일어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내가 들은 말에는 논리적인 설명 따윈 존재할 수 없었다.스칼렛 베인은 내 짝도, 내 루나도 아니었으며, 내 늑대가 제 암컷이라며 소유권을 주장할 상대는 더더욱 아니었다.아니다. 이 모든 것이 황당무계한 헛소리에 불과했다.잠시 후, 스칼렛은 내 가슴에서 천천히 손을 떼더니 고개를 가볍게 한 번 내저었다. 그녀는 방을 가로질러 가 메모지와 펜을 가져오더니, 빠르게 글을 적어 내게 내밀어 보였다.‘병마의 흔적은 없습니다. 그 어떤 어둠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습니다.’미처 막을 틈도 없이 입가에 미소가 번져나갔다.나직한 웃음이 터져 나왔는데, 그것은 낯설 만큼 꾸밈없는 진심이었다. 수년 동안 내가 내린 모든 결정은 내 안에 도사린 병마의 손아귀 안에서 좌지우지되어 왔다. 아주 오랜만에, 나는 고통이나 질병, 혹
Last Updated : 2026-10-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