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당신이 버린 아내가 태림을 샀다: Capítulo 31 - Capítulo 40

66 Capítulos

31화 — 당신의 보호는 감옥이었다

“당신을 해임한 건 지키기 위해서였어.”건우는 내가 결재문을 내려놓기도 전에 말했다. 조사선에서 분리한다는 메모를 방패처럼 내밀었다.“누구에게서요?”건우는 최명희가 위조 상품 책임을 내게 씌우려 했고, 공식 직함이 없으면 징계 대상에서 빠질 거라고 판단했다.“그래서 내 접근권을 끊고 나리에게 사무실을 줬군요.”“시간을 벌려고 했어. 내가 안에서 정리하면…….”“나한테 말했어야죠.”건우의 목소리가 막혔다.너무 늦은 침묵이었다.그는 내가 위험한 일에 뛰어들까 봐 말하지 않고 대신 결정했다. 내 예상 그대로였다.“그때는 그게 최선인 줄 알았어.”“당신에게만 최선이었어요.”건우는 잠시 망설이다 다른 문서를 꺼냈다. 내 해임 당일 예약한 해외 항공권과 장기 체류용 숙소였다.조사가 시작되면 나를 먼저 출국시켜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해외에 둘 계획이었다고 건우는 털어놓았다.“내 여권도 묻지 않고요?”“당신이 거절할 걸 알았으니까.”“그러니까 납치와 뭐가 다르죠?”그가 항공권을 내려다봤다. 한 사람을 지킨다는 계획에 그 사람의 동의만 없었다.“어머니가 당신 이름으로 책임 확인서를 내겠다고 협박했어.”“그 협박을 보여 줬다면 나는 녹음과 원본으로 대응했을 겁니다.”“당신이 다칠 수 있었어.”“이미 다치고 있었어요. 당신이 눈을 감았을 뿐.”나는 그가 승인한 장면들을 날짜가 아니라 사건명으로 정리한 노트를 펼쳤다.첫 기록은 ‘아내를 해고한 남편’이었다. 그는 내 의견도 묻지 않고 해임 사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보안 직원 앞에서 출입증을 빼앗았다.그의 눈이 노트에 멈췄다.“그날 바로 말하려고 집에 갔어.”“나리는 내 자리에서 인터뷰했고 당신은 축하 화분을 보냈어요.”“홍보실이 보낸 거야.”“당신 이름으로 나가는 걸 막지 않았죠.”나는 다음 장을 넘겼다.다음 기록은 ‘범인은 아내였다’였다. 그는 조작된 출입기록 하나로 접근권을 정지하고 내가 가진 원본까지 회수하려 했다.“증거가 없어지는 걸 막으려고…….”“내 증거를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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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 루미에르의 주인

“서지안은 횡령자가 아니었습니다.”나는 폐쇄된 루미에르관 정문 앞에서 원본 계약서를 들어 보였다. 십일 년 동안 검은 천에 가려졌던 금빛 아치가 기자들 앞에 드러났다.태림 법무팀이 급히 다가왔다.“아직 수사가 끝난 사안이 아닙니다. 단정적으로 발표하시면…….”“태림이 단정적으로 죄인이라 발표했을 때는 왜 막지 않았죠?”법무팀장은 입을 다물었다.나는 어머니가 남긴 설계도와 추가 합의서를 화면에 띄웠다. 루미에르 명칭, 동선 설계, 상징물의 저작권은 서지안에게 귀속되고 태림은 사용권만 갖는다는 조항이었다.나는 문서가 당시 이사회 자료에서 누락됐으나 계약 브랜드가 보관한 원본과 공증번호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재하가 해외 브랜드 본사의 확인 영상을 재생했다.브랜드 본사는 서지안이 루미에르의 유일한 총괄 설계자였고 비용 집행은 태림 구매본부가 담당했다고 확인했다.기자 하나가 손을 들었다.“그렇다면 횡령금은 어디로 갔습니까?”“확인된 범위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나는 계좌 흐름을 공개했다. 어머니가 받았다고 발표된 삼십팔억 중 이십구억은 태림 납품 법인으로 입금된 뒤 부회장실 관리 계좌로 돌아갔다. 나머지 장부는 아직 사라진 상태였다.적어도 서지안 계좌에 돈이 들어간 적은 없었다. 당시 태림의 발표는 명백한 허위였다.최명희 측 대리인이 목소리를 높였다.“고인이 결재한 납품 서류가 존재합니다.”“결재권한이 없던 사람의 도장이 찍혀 있죠.”도장 감정 결과도 함께 띄웠다. 날인의 잉크는 화재 이후 생산된 제품이었다. 죽은 사람에게 뒤늦게 책임을 씌운 흔적이었다.오래전 루미에르에서 일했던 시설팀장과 판매직원들이 앞줄에 앉아 있었다. 한 직원이 울먹이며 말했다.“서 실장님은 화재 전날에도 불량 배선을 고쳐 달라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증언하겠다고 했는데 회사가 계약을 끊겠다고 해서…….”“그때 말 못 한 걸 오늘 죄처럼 안고 오지 마세요.”나는 그에게 증언 보호와 재고용 지원 문서를 건넸다.“침묵을 강요한 회사가 책임질 일입니다.”가림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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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 내 편은 내가 만든다

“서은채 대표는 표결에서 빠져야 합니다.”루미에르 복원안을 심의하던 사외이사가 이해상충을 제기했다. 아크의 투자와 내 어머니의 IP가 함께 걸려 있으니 의결권을 제한하자는 주장이었다.“법률상 제한 사유는 없습니다.” 재하가 답했다.“법보다 도덕의 문제죠. 자기 어머니 이름을 회삿돈으로 복원하겠다는 것 아닙니까?”방청석이 술렁였다. 나는 준비한 서류를 꺼냈다.“그러면 아크는 자발적으로 표결에서 기권하겠습니다.”휴회 시간에 그가 내게 따로 다가왔다.그는 복원 명칭에서 서지안만 빼면 자기 쪽 지분을 보태겠다며, 오래된 사건으로 태림의 체면을 깎을 필요가 있느냐고 거래를 걸었다.“그 제안을 공개 질의에서 다시 해 주세요.”“서로 체면을 지키자는 말입니다.”“어머니 이름을 지우는 대가로 받는 표라면 필요 없습니다.”그는 얼굴을 붉히고 돌아갔다. 곧 재하가 녹취 보존 여부를 물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협박은 아니었어요. 표결 자료를 모두 공개하면 어느 기준을 택했는지 드러납니다.”건우가 의결권 위임장을 내 앞으로 밀었다.“제 개인 지분을 서 대표에게 위임하겠습니다.”“받지 않겠습니다.”“복원안이 부결될 수 있어.”“당신 호의로 이기면 다음에는 당신 허락으로 유지해야 하니까요.”“호의가 아니라 책임입니다.”“그 책임은 당신 표로 직접 지세요. 누구에게 빌려주지 말고.”나는 위임장을 돌려보냈다.표결 전 공개 질의가 시작됐다. 먼저 직원주주조합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복원 뒤 인력 외주화 계획이 있습니까?”전수검증센터는 기존 직원의 재교육으로 운영하며 고용승계 조항을 정관 부속규정에 넣을 계획이었다.“경영이 어려워지면 삭제할 수 있잖습니까?”“삭제에도 직원주주조합 동의를 필수로 두겠습니다.”직원 대표는 동료들이 적어 보낸 질문지를 펼쳤다.“아크가 나중에 지분을 매각해도 이 조건이 유지됩니까?”나는 정관과 브랜드 계약 양쪽에 같은 조건을 넣어, 새 주주가 한쪽을 바꿔도 다른 쪽에서 제동이 걸리게 했다.“서 대표가 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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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 무릎 꿇는 대표

“당신들 사과가 내 아이 피부를 돌려줍니까?”피해 고객이 진단서를 단상에 내리쳤다. 가짜 가죽 염료 때문에 아이는 두 달째 치료 중이었다. 건우는 준비한 원고를 펴지도 못했다.본사 강당에는 위조 상품 피해자와 협력업체, 직원, 기자들이 빼곡했다. 법무팀은 배상안만 발표하고 질문을 제한하자고 했지만 나는 마이크를 전부 열게 했다.건우가 단상 앞으로 나왔다.“돌려드릴 수 없습니다.”장내에서 고함이 터졌다.“그럼 무슨 낯으로 나왔어?”“백화점 이름 믿고 샀는데 검사도 안 했잖아요!”건우는 고개를 숙였다.건우는 변명하지 않았다. 태림리테일이 검증 의무를 어기고 신고 뒤에도 판매를 계속했으며, 최종 승인자인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법무팀장이 무대 아래에서 원고를 들고 손짓했다. 인정 범위를 줄이라는 신호였다. 건우는 그 종이를 받아 찢지는 않았다. 대신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치료비는 한도 없이 실비로 지급하고, 환불과 별도로 구매액의 세 배를 우선 배상한 뒤 추가 손해는 외부 조정위원회 판단을 따를 계획이었다.피해자 대표가 배상안 첫 장을 찢었다.“태림이 고른 위원회를 어떻게 믿습니까?”건우는 새 서식을 꺼냈다.위원 일곱 명 중 네 명은 피해자가 추천하고, 배상 계좌는 외부 수탁사가 맡기로 했다. 건우는 당일 천억 원을 먼저 예치하겠다고 밝혔다.“회사가 또 어렵다며 지급을 미루면요?”“예치금은 다른 채권자가 건드리지 못합니다. 부족하면 제 성과급과 배당금을 우선 넣겠습니다.”나는 옆에서 정정했다.“개인 돈은 회사 책임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전액 지급한 뒤 대표 보수 환수 여부를 주주총회가 결정합니다.”“그 절차를 따르겠습니다.”한 고객이 비웃었다.“돈 주면 끝이라는 거요?”“아닙니다. 신고를 묵살한 책임자를 조사하고 과정 전체를 공개하겠습니다. 저도 조사 대상에서 빠지지 않겠습니다.”“대표 자리 지키면서 무슨 조사야!”건우가 내 쪽을 한 번 바라봤다. 허락을 구하는 눈이 아니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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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 불탄 창고의 증거

“대표님, 여기부터는 철거를 멈춰야 합니다.”루미에르관 지하에서 반쯤 뜯긴 벽이 검은 속살을 드러냈다. 현장소장은 도면에 없는 철문을 가리켰고, 나는 곧바로 안전모 끈을 조였다.“전 공정 중지하세요. 안에 있는 건 하나도 손대지 말고요.”“개장 일정이 사흘은 밀립니다.”“일정보다 증거가 먼저예요.”봉인 테이프에는 십칠 년 전 태림 시설관리팀 직인이 남아 있었다. 화재 뒤 폐쇄됐다는 제3창고의 기록보관실. 그런데 준공 도면상 그 방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재하가 장갑을 끼며 내 옆에 섰다.“법원 증거보전 절차가 끝날 때까지 개봉하면 안 돼.”“알아. 그래서 당신부터 불렀잖아.”두 시간 뒤 집행관과 감식팀이 도착했다. 철문이 열리자 탄 종이 냄새가 시간을 건너왔다. 안에는 열에 휜 방재함 세 개와 낡은 영상 저장 장치가 있었다.나는 발을 들이지 못했다. 불길 속에서 누군가 기침하던 소리, 손바닥을 찢던 뜨거운 철판의 감각이 되살아났다.“은채야.”재하가 낮게 불렀다.“괜찮아. 기록부터 확인해.”괜찮지 않았지만 물러서지는 않았다. 감식원이 방재함의 봉인 번호를 읽었다.“화재 당일 근무일지, 출입 카드 백업, 폐쇄회로 원본 테이프입니다.”“원본이라고요?”“복사본이 아니라 장비에서 자동 배출된 매체로 보입니다. 복구는 해 봐야 압니다.”나리가 은인이라고 주장할 때마다 사라졌던 바로 그 영상이었다. 사고 보고서에는 ‘열 손상으로 전량 폐기’라고 적혀 있었다.뒤늦게 내려온 최명희가 철문 앞을 막았다.“공사장에서 나온 폐기물에 무슨 호들갑이니?”“폐기물인지 증거인지는 감식 결과가 정합니다.”“루미에르 개장까지 망칠 셈이야?”“망가진 채 덮는 개장은 하지 않습니다.”그녀의 시선이 영상 장치에 꽂혔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놀람보다 두려움이 먼저 지나갔다. 나는 그 표정도 현장 기록 카메라에 남겼다.복구에는 하루가 걸렸다. 다음 날, 특별감사실 모니터 앞에는 나와 재하, 감식 책임자, 건우가 앉았다. 최명희 측 변호인도 참관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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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 구해준 사람을 버린 남자

화면 속 은채가 불길로 돌아갔다.나는 붙잡지도 못한 채 열일곱의 그녀가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세 번이나 되감았다. 그동안 내가 은인이라 부른 여자는 문밖에서 소리를 질렀고, 진짜 은인은 내 앞에 앉아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꺼 주세요.”은채의 한마디에 영상이 멈췄다.“왜 말하지 않았어?”묻고 나서야 그 질문마저 비겁하다는 걸 알았다. 은채가 차갑게 나를 바라봤다.“말하면 믿었을까요?”“나는…… 확인했을 거야.”“내가 위조 서명을 보여 줬을 때도 확인하지 않았죠. 나리가 훔친 기획서를 내밀었을 때도요.”반박할 말이 없었다. 나는 증거가 없어서 은채를 외면한 게 아니었다. 믿기 편한 사람을 정해 놓고, 불편한 증거를 보지 않았을 뿐이었다.은채는 증거 봉투 속 팔찌를 챙겼다.“그리고 난 구조를 사랑의 빚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그래도 나한테는 알 권리가—”“당신의 권리보다 내 선택이 먼저예요. 내가 말하지 않기로 한 건 내 일이었어요.”그 말에 입을 다물었다. 나는 결혼 내내 그녀의 선택을 빼앗고 그것을 보호라고 불렀다. 이제 와 진실을 요구하는 일도 다르지 않았다.감사실 밖으로 나온 은채를 따라갔다. 복원 공사장 한가운데, 서지안 선생의 원본 아치가 임시 조명 아래 드러나 있었다.“은채야, 잠깐만.”“업무라면 문재하 파트너를 통해 주세요.”“업무가 아니야.”“그럼 더 들을 이유가 없네요.”나는 그녀 앞을 막지 않았다. 대신 두 걸음 떨어진 곳에서 말했다.“나리가 은인이라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 빚 때문에 판단이 흐려졌다고.”은채가 걸음을 멈췄다.“그런데요?”“전부 거짓이었어. 내가 잘못—”“그래서 이제 나를 선택하겠다는 말은 하지 마요.”그녀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흔들렸다.“그 사실이 당신의 선택을 바꾼다면 내가 더 비참해지니까.”“그런 뜻이 아니야.”“무슨 뜻이든 같아요. 아내인 나는 믿을 수 없었는데 은인인 나는 믿겠다는 거잖아요.”나는 숨조차 쉬지 못했다.나는 그 앞에서 어떤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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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 백나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저 사람 말은 기사에 쓰지 마세요!”백나리가 기자석을 향해 소리쳤다. 정작 마이크는 꺼져 있었고, 이사회 실무검증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나는 단상에 세 개의 파일을 올렸다.“오늘 확인할 건 백나리 씨의 학력, 투자 유치, 화재 구조 주장입니다. 감정은 질문 목록에 없습니다.”“대표님이 저를 망치려고 만든 자리잖아요.”“대답하면 끝날 자리예요. 앉으세요.”나리는 최명희 쪽을 봤다. 비어 있는 의자만 돌아왔다. 혼자 남자 그녀의 허세는 금세 초라해졌다.첫 증인은 나리가 친척이라고 소개해 온 홍콩 투자사 부대표였다. 화면 속 남자가 한국어 통역을 통해 말했다.“백 씨를 만난 적 없습니다. 당사 로고를 사용한 제안서는 위조입니다.”나리가 벌떡 일어났다.“메일을 주고받았어요!”“어느 주소로요?”재하가 화면에 도메인 등록 정보를 띄웠다. 투자사 철자에서 알파벳 하나를 뺀 주소는 나리의 사촌 백정훈이 만든 것이었다. 그는 직원 두 명뿐인 행사대행사를 운영했다.“사촌이 연결해 준다고 해서 믿은 것뿐이에요.”“친척이 투자사 임원이라던 인터뷰와는 말이 다르네요.”“기자가 과장한 거예요.”“초고에 직접 수정 표시한 기록이 있습니다.”나리는 입술만 달싹였다.다음은 해외 경영대학원이었다. 학위증 번호는 존재하지 않았고, 나리가 들었다는 과정은 주말 공개 강좌였다. 국제 디자인상은 출품 접수증을 수상 확인서로 고친 것이었다.나는 루미에르 기획서의 수익표를 띄웠다.매출이 십 퍼센트 줄 때 손익분기점이 왜 앞당겨지는지 물었다. 나리는 명품의 희소성이 높아진다는 말만 했다. 임대료와 인건비가 그대로라는 지적에는 재무팀이 계산한 숫자라고 떠넘겼다.“당신이 직접 설계했다고 인터뷰한 표입니다.”나리는 답 대신 물을 마셨다. 숫자 하나를 바꿔 다시 물어도 계산식을 찾지 못했다. 뒤에서 재무팀 직원이 헛웃음을 삼켰다.사외이사가 물었다.“그럼 회사가 확인한 경력은 대체 뭡니까?”인사담당 임원이 고개를 숙였다.“부회장실 특별채용 지시로 검증 절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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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 어머니가 만든 거짓말

“그 자료는 이사회에 올릴 수 없다.”최명희가 회의실 문을 잠갔다. 나는 사고 사례금 영수증을 탁자 중앙에 놓고 그녀를 마주 봤다.“증거를 막으려는 말이라면 이미 늦었습니다. 사본은 법무법인과 수사기관에 보전됐어요.”“죽은 네 어머니 이름까지 다시 더러워질 텐데도?”건우가 내 앞을 가로막듯 일어섰다.“또 서지안 선생을 방패로 쓰지 마십시오.”최명희의 눈이 가늘어졌다.“너는 나가 있어.”“오늘은 이사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임시 이사회 화면에 복구된 문서가 떴다. 화재 전날 최명희가 승인한 위조 명품 선반입 목록, 사고 직후 폐기 지시, 실제 구조자인 내 학교에 접촉하지 말라는 법무 메모였다.감사실장이 설명했다.“제3창고는 정식 검수를 피한 물품을 보관했습니다. 누전이 아니라 규격 미달 조명 장치에서 불이 시작됐고, 보험 신고 과정에서 반입 목록을 숨겼습니다.”보험 조사관 메모에는 ‘상부 지시로 현장 사진 제외’라고 적혀 있었다. 사진 속 상자는 서지안 결재 이틀 전 이미 반입돼 있었다.“누가 검사 면제를 지시했습니까?”화면에는 화재 한 시간 전 최명희가 시설팀장에게 건 일곱 통의 내선과 복구 음성이 떴다.‘오늘 물건은 장부에 올리지 마. 지안 도장으로 사후 처리해.’그녀의 턱이 굳었다.한 이사가 물었다.“백나리를 구조자로 만든 이유는 뭡니까?”“보호자에게 돈을 주면 진술을 맞출 수 있었겠죠.” 내가 답했다. “반면 저는 사고 뒤에도 남은 직원과 반입 상자를 봤습니다. 입을 열 가능성이 있는 목격자였고요.”한 이사가 왜 하필 백나리였느냐고 물었다. 펜던트를 주웠고 장학재단 지원이 끊길까 두려워하는 보호자가 있었다. 최명희에게는 통제하기 쉬운 조건이었다.그녀는 돈이 필요한 집의 부탁을 받아 줬을 뿐이라고 우겼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에게 거짓말 값을 매긴 쪽은 그녀였다.최명희가 비웃었다.“열일곱 살짜리 기억으로 소설을 쓰는구나.”재하가 당시 태림 법무팀장의 녹취를 재생했다.‘부회장님이 구조 학생 이름을 빼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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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 사라진 원본 장부

“서은채 대표님, 내부자거래 혐의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금융조사관이 내 집무실에 들어온 순간, 이사회 화면에는 사라진 원본 장부의 열람 기록이 떠 있었다. 사용자 이름도, 생체 인증도 전부 나였다.“제 직무부터 정지하세요.”이사들이 술렁였다. 재하가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은채야, 아직 소명 기회가 있어.”“제가 만든 준법 규정이에요. 최대주주라고 예외가 되면 지금까지의 감사도 무너져.”나는 노트북을 닫고 대표 권한 임시 위임안에 서명했다. 조사가 끝날 때까지 아크의 태림 관련 의결권은 독립 수탁위원회가 행사하고, 내 사무실과 계정은 봉인하기로 했다.“위원장은 유성 출신이 아닌 사람으로 정하세요. 문재하 파트너도 의결에서 빠지고요.”“대표님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빠지면 방어가 어려워집니다.”“나를 잘 아는 것과 공정한 건 다릅니다.”재하는 못마땅한 얼굴로도 기피 신청서에 서명했다. 내가 지키려던 것은 내 자리보다, 누구에게나 같은 규칙이 적용된다는 믿음이었다.사외이사가 물었다.“누가 신고했는지는 확인됐습니까?”조사관이 답했다.“백나리 씨입니다. 서 대표가 화재 장부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꿨다는 진술과 파일을 제출했습니다.”화면에 내 투자심의 메모가 나타났다. 날짜는 채권 전환 하루 전, 내용에는 위조 납품과 화재 은폐가 적혀 있었다.“이 파일은 가짜입니다.”“전자서명은 대표님 인증서와 일치합니다.”“문장부터 제 것이 아니에요. 저는 투자 메모에 ‘확실’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재하가 즉시 덧붙였다.“원본 서버와 작성 기기를 대조하겠습니다.”조사관들은 내 휴대전화와 업무용 노트북을 봉인했다. 나는 순순히 넘겼다. 결백을 증명하려고 절차를 꺾는 순간, 최명희와 다를 바 없어지기 때문이었다.비서는 내 개인 물건을 상자에 담겠다고 했지만 나는 노트 한 권만 직접 꺼냈다. 사건 이름으로 모욕과 위반을 기록해 온 노트였다.“이것도 제출 대상입니까?”“관련 쪽은 복사하겠습니다. 원본은 입회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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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 믿지 않아도 지킨다

“혼자 오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습니다.”나는 백나리가 보낸 사진을 수사관에게 넘겼다. 장부를 되찾고 싶다는 조급함 때문에 원칙을 버리면, 그녀가 만든 함정에 스스로 들어가는 셈이었다.건우가 사진을 확대했다.“메모 아래 호텔 객실 키가 보여. 폐업한 강변 호텔 게 맞아.”“직접 가지 마세요.”“당신 대신 거래하겠다는 뜻이 아니야.”“그럼 뭘 하려고요?”“장부가 거기까지 간 경로를 찾을 거야. 합법적으로.”나는 그를 믿는다고 말하지 않았다. 건우도 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그는 수사관에게 자신이 확인할 접촉 대상과 시간을 적어 제출하고, 모든 자료를 원본 그대로 공유하겠다는 확인서부터 썼다.첫 번째 단서는 회색 운반 상자였다. 건우는 본가 전담 퀵 업체에서 십 년간 일한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내 부탁이 아니라 수사 협조 요청입니다. 거절하셔도 불이익은 없습니다.”“대표님 어머님 일이라면 이제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저도 대표가 아닙니다. 그리고 숨기라고 요구한 일까지 전부 진술하겠습니다.”긴 침묵 뒤 기사가 약속 장소를 정했다. 재하와 수사관 입회하에 만난 그는 배송 앱의 개인 백업을 열었다.“부회장실 건은 기록을 지우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제 운행 일지엔 주소가 남아 있어요.”“어제 강변 호텔에 갔습니까?”“예. 젊은 여자가 상자를 받았습니다. 백나리 씨였어요.”“누가 발송했죠?”기사가 화면을 넘겼다. 발송지는 본가가 아니라 태림 연수원이었다. 의뢰 번호 끝 네 자리는 건우의 과거 임원 인증번호와 같았다.수사관이 물었다.“직접 신청하셨습니까?”“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방치한 번호입니다.”건우는 변명하지 않았다. 대표 취임 때 최명희가 비상 업무용이라며 받아 간 보조 인증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폐기 확인을 직접 하지 않은 책임까지 적었다.연수원 보안팀은 처음엔 영장 없이는 영상을 줄 수 없다고 버텼다. 건우는 압박하지 않고 법원의 보전 명령을 기다렸다. 여섯 시간이 지난 뒤 확보된 영상에는 최명희의 수행비서가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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