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지는 제가 정합니다.”내 대답에도 김문호는 두 번째 도면의 행방을 말하지 않았다. 대신 해원과 소송을 끝내면 건우를 버릴 수 있느냐고 물었다.같은 요구가 그날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왔다.“재혼설을 부인하고 이건우 씨와 결별했다고 공표하십시오.”사외이사 한 명이 주가 그래프를 화면에 띄웠다. 해원의 가처분 신청 뒤 하락한 선이 붉었다.“사적인 관계를 왜 이사회가 결정하죠?”“최명희 전 부회장의 아들입니다. 해외 브랜드가 지배구조 회귀로 받아들입니다.”“그 우려를 보낸 브랜드 명단을 주세요.”그는 자료를 넘기지 못했다. 홍보 자문사의 의견과 윤세라가 흘린 기사 제목만 반복했다.나는 회의 탁자 위에 이해충돌 통제안을 놓았다.“건우 씨의 회복센터는 태림과 거래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제 임기 동안 수의계약을 금지하고, 관련 안건이 생기면 제가 사전 공개하고 표결에서 빠지겠습니다.”“그 정도로 여론이 돌아서겠습니까?”“통제할 위험은 통제합니다. 그러나 제 사생활을 주가 부양 수단으로 팔지는 않겠습니다.”다른 이사가 끼어들었다.“대표의 연애도 평판 자산입니다.”“자산이면 누가 소유합니까?”회의실이 조용해졌다.“회사가 제 관계를 소유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대신 실제 이해충돌은 감사위원회가 검사하게 하죠.”나는 건우의 옛 한시 자문 계약과 종료 확인서를 화면에 띄웠다. 접근권은 계약 종료일 오후 여섯 시에 폐기됐고, 지난 일 년간 태림 결재선에 그의 이름은 한 번도 없었다.“그가 조언하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믿습니까?”“믿으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회의록, 통신 기록, 의사결정 책임자를 감사하세요.”“연애 중이라는 사실은 인정합니까?”“네. 숨기지 않습니다.”“그럼 헤어질 수 없다는 겁니까?”“그 결정은 이사회의 권한이 아니라는 겁니다.”건우는 회의장 밖 방문객 대기실에 있었다. 내가 참석을 요청하지 않았고, 그는 해명하겠다며 문을 열지 않았다. 비서가 한 번 그의 의사를 물어 왔다.“이사회가 부르면 사실관계만 답하겠다고
Last Updated : 2026-09-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