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당신이 버린 아내가 태림을 샀다: Capítulo 51 - Capítulo 60

66 Capítulos

51화 — 내가 산 것은 회사만이 아니었다

“대표님, 개장 테이프를 잘라 주십시오.”일 년 뒤, 루미에르관의 문 앞에서 나는 가위를 받지 않았다. 대신 화재 희생자 유족과 복원팀 막내 직원에게 양쪽 손잡이를 건넸다.“이 문은 제가 혼자 연 게 아니니까요.”금빛 테이프가 끊어지자 복원된 아치 너머로 햇빛이 쏟아졌다. 가장 먼저 보이는 벽에는 서지안의 원본 설계와 이름, 그 아래에는 화재 희생자들의 명패가 같은 높이로 놓여 있었다.기자가 물었다.“태림을 인수한 최종 목적을 이룬 겁니까?”“인수가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지워진 책임과 이름을 제자리로 돌리는 일이 목적이었어요.”“향후 경영권을 가족에게 승계할 계획이 있습니까?”“태림의 자리는 혈연이 아니라 검증된 절차로 정합니다.”새 전문경영인과 직원 대표가 내 옆에 섰다. 아크는 최대주주로 감시와 투자를 맡았고, 일상 경영은 독립 이사회가 책임졌다. 누구도 한 사람의 호의에 회사를 기대지 않았다.위조 상품 피해 고객에게는 보상이 모두 끝났고, 해고될 뻔했던 협력사 직원들도 새 공급망에 복귀했다. 루미에르의 첫해 수익 일부는 화재 안전기금과 신진 디자이너 지원에 쓰기로 했다.“서지안 이름을 브랜드로 만들려는 겁니까?” 한 기자가 물었다.“아니요. 이름은 소유물이 아닙니다. 지원 사업도 심사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합니다.”나는 어머니의 명예마저 내 권력을 장식하는 간판으로 쓰지 않았다.서문석은 어머니 사진 앞에 흰 꽃을 놓았다.“지안아, 네 딸이 나보다 낫구나.”“엄마가 들으면 당연한 소리라고 했을걸요.”외조부가 웃었다.“오늘 그 녀석도 왔느냐?”“초대했어요. 올지는 본인이 선택하고요.”건우는 행사가 거의 끝날 무렵 일반 초대객 출입구로 들어왔다. 태림 임원 배지도 수행원도 없었다. 그가 지난 일 년간 세운 협력사 회복센터 직원들과 나란히 서서 박수를 쳤다.우리는 일 년 동안 서른두 번 만났다. 미술관에서 시작해 시장 골목과 도서관, 서로의 일터 근처를 천천히 걸었다. 다툰 날에는 시간을 달라고 말했고, 다음 약속 시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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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 반지를 낀 다음 날

“대표님, 재혼하십니까?”루미에르관 개장 다음 날 아침, 로비를 막은 기자들의 시선이 내 왼손에 꽂혔다. 반지를 숨길 틈도, 숨길 생각도 없었다.“결혼 날짜가 잡혔다는 보도가 사실입니까?”“아닙니다.”“그럼 이건 약혼반지입니까?”나는 대답하기 전에 건우를 봤다. 일반 방문증을 받던 그도 걸음을 멈췄다. 어제 우리는 다음을 함께 생각하기로 했을 뿐, 그 다음의 이름까지 정하지 않았다.“그 답은 두 사람이 같이 정해야 합니다. 오늘 한쪽이 먼저 규정하지 않겠습니다.”기자 한 명이 건우에게 마이크를 내밀었다.“이 전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서 대표가 말한 그대로입니다.”“재혼을 기대하고 계신다는 뜻입니까?”“제 기대가 서 대표의 대답은 아닙니다.”그는 더 말하지 않고 내게 길을 내주었다. 우리는 같은 엘리베이터에 탔지만 수행진이 내린 뒤에도 침묵했다.“방금 대답, 괜찮았어요?” 내가 물었다.“응. 당신은?”“괜찮았어요. 하지만 계속 저렇게 물을 거예요.”“오늘 저녁에 답의 범위를 같이 정할까?”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 공시와 사생활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지 각자 문장부터 써 보기로 했다.“반지는 불편하지 않아?”“반지가 아니라 남들이 붙이는 이름이 불편해요.”“그럼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건우는 내 손을 잡지 않았다. 기자 앞에서 다정함을 증명할 필요도, 둘만 남았다고 허락을 생략할 이유도 없었다.회의실 문이 열리자 홍보팀장이 태블릿을 내밀었다.“개장식 사진이 해외 통신사에도 실렸습니다. ‘태림가 재결합’으로 번역됐습니다.”“태림가는 관계없습니다. 제 개인 관계예요.”“정정자료를 낼까요?”“사실 아닌 결혼 확정만 바로잡으세요. 연애를 부인하는 문장은 넣지 말고요.”사외이사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주가에 도움이 되는 오해라면 굳이 서둘러 깰 필요가 있습니까?”“제 사생활을 주가 방어 수단으로 쓰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이건우 씨의 태림 복귀 기대가 반영된 겁니다.”“복귀 계획도, 약속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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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 첫 데이트의 긴급 호출

“인증 서버가 멈췄습니다.”윤태성의 경고장을 받은 다음 날,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비서실 전화가 울렸다. 첫 해외 주문 삼천이백 건이 전부 보류됐다는 보고였다.건우가 내 얼굴을 살폈다.“지금 가야 해?”“가야 해요.”우리가 고른 첫 일정은 오래된 시계 수선 공방 거리였다. 어머니의 시스템을 지탱한 장인들을 직접 만나고, 그 뒤에는 업무가 아닌 저녁을 먹기로 했다.“그럼 데이트는 다음에 하자.”그가 택시를 잡으려다 손을 멈췄다.“내가 같이 가면 도움이 될까, 아니면 방해될까?”예전의 건우였다면 이미 운전석에 앉아 내 일정을 바꿨을 것이다. 나는 회사와 사생활을 나눠 생각했다.“센터에서 인증 교육을 맡았죠?”“공급업체용 화면까지만 알아. 본사 서버 권한은 없어.”“그럼 함께 가요. 현장 사용자로 봐 줘요.”“알겠어. 범위 밖 자료는 열지 않을게.”차 안에서 법무팀이 다시 전화했다.“해원 측이 오전 아홉 시에 장애 사실을 언론에 알렸습니다.”“우리 첫 신고는 몇 시죠?”“아홉 시 십칠 분입니다.”건우가 나를 봤다.“우리가 알기 전에 해원이 알았네.”“경고와 장애가 따로가 아니란 뜻이에요.”나는 해외 주문을 임시 장부로 받되 출고는 멈추라고 지시했다. 서두른 복구로 흔적을 덮게 둘 수 없었다.관제실 화면에는 붉은 오류창이 연달아 떠 있었다. 개발팀장이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대표님, 재시작하면 한 시간 안에 살릴 수 있습니다.”“로그 보존 전에는 안 됩니다.”“주문 손실이 커집니다.”“장애가 아니라 침입이면 재시작하는 순간 범인의 길을 지워 줍니다.”나는 재하에게 외부 포렌식팀을 부르게 했다. 직원들에게는 책임 추궁보다 접속 단말 분리를 먼저 지시했다.건우는 관제석 뒤에 서 있었다. 내가 묻기 전에는 화면에 손도 대지 않았다.“센터 쪽에도 같은 오류가 떴어요?”“아니. 교육용 조회만 느려졌어.”“그 화면을 보여 줄 수 있어요?”“센터 책임자 승인과 개인정보 가림 처리가 필요해. 지금 요청할까?”“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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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 전남편이 아닌 내 사람

“이건우 씨를 즉시 내보내십시오.”서버 장애 다음 날 긴급 이사회가 열리자 사외이사는 내 보고서보다 건우의 출입기록부터 문제 삼았다. 재혼설을 이용해 전남편에게 비공식 권한을 줬다는 주장이었다.그를 부른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나는 동행을 요청한 사실부터 밝혔다. 사외이사는 역시 특혜였다고 몰아붙였다.나는 관제실 기록을 화면에 띄웠다. 건우에게 발급된 권한은 방문 구역 출입과 센터 교육 화면 열람뿐이었다. 모든 요청에 센터 승인과 법무팀 기록이 붙어 있었다.특혜 판단의 근거를 요구하자 그는 직함 없는 사람이 장애 대응에 관여했다고 답했다. 건우는 사용 경험만 구두로 설명했고, 서버 접속이나 계약 결정은 하지 않았다고 나는 기록을 짚었다.다른 이사가 끼어들었다.“연인이 대표 곁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충돌 아닙니까?”“관계가 이해충돌 가능성을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숨기지 않고 통제하겠습니다.”나는 사적 관계 신고서와 업무 분리안을 배포했다. 회복센터와 태림 사이 신규 거래 금지, 건우의 내부 시스템 접근 금지, 필요한 의견은 독립 준법담당을 거쳐 문서로 받는 조건이었다.“아예 헤어지면 간단하지 않습니까?”“이사회가 제 사생활을 결정하는 조항은 정관에 없습니다.”“주가가 걸린 문제입니다.”“그렇다면 위험과 통제안을 심사하세요. 제 연애를 경영 수단으로 내놓으라는 요구는 거절합니다.”문 밖에서 대기하던 건우를 불렀다. 그는 위원들 앞에 센터 재직증명과 이해관계 목록을 냈다.“어제 제공한 의견에 보수를 받았습니까?”“받지 않았습니다.”“앞으로 태림 무보수 자문으로 등록할 의향은요?”“없습니다.”사외이사가 눈썹을 올렸다.“대표를 돕고 싶다면서요?”“무보수라는 말로 절차를 흐리면 서 대표에게도 센터 직원에게도 피해가 됩니다. 필요하다면 공개 입찰과 독립 심사를 거친 계약만 검토하겠습니다.”“연인 사이에 너무 계산적인 것 아닙니까?”건우가 나를 보지 않고 답했다.“회삿돈과 마음을 섞지 않는 것이 저희가 합의한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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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 어머니가 남긴 두 번째 설계

“열지 마십시오. 소유권부터 확인해야 합니다.”법무팀이 막아선 순간, 복원실 벽 속 서랍에서는 금속이 풀리는 소리가 났다. 나침반을 꽂은 채 손을 떼면 다시 잠길 구조였다.“지금 닫히면 훼손 없이 다시 열 수 있습니까?”복원 책임자가 고개를 저었다.“장담할 수 없습니다. 내부 용수철이 부식됐습니다.”나는 나침반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영상 기록을 켜고 감사위원을 원격으로 연결하세요. 내용물은 현장에서 봉인합니다.”건우는 문 밖에 서 있었다. 어머니의 유품일 가능성이 큰 만큼 내가 부르기 전까지 들어오지 않겠다고 했다.“함께 들어올래요?”“내가 있어도 괜찮겠어?”“네. 다만 손은 대지 말아요.”“알겠어.”감사위원이 화면으로 봉인 상태를 확인했다. 재하가 장갑을 끼고 서랍 앞에 섰다.“대표님이 직접 여시겠습니까?”“아니요. 제가 발견자이자 상속인이니 증거 취급은 다른 사람이 해야 해요.”재하가 천천히 서랍을 당겼다. 안에는 방습천으로 싼 얇은 노트와 황동 표찰, 작은 열쇠 하나가 있었다.표지의 나침반 문양 아래 어머니 글씨가 보였다.루미에르 패스포트.나는 숨을 들이켰다. 루미에르관 설계도와 함께 그렸다는 ‘두 번째 설계’였다.“건물 도면이 아니군요.” 복원 책임자가 말했다.“상품이 지나온 길을 보존하는 설계예요.”첫 장에는 원산지, 제작 장인, 수선 일자, 소유권 이전을 하나의 번호로 묶는 방식이 적혀 있었다. 가품이 끼어들 틈을 기록으로 막는 구조였다.건우가 한 걸음 다가오다 멈췄다.“봐도 될까?”“화면으로만요.”“당신 어머니가 위조 납품을 막으려고 만든 거네.”“그래서 누명을 씌운 사람들이 이걸 두려워했겠죠.”노트에는 장인의 손도장이 찍힌 시험표도 있었다. 바늘의 북쪽 끝을 반 칸 비워 둔 문양이 각 제품 일련번호와 연결됐다.접힌 쪽지 하나가 페이지 사이에서 나왔다.‘기록은 물건을 비싸게 만드는 표가 아니다. 만든 사람과 고친 사람의 몫을 잊지 않게 하는 약속이다.’나는 소리 내 읽다가 마지막에서 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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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 훔친 특허의 주인

“서지안 씨 노트가 오히려 표절 증거입니다.”해원 법무법인의 답변은 노트 발견 보도 두 시간 만에 도착했다. 윤태성은 어머니가 오리진 패스 시제품을 보고 베꼈다고 주장했다.재하가 서류를 내려놓았다.“저쪽 등록일이 화재 뒤 열하루입니다. 형식상 우리보다 빠릅니다.”“어머니 노트의 종이는요?”“제조 연대는 그보다 앞섭니다. 하지만 핵심 검증식 두 장이 없어서 완성 시점을 공격할 겁니다.”해원은 오전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화면 속 윤세라는 준비된 문장을 빠르게 읽었다.“오리진 패스는 윤태성 회장님의 독창적 통찰로 탄생한 세계 최초의 명품 이력 체계입니다.”기자들이 최초 검증 방식과 개발 책임자를 묻자 세라는 원고만 뒤적였다. 오래된 기술이라 현재와 다르다면서도 구체적인 차이는 기업 비밀이라고 피했다.마침내 실무자 이름을 왜 자신에게 묻느냐고 되물었다. 홍보팀이 질문을 끊었다. 세라는 자기 이름으로 권리를 주장하면서 최초 개발자 한 명도 말하지 못했다.“저 영상을 반박자료로 씁니까?” 홍보팀장이 물었다.“아니요. 모른다는 사실은 특허 절도 증거가 아닙니다.”“여론은 잡을 수 있습니다.”“허술한 상대를 비웃는 동안 윤태성이 증거를 치우게 두지 마세요.”특허 변리사가 두 도면을 겹쳐 보였다. 좌표 배열뿐 아니라 오류도 같았다. 어머니 노트의 일곱 번째 식에는 0과 O가 뒤바뀐 수정 흔적이 있었고, 해원 등록본은 수정 전 오류를 그대로 썼다.독자 개발이라면 따라갈 이유가 없는 실수였다. 다만 해원은 어머니가 자기들 초안을 고쳤다고 거꾸로 주장할 수 있었다. 나는 초안 전달 경로와 당시 참여자를 찾기로 하고 오류 대조표를 비공개 증거 목록에 넣었다.나는 노트 발견 장소와 보존 절차만 공개했다. 어머니의 미공개 색인과 황동 표찰은 숨겼다. 사라진 두 장을 찾기 전에 우리가 가진 패를 다 보여 줄 수 없었다.건우가 센터를 통해 옛 장인 열세 명의 행방을 확인했다. 그는 명단을 내게 직접 건네지 않고 개인정보 동의를 받은 세 명의 연락처만 법무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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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 악녀는 초대받지 못했다

“대표님 명의 초대장이 이미 사용됐습니다.”해외 브랜드 비공개 만찬장 앞에서 보안 책임자가 나를 막았다. 내 금고에 있던 열두 번째 초대장은 분명 내 손에 있었다.“누가 들어갔죠?”안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윤세라가 루미에르 브로치를 달고 브랜드 대표들과 사진을 찍고 있었다.“서은채 대표 대리인이라고 했습니다.”“제 대리인은 없습니다.”나는 금고 반출 기록과 초대장 원본을 보여 줬다. 소란을 만들지 말고 양쪽 일련번호를 먼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재하가 낮게 말했다.“바로 경찰을 부를까요?”“증거부터 보존해요. 만찬을 스캔들로 덮으려는 목적일 수도 있어요.”보안 책임자가 문을 닫고 내부 촬영을 중단했다. 나는 주최 측 법무인과 함께 세라에게 다가갔다.“윤 전무, 초대장을 보여 주시죠.”세라가 잔을 내려놓았다.“이제 오셨어요? 제가 먼저 분위기를 풀어 놨어요.”“누가 제 대리를 맡겼습니까?”“대표님 비서실에서 보냈잖아요.”“담당자 이름은요?”“그런 것까지 기억해야 해요?”그녀는 가방에서 초대장을 꺼냈다. 금박과 서명은 정교했지만 일련번호가 12-LP-01이었다.“잘 만들었네요.” 내가 말했다.“진짜니까요.”“이번 초대장 번호는 숫자가 아니라 장인 인장의 첫 글자로 끝납니다.”내 원본은 12-LP-M이었다. 위조 초대장은 외부에 공개한 안내 이미지의 예시 번호를 그대로 베꼈다.세라가 주최 측을 향했다.“번호 입력 실수겠죠. 해원 전무를 쫓아낼 건가요?”브랜드 대표가 물었다.“그렇다면 서 대표의 위임 이메일을 보여 주십시오.”“휴대전화가 꺼졌어요.”“방금 사진을 올리셨는데요.”세라는 화면을 감췄다. 나는 더 언성을 높이지 않았다.“초대받지 않은 분은 나가 주세요. 위조 여부는 주최 측이 절차대로 확인할 겁니다.”“내가 여기 있는 게 두려운가 봐요?”“아니요. 당신이 비공개 자료를 보는 것이 참석자들에게 위험합니다.”그녀가 내 앞에 몸을 기울였다.“이 브로치는 윤 회장님이 루미에르 원작자에게 받은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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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 사랑을 공시하는 법

“태림에서 돈을 받고 내부 자료를 넘긴 겁니까?”센터 출입문을 막은 기자가 윤세라의 가방에서 나온 내 명함을 흔들었다. 직원들은 교육실로 들어가지 못했고 피해 업체 상담도 멈췄다.“통로부터 비켜 주십시오.”“서은채 대표와 재결합하면서 태림 일을 다시 맡았습니까?”나는 센터 법무담당이 도착할 때까지 대답하지 않았다. 침묵으로 은채에게 또 짐을 넘길 생각은 없었지만, 사생활을 급한 변명으로 팔 수도 없었다.법무담당이 카메라 수와 질문을 기록했다.“확인된 사실만 말씀드리겠습니다.”기자들이 마이크를 들었다.“센터와 태림은 현재 거래가 없습니다. 저는 태림의 직함, 보수, 시스템 권한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기자는 서버 장애 때 현장에 있었던 사실을 따졌다. 나는 서 대표의 요청으로 공급업체 사용자 경험만 구두로 설명했으며, 접근 범위와 승인은 공개된 통제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연인이니까 요청한 것 아닙니까?”“관계는 숨기지 않습니다. 다만 관계의 세부를 센터 거래와 바꾸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반지는 약혼반지입니까?”“두 사람이 이미 함께 밝힌 범위가 전부입니다.”“윤세라 전무와도 만났습니까?”“만난 적 없습니다.”명함은 공개 세미나 접수대에 둔 것이었다. 누가 가져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세라가 훔쳤다고 추측하지 않았고, 센터 방문기록과 명함 배포 수량을 수사 요청이 오면 제출하겠다고만 했다.기자들이 물러난 뒤 직원이 봉투를 가져왔다.센터 상담사는 직원들도 기자 질문에 답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원하지 않으면 통로를 바꾸겠다고 했다.센터가 태림 편이라 피해 업체를 골라 받는다는 말에는 상담 선정표와 외부 감사 결과로 답할 생각이었다. 직원 증언을 방패로 세우지 않겠다고 설명했다.나는 오전 예약을 취소하지 않고 뒷문 안내를 열었다. 내 평판을 설명하느라 피해 업체의 하루를 다시 빼앗을 수 없었다. 실제로 버티는 사람들의 시간을 보전하는 게 우선이었다. 늘 그래야 했다.“해원그룹에서 등기로 왔습니다.”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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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 믿음을 시험하는 사진

“대표님, 오늘 이사회 전에 결별 입장을 내셔야 합니다.”윤세라와 건우의 ‘심야 밀회’ 사진이 개장식 반지 사진보다 빠르게 퍼졌다. 홍보팀은 기사 제목을 띄운 채 내 대답을 기다렸다.“누구와 결별하라는 거죠?”“이건우 씨입니다. 적어도 조사 기간만이라도요.”내 휴대전화에 건우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해명 한 줄보다 먼저 센터 공시문, 동석자 명단, 녹음 파일, 시작부터 끝까지 찍힌 영상의 원본 해시가 들어 있었다.마지막 문장은 짧았다.‘내가 빠뜨린 정보가 없는지 직접 확인해 줘. 확인 뒤에 이야기하고 싶어.’나는 홍보팀에 말했다.“연애 상태는 조사 대상이 아닙니다. 사진 조작 경위와 해원 제안의 이해충돌만 확인하세요.”“대중은 그렇게 나누지 않습니다.”“그래서 우리가 사실까지 섞을 이유는 없어요.”“질투하지 않는 척하시면 더 공격받습니다.”“제 감정을 보도자료에 넣지 마세요.”나는 건우를 비공개 회의실로 불렀다. 재하와 독립 준법담당도 동석시켰다.건우는 내가 묻기 전에 변명하지 않았다.“전부 보냈어. 원본 기기는 센터 금고에 봉인했고.”“만남 전에 공유한 내용과 달라진 게 있어요?”“금액이 두 배로 올랐고 대표직을 언급했어. 그 자리에서 거절했어.”“윤세라 씨와 단둘이 있었습니까?”“아니. 센터 법무담당이 내 오른쪽에 있었어. 사진에서 잘렸고.”“나한테 말하지 않은 건요?”그는 잠깐 생각했다.“세라가 당신 곁에서 죄인 노릇 한다고 말했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어젯밤 메시지에는 쓰지 않았어.”“지금 말한 이유는요?”“당신이 빠뜨린 정보가 있느냐고 물었으니까.”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불쾌했지만 의심과 불쾌함은 같은 감정이 아니었다.“사진을 보고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어요.”“그럴 수 있어.”“그렇다고 당신에게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진 않을게요. 다만 다음에는 사진 위험뿐 아니라 상대가 관계를 모욕한 말도 바로 알려 줘요.”“알겠어. 당신이 감당할 일을 내가 고르지 않을게.”“그리고 내가 믿는다고 조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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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 사라진 두 장의 도면

“봉투 안의 종이, 어머니 도면이 맞아요.”확대한 사진 속 나침반 모서리가 선명했다. 건우가 윤세라에게 돌려준 봉투에는 뜯긴 첫 번째 장이 반쯤 나와 있었다.문제는 사진만으로 압수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원본을 가진 경로부터 증명해야 해.”“그래서 면담 기록 전부를 가져왔어. 제출해도 될까?”건우는 내 앞으로 녹음 파일과 출입 기록을 밀었다. 먼저 공개하지도, 세라를 쫓아가지도 않았다.“법무팀에 넘길게요. 당신 개인 휴대전화도 보전해야 해요.”“동의해. 필요한 범위는 재하 씨와 정해 줘.”재하는 사진의 봉투를 확대하다가 오른쪽 아래의 금박 숫자를 짚었다.“MH-17. 최명희 전 부회장이 쓰던 개인 금고 관리번호와 같습니다.”“그 금고는 수사 때 비어 있었잖아요.”“내용물만요. 반출 대장은 태림 별도 창고에 남았습니다.”나는 즉시 감사위원에게 보전 명령을 요청했다. 옛 임원실을 뒤지는 대신 기록 담당자와 노조 참관인을 불렀다. 어머니 자료를 찾는 일일수록 내 감정이 절차를 앞서서는 안 됐다.반출 대장에는 십칠 년 전 화재 닷새 뒤, 최명희가 금고에 ‘설계 부속물 두 점’을 넣었다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나리가 체포되기 석 달 전, 두 점 모두 외부 보관소로 옮겨졌다.“수령인이 누구죠?”감사팀장이 답했다.“해원문화재단의 보존 자문사입니다.”“실제 소유주를 확인하세요.”“홍콩 법인 블루코스트 홀딩스입니다. 해원그룹 비서실이 설립 비용을 냈습니다.”페이퍼컴퍼니는 최명희의 대리인에게 보관료가 밀렸다는 명목으로 돈을 송금했다. 액수는 도면 값을 숨기기엔 작고, 낡은 종이 보관료라기엔 지나치게 컸다.돈을 받은 계좌는 최명희 사건 때 이미 동결돼 있었다.“그럼 새로 발견한 거래로 별도 보전을 신청하세요. 지난 사건의 부속 증거로 뭉개지 않게요.”재하는 블루코스트 이사 명부를 띄웠다. 직원은 한 명도 없고 주소는 해원 해외사업팀이 쓰던 우편함이었다. 서류상 대표는 윤태성의 운전기사였다.“기사에게 대가가 갔나요?”“매달 자문료가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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