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 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바빴다. 주말 동안 쌓인 메일을 확인하고, 회의 자료를 정리하고, 팀장에게 수정안을 넘겼다. 정신없이 오전을 보내다 보니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휴대전화를 제대로 확인했다. 채도하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점심 먹어. 유지는 화면을 보고 피식 웃었다. 이제 놀랍지도 않았다. 도하는 여전히 이런 식이었다. 다정하게 묻기보다 짧게 말하고. 챙겨놓고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사람. 유지는 답장을 보냈다. —먹을 거예요. 몇 초 뒤 읽음 표시가 떴다. —진짜? 유지는 웃었다. —네. —사진 보내. 유지는 눈썹을 올렸다. —왜요? —안 믿겨서. 유지는 점심으로 받은 샐러드와 샌드위치 사진을 찍어 보냈다. 잠시 후 답장이 왔다. —이건 밥 아니잖아. —샌드위치인데요. —저녁 제대로 먹어. —또 잔소리. —응. 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도하와 이렇게 사소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 너무 자연스러워지고 있었다. 그게 가장 문제였다. 오후 세 시쯤. 강현민에게 메시지가 왔다. —이번 주 금요일 저녁 시간 괜찮으세요? 유지는 한참 화면을 바라봤다. 현민과는 이미 몇 번 만났다. 좋은 사람이었다. 부담스럽지 않았고, 대화도 편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다음 약속을 잡을 때마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좋아서 만나고 싶은 게 아니라. 만나도 되니까 만나는 느낌. 유지는 잠시 고민하다 답했다. —네. 괜찮아요. 곧바로 답장이 왔다. —좋아요. 이번엔 제가 장소 정할게요. 유지는 짧게 웃었다. 그 순간 책상 위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채도하였다. —금요일 약속 있어? 유지는 그대로 멈췄다. 시간이 묘했다. 방금 현민과 약속을 잡은 직후였다. 물론 우연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유지는 일부러 답장을 늦게 보냈다. —왜요? 읽음. 잠시 뒤. —그냥 물어봤어. 유지는 미간을 찌푸렸다. 또 그냥
최신 업데이트 : 2026-09-0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