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Chapter 291 - Chapter 300

312 Chapters

291화: 돌아온 여섯째 날, 이번에는 둘 다 쉬는 법을 정했다

돌아온 여섯째 날.송유지는 아침부터 이상하게 몸이 무거웠다.아픈 건 아니었다.그냥.눈을 떴는데도 개운하지 않았다.채도하가 옆에서 일어나며 물었다.“피곤해?”“조금.”“어제 늦게 잤어?”“아니.”유지는 이불을 끌어올렸다.“그냥 몸이 좀 무거워요.”도하가 손등으로 유지 이마를 한번 짚었다.“열은 없고.”“응.”“오늘 뭐 있어.”“금요일 원격회의.”“그거 몇 시.”“10시.”“40분?”“응.”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것만 하고 쉬어.”유지는 눈을 가늘게 떴다.“명령이에요?”“권고.”“강한 권고 같은데.”“맞아.”아침을 먹으면서도.유지는 평소보다 말이 적었다.도하가 물었다.“8주 자문 때문에 생각 많아?”유지는 잠깐 멈췄다.“조금.”“하고 싶다며.”“응.”“근데.”유지는 커피잔을 만지작거렸다.“할 수 있는 거랑.”“응.”“지금 해야 하는 건 다른 것 같아서.”도하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유지는 그게 좋았다.“저 여기 돌아오고 나서.”“응.”“계속 괜찮다고 생각했거든요.”“응.”“근데 오늘 좀 피곤하니까.”유지는 웃었다.“아, 나 진짜 쉬긴 해야 되는구나 싶어요.”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쉬어.”“또 바로 그렇게 말하네.”“답 나왔잖아.”오전 10시.현지 팀과 두 번째 원격회의가 시작됐다.화면 속 사람들은 지난번보다 더 편안해 보였다.운영 담당자가 먼저 말했다.“송 리드님, 오늘은 보고 2건입니다.”“좋아요.”첫 번째.파트너 일정 변경.이미 처리 완료.두 번째.새 인력 교육 방식 조정.이것도 현지 디렉터 승인까지 끝난 상태였다.유지가 물었다.“제 의견 필요한 건요?”잠깐의 정적.마케팅 담당자가 웃었다.“없습니다.”유지도 웃었다.“또?”“네.”“그럼 저 왜 불렀어요.”현지 디렉터가 말했다.“계약 마지막 정기 자문이니까요.”“아.”회의는 24분 만에 끝났다.마지막으로 운영 담당자가 말했다.“이제 정기 자문도 끝이죠?”“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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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화: 돌아온 일곱째 날, 쉬는 날에도 처음은 생겼다

돌아온 일곱째 날.송유지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시간을 확인했다.9시 18분.평소 같으면 이미 뭔가 하고 있었을 시간이었다.그런데 오늘은.아무 일정도 없었다.유지는 옆을 봤다.채도하도 아직 누워 있었다.“여보.”“응.”“우리 오늘 진짜 아무것도 안 정했죠.”도하가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응.”“이대로 있어도 돼요?”“돼.”“진짜?”도하가 그제야 눈을 떴다.“왜 자꾸 허락받아.”유지가 잠깐 멈췄다.“그러네.”조금 뒤.둘은 늦은 아침을 먹었다.유지가 식탁에 앉아 말했다.“그래도 뭐 하긴 해야 하지 않을까요.”도하가 커피를 마셨다.“왜.”“하루가 아깝잖아요.”“쉬는 날인데.”“쉬는 것도 뭔가 해야 쉬는 것 같아서.”도하가 웃었다.“그게 문제네.”“뭐가요.”“넌 쉬는 것도 성과 내려고 해.”유지가 그대로 멈췄다.“아.”“맞지.”“조금.”“많이.”유지는 눈을 가늘게 떴다.“오늘 따라 팩트 공격이 심하네.”결국 둘은 아무 계획 없이 밖으로 나왔다.차도 두고.그냥 걸었다.유지가 물었다.“어디 가요.”“모르겠어.”“그럼 방향이라도.”“네가 골라.”유지는 왼쪽을 가리켰다.“저쪽.”“왜.”“그냥.”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그 대답이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다.한참 걷다 보니.둘 다 자주 지나던 동네인데도.처음 보는 작은 골목이 나왔다.유지가 먼저 안쪽을 봤다.“여기 있었어요?”“몰랐어.”“여보도?”“응.”유지 입꼬리가 올라갔다.“제가 먼저 찾았네.”도하가 웃었다.“또 경쟁 시작?”“오늘은 제가 이겼어요.”골목 안에는 작은 가게들이 몇 개 있었다.오래된 서점.작은 꽃집.그리고 테이블이 4개뿐인 카페.유지가 카페를 가리켰다.“저기 들어갈래요?”“응.”카페에 들어가자.유지는 창가 자리를 골랐다.둘은 메뉴판을 오래 보지 않았다.커피 2잔.간단한 디저트 하나.그게 전부였다.도하가 물었다.“좋아?”“응.”“뭐가.”“이런 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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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화: 돌아온 여덟째 날, 이번에는 시작 날짜를 정했다

돌아온 여덟째 날.송유지는 아침부터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다.채도하가 커피를 들고 와 물었다.“오늘은 또 뭐.”유지가 화면을 가리켰다.“8주 자문.”“오늘 결정해?”“응.”“쉬고 결정한다며.”“쉬었잖아요.”“하루.”유지가 웃었다.“그래도 어제 진짜 아무것도 안 했어요.”도하는 맞은편에 앉았다.“그래서.”“하고 싶어요.”“응.”“근데 조건 하나 더 넣을 거예요.”“뭔데.”유지는 메일 초안을 보여줬다.시작 시점 3주 후 요청.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대로네.”“응.”“3주 쉬고.”“응.”“그다음 8주.”유지는 잠깐 화면을 보다가 말했다.“이제는 바로 다음 거 시작하는 게 좀 무서워요.”“왜.”“할 수 있으니까 계속 하는 사람이 될까 봐.”도하가 잠시 말이 없었다.유지가 덧붙였다.“쉬어야 할 때도 그냥 할 수 있다고 해버리는 거.”“그럼 3주가 맞네.”“응.”이번에는 유지도 바로 전송 버튼을 눌렀다.답은 오전 중에 왔다.요청한 시작일 수용.주 2회 원격 회의.주말 연락 없음.단기 출장 1회 가능.유지는 메일을 끝까지 읽고 나서 노트북을 닫았다.“됐어요.”도하가 넥타이를 매다 물었다.“확정?”“응.”“축하해.”유지가 웃었다.“고마워요.”“좋아?”“응.”잠깐.“근데 예전처럼 막 뛰고 싶은 느낌은 아니에요.”“그럼.”“차분하게 좋아.”도하가 웃었다.“그게 더 오래 갈 것 같은데.”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그렇게 생각해요.”도하가 출근하려는데 유지가 달력을 가져왔다.“잠깐.”“왜.”“시작일 적어야지.”유지는 정확히 3주 뒤 날짜에 동그라미를 쳤다.그런데 그 아래.이미 적힌 게 있었다.도하의 첫 출장 예상 주간.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겹치네.”“확정 아니야.”“그래도.”둘은 달력을 한동안 봤다.도하가 먼저 말했다.“너는 여기서 회의하고.”“응.”“나는 출장 가면 되고.”“응.”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는 이상하게 불안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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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화: 돌아온 아홉째 날, 쉬는 동안에도 달라지는 것

돌아온 아홉째 날.송유지는 아침부터 이상하게 손이 허전했다.노트북을 켤 일도 없고.현지 팀 정기회의도 끝났고.8주 자문은 3주 뒤에 시작한다.일정표만 보면.정말 비어 있었다.채도하가 출근 준비를 하다가 물었다.“오늘 뭐 해.”유지는 식탁에 앉아 한참 생각했다.“모르겠어요.”도하가 웃었다.“좋네.”“뭐가요.”“모르는 거.”“전 하나도 안 좋은데.”“쉬는 기간이라며.”“그래도 하루 계획 정도는…”도하가 재킷을 집어 들었다.“정하지 마.”유지가 바로 쳐다봤다.“또요?”“응.”“여보 요즘 제가 계획 세우는 걸 너무 싫어해.”“싫은 게 아니라.”도하가 웃었다.“안 세워도 되는 날도 있어야지.”도하가 출근한 뒤.유지는 거실 한가운데 서 있었다.청소는 어제 했고.빨래도 없었다.친구와 약속도 잡지 않았다.결국 소파에 앉았다.5분.10분.15분.휴대전화를 들었다.회사 메일을 열려다가 멈췄다.“안 돼.”스스로 말하고 다시 내려놨다.그때 메시지가 하나 왔다.현지 운영 담당자였다.—송 리드님, 지난번 말씀하신 기준대로 저희가 처리했습니다. 공유만 드립니다.첨부된 건 짧은 결과 보고였다.유지는 읽었다.질문도 없고.승인 요청도 없었다.정말 공유뿐이었다.유지는 짧게 답했다.—확인했습니다. 잘 처리했네요.끝.메시지창을 닫고 나니.오히려 마음이 편했다.오전 11시쯤.유지는 갑자기 밖으로 나갔다.목적지는 없었다.동네를 걷다가.평소 그냥 지나치던 작은 서점 앞에서 멈췄다.해외에서 도하가 먼저 찾아냈던 책방이 떠올랐다.유지는 피식 웃었다.“여기에도 있었네.”안으로 들어갔다.책을 한 권 골랐다.일 관련 책은 아니었다.소설이었다.계산을 마치고 나오는데.조금 낯설었다.예전에는 쉬는 날에도.자기계발.자료.업무.뭔가 도움이 될 것만 골랐던 것 같았다.오늘은 그냥.읽고 싶어서 샀다.점심 무렵.도하에게서 메시지가 왔다.—뭐 해.유지는 책 사진을 보냈다.—책 샀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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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화: 돌아온 열째 날, 처음으로 서로의 바쁜 주를 예약했다

돌아온 열째 날.송유지는 아침부터 달력을 다시 펼쳐놓고 있었다.채도하가 커피를 들고 와 옆에 섰다.“또 일정?”“응.”“어제는 쉬더니.”“오늘은 중요한 거예요.”유지는 다음 달 둘째 주를 손가락으로 짚었다.자신의 8주 원격 자문 시작.그리고 같은 주.도하의 첫 출장.“여기.”“응.”“여보 출장 거의 확정이라며.”“응.”“정확한 날짜 나왔어요?”도하는 자기 휴대전화를 확인했다.“화요일부터 목요일.”유지가 바로 달력을 봤다.“저 첫 회의는 수요일.”“겹치네.”“진짜 딱 겹쳐.”도하가 의자를 빼고 앉았다.“문제 있어?”유지는 잠깐 생각했다.그리고 고개를 저었다.“아니.”예전 같았으면 조금 불안했을 것이다.자기 첫 일정.도하의 첫 출장.둘 중 하나라도 일이 꼬이면 서로 신경 쓸 여유가 없을 것 같아서.그런데 이번에는.“오히려 괜찮을 것 같아요.”“왜.”“둘 다 바쁜 주면.”유지가 웃었다.“서로 미안해할 필요 없잖아요.”도하도 웃었다.“그건 맞네.”유지는 달력에 표시했다.화~목 도하 출장.수요일 유지 자문 첫 회의.그리고 금요일 저녁에 동그라미를 쳤다.도하가 물었다.“이건 뭐야.”“둘 다 끝나는 날.”“응.”“저녁 비워요.”“뭐 하게.”“아직 안 정해요.”도하가 눈썹을 올렸다.“진짜?”“응.”“예약도 안 하고?”유지가 웃었다.“저 요즘 잘하잖아요.”“뭘.”“안 정하는 거.”도하가 출근 준비를 하며 말했다.“근데 내 출장.”“응.”“첫날은 아마 늦게 끝날 거야.”“괜찮아요.”“연락 못 할 수도 있고.”유지는 잠깐 도하를 봤다.“그것도 괜찮아요.”도하가 멈췄다.“진짜?”“응.”“예전엔 연락 없으면 먼저 물어봤잖아.”“지금도 궁금하긴 하죠.”유지는 솔직하게 말했다.“근데 바쁜 거 알고 있으면 기다릴 수 있어요.”도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나도.”“뭐가.”“네 첫 회의 날.”“응.”“끝나면 네가 먼저 말할 때까지 기다릴게.”유지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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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화: 돌아온 열한째 날, 먼저 돌아온 사람이 기다리는 법

돌아온 열한째 날.송유지는 아침 식탁에서 채도하의 출장 일정표를 보고 있었다.도하가 맞은편에 앉아 물었다.“왜 그렇게 봐.”“그냥.”“뭐가.”“화요일 아침 출발.”“응.”“목요일 저녁 돌아오고.”“응.”유지는 달력을 한번 보고 다시 도하를 봤다.“진짜 금방이네.”“2박 3일이니까.”“알아요.”도하가 커피를 마셨다.“벌써 아쉬워?”유지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니.”“표정은 아닌데.”“요즘 다들 왜 제 표정을 읽지.”도하가 웃었다.“쉬워서.”“채도하.”도하가 출근한 뒤.유지는 거실에 남았다.오늘은 특별한 일정이 없었다.8주 자문 준비도 어제 필요한 만큼만 해놨다.현지 팀에서는 연락도 없었다.유지는 한동안 소파에 앉아 있다가.문득 생각했다.‘도하 출장 가면.’예전에는.도하가 자기 출장을 기다리는 쪽이었다.이번에는 반대다.자기가 집에 있고.도하가 밖으로 나간다.그 사실이 조금 낯설었다.오전 11시쯤.본사에서 자문 시작 전 사전 자료가 왔다.유지는 메일을 열었다.지역 2곳의 기초 현황.인력 구조.파트너 응답 방식.회의 체계.예전 같으면 바로 전부 읽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은 첫 지역 자료만 열었다.30분.딱 그만큼.유지는 메모를 3줄만 남겼다.누가 결정하는가.누가 책임지는가.현지에서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그리고 파일을 닫았다.“끝.”혼잣말을 하고 나니 웃음이 났다.정말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점심을 먹으려는데.도하에게 전화가 왔다.“여보.”“응.”“점심 먹어요?”“지금.”“저도.”잠깐.유지가 물었다.“출장 준비는 했어요?”“아직.”“주말에?”“응.”“제가 도와줄까요?”도하가 바로 말했다.“아니.”“왜.”“내 출장인데.”유지는 입을 다물었다.“아.”“왜.”“저 지금 자연스럽게 또 하려고 했죠?”“응.”유지가 웃었다.“습관 진짜 무섭네.”“필요하면 말할게.”“응.”이번에는 정말 거기서 멈췄다.오후에는 친구에게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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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화: 출장 전날, 이번에는 챙겨주지 않기로 했다

돌아온 열두째 날.아침부터 채도하의 캐리어가 거실 한쪽에 열려 있었다.송유지는 지나가다 한 번 보고.주방에 갔다가 다시 보고.커피를 들고 나와 또 봤다.도하가 결국 물었다.“왜 계속 봐.”“안 봤는데.”“세 번 봤어.”유지는 컵을 내려놓았다.“뭐 빠뜨릴까 봐.”“내가 챙길게.”“충전기는요.”“넣었어.”“세면도구.”“응.”“셔츠 여벌.”“응.”“약은?”도하가 웃었다.“송유지.”“왜.”“안 도와준다며.”유지는 입을 다물었다.“아.”어제 분명히 그랬다.도하의 출장 준비는 도하가 하고.필요할 때만 말해달라고.그런데 캐리어만 보이면 자꾸 손이 갔다.“그냥 확인만.”“그것도 내가 할게.”“알겠어요.”유지는 한 걸음 물러났다.“진짜 안 건드릴게요.”도하는 출근 전에 캐리어를 대충 정리해두고 나갔다.유지는 혼자 집에 남았다.처음 30분 동안은 꽤 잘 참았다.그런데 거실을 지나가다.캐리어 지퍼가 반쯤 열린 게 보였다.유지는 멈췄다.안에는 셔츠.바지.노트북 파우치.가지런했다.“진짜 잘 챙겼네.”괜히 손을 댈 이유가 없었다.유지는 지퍼를 닫으려다가.그마저도 멈췄다.“아니지.”그대로 놔뒀다.오전에는 자기 자문 자료를 40분 정도 봤다.두 번째 지역 자료였다.첫 지역과는 분위기가 달랐다.여기는 승인 단계가 너무 많은 게 아니라.반대로 기준이 거의 없었다.같은 요청에도 담당자마다 답이 달랐다.유지는 메모했다.기준 부재인지, 권한 부재인지 먼저 구분.그리고 파일을 닫았다.예전 같으면 바로 개선안을 적었겠지만.지금은 질문까지만.그 이상은 첫 회의에서 들은 뒤 정하기로 했다.점심쯤 도하에게 메시지가 왔다.—캐리어 건드렸어?유지는 눈을 크게 떴다.—아니요.—진짜?—왜 못 믿어요.—평소면 이미 다시 싸놨을 것 같아서.유지가 바로 답했다.—저도 성장합니다.잠시 뒤.—대단하네.—칭찬 맞죠?—응.유지는 웃었다.오후에는 현지 팀에서 짧은 공유가 왔다.파트너 측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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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화: 첫 출장 날, 이번에는 유지가 집에 남았다

아침 6시 10분.알람이 울리기 전에 송유지가 먼저 눈을 떴다.옆에서는 채도하가 이미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여보.”“응.”“몇 시예요.”“6시 10분.”유지는 바로 이불을 걷었다.“저도 일어날게요.”도하가 말했다.“더 자도 되는데.”“싫어요.”“2박 3일이야.”“알아요.”유지는 머리를 대충 묶었다.“그래도 배웅은 할 거예요.”도하는 어젯밤 다 싸둔 캐리어를 현관으로 옮겼다.유지는 이번에도 손대지 않았다.대신 주방으로 가서 물을 한 잔 따라줬다.“이건 챙겨주는 거 아니고.”도하가 컵을 받으며 웃었다.“그럼?”“그냥 물 주는 거.”“차이가 있어?”“있어요.”“뭔데.”유지가 잠깐 생각했다.“캐리어는 여보 일.”“응.”“물은 부부 일.”도하가 웃었다.“기준 묘하네.”6시 28분.현관문 앞.도하는 신발을 신었다.유지는 벽에 기대서 그걸 지켜봤다.이번에는 자기가 남는다.도하가 문손잡이를 잡다가 돌아봤다.“왜.”“뭐가요.”“표정.”유지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다녀오라고 말하려고.”“응.”“잘 다녀와요.”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응.”유지가 덧붙였다.“도착하면 연락.”“알겠어.”“그다음은 바쁘면 나중에.”“응.”도하는 잠깐 유지 쪽으로 다가왔다.그리고 이마에 짧게 입을 맞췄다.“다녀올게.”유지는 조금 웃었다.“응.”“저녁 잘 먹고.”“여보도.”문이 닫혔다.집이 조용해졌다.유지는 그대로 현관 앞에 몇 초 서 있었다.“아.”생각보다 이상했다.도하가 출근할 때와는 전혀 달랐다.오늘 밤.이 집에 안 돌아온다는 걸 아니까.괜히 집 안이 크게 느껴졌다.유지는 슬리퍼를 끌고 거실로 들어갔다.소파에 앉았다가.다시 일어났다.“뭐 하지.”그리고 스스로 웃었다.불과 얼마 전까지.도하가 자기 출장 동안 했을 법한 행동을.지금 그대로 하고 있었다.오전 8시 4분.메시지가 왔다.—탑승.유지는 바로 답했다.—응.그리고 잠깐 고민하다 덧붙였다.—잘 다녀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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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화: 출장 둘째 날, 기다리는 동안 내 생활도 있었다

출장 둘째 날 아침.송유지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손을 뻗었다가.옆자리가 비어 있다는 걸 다시 기억했다.“아.”어제보다 덜 낯설었다.휴대전화를 확인하니.채도하에게서 새벽에 온 메시지가 하나 있었다.—오늘 첫 일정 8시.유지는 시간을 봤다.7시 12분.답장을 쓰려다가 잠깐 멈췄다.도하가 준비 중일 시간이었다.결국 짧게만 보냈다.—잘하고 와요.몇 분 뒤.—응. 너도 잘 쉬고.유지는 화면을 보며 웃었다.“저는 쉬는 게 일이네.”아침을 먹은 뒤.유지는 오늘 할 일을 종이에 적었다.자문 자료 30분.장보기.친구와 늦은 점심.끝.그 아래에 무언가 하나를 더 쓰려다가 펜을 멈췄다.“굳이?”종이를 그대로 냉장고에 붙였다.세 개면 충분했다.자문 자료는 정말 30분만 봤다.두 지역 모두 문제는 달랐지만.공통점 하나가 보였다.결정을 내리는 사람보다.결정을 기다리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유지는 문장 하나를 적었다.답을 주기 전에, 누가 답을 기다리고 있는지부터 확인.그리고 노트북을 닫았다.그 이상은 첫 회의에서 들으면 됐다.오후에는 친구를 만났다.친구가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남편 출장 갔다며?”유지가 눈을 크게 떴다.“내가 말했나?”“어제.”“아.”“어때. 혼자 있으니까?”유지는 잠깐 생각했다.“생각보다 괜찮아.”“안 보고 싶어?”“보고 싶지.”“근데?”유지가 커피를 저었다.“보고 싶은 거랑 혼자 못 있는 건 다른 것 같아.”친구가 잠깐 유지 얼굴을 봤다.“오.”“왜.”“해외 갔다 오더니 진짜 좀 달라졌네.”유지가 웃었다.“다들 그 말만 해.”대화는 자연스럽게 다른 쪽으로 흘렀다.회사도.도하도 아닌 이야기.최근 본 영화.새로 생긴 식당.친구의 회사 사람 이야기.유지는 두 시간 가까이 자기 일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그 사실을 깨달은 건.친구와 헤어진 뒤였다.“진짜 안 했네.”혼잣말이 나왔다.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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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화: 출장 마지막 날, 다시 같은 현관문 안으로

출장 마지막 날.송유지는 아침부터 평소보다 조금 자주 시계를 봤다.채도하가 오늘 돌아온다.저녁 7시쯤 도착.집에는 8시 전.어제 들은 시간이었다.유지는 아침을 먹으며 혼잣말했다.“기다리지 말자.”그리고 바로 웃었다.“아니, 기다리긴 기다리는 건데.”오늘 하루를 전부 그 시간만 보면서 보내지는 않겠다는 뜻이었다.오전에는 자문 자료를 조금 봤다.첫 회의까지 아직 시간이 있었지만.이제 두 지역의 차이가 어느 정도 보였다.첫 번째 지역은 승인 단계가 많았다.두 번째 지역은 기준이 부족했다.유지는 한 줄씩만 적었다.지역 1 — 결정이 늦다.지역 2 — 결정이 흔들린다.그 아래.같은 방식으로 고치면 안 됨.거기까지 쓰고 파일을 닫았다.“됐어.”이번에도.결론까지 미리 만들지 않았다.점심 전.도하에게 메시지가 왔다.—마지막 일정 들어가.유지는 바로 답했다.—잘 끝내고 와요.잠시 뒤.—응.그걸로 끝이었다.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외출 준비를 했다.오늘은 집에만 있지 않기로 했다.근처 마트도 가고.점심도 밖에서 먹을 생각이었다.도하가 돌아온다고 해서.오전부터 저녁까지 현관만 볼 필요는 없었다.장을 보면서.유지는 자연스럽게 도하가 좋아하는 음료를 집었다.그리고 잠깐 멈췄다.“이건 괜찮지.”출장 준비를 대신해주는 것도 아니고.필요하지 않은 걸 억지로 챙기는 것도 아니었다.같이 마실 음료 하나.그 정도였다.유지는 장바구니에 넣었다.오후 3시 14분.도하에게서 사진이 왔다.역 전광판.그리고 짧은 메시지.—끝. 이제 간다.유지 입꼬리가 바로 올라갔다.—수고했어요.조금 뒤.—집에서 봐.유지는 그 문장을 한 번 더 읽었다.집에서 봐.출장을 가기 전에는 별것 아닌 말이었다.그런데 직접 기다리는 쪽이 되고 나니.묘하게 좋았다.—응. 집에서 봐요.유지는 집에 돌아와 장을 정리했다.5시.6시.저녁을 먼저 먹겠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그래서 정말 혼자 간단히 먹었다.일부러 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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