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Chapter 271 - Chapter 280

312 Chapters

271화: 스물한째 날, 이번에는 도하가 먼저 돌아가는 날

스물한째 날 아침.송유지는 눈을 뜨자마자 한동안 천장만 봤다.오늘은 조금 달랐다.숙소 한쪽에.채도하의 여행 가방이 다시 열려 있었다.당초 8일이었던 체류는 도하의 회사 일정이 조정되면서 이틀 더 늘어났고.오늘 저녁.도하가 먼저 한국으로 돌아간다.유지는 침대에서 일어나 가방 앞에 쭈그려 앉았다.“진짜 가네.”주방에서 도하 목소리가 들렸다.“응.”“안 가면 안 돼요?”도하가 웃었다.“출근 안 해?”“말 돌리네.”“나도 출근해야지.”“아.”유지는 가방 안 셔츠를 괜히 한번 눌렀다.“여기서 일하면 안 돼요?”“며칠은 되는데 계속은 안 되지.”“알아요.”알면서도.오늘은 괜히 묻고 싶었다.아침을 먹는 동안에도 유지 시선은 자꾸 가방으로 갔다.도하가 물었다.“회사 몇 시까지 있어.”“오늘은 5시 전에 나올 거예요.”“일 때문에 그러는 거면 그냥 있어.”“아니.”유지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오늘은 제가 공항 갈 거예요.”“안 와도 돼.”유지 눈이 가늘어졌다.“제가 올 때 여보는 공항까지 왔잖아요.”“그건 한국이었고.”“무슨 상관이에요.”“너 일 있잖아.”“정리했어요.”도하가 잠깐 유지 얼굴을 봤다.“미리?”“응.”“언제.”“어제.”도하가 피식 웃었다.“다 계획했네.”“오늘은 제가 데려다줄 거니까 말리지 마요.”“알겠어.”회사에 도착하자.현지 디렉터가 유지 자리로 왔다.“오늘 일찍 가시는 날이죠?”유지가 눈을 크게 떴다.“어떻게 알아요.”“팀 전체가 압니다.”“왜요?”옆에서 운영 담당자가 말했다.“배우자분 오늘 귀국하신다면서요.”유지는 잠깐 말을 잃었다.“누가 말했어요.”마케팅 담당자가 손을 들었다.“제가.”“아.”“오늘 4시 이후 일정은 저희가 정리했습니다.”유지가 바로 말했다.“잠깐. 제 개인 일정 때문에—”현지 디렉터가 끊었다.“개인 일정 때문에 업무를 미룬 게 아닙니다.”“그럼요?”“이제 송 리드가 없어도 할 수 있는 건 저희가 하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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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화: 스물두째 날, 다시 혼자가 된 숙소

스물두째 날 아침.송유지는 눈을 뜨자마자 옆을 봤다.비어 있었다.며칠 전까지 채도하가 누워 있던 자리.유지는 한동안 그대로 누워 있었다.“아.”어제 공항에서 보내고 돌아왔을 때보다.아침이 더 이상했다.눈을 뜨면 바로 옆에 있던 사람이.오늘은 없었다.휴대전화가 울렸다.도하였다.—일어났어?유지는 바로 답했다.—응.잠시 뒤.사진 한 장이 왔다.한국 집 식탁.도하의 아침.그리고 맞은편에 비어 있는 유지 자리.유지는 그대로 웃었다.—또 제 자리 찍었네.—응.—이번엔 일부러죠.—응.유지는 사진을 한참 보고 있다가.자기도 숙소 식탁을 찍었다.자기 컵.그리고 그대로 남아 있는 도하의 컵.—여기도 그대로예요.도하의 답.—좋네.출근 준비를 하면서도.유지는 자꾸 도하 물건을 봤다.슬리퍼.컵.작은 충전 케이블 하나.도하가 일부러 두고 간 것들.원래 혼자 지낼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숙소가.이제는 조금 넓게 느껴졌다.유지는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다가.도하 슬리퍼를 한번 봤다.“왜 두고 갔어.”혼잣말이었다.그런데 바로 휴대전화가 울렸다.—출근했어?유지가 피식 웃었다.—지금 나가요.—밥은.—먹었어요.—사진.—진짜 먹었어요.—못 믿음.유지는 결국 아침 접시 사진을 보내고 나서야 집을 나섰다.회사에 도착하자.마케팅 담당자가 유지 얼굴을 보더니 물었다.“배우자분 잘 가셨어요?”“응.”“오늘 좀 조용해 보이세요.”유지가 바로 말했다.“또 표정.”직원이 웃었다.“티 납니다.”운영 담당자도 지나가며 말했다.“그래도 이제 저희 있잖아요.”유지가 눈을 조금 크게 떴다.“위로하는 거예요?”“네.”“조금 어색한데.”다들 웃었다.오전 회의는 예상보다 부드럽게 흘렀다.어제 도하를 보내느라 유지가 일찍 빠진 뒤.팀에서 처리한 내용도 문제없었다.운영 담당자가 직접 보고했다.“추가 인력 배치 완료했고.”“응.”“파트너 문의 분산도 오늘부터 적용합니다.”“좋아요.”마케팅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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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화: 스물셋째 날, 떨어져 있어도 같은 결정을 하는 법

스물셋째 날 아침.송유지는 숙소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휴대전화를 봤다.채도하에게서 사진 한 장이 와 있었다.이번엔 회사 엘리베이터 거울 앞.정장 차림.한 손에는 커피.—출근.유지는 바로 답했다.—저도 곧.잠시 뒤.—밥.유지가 웃었다.—먹었어요.—사진.—진짜 먹었다니까.—증거.결국 유지도 식탁 사진을 찍어 보냈다.자기 컵.토스트.그리고 옆에 그대로 놓여 있는 도하의 컵.도하의 답이 왔다.—내 컵 아직 있네.—당연하죠.—안 치웠어?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치우라고 두고 간 거 아니잖아요.잠시 뒤.—맞아.회사에 도착하자마자.현지 디렉터가 유지에게 파일 하나를 건넸다.“오늘 확인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뭔데요.”“본사에서 새 기준안이 내려왔습니다.”유지는 파일을 열었다.파트너 대응 시간 단축.기존 기준보다 20% 빠른 응답 요구.유지 표정이 바로 굳었다.“이거 그대로 하면.”운영 담당자가 옆에서 말했다.“다시 긴급 요청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그렇죠.”마케팅 담당도 고개를 끄덕였다.“파트너가 전부 빠른 대응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유지는 문서를 다시 봤다.며칠 동안 겨우 만들었던 기준이.본사의 새 지침 하나로 다시 흔들릴 수도 있었다.현지 디렉터가 물었다.“어떻게 하시겠습니까?”예전 같았으면.유지가 바로 답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팀 의견부터 들을게요.”운영 담당이 자료를 열었다.“그럼 30분만 주세요.”“좋아요.”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대안까지 같이.”“네.”30분 뒤.팀에서 2가지 안을 가져왔다.본사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되.진짜 긴급과 일반 요청의 내부 분류는 유지하는 안.그리고.응답 시간만 단축하지 않고.1차 회신만 빨리 보내는 안.유지가 두 번째 안에서 멈췄다.“이거 괜찮은데요.”운영 담당이 말했다.“저희도 이쪽이 낫다고 봤습니다.”“왜.”“파트너는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을 덜 받고.”“응.”“실제 처리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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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화: 스물넷째 날, 이번에는 유지 쪽에서 먼저 선을 그었다

스물넷째 날.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새 메일 하나를 확인했다.본사에서 온 것이었다.제목은 짧았다.현지 운영 모델 추가 인터뷰 요청.유지는 화면을 내렸다.다른 지역 적용 검토를 위해.현재 현지 팀의 변화 과정과.송유지의 리더십 방식을 정리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인터뷰는 1시간.대상은 유지 단독.유지는 한참 화면을 봤다.현지 디렉터가 지나가다 물었다.“무슨 일입니까?”“본사에서 인터뷰 요청 왔어요.”“좋은 일 아닙니까?”유지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조금 애매해요.”“왜요.”“이걸 제가 혼자 인터뷰하는 게 맞나 싶어서.”디렉터가 멈췄다.유지는 메일을 다시 봤다.송유지 리드의 운영 개선 사례.그 문장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이거.”유지가 화면을 가리켰다.“제가 혼자 한 것처럼 보이잖아요.”디렉터가 잠깐 생각했다.“본사 입장에서는 송 리드가 파견 책임자니까요.”“그래도.”“네.”“제안함 만든 건 운영 담당이고.”“맞습니다.”“회의 방식 바꾼 것도 팀이었고.”“응.”“디렉터님도 바뀐 거고.”현지 디렉터가 웃었다.“저까지 넣어주십니까?”유지가 바로 말했다.“당연하죠.”유지는 곧바로 본사에 답장을 썼다.인터뷰 참여 제안 감사합니다.그리고.다만 현재 운영 변화는 개인 리더십 사례보다는 현지 팀의 공동 개선 사례에 가깝다고 판단합니다.잠시 멈췄다.그리고 덧붙였다.가능하다면 현지 디렉터 및 실무 담당자 2명과 함께 진행하고 싶습니다.전송.현지 디렉터가 물었다.“괜찮겠습니까?”“뭐가요.”“본인 성과를 나누는 건데.”유지는 웃었다.“원래 같이 한 건데 뭘 나눠요.”점심 무렵.본사에서 답장이 왔다.—좋습니다.—그 방향이 오히려 모델 검증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됐네.”운영 담당자가 물었다.“뭐가요?”유지는 인터뷰 이야기를 설명했다.그가 눈을 크게 떴다.“저희도요?”“응.”“왜요.”“본인이 만든 거 설명해야죠.”“아.”마케팅 담당자도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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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화: 스물다섯째 날, 내 이름만 남기지 않았다

스물다섯째 날.송유지는 오전부터 회의실 자리를 다시 확인했다.오늘은 본사 인터뷰가 있는 날이었다.원래는 유지 혼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지금은 달랐다.현지 디렉터.운영 담당자.마케팅 담당자.그리고 유지.총 4명이었다.운영 담당자가 노트북을 들고 들어오며 물었다.“저 진짜 말해도 되는 겁니까?”유지가 웃었다.“그럼 왜 불렀겠어요.”“본사 사람들 앞인데요.”“그래서요?”“솔직하게 말해도 돼요?”유지가 의자를 빼며 말했다.“그게 제일 중요해요.”마케팅 담당자가 장난스럽게 물었다.“송 리드님 처음 오셨을 때 별로였다고 말해도 됩니까?”유지가 멈칫했다.“잠깐.”다들 웃었다.“그 정도로 솔직할 필요는 없고.”“아까는 솔직하게 하라면서요.”“적당히.”인터뷰는 생각보다 빠르게 본론으로 들어갔다.본사 담당자가 물었다.“현재 가장 효과가 컸던 변화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유지는 바로 말하지 않았다.운영 담당자를 바라봤다.그가 잠깐 당황했다.“제가 먼저요?”“응.”운영 담당자가 천천히 말했다.“결정한 사람과 실행한 사람을 따로 기록한 겁니다.”“이유는요?”“예전에는 문제가 생기면 실행한 직원에게 책임이 남았습니다.”화면 너머 본사 담당자의 표정이 진지해졌다.“지금은 다릅니까?”“네.”“어떻게.”“누가 결정했는지가 남으니까요.”현지 디렉터가 말을 이었다.“저도 승인 책임을 예전보다 명확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다음 질문은 유지에게 왔다.“송 리드는 어떤 부분을 가장 크게 바꿨다고 생각합니까?”유지는 잠깐 생각했다.“제가 바꾼 것보다.”“네.”“제가 안 하게 된 게 더 많습니다.”본사 담당자가 눈썹을 올렸다.“안 하게 된 것?”“네.”“예를 들면요?”“먼저 답하지 않는 것.”운영 담당자가 옆에서 웃었다.유지도 웃었다.“처음에는 제가 답을 빨리 주는 게 도움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지금은요?”“제가 계속 답하면.”유지는 옆에 앉은 사람들을 한번 봤다.“제가 떠난 뒤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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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화: 스물여섯째 날, 이번엔 도하의 이야기를 들었다

스물여섯째 날.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다음 주 운영표를 다시 열었다.어제 수정해 달라고 했던 부분이 바뀌어 있었다.송유지 — 최종 승인.이 문장이.송유지 — 필요 시 자문.으로 바뀌었다.유지는 그 글자를 한동안 바라봤다.운영 담당자가 옆으로 다가왔다.“확인하셨습니까?”“응.”“이상합니까?”“아니.”유지가 웃었다.“생각보다 되게 좋네요.”“본인 이름이 줄었는데요?”“그러니까요.”운영 담당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얼굴을 했다.유지는 노트북을 돌려주며 말했다.“오늘 한번 해봐요.”“뭘요?”“저한테 승인 안 받고 어디까지 되는지.”“오늘부터요?”“응.”“문제 생기면요?”“그때 부르면 되죠.”오전 10시가 조금 넘었을 때.첫 시험이 바로 왔다.파트너 측에서 홍보 일정 하나를 하루 앞당겨달라고 요청했다.예전 같았으면 유지에게 곧바로 보고가 올라왔을 일이다.그런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유지는 자리에서 자료를 보고 있었다.10분.20분.조금 궁금해졌다.결국 참지 못하고 운영 담당자 쪽을 봤다.사람들이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었다.유지는 다시 모니터를 봤다.‘기다리자.’30분쯤 지나자.마케팅 담당자가 자리로 왔다.“송 리드님.”“응.”“결과만 공유드리겠습니다.”유지가 눈을 조금 크게 떴다.“결과만?”“네.”하루를 당기는 대신.기존 홍보물 수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범위만 먼저 공개하고.추가 콘텐츠는 원래 일정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는 설명이었다.“파트너도 동의했습니다.”유지가 물었다.“제 의견은 안 궁금해요?”마케팅 담당자가 잠깐 당황했다.“어… 궁금하긴 한데.”“근데?”“이미 결정했습니다.”유지는 결국 웃었다.“잘했어요.”점심 무렵.현지 디렉터가 유지에게 말했다.“계속 참으시던데요.”“봤어요?”“네.”“끼어들 뻔했어요.”“왜 안 하셨습니까?”유지는 턱을 괴었다.“제가 어제 자문으로 바꿔달라고 해놓고.”“네.”“오늘 바로 끼어들면 너무 웃기잖아요.”디렉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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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화: 스물일곱째 날, 이번에는 도하가 조건을 확인했다

스물일곱째 날.송유지는 출근 준비를 하다가 채도하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연결음이 두 번쯤 울리고.도하가 받았다.“응.”“일어났어요?”“출근 준비 중.”“어제 얘기한 거.”“응.”“오늘 물어볼 거죠?”도하가 잠깐 웃었다.“출장?”“응. 정확히.”“물어보려고.”유지는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리했다.“몇 번인지.”“응.”“며칠씩인지.”“응.”“선택 가능한지.”“알겠어.”“그리고—”“송유지.”“왜.”“나도 회사 생활 오래 했어.”유지가 웃음을 터뜨렸다.“아.”“내가 물어볼게.”“알겠어요.”“너 출근해.”“네.”전화를 끊으려는데 도하가 불렀다.“유지야.”“응?”“저녁에 얘기해.”유지 입꼬리가 올라갔다.“기다릴게요.”회사에서는 오전부터 작은 문제가 하나 생겼다.파트너 측에서 다음 주 현장 방문 인원을 갑자기 늘리고 싶다고 했다.기존 6명.변경 요청은 14명.예전 같았으면 바로 유지에게 연락이 왔을 일이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운영 담당자가 먼저 디렉터와 상의했다.회의실에 들어온 유지에게 결과만 전달됐다.“14명 전부는 어렵다고 답했습니다.”유지가 물었다.“대안은요?”“8명까지 받고.”“응.”“나머지는 다음 주 후반으로 나누기로 했습니다.”“파트너는?”“동의했습니다.”유지가 서류를 받아 읽었다.잠깐.수정할 곳이 보이지 않았다.“좋아요.”운영 담당자가 웃었다.“오늘도 승인 안 하십니까?”“이미 했잖아요.”“저희가요?”“응.”유지는 서류를 다시 돌려줬다.“저는 공유만 받으면 돼요.”점심 무렵.현지 디렉터가 말했다.“송 리드가 확실히 덜 바빠졌습니다.”유지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그러게요.”“좋습니까?”“응.”“심심하지는 않고요?”이번에는 유지가 웃었다.“조금.”“역시.”“근데.”유지는 의자에 기대었다.“그 시간에 전체 일정 보는 게 더 낫더라고요.”“이제야 리드 일을 하시는군요.”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그전에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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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화: 스물여덟째 날, 잘못된 결정도 돌려주지 않았다

스물여덟째 날.송유지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평소보다 사무실이 조금 소란스러웠다.운영 담당자와 마케팅 담당자가 한 모니터 앞에 붙어 있었다.유지가 가방을 내려놓았다.“무슨 일 있어요?”운영 담당자가 고개를 들었다.“어제 현장 방문 인원 조정한 건 있잖아요.”“14명에서 8명으로 줄인 거?”“네.”표정이 좋지 않았다.유지가 가까이 갔다.“왜요.”“파트너 쪽에서 방문자를 나누면서 일정 전달을 잘못했습니다.”“어떻게.”“오늘 오기로 한 8명 중 3명이 다음 일정으로 알고 있습니다.”유지가 잠깐 멈췄다.“그럼 오늘은 5명?”“네.”“나머지 3명은?”“모레 방문하겠다고 합니다.”마케팅 담당자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저희가 어제 최종 명단까지 다시 확인했어야 했습니다.”현지 디렉터도 회의실로 들어왔다.“파트너 쪽에서는 어떻게 말합니까?”운영 담당자가 대답했다.“자기들 전달 실수는 인정했습니다.”“그런데?”“저희도 확인 절차가 부족했던 건 맞습니다.”모두 유지 쪽을 봤다.며칠 동안.팀은 유지의 승인 없이 하나씩 결정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처음으로.그 결정 뒤에 작은 문제가 생겼다.유지는 의자에 앉았다.“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요?”운영 담당자가 눈을 조금 크게 떴다.“저희가요?”“응.”“송 리드님 의견은…”“일단 여러분 생각부터.”운영 담당자가 잠깐 자료를 확인했다.“오늘 5명 일정은 그대로 진행하고.”“응.”“모레 오는 3명은 별도 설명 시간을 붙이겠습니다.”마케팅 담당자가 이어 말했다.“그리고 앞으로 인원 변경 건은 파트너가 명단을 보내면 저희가 최종 확인 회신을 보내는 절차를 하나 넣겠습니다.”유지가 물었다.“업무 많이 늘어나요?”“아니요. 5분 정도면 됩니다.”“디렉터님은요?”디렉터가 고개를 끄덕였다.“적절합니다.”유지는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았다.“그럼 그렇게 해요.”운영 담당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저희 결정 때문에 생긴 문제인데도요?”“응.”“승인 다시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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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화: 스물아홉째 날, 이번에는 유지에게 선택권이 돌아왔다

스물아홉째 날.송유지는 오전 회의가 끝난 뒤에도 자리에 바로 돌아가지 못했다.현지 디렉터가 불렀기 때문이다.“송 리드.”“네?”“본사에서 연락 왔습니다.”“무슨 연락이요.”디렉터가 태블릿을 내밀었다.유지는 화면을 읽었다.그리고 눈썹을 살짝 올렸다.현지 체류 일정 조정 가능 여부 확인 요청.“이게 뭐예요?”“원래 6주 일정이죠.”“응.”“현재 안정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합니다.”유지는 다음 문장을 읽었다.필수 현지 체류 기간을 42일에서 35일로 단축하고, 잔여 1주는 국내 원격 전환 가능.유지 손이 멈췄다.“일주일 일찍 돌아가도 된다고요?”“본사에서는 가능하다고 봅니다.”유지는 바로 좋아하지 않았다.먼저 물었다.“팀은요?”“그래서 송 리드 의견을 묻는 겁니다.”“제가 없어도 되는지.”“정확히는.”디렉터가 웃었다.“이제 없어도 되는 시점이 언제인지.”그 말에 유지도 조금 웃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자기 이름이 줄어드는 걸 연습하고 있었다.그 결과가.예정보다 빠른 귀국으로 돌아왔다.“오늘 결정해야 해요?”“아닙니다.”“그럼 팀이랑 먼저 볼게요.”“그럴 줄 알았습니다.”오후에 짧은 내부회의를 잡았다.유지가 먼저 말했다.“본사에서 제 체류를 일주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운영 담당자가 눈을 크게 떴다.“벌써요?”마케팅 담당도 놀란 얼굴이었다.“그러면 35일째 귀국하시는 겁니까?”“아직 결정 안 했어요.”“왜요?”유지는 웃었다.“제가 가고 싶다고 가는 건 아니잖아요.”운영 담당자가 바로 말했다.“저희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유지가 그를 봤다.“진짜?”“네.”“너무 빨리 대답하는데.”마케팅 담당자가 웃었다.“섭섭하십니까?”“조금?”다시 웃음이 터졌다.유지는 장난을 멈추고 물었다.“진짜로 봐요.”“네.”“제가 다음 주부터 여기 없다고 생각하고.”“네.”“막히는 결정이 뭐가 있는지.”사람들이 각자 자료를 보기 시작했다.잠시 뒤.운영 담당자가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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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화: 서른째 날, 일주일을 돌려받았다

서른째 날.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본사에 확인 메일을 보냈다.어제부터 계속 마음에 걸렸던 부분.귀국 후 남은 1주 원격 자문의 범위.단순히 장소만 한국으로 옮기는 거라면.굳이 일찍 돌아갈 이유가 없었다.유지는 세 가지를 정확히 물었다.현지 일상 운영에 계속 승인권을 가지는지.파트너 요청을 직접 받아야 하는지.문제가 생길 때마다 즉시 대응해야 하는지.메일을 보내고 나서야 노트북을 닫았다.운영 담당자가 물었다.“오늘 결정하십니까?”“답 보고요.”“일찍 돌아가고 싶으시죠?”유지가 잠깐 웃었다.“응.”이번에는 굳이 숨기지 않았다.“가고 싶어요.”오전 회의에서는 유지가 거의 말하지 않았다.다음 주 일정도.파트너 방문도.인력 배치도.이미 팀에서 초안을 만들어왔다.유지는 마지막에 한 가지만 물었다.“제가 35일째 돌아간다고 가정해도 이 일정 그대로 가능해요?”운영 담당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네.”마케팅 담당자가 덧붙였다.“오히려 그렇게 해놓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왜요?”“송 리드님 계실 때만 되는 구조면.”그가 웃었다.“저희가 지금까지 뭘 한 겁니까.”유지가 잠깐 멈췄다가 웃었다.“맞네.”현지 디렉터도 말했다.“저도 동의합니다.”“진짜 보내려고 하네.”“집에 가고 싶다고 하셨잖아요.”“그렇긴 한데.”“그러면 가셔야죠.”점심 직전.본사에서 답이 왔다.유지는 메일을 읽다가 자세를 바로 했다.귀국 이후 1주는.현지 운영 승인권 없음.정기 보고 회의 2회만 참석.현지 디렉터 요청 시 자문 제공.파트너 직접 대응 없음.그리고 마지막.현지 운영 책임자는 35일째부터 현지 디렉터로 완전 전환.유지는 그 문장을 두 번 읽었다.운영 담당자가 멀리서 물었다.“답 왔습니까?”유지가 고개를 들었다.“응.”“어떻게 됐어요?”잠깐 뜸을 들이다가.“저 35일째 가도 되겠는데요.”순간 마케팅 담당자가 박수를 쳤다.“축하드립니다.”유지가 웃었다.“왜 이렇게 좋아해요?”“성공해서 보내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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