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Capítulo 51 - Capítulo 60

310 Capítulos

51. 처음으로 숨긴 사람

집에 돌아온 뒤에도 송유지는 한동안 종이봉투를 내려놓지 못했다.채도하가 사준 고양이 엽서.작은 책갈피.비싼 것도 아니고 특별한 물건도 아니었다.그런데 자꾸 웃음이 났다.무엇보다 마지막에 나눈 말 때문이었다.—우리 오늘 데이트한 것 같지 않아요?그리고 도하는 부정하지 않았다.—나도 아까 그 생각 했어.유지는 엽서를 책상 위에 세워놓았다.“데이트…….”혼자 소리 내어 말하니 갑자기 얼굴이 뜨거워졌다.사귀는 것도 아니었다.좋아한다고 고백한 것도 아니었다.그런데 이제는 가족이라는 이름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멀리 온 것 같았다.휴대전화가 울렸다.도하였다.—엽서 버리지 마.유지는 웃었다.—제가 왜 버려요.—안 산다며.—안 산다고 했지 싫다고는 안 했어요.읽음 표시가 뜨고 잠시 뒤.—그럼 됐네.유지는 화면을 보다가 천천히 답장을 썼다.—오늘 재밌었어요.이번에는 답장이 바로 오지 않았다.잠시 후.—나도.그 두 글자를 보고 유지가 한참 웃었다.예전의 도하였다면.‘별거 아니었는데.’‘좋아했다니 다행이네.’그런 식으로 한 발 물러났을 것이다.그런데 요즘은 조금씩 달랐다.아주 조금씩.자신이 느낀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다음 날 오후.유지는 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며 마트 안을 걷고 있었다.—어제 뭐 했어?“어제?”순간 대답이 늦었다.머릿속에 도하 얼굴이 떠올랐다.함께 돌아다닌 전시장.카페.그리고 데이트라는 말.“그냥 밖에 좀 나갔다 왔어.”—누구랑?유지의 손이 멈췄다.너무 평범한 질문이었다.평소 같으면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을 것이다.그런데 오늘은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친구.”말이 먼저 나갔다.유지 스스로도 굳었다.친구.도하는 아니었다.그렇다고 엄마에게 ‘도하 씨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웠다.—나현이?엄마가 물었다.“응…… 뭐.”애매하게 대답했다.가슴이 이상했다.처음이었다.엄마에게 도하를 만난 걸 숨긴 건.—재밌었어?“응.”—그래. 집에만 있지 말고 좀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6
Ler mais

52.첫 번째 거짓말

송유지는 엄마가 보낸 마지막 메시지를 한참 바라봤다.—근데 너 나현이랑 어디 갔어? 나현이 어머니 오늘 만났는데 나현이는 어제 집에 있었다던데?손끝이 굳었다.이렇게 빨리 들킬 줄은 몰랐다.그렇다고 지금 와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둘러대기도 애매했다.유지는 채팅창을 열었다가 닫았다.엄마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었다.친구라고 한 건 그냥 순간적으로 나온 말이었다.그런데 그 한마디 때문에 설명해야 할 게 생겼다.유지는 결국 짧게 답했다.—아, 나현이는 아니었어.보내고 나서 심장이 더 빨라졌다.곧바로 답장이 왔다.—그럼 누구?유지는 화면만 바라봤다.누구.채도하.그 이름 세 글자를 쓰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유지는 답장을 쓰지 못한 채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그때 전화가 울렸다.엄마였다.유지는 잠깐 눈을 감았다가 받았다.“응.”—누구랑 갔는데?엄마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다.의심한다기보다 그냥 궁금한 듯했다.“그냥 아는 사람이랑.”—누구?“친구.”—나현이 아니라며.“다른 친구.”—누군데 내가 모르는 사람이야?유지는 순간 말이 막혔다.거짓말을 하나 덮으려면 또 다른 거짓말이 필요했다.그게 갑자기 너무 싫었다.“엄마.”—응.“그냥 누구랑 좀 다녀왔어.”엄마가 잠시 조용해졌다.—왜 말을 그렇게 해?유지는 괜히 목소리를 낮췄다.“뭐가.”—평소 같으면 누구랑 갔다 왔다고 말하잖아.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엄마는 아직 아무것도 몰랐다.그런데 작은 변화는 이미 느끼고 있었다.“별거 아니야.”—남자야?유지의 손이 멈췄다.“뭐?”—남자 만났냐고.유지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엄마는 그 침묵을 놓치지 않았다.—맞아?“엄마.”—현민 씨야?유지는 입술을 깨물었다.현민.그 이름이 나오자 오히려 더 난감했다.“아니.”—그럼 누구야?유지는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나중에 말할게.”—왜 나중에.“아직 말할 단계 아니야.”엄마가 잠깐 조용해졌다.유지는 그 침묵이 무서웠다.그런데 엄마는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7
Ler mais

53.이름을 붙여야 할 때

부모님 집에서 돌아온 뒤.송유지는 현관문을 닫고 한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조금 전 베란다에서 채도하가 했던 말이 계속 떠올랐다.—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는 없겠네.그 말은 분명 달랐다.예전처럼 피하는 말도 아니었고.그냥 두자는 말도 아니었다.뭔가를 정리하려는 사람의 말이었다.유지는 가방을 내려놓고 소파에 앉았다.휴대전화를 켰다.도하에게서 연락은 없었다.“또 생각하겠지.”유지는 작게 중얼거렸다.요즘 도하는 자꾸 생각하겠다고 했다.왜 자신을 챙기는지.왜 멀어지는 게 싫은지.왜 함께 있고 싶은지.그리고 오늘은.이 상태로 계속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유지는 채팅창을 열었다.—도하 씨.썼다가 지웠다.—아까 무슨 뜻이에요?또 지웠다.기다리기로 했다.이번에는 도하가 먼저 말해야 할 것 같았다.*다음 날 오전.연락은 없었다.점심시간.없었다.오후 세 시.여전히 없었다.유지는 업무를 하다가 자꾸 휴대전화를 확인했다.나현이 옆에서 말했다.“기다리지?”유지가 화면을 바로 뒤집었다.“뭘.”“연락.”“아니.”“그 사람?”유지는 이번에는 부정하지 않았다.나현이 피식 웃었다.“표정 다 보여.”유지는 한숨을 쉬었다.“어제 좀 이상한 말을 했어.”“뭐라고.”“이렇게 계속 있을 수는 없겠다고.”나현의 표정이 조금 진지해졌다.“그럼 뭔가 말하려는 거네.”“나도 그렇게 느꼈는데.”“근데 연락이 없어?”“응.”나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너는 어떤 답 원해?”유지가 멈췄다.“뭐?”“그 사람이 좋아한다고 하면.”유지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그 순간 심장이 빨라졌다.나현이 말을 이었다.“사귈 거야?”유지는 입술을 다물었다.좋아한다.그건 이제 확실했다.그런데 사귄다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언니.부모님.주변 시선.설명해야 할 것들.숨겨야 할 것들.유지는 천천히 말했다.“무섭긴 해.”“근데?”“그래도.”잠깐 숨을 골랐다.“아예 아무것도 안 하는 건 더 싫은 것 같아.”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7
Ler mais

54.좋아한다고 한 다음 날

다음 날 아침.송유지는 눈을 뜨자마자 전날 밤을 떠올렸다.채도하가 말했다.좋아한다고.한 번도 아니고.두 번.유지는 이불을 끌어올려 얼굴을 가렸다.“진짜 했네.”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았다.그동안 그렇게 돌려 말하던 사람이었다.싫다고.신경 쓰인다고.같이 있고 싶다고.모른 척하기 어렵다고.그런 식으로 한 발씩만 다가오던 사람이.결국 직접 말했다.좋아해.그런데 이상하게 마음 한쪽은 아직 조심스러웠다.좋아한다고 확인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진 건 아니었다.언니.엄마와 아빠.가족의 시선.그리고 아직 이름조차 붙지 않은 둘의 관계.유지는 휴대전화를 켰다.채도하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일어났어?시간은 오전 8시 03분.유지는 웃으며 답했다.—방금요.곧 읽음.—잘 잤어?—네.잠시 고민하다 한 줄을 더 보냈다.—도하 씨는요?—잘 잤어.유지는 화면을 보다가 입술을 삐죽였다.이상했다.좋아한다고 말하기 전이나 후나 대화가 너무 똑같았다.결국 참지 못하고 썼다.—근데 우리 너무 똑같지 않아요?—뭐가.—어제 좋아한다고까지 했는데 오늘 대화가 똑같잖아요.읽음.잠시 답이 없었다.그리고.—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유지는 피식 웃었다.—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너도 모르네.—도하 씨가 연애 경험 더 많잖아요.이번에는 답장이 조금 늦었다.—그 얘기 지금 해야 돼?유지는 순간 멈췄다.연애 경험.자신은 가볍게 한 말이었다.그런데 도하에게 그 연애의 가장 큰 부분은 언니였다.유지는 바로 답했다.—미안해요. 그런 뜻 아니었어요.읽음.잠시 뒤.—알아.유지는 한숨을 쉬었다.좋아한다고 확인했다고 해서 언니의 존재가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오히려 이제부터 더 자주 마주하게 될지도 몰랐다.*점심 무렵.도하에게 전화가 왔다.“네.”—밥 먹었어?유지가 웃었다.“결국 또 밥이네요.”—중요하니까.“먹었어요.”—뭐.“비빔밥.”—잘했네.잠깐 조용해졌다.유지는 괜히 물었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8
Ler mais

55.오늘부터라고 해도 될까

일요일 아침.송유지는 알람보다 먼저 눈을 떴다.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었다.오전 7시 18분.그리고 바로 채도하와의 채팅창을 열었다.아무것도 없었다.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가 다시 들었다.“아직 아침이잖아.”어제 도하는 분명 말했다.이번 주 안에 답하겠다고.오늘은 일요일.사실상 오늘 안에 대답하겠다는 뜻이었다.그런데 막상 하루가 시작되니 마음이 괜히 초조했다.좋아한다고는 이미 말했다.자신도 사귀고 싶다고 말했다.남은 건 도하의 선택뿐이었다.유지는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났다.“기다리지 말자.”그렇게 말해놓고.세수를 하면서도 휴대전화를 확인했고.커피를 내리면서도 확인했고.아침을 먹으면서도 확인했다.오전 아홉 시 반.여전히 연락은 없었다.유지는 결국 채팅창을 열었다.—살아 있어요?쓰고 나서 지웠다.—생각 아직도 해요?이것도 지웠다.“안 보내.”휴대전화를 뒤집어놨다.정말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오전 열한 시가 조금 넘었을 때.초인종이 울렸다.유지는 소파에서 일어나다가 멈췄다.택배를 주문한 것도 없었다.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그리고 그대로 굳었다.채도하였다.검은 셔츠에 편한 바지 차림.한 손에는 종이봉투를 들고 있었다.유지는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뭐예요?”도하가 봉투를 들어 보였다.“아침.”“지금 열한 시인데요.”“너 안 먹었을 것 같아서.”“먹었거든요.”도하가 눈썹을 조금 올렸다.“뭘.”“토스트.”“그게 아침이지.”유지는 문을 잡은 채 그를 바라봤다.“설마 이거 주려고 왔어요?”“아니.”대답이 바로 나왔다.유지의 심장이 조금 빨라졌다.“그럼요?”도하는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답하러.”유지의 손이 그대로 멈췄다.어제 말한 것.둘의 관계.사귈지 말지.유지는 괜히 긴장되는 걸 숨기며 문을 더 열었다.“들어와요.”도하는 거실 소파에 앉았고.유지는 맞은편에 앉았다.테이블 위에는 그가 가져온 샌드위치와 커피가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8
Ler mais

56.숨기는 연애의 첫날

“응, 엄마.”송유지는 최대한 평소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현관 앞에는 채도하가 서 있었다.몇 초 전까지만 해도 손을 잡고 있었고.조금만 더 가까워졌다면 정말 입을 맞췄을지도 몰랐다.그런데 지금은.엄마의 전화 한 통에 둘 다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서 있었다.—뭐 해?“그냥 집에 있어.”거짓말은 아니었다.다만 중요한 부분을 빼고 있을 뿐이었다.—밥 먹었어?유지는 순간 웃음이 날 뻔했다.하루 종일 도하에게 듣던 말을 이번에는 엄마가 했다.“응. 먹었어.”—뭐 먹었는데?유지는 도하가 가져온 샌드위치가 떠올랐다.그리고 바로 말을 바꿨다.“그냥 이것저것.”도하가 그 말을 듣고 아주 작게 입꼬리를 올렸다.유지는 눈으로 웃지 말라고 했다.도하는 고개를 돌렸다.—너 목소리 왜 그래?유지의 심장이 철렁했다.“뭐가?”—뭔가 이상한데.“안 이상해.”—누구 있어?유지의 손이 그대로 멈췄다.도하도 유지 쪽을 봤다.몇 초.너무 짧은 시간인데 생각은 많았다.말해야 하나.아직은 아니다.그렇다고 또 친구 핑계를 대고 싶지도 않았다.유지는 결국 말했다.“응.”도하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전화 너머 엄마도 바로 반응했다.—누구?“아는 사람.”—누군데?유지는 도하를 바라봤다.도하도 피하지 않았다.“그냥.”말하고 나서 자신이 싫어하는 단어를 또 썼다는 걸 깨달았다.도하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유지는 눈을 가늘게 떴다.—또 남자야?엄마 목소리에 유지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엄마.”—왜. 지난번에도 말 안 해줬잖아.“나중에 말할게.”—진짜 뭐 있구나?유지는 바로 부정하지 못했다.그 짧은 침묵이 오히려 대답이 된 것 같았다.엄마가 웃었다.—알았어. 엄마가 안 물어볼게.“응.”—근데 이상한 사람 만나지 말고.유지는 순간 도하를 봤다.“알겠어.”도하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이상한 사람은 아닌데.”유지가 눈을 크게 떴다.전화기를 급히 귀에서 조금 떼었다.“조용히 해요.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8
Ler mais

57.숨기지 않기로 한 마음

월요일 밤.송유지는 침대에 누운 채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는 자신이었다.—저도 좋아해요.그리고 채도하의 답장.—알아.유지는 그 두 글자를 보고 한참 어이없어했다.“알아는 무슨.”그런데 이상하게 싫지는 않았다.도하답다고 생각했다.직접적인 말은 조금씩 늘었지만.여전히 무심한 척하는 습관은 남아 있었다.유지는 답장을 보냈다.—아는 사람이 왜 대답이 그거예요.잠시 뒤.—그럼 뭐라고 해야 하는데.—저도 좋아한다고요.읽음.조금 있다가.—좋아해.유지는 바로 웃었다.—그렇게 바로 할 수 있으면서.—너 자꾸 시켜.—싫어요?답장은 바로 왔다.—아니.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이제는 이런 대화가 가능했다.전에는 한마디를 듣기 위해 몇 번씩 물어야 했는데.조금씩.도하도 숨기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다.화요일 아침.회사에 도착한 유지가 자리에 앉자마자 메시지가 왔다.—점심 같이 먹을래?유지는 화면을 보고 멈췄다.—회사 근처에서요?—응.유지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어제 자신이 회사 바로 앞까지 오지 말라고 했다.혹시 누가 볼까 걱정돼서.그런데 오늘은 도하가 먼저 회사 근처에서 만나자고 했다.—괜찮아요?답장은 짧았다.—뭐가.—누가 볼 수도 있잖아요.잠시 뒤.—밥 먹는 것까지 숨겨야 해?유지는 입술을 다물었다.맞는 말이었다.둘이 알고 지낸 게 하루 이틀도 아니었다.부모님까지 아는 사이.같이 밥 먹는다고 바로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도 없었다.문제는.자신들이 이제 아무렇지 않은 사이가 아니라는 것이었다.—그럼 조금 떨어진 데서 먹어요.잠시 뒤.—알겠어.유지는 괜히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도하는 이해했다.그런데 자꾸 자신만 겁내는 사람 같았다.점심시간.두 사람은 회사에서 도보 십 분 정도 떨어진 식당에서 만났다.도하가 먼저 와 있었다.유지는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많이 기다렸어요?”“아니.”도하가 물컵을 유지 쪽으로 밀었다.너무 자연스러웠다.유지가 컵을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9
Ler mais

58.들켜도 되는 사람

회사로 돌아온 뒤에도 송유지는 한동안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방금 전 자신이 한 말이 계속 떠올랐다.—네. 남자친구예요.누군가에게 채도하를 그렇게 소개한 건 처음이었다.그것도 준비한 말이 아니었다.생각할 틈도 없이 나온 대답.그런데 후회하지 않았다.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편했다.자리로 돌아오자 아까 만났던 동료가 유지 쪽을 보며 웃었다.“송유지 씨.”“네?”“남자친구 있으신 줄 몰랐어요.”유지는 괜히 모니터를 보는 척했다.“굳이 얘기할 일이 없어서요.”“오래 만나셨어요?”손이 멈췄다.오래.알고 지낸 기간만 따지면 길었다.하지만 사귄 건 고작 며칠.“아니요.”유지는 짧게 대답했다.“얼마 안 됐어요.”“아, 그래서.”동료가 웃었다.“두 분 분위기가 좀 그렇더라고요.”유지가 고개를 들었다.“어땠는데요?”“그냥.”동료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서로 되게 신경 쓰는 사람들 같았어요.”유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다른 사람 눈에도 그렇게 보였나.예전에는 도하와 함께 있어도 가족이라고 생각했다.언니의 남편.자신의 형부였던 사람.그런데 지금은.아무 설명 없이 봐도 서로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뜻이었다.그게 조금 낯설었다.그리고.조금 좋았다.*퇴근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채도하에게 메시지가 왔다.—아까 그 사람 뭐래.유지는 피식 웃었다.—벌써 궁금해요?—응.—남자친구 있는 줄 몰랐대요.읽음.잠시 뒤.—그래서.—얼마 안 됐다고 했어요.이번에는 답장이 조금 늦었다.—또 뭐래.유지는 일부러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왜 이렇게 궁금해해요?—내 얘기잖아.유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서로 되게 신경 쓰는 사람들 같대요.이번에는 꽤 오래 답장이 없었다.유지는 괜히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잠시 후.—틀린 말은 아니네.유지의 손이 멈췄다.이 사람은 이제 정말 예전처럼 피하지 않았다.—도하 씨.—응.—이런 말 자연스럽게 하는 거 아직 적응 안 돼요.—나도.—근데 잘하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9
Ler mais

59.알고 있는 사람

송유지는 웃고 있던 얼굴을 그대로 굳혔다.—근데 유리네 가족은 알고 있니?너무 자연스러운 질문이었다.그래서 더 아팠다.채도하 역시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맞잡은 손에는 여전히 힘이 들어가 있었다.여성은 둘의 표정을 번갈아 보다가 조금 조심스럽게 말했다.“아직인가 보네.”도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네.”짧은 대답.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구나.”그리고 다시 유지 쪽을 봤다.유지는 애써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여성은 더 묻지 않았다.“괜한 걸 물었네. 미안하다.”“아니에요.”유지가 바로 말했다.목소리가 생각보다 잘 나왔다.여성은 도하에게 말했다.“나중에 연락 한번 해. 정말 오랜만이네.”“네.”짧은 인사를 끝으로 여성은 먼저 자리를 떠났다.둘은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맞잡은 손도 그대로였다.유지는 멀어지는 여성의 뒷모습을 보다가 천천히 물었다.“누구예요?”도하가 잠깐 숨을 내쉬었다.“예전에 유리랑 같이 자주 봤던 분.”역시.유지는 예상했던 대답을 듣고도 마음이 내려앉았다.“친구예요?”“유리 회사 선배였어.”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도하의 손을 내려다봤다.“손.”도하도 내려봤다.“놓을까?”유지는 잠깐 생각했다.그리고 고개를 저었다.“아니요.”도하의 시선이 유지에게 머물렀다.유지는 오히려 손에 조금 더 힘을 줬다.“아까 안 놓았잖아요.”“응.”“저도 안 놓을래요.”도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둘은 다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다만 아까와는 달랐다.한참 뒤.유지가 먼저 말했다.“도하 씨.”“응.”“아까 왜 바로 여자친구라고 했어요?”도하가 그녀를 봤다.“그럼 뭐라고 해.”“몰라요.”유지는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예전 같으면 아는 사람이라고 했을 것 같아서.”“예전은 예전이고.”도하가 담담하게 말했다.“지금은 여자친구니까.”유지는 그 말에 잠깐 웃었다.그런데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근데 그분은 언니를 알았잖아요.”“응.”“그런 사람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9
Ler mais

60.처음으로 같은 편이 된 사람

월요일 아침.송유지는 눈을 뜨자마자 전날 밤을 떠올렸다.언니를 알던 사람.자신과 채도하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본 사람.그리고 그 앞에서 도하가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제 여자친구예요.그 말은 아직도 이상하게 마음에 남아 있었다.무서웠는데.동시에 기뻤다.유지는 휴대전화를 켰다.도하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잘 잤어?유지는 바로 답했다.—네.잠시 뒤 한 줄을 더 보냈다.—도하 씨는요?—잘 잤어.유지는 화면을 보다가 문득 물었다.—어제 그분한테 연락 안 왔어요?읽음.조금 있다가.—안 왔어.유지는 안도했다.하지만 완전히 마음이 놓인 건 아니었다.—엄마한테 연락할까 봐 좀 무서워요.도하의 답장은 생각보다 빨랐다.—연락해도 괜찮아.유지의 손이 멈췄다.—진짜요?—응.—저는 안 괜찮은데요.잠시 뒤.—알아.유지는 그 두 글자를 오래 바라봤다.도하는 이제 자꾸 자신의 두려움까지 받아들이고 있었다.밀어붙이지 않고.그렇다고 같이 겁먹지도 않고.그게 묘하게 든든했다.*점심시간.나현이 유지 맞은편에 앉자마자 물었다.“어제 뭐 있었지?”유지가 눈썹을 올렸다.“왜.”“얼굴이 그래.”“어떤데.”“걱정 반, 행복 반.”유지는 웃다가 금방 표정을 거뒀다.“들켰어.”나현의 눈이 커졌다.“누구한테?”유지는 잠시 주변을 살폈다.그리고 목소리를 낮췄다.“언니 아는 사람.”나현의 표정이 진지해졌다.“헐.”“근데.”유지는 컵을 만지작거렸다.“도하 씨가 바로 여자친구라고 했어.”나현이 잠깐 말이 없었다.“안 숨겼네.”“응.”“그럼 너는?”“나도.”유지는 작게 웃었다.“손도 안 놨어.”나현은 잠시 유지 얼굴을 바라봤다.“생각보다 많이 갔네.”유지는 그 말에 심장이 조금 뛰었다.많이 갔다.맞았다.이제는 마음만 확인한 단계가 아니었다.둘은 실제로 사귀고 있었고.누군가 앞에서도 그걸 부정하지 않았다.“근데.”유지가 천천히 말했다.“엄마가 알게 되는 건 아직 무서워.”“당연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9
Ler mais
ANTERIOR
1
...
45678
...
31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