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지는 엄마가 보낸 마지막 메시지를 한참 바라봤다.—근데 너 나현이랑 어디 갔어? 나현이 어머니 오늘 만났는데 나현이는 어제 집에 있었다던데?손끝이 굳었다.이렇게 빨리 들킬 줄은 몰랐다.그렇다고 지금 와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둘러대기도 애매했다.유지는 채팅창을 열었다가 닫았다.엄마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었다.친구라고 한 건 그냥 순간적으로 나온 말이었다.그런데 그 한마디 때문에 설명해야 할 게 생겼다.유지는 결국 짧게 답했다.—아, 나현이는 아니었어.보내고 나서 심장이 더 빨라졌다.곧바로 답장이 왔다.—그럼 누구?유지는 화면만 바라봤다.누구.채도하.그 이름 세 글자를 쓰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유지는 답장을 쓰지 못한 채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그때 전화가 울렸다.엄마였다.유지는 잠깐 눈을 감았다가 받았다.“응.”—누구랑 갔는데?엄마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다.의심한다기보다 그냥 궁금한 듯했다.“그냥 아는 사람이랑.”—누구?“친구.”—나현이 아니라며.“다른 친구.”—누군데 내가 모르는 사람이야?유지는 순간 말이 막혔다.거짓말을 하나 덮으려면 또 다른 거짓말이 필요했다.그게 갑자기 너무 싫었다.“엄마.”—응.“그냥 누구랑 좀 다녀왔어.”엄마가 잠시 조용해졌다.—왜 말을 그렇게 해?유지는 괜히 목소리를 낮췄다.“뭐가.”—평소 같으면 누구랑 갔다 왔다고 말하잖아.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엄마는 아직 아무것도 몰랐다.그런데 작은 변화는 이미 느끼고 있었다.“별거 아니야.”—남자야?유지의 손이 멈췄다.“뭐?”—남자 만났냐고.유지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엄마는 그 침묵을 놓치지 않았다.—맞아?“엄마.”—현민 씨야?유지는 입술을 깨물었다.현민.그 이름이 나오자 오히려 더 난감했다.“아니.”—그럼 누구야?유지는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나중에 말할게.”—왜 나중에.“아직 말할 단계 아니야.”엄마가 잠깐 조용해졌다.유지는 그 침묵이 무서웠다.그런데 엄마는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7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