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송유지는 엄마에게 불려 부모님 집에 갔다.딱히 큰일은 아니었다.아버지가 새로 산 선반을 조립하다가 중간에 포기했고, 엄마는 그것을 혼자 처리하기 싫어서 유지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내가 이런 걸 어떻게 해.”유지는 거실 한가운데 널브러진 나무판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엄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너 이런거 잘하잖아 ”“그건 어디서 나온 결론인데.”“행거도 혼자조립하고 냉장고도 배치 뚝딱 잘하고 일단 해봐 .”“그거랑 이거랑 지금 같아?.”유지는 설명서를 펼쳤다.부품은 생각보다 많았다.나사 크기도 제각각이었다.몇 분 지나지 않아 유지가 미간을 찌푸렸다.“아빠는 왜 이걸 샀대.”“예쁘다고.”“그럼 직접 끝까지 해야지.”그때 현관문이 열렸다.유지는 고개를 들었다.채도하였다.손에는 엄마가 부탁했던 과일 봉투가 들려 있었다.“왔어?”엄마가 반갑게 말했다.“네.”도하는 거실을 보다가 멈췄다.바닥에 앉아 설명서와 씨름하고 있는 유지와 눈이 마주쳤다.“뭐 해.”“보면 몰라요?”“망가뜨리는 중?”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나가요.”도하가 작게 웃었다.“어머니, 이거 어디 둘까요?”“식탁에 놔. 그리고 잘 왔다.”엄마가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이것 좀 해줘.”유지가 바로 고개를 들었다.“엄마.”“왜. 도하도 이런 거 잘하잖아.”도하는 선반 부품을 한번 내려다봤다.“얼마 안 걸리겠는데요.”유지가 황당한 얼굴로 쳐다봤다.“저는 삼십 분째 보고 있는데요.”“설명서 거꾸로 들었잖아.”유지는 손에 든 종이를 확인했다.정말이었다.도하가 웃었다.“줘.”“안 줘요.”“그럼 계속 해.”유지는 몇 초 버티다가 결국 설명서를 건넸다.“제가 못해서 주는 거 아니에요.”“응.”“엄마가 부탁해서.”“알겠어.”대답이 너무 순순해서 더 얄미웠다.*두 사람은 거실 바닥에 나란히 앉았다.도하가 설명서를 보고 부품을 분류했고, 유지는 나사를 건넸다.처음에는 각자 자기 일만 했다.그런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2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