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Capítulo 31 - Capítulo 40

310 Capítulos

31.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송유지는 월요일 아침부터 휴대전화를 서랍 안에 넣어뒀다.평소라면 출근하자마자 한 번쯤 확인했을 것이다.채도하에게 연락이 왔는지.밤사이 무슨 메시지가 남겨졌는지.점심은 먹었냐는 잔소리가 또 와 있는지.하지만 오늘은 달랐다.아예 보지 않기로 했다.일부러.마음을 정리하려면 행동부터 바꿔야 했다.도하가 자신을 챙기는 이유를 계속 의미 있게 받아들이지 않으려면.자신부터 그 사람을 덜 찾으면 됐다.그렇게 생각했다.문제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거였다.오전 열 시.메일을 확인하다가 무심코 서랍 쪽으로 손이 갔다.유지는 그대로 멈췄다.“미쳤지.”손을 다시 키보드 위에 올렸다.열한 시 반.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면서도 서랍을 열 뻔했다.열두 시 십 분.점심을 먹으러 나가면서 결국 휴대전화를 꺼냈다.채도하에게서 온 메시지는 없었다.유지는 잠시 화면을 바라봤다.이게 원했던 거였다.연락하지 않는 것.서로 조금 거리를 두는 것.그런데 막상 아무것도 없으니 마음이 묘하게 가라앉았다.유지는 화면을 껐다.“잘됐잖아.”혼잣말했다.정말 잘된 일이어야 했다.*점심시간.같이 식사하던 나현이 유지의 얼굴을 보더니 물었다.“너 오늘 왜 이렇게 조용해?”“피곤해서.”“주말에 뭐 했는데?”유지는 젓가락을 들었다가 멈췄다.채도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그 순간 스스로가 싫어졌다.“아무것도.”“아무것도 했는데 왜 피곤해.”“생각을 좀 많이 했어.”나현이 바로 눈을 가늘게 떴다.“남자?”“왜 맨날 그쪽으로 가.”“네가 요즘 그러니까.”유지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나현이 다시 물었다.“소개팅한 변호사분은?”“현민 씨?”“응.”“요즘 연락은 와.”“그럼 만나.”유지는 대답하지 않았다.나현이 고개를 기울였다.“별로야?”“별로는 아닌데.”“그런데?”유지는 젓가락 끝으로 반찬만 건드렸다.“모르겠어.”“뭐가.”“좋은 사람인 건 알겠는데.”말이 끊겼다.나현이 기다렸다.“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는지는 모르겠어.”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2
Ler mais

32.연락하지 않은 이유

“요즘 왜 연락 안 해?”채도하의 질문이 차 안에 오래 남았다.송유지는 창밖만 바라봤다.처음에는 자신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연락을 줄이면 조금 편해질 줄 알았다.도하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붙이지 않게 될 줄 알았다.그런데 오히려 반대였다.연락이 없으면 왜 없는지 궁금했고.짧은 메시지 하나가 오면 그날 하루가 괜히 달라졌다.그리고 지금.신경 안 쓰는 척하던 사람이 먼저 물었다.왜 연락하지 않느냐고.“대답 안 해?”도하가 다시 물었다.유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도하 씨는 왜 궁금한데요?”“내가 먼저 물었는데.”“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면 안 돼요?”“너도 지금 그러고 있잖아.”유지는 작게 웃었다.평소 같으면 여기서 또 장난처럼 넘어갔을 것이다.하지만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그냥 좀 줄여보려고 했어요.”도하의 손이 핸들 위에서 미세하게 멈췄다.“뭘.”“연락.”“왜.”이번에는 대답이 빨랐다.유지는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별로예요?”“뭐가.”“제가 연락 안 하는 거.”도하는 잠시 말이 없었다.“그건 네 마음이지.”역시.평범하고 안전한 대답이었다.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까 제 마음대로 해본 거예요.”“그래.”그 한마디뿐이었다.유지는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괜히 말했다 싶었다.하지만 조금 지나자 도하가 다시 물었다.“근데 이유가 있잖아.”유지의 눈이 움직였다.“뭐가요?”“갑자기 그러는 거.”“사람이 그냥 그럴 수도 있죠.”“넌 잘 안 그러잖아.”유지는 결국 그를 바라봤다.“저를 그렇게 잘 알아요?”도하는 잠시 그녀를 봤다가 다시 도로로 시선을 돌렸다.“오래 봤으니까.”또 그 말.유지는 낮게 웃었다.“진짜 편한 말이다.”“뭐가.”“오래 봤으니까.”무엇을 물어도 답이 됐다.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아는 것도.표정이 달라진 걸 알아차리는 것도.연락이 줄어든 걸 눈치채는 것도.다.오래 봤으니까.유지는 조금 답답해졌다.“그 말이면 다 설명돼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2
Ler mais

33. 남들이 보기 시작한 순간

토요일 오후.송유지는 엄마에게 불려 부모님 집에 갔다.딱히 큰일은 아니었다.아버지가 새로 산 선반을 조립하다가 중간에 포기했고, 엄마는 그것을 혼자 처리하기 싫어서 유지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내가 이런 걸 어떻게 해.”유지는 거실 한가운데 널브러진 나무판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엄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너 이런거 잘하잖아 ”“그건 어디서 나온 결론인데.”“행거도 혼자조립하고 냉장고도 배치 뚝딱 잘하고 일단 해봐 .”“그거랑 이거랑 지금 같아?.”유지는 설명서를 펼쳤다.부품은 생각보다 많았다.나사 크기도 제각각이었다.몇 분 지나지 않아 유지가 미간을 찌푸렸다.“아빠는 왜 이걸 샀대.”“예쁘다고.”“그럼 직접 끝까지 해야지.”그때 현관문이 열렸다.유지는 고개를 들었다.채도하였다.손에는 엄마가 부탁했던 과일 봉투가 들려 있었다.“왔어?”엄마가 반갑게 말했다.“네.”도하는 거실을 보다가 멈췄다.바닥에 앉아 설명서와 씨름하고 있는 유지와 눈이 마주쳤다.“뭐 해.”“보면 몰라요?”“망가뜨리는 중?”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나가요.”도하가 작게 웃었다.“어머니, 이거 어디 둘까요?”“식탁에 놔. 그리고 잘 왔다.”엄마가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이것 좀 해줘.”유지가 바로 고개를 들었다.“엄마.”“왜. 도하도 이런 거 잘하잖아.”도하는 선반 부품을 한번 내려다봤다.“얼마 안 걸리겠는데요.”유지가 황당한 얼굴로 쳐다봤다.“저는 삼십 분째 보고 있는데요.”“설명서 거꾸로 들었잖아.”유지는 손에 든 종이를 확인했다.정말이었다.도하가 웃었다.“줘.”“안 줘요.”“그럼 계속 해.”유지는 몇 초 버티다가 결국 설명서를 건넸다.“제가 못해서 주는 거 아니에요.”“응.”“엄마가 부탁해서.”“알겠어.”대답이 너무 순순해서 더 얄미웠다.*두 사람은 거실 바닥에 나란히 앉았다.도하가 설명서를 보고 부품을 분류했고, 유지는 나사를 건넸다.처음에는 각자 자기 일만 했다.그런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2
Ler mais

34.눈에 보이는 차이

월요일 오전.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괜히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채도하에게서 온 메시지는 없었다.전날 엄마가 했던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다.도하가 네 걸 그렇게 잘 기억하는 게.자신만 이상하게 받아들이는 줄 알았다.그런데 다른 사람 눈에도 보였다.그 생각을 하자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졌다.유지는 휴대전화를 뒤집어 놓았다.“오늘은 일만 하자.”그렇게 마음먹은 지 삼십 분도 지나지 않았을 때.메시지가 왔다.채도하였다.—점심은 오늘 꼭 제대로 먹어.유지는 한참 화면을 바라봤다.평소라면 웃고 넘겼을 말인데.오늘은 이상하게 더 크게 느껴졌다.—네.짧게 답했다.도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보내지 않았다.그런데 그 짧은 한 줄이 하루 종일 머릿속에 남았다.*점심시간.나현과 식당에 앉아 있던 유지가 국을 뜨다가 멈췄다.나현이 물었다.“왜.”“아무것도.”“요즘 너 아무것도라는 말 많이 한다.”유지는 피식 웃었다.“주변에 그런 사람 있어서 옮았나 봐.”“누구?”유지는 대답하지 않았다.나현이 눈치를 챘는지 더 캐묻지는 않았다.대신 잠시 후 말했다.“근데 너 요즘 현민 씨랑은 어때?”유지의 손이 멈췄다.강현민.좋은 사람.분명 편한 사람.그런데 이름을 듣는 순간 먼저 떠오른 건 도하의 얼굴이었다.유지는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다.“연락은 해.”“만나기는 하고?”“응.”“좋아?”질문은 단순했다.그런데 대답은 어려웠다.유지는 잠시 밥만 바라봤다.“모르겠어.”나현이 한숨을 쉬었다.“그 말이면 거의 아닌 거 아니야?”유지는 바로 부정하지 못했다.나현이 조금 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다른 사람 때문이야?”유지의 손끝이 굳었다.“아니.”이번에도 너무 빨랐다.나현은 가만히 유지 얼굴을 바라봤다.“넌 거짓말할 때 대답이 빨라.”유지는 결국 웃었다.“뭐래.”“맞잖아.”나현은 더 묻지 않았다.그게 오히려 유지에게는 더 불편했다.*퇴근 직전.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이번에도 도하였다.—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3
Ler mais

35.대답하지 못한 사람

수요일 저녁.송유지는 약속 장소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강현민에게 먼저 연락한 건 자신이었다.정확히는.더 미루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현민은 여전히 좋은 사람이었고.그래서 더 미안했다.마음이 다른 데 가 있는 상태로 계속 만나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유지는 카페 문을 열었다.현민은 이미 와 있었다.“왔어요?”“네. 많이 기다렸어요?”“아니요. 저도 방금.”평소와 같은 말.평소와 같은 미소.그런데 오늘은 그게 더 어렵게 느껴졌다.유지는 자리에 앉았다.잠시 뒤 현민이 물었다.“커피는 똑같은 걸로?”유지는 잠깐 멈췄다.“네.”현민이 주문하러 간 사이.유지는 테이블 위 휴대전화를 뒤집어놓았다.오늘만큼은 채도하 생각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그럴수록 더 떠올랐다.‘그럼 안 조심했으면 좋겠어?’어제 도하가 했던 말.‘나도 대답 못 하는 게 있으니까.’유지는 눈을 감았다.왜 하필 지금 그 말이 생각나는지.*현민이 돌아왔다.두 사람은 한동안 가벼운 이야기를 나눴다.회사.날씨.주말 일정.평소와 다를 것 없는 대화였다.그러다 현민이 갑자기 물었다.“유지 씨.”“네.”“오늘 저한테 할 말 있죠?”유지의 손이 멈췄다.현민은 웃지 않았다.그렇다고 표정이 무겁지도 않았다.그저 차분했다.“티 났어요?”“조금.”유지는 커피잔을 내려놓았다.몇 초 동안 말을 고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미안한 얘기일 수도 있어요.”현민이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그 말이 더 미안했다.유지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저.”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지금 누굴 제대로 만날 상태가 아닌 것 같아요.”현민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잠시 유지의 얼굴을 보더니 물었다.“저 때문이에요?”“아니요.”이번에는 대답이 빨랐다.“현민 씨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에요.”“그 말 나오면 보통 안 좋은 얘기인데.”현민이 작게 웃었다.유지도 따라 웃었지만 금방 표정이 가라앉았다.“그래서 더 미안해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3
Ler mais

36.이름을 붙인 마음

다음 날 아침.송유지는 눈을 뜨자마자 어젯밤 통화를 떠올렸다.—궁금해도.그리고 잠시 뒤 이어졌던 말.—물어보면 안 될 것 같아서.그 한마디가 밤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왜 물어보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까.자신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알면 불편해서?가족처럼 지내던 사이니까?아니면.유지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렸다.“그만 생각하자.”하지만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오히려 한 가지가 더 선명해졌다.도하의 마음이 어떤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그런데 자신의 마음은.이제 더 이상 모르겠다고 할 수 없었다.*출근 준비를 하던 중 휴대전화가 울렸다.강현민이었다.유지는 잠시 화면을 바라보다 메시지를 열었다.—어제 잘 들어갔어요?평범한 안부였다.유지는 천천히 답했다.—네. 현민 씨도요?곧 답장이 왔다.—네. 그리고 어제 얘기한 거 너무 마음 쓰지 말아요. 오히려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웠어요.유지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잠시 뒤 메시지가 하나 더 왔다.—마지막으로 하나만 말해도 돼요?—네.답장은 조금 늦게 왔다.—좋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좋아하지 않는 마음은 아니잖아요.유지는 그대로 멈췄다.짧은 문장이었다.그런데 이상하게 숨이 막혔다.좋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마음.좋아하지 않는 마음은 아니다.유지는 몇 번이고 그 문장을 읽었다.도하를 생각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던 건 늘 ‘안 된다’였다.언니의 남편이었던 사람.엄마가 아직도 사위처럼 대하는 사람.언니의 사진이 아직 그 집에 남아 있는 사람.그래서 계속 감정을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익숙해서.의지해서.외로워서.신경 쓰여서.그런데 그 모든 말들을 걷어내고 나니 남는 건 하나뿐이었다.유지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나 진짜 좋아하나 봐.”처음으로 소리 내어 말했다.채도하를.좋아하고 있었다.*회사에 도착해서도 기분은 이상했다.뭔가 달라진 건 없었다.도하에게 고백한 것도 아니고.둘 사이에 새로운 일이 생긴 것도 아니었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3
Ler mais

37화.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는데

목요일 오후.송유지는 오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머리가 무겁고 목이 따끔거렸다.점심을 먹고 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열이 오르는 느낌이었다.“너 얼굴 빨개.”나현이 걱정스럽게 말했다.“괜찮아.”“안 괜찮아 보이는데.”“오늘만 버티면 돼.”“왜 꼭 버텨.”유지는 웃었다.“마감 있잖아.”오늘 안으로 넘겨야 하는 자료가 있었다.팀장도 오후 외근이라 대신 정리할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약 하나 먹고 조금 참으면 될 것 같았다.유지는 다시 모니터를 봤다.그런데 오후 네 시쯤부터 글자가 자꾸 겹쳐 보였다.결국 나현이 유지의 이마에 손을 댔다.“야. 너 열 있는데?”“조금?”“조금 아닌 것 같은데.”“거의 끝났어.”“병원 가.”“이거만 보내고.”나현이 한숨을 쉬었다.“진짜 고집.”유지는 웃으려고 했지만 힘이 없었다.*오후 다섯 시 반.자료를 전송하고 나서야 유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휴대전화를 보니 메시지가 몇 개 와 있었다.엄마.—이번 주말에 올 거지?그리고 채도하.—오늘은 왜 조용해.유지는 화면을 한참 바라봤다.원래 같았으면 웃었을 것이다.그런데 오늘은 답장을 칠 기운도 없었다.—바빠요.짧게 보냈다.곧바로 읽음 표시가 떴다.—많이?—네.—저녁은.유지는 잠시 망설이다 답했다.—이따 먹을게요.조금 뒤.—목소리 듣자.유지의 손이 멈췄다.—왜요?—그냥.유지는 피식 웃었다.이 상황에도 또 그냥이었다.—오늘은 전화 못 해요. 퇴근해요.도하는 읽고도 답하지 않았다.유지는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었다.*회사 건물을 나오자 찬 공기가 얼굴에 닿았다.순간 몸이 더 무거워졌다.유지는 택시를 잡으려고 길가에 섰다.그때 누군가 이름을 불렀다.“송유지.”유지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익숙한 검은 차.그리고 그 옆에 서 있는 채도하.유지는 그대로 멈췄다.처음 든 생각은 반가움이었다.그다음은 의문.“뭐예요?”도하가 가까이 다가왔다.평소보다 표정이 굳어 있었다.“얼굴 왜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3
Ler mais

38. 거짓말한 이유

다음 날 아침.송유지는 눈을 뜨자마자 이마부터 짚었다.열은 어제보다 조금 내려간 것 같았다.몸은 여전히 무거웠지만 적어도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지는 않았다.휴대전화를 켰다.새벽부터 와 있던 메시지가 하나 있었다.채도하.—열은?유지는 한참 화면을 바라봤다.시간은 오전 7시 12분.출근 준비를 하면서 보낸 모양이었다.유지는 체온계를 찾아 체온을 쟀다.37.8도.사진을 찍어 보내려다가 멈췄다.‘내가 왜 인증까지 하지.’결국 숫자만 보냈다.—37.8요.답장은 금방 왔다.—회사 가지 마.유지가 피식 웃었다.—이미 휴가 냈어요.몇 초 뒤.—잘했네.평소 같으면 여기서 끝났을 것이다.그런데 유지는 어젯밤 엄마와의 통화를 떠올렸다.엄마는 자신이 아픈 걸 전혀 몰랐다.도하는 거짓말했다.‘어머니한테 들었어.’왜?유지는 메시지를 하나 더 보냈다.—근데 어제 왜 엄마한테 들었다고 했어요?읽음 표시가 떴다.답장은 없었다.십 초.이십 초.유지는 화면을 보며 기다렸다.결국 전화가 왔다.유지가 받았다.“메시지로는 답 못 해요?”—아침부터 따지네.도하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다.유지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았다.“엄마 진짜 모르던데요.”—알아.“알아요?”—어제 네가 확인할 줄 알았어.유지는 어이가 없었다.“그럼 왜 거짓말했어요?”잠시 침묵.도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유지가 다시 물었다.“제가 아픈 거 어떻게 안 건지 말하기 그렇게 어려워요?”—어렵다기보다.“보다?”또 침묵.유지는 기다렸다.도하가 낮게 말했다.—네가 평소랑 달랐어.“메시지 두 개로요?”—응.“그게 다예요?”—그게 다야.유지는 믿기 어렵다는 듯 웃었다.“바빠요. 이따 먹을게요. 딱 이거였잖아요.”—알아.“근데 그거 보고 회사까지 왔다고요?”이번에는 도하가 말을 멈췄다.유지의 심장이 조금씩 빨라졌다.“도하 씨.”—응.“그 정도로 이상했어요?”잠시 후.—나한테는.유지의 손이 멈췄다.아주 짧은 말이었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4
Ler mais

39: 언니에게 미안한 마음

금요일 저녁.송유지는 퇴근 후 바로 집으로 가지 않았다.괜히 걷고 싶었다.어제 채도하와 통화한 뒤부터 머릿속이 복잡했다.—나도 좀 생각해볼게.왜 자신에게 그렇게까지 하는지.도하가 처음으로 그 이유를 부정하지 않았다.가족이라서.오래 봐서.원래 챙겨서.그런 말로 덮지 않았다.그렇다고 답을 내놓은 것도 아니었다.그래서 더 신경 쓰였다.유지는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섰다.휴대전화가 울렸다.엄마였다.“응.”—유지야. 지금 어디야?“집 가는 길.”—그럼 잠깐 들를래?“왜?”—도하도 왔어.유지의 손이 잠깐 멈췄다.“도하 씨가?”—응. 아빠랑 뭐 얘기할 게 있다나 봐.유지는 잠시 망설였다.도하를 보고 싶었다.그런데 어제 통화 이후 바로 마주하는 게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알겠어. 갈게.”결국 방향을 바꿨다.*부모님 집에 도착했을 때.도하는 이미 식탁에 앉아 있었다.아버지와 무슨 서류를 보고 있었고, 엄마는 주방에서 국을 데우고 있었다.유지가 들어오자 도하가 먼저 고개를 들었다.“왔네.”평소와 같은 목소리.유지는 괜히 그 얼굴을 오래 보지 못했다.“네.”엄마가 말했다.“잘 왔다. 밥 먹고 가.”“저녁 먹으려고 온 건 아닌데.”“왔으면 먹어.”유지는 결국 자리에 앉았다.도하 맞은편이었다.어제 통화에서 나왔던 말이 자꾸 떠올랐다.왜 그러는지 생각해보겠다는 말.도하는 정말 생각해봤을까.아니면 또 그냥 넘겼을까.유지는 물을 마셨다.도하가 잠깐 그녀를 봤다.“열은?”“다 내렸어요.”“약은.”“먹었고요.”“진짜?”유지가 웃었다.“또 검사해요?”“어제 아팠잖아.”엄마가 그 말을 듣고 도하를 바라봤다.“그러니까. 너는 문자만 보고 유지 아픈 것도 알아채더라?”도하의 손이 잠깐 멈췄다.유지도 굳었다.엄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이어갔다.“나는 전화 통화해도 몰랐는데.”도하가 짧게 웃었다.“그날 답이 좀 이상해서요.”“둘이 연락을 많이 하긴 하나 보다.”엄마의 말에 식탁이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4
Ler mais

40. 미안한 건 내 몫이야

토요일 오전.송유지는 늦게 눈을 떴다.침대 옆에 놓인 휴대전화부터 확인했다.채도하에게서 온 연락은 없었다.어젯밤 이후로.유지는 화면을 한참 바라보다 그대로 뒤집어놓았다.잘된 일이었다.자신도 무슨 말을 들을 준비가 된 건지 몰랐다.도하에게 언니 이야기를 꺼낸 건 충동적이었다.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언젠가는 물어야 했던 질문이었다.도하 씨는 언니한테 미안한 적 없어요?그 사람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자꾸 의미를 만들었다.유지는 이불을 걷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만 생각하자.”오늘만큼은.*오후가 되도록 연락은 없었다.유지는 집안일을 하고, 밀린 빨래를 돌리고, 냉장고도 정리했다.일부러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그런데 오후 네 시가 가까워졌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유지는 대충 묶었던 머리를 정리하며 현관으로 갔다.문을 열자 그대로 멈췄다.채도하였다.어제와 같은 코트.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유지는 문손잡이를 잡은 채 그를 바라봤다.“왜 왔어요?”도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잠깐 얘기 좀 하자.”유지의 심장이 조금 빨라졌다.“무슨 얘기요?”“어제 하던 거.”그 말 하나에 분위기가 달라졌다.유지는 잠시 망설이다 문을 조금 더 열었다.“들어와요.”*도하는 소파에 앉지 않았다.거실 창가 쪽에 서 있었다.유지도 마주 서 있었다.이상하게 앉으면 더 불편할 것 같았다.먼저 입을 연 건 도하였다.“어제.”유지는 기다렸다.“네가 물어본 거.”“언니한테 미안한 적 있냐는 거요?”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응.”짧은 침묵.유지의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도하는 한동안 말을 고르는 듯했다.그리고 천천히 말했다.“있어.”유지의 심장이 내려앉았다.예상했던 대답이었는데.직접 들으니 느낌이 달랐다.“언제부터요?”도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그건 잘 모르겠어.”“모른다고요?”“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건 아니니까.”유지는 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도하는 피하지 않았다.그게 오히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4
Ler mais
ANTERIOR
123456
...
31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